"'폐차'가 튜닝해서 돌아왔지요."
탁구 첫 FA(자유계약선수)인 전 여자국가대표 전혜경(30·서울시청)이 파란을 일으키며 화려하게 복귀했다. 10년 넘게 몸담았던 대한항공에서 지난 4월 서울시청으로 이적한 그는 새소속팀으로 출전한 첫 체전에서 개인전 단식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대한탁구협회는 지난 4월 아마추어 종목에서는 유일하게 남자 10년, 여자 8년 이상 선수에게 FA를 허용했다. 전혜경은 1호이자 현재 유일한 FA. 전혜경이 등록한 이후 곧 관련 규정 보완을 위해 추가 등록이 보류됐기 때문이다.
더 뛰고 싶었다. 그러나 자리가 없었다. 지난해 겨울 공항 근무에 들어갔으나 탁구를 잊지 못했다. 때마침 대한항공에서 한솥밥을 먹다 서울시청으로 옮긴 김형석 감독이 손짓했다. 은퇴 공백과 결혼까지 어려움을 헤치고 녹색테이블로 돌아온 것은 '아직 쓸만하다'는 오기가 남았기 때문이다.
그가 체전에 출전한다는 소식에 규정을 모르는 일부에서 '부정선수' 시비가 일었다. 그러나 1회전에서 현 국가대표 문현정(삼성생명)을 3-1로 눌러 돌풍을 일으켰고 결승에서는 박보경(안산시청)을 3-2로 꺾고 보란듯 정상에 올랐다.
그는 "아직 짧은 반바지가 어색하다"며 "이제 즐기면서 하고 싶다"고 다시 찾은 라켓을 꼭 쥐었다.
광주 | 김은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