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션서 하루 200개씩 '불티'
광고 문구 하나 없이 입소문만으로 하루 200개씩 팔리는 핸드메이드 비누가 있다. 기적의 손길이란 뜻의 '미라클터치'. 인터넷 경매 사이트 '옥션'(www.auction.co.kr) 창업 3년만에 고객 1만5000명, 4~5회 이상 구매한 단골고객만 3000명이라는 말에 한번 놀라고 구매 만족률이 무려 99%에 달한다는 말에 또 한번 놀란다. 보글보글 '비누의 비밀'을 찾아 '울트라 파워셀러' 강수정씨(39ㆍ인천 만수동)의 집을 찾았다.
여드름-아토피등 시달리다 직접 만들어
한방액-프로폴리스등 자연 재료만 고집
단골 3000명…'효과 봤다는 말 들으면 행복해요'
▶ '처음엔 나 자신을 위해 만들었죠'
뽀얀 피부에 옴폭 파인 보조개가 매력적인 9년차 주부 강씨. '피부 좋으시네요'란 말에 활짝 웃으며 '다 비누 덕이지요' 한다. 강씨가 비누를 만들기 시작한 건 지난 2001년. 한때 '감자'라는 별명을 얻을 만큼 여드름과 아토피가 심했던 그녀는 한방 관련 지식이 풍부한 남편의 자문을 얻어 어성초를 주재료로 한 비누를 만들어 쓰기 시작했다. 수제비누를 사용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피부가 놀랄 만큼 깨끗해졌고 '어느 피부과를 다녔느냐' '뭘 발랐느냐'는 친구들의 시샘어린 질문이 빗발쳤다. 강씨의 비누를 써본 친구들은 혼자 쓰기 아깝다며 온라인 쇼핑몰 판매를 권했다.
▶ 인터넷 쇼핑몰에서 일군 기적
주변의 강력 추천에 용기백배한 강씨는 2003년 '옥션 천원경매' 코너에 비누를 올렸다. 3개월쯤 지나니 서서히 반응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주문이 늘고 매출이 안정화되자 아예 남편까지 회사를 그만두고 사업에 동참했다. 화장품 원료와 관련 해박한 지식을 갖춘 데다 컴퓨터에도 능통한 남편은 천군만마였다. 3개월간 저온숙성시킨 한방 혼합농축액에 프로폴리스 등 남편이 조언한 재료들을 배합했더니 고객 반응이 더욱 좋아졌다.
전직 카운셀러였던 강씨의 친절한 전화상담은 단골들을 끌어모았고, 강씨 부부가 만든 작은 비누 '미라클터치'는 옥션 최고 판매량을 기록하는 작은 기적을 일궜다. 비누가 폭발적 인기를 끌면서 짝퉁 '미라클터치'까지 등장, 비누 틀을 바꾸고 자체 로고 디자인까지 제작하는 등 한바탕 난리를 치르기도 했다. 현재 월 매출은 400만~500만원 정도로 어지간한 맞벌이 부부 수준을 능가한다.
▶ 기적의 비밀=좋은 품질+감성 마케팅
'미라클터치'는 철저하게 친환경 무자극 자연주의 재료만을 고집한다. 순식물성 오일, 3개월간 저온숙성시킨 한방농축액, 프로폴리스, 아로마오일 등 재료 하나하나에 정성이 가득하다. 다품종 소량생산이 대세인 쇼핑몰에서 '미라클터치' 한 아이템에 올인하는 이유를 물었다. '이것저것 만들어볼까도 고민했었지만 고객들로부터 인정받은 '미라클터치'의 품질 업그레이드에 주력하는 것이 더 의미 있다는 결론에 도달했어요. 양보다 질로 승부하는 거죠.'
강씨의 진심이 통해서일까, 판매 게시판 어디를 봐도 그 흔한 악플 하나 눈에 띄지 않는다. 3년째 이 비누를 쓰고 있는 한 남학생은 매끄러운 피부를 돌려준 강씨를 '누나'라고 부르며 따른다. 부산의 한 아파트에선 아토피로 고생하던 아기가 눈에 띄게 호전됐다는 입소문에 같은 동 주민들의 주문이 폭주하기도 했다. 강씨 부부가 휴가를 갈 때면 Q&A 게시판에 대신 답변을 달아주는 열혈 고객도 생겼다. '제 자신이 지독한 여드름으로 고생해봐서 고객들의 심정을 누구보다 잘 알아요. 효과 봤다는 말을 들으면 정말 행복하죠.' 강씨의 환한 미소에서 향긋한 비누 내음이 묻어난다.
강수정씨와 함께 하는 천연비누(1kg 분량) 만들기
◇ 재료: 가성소다 76㎖, 피마자-팜-코코넛오일 (합쳐서) 500㎖, 글리세린 50㎖,에탄올 180㎖, 물엿200㎖, 아로마오일15㎖, 한방혼합농축액
◇ 제조 방법:
1. 유리병에 물160㎖를 넣고 가성소다를 부어 녹인 다음 섭씨 50도로 식힌다. 용기에 피마자-팜-코코넛 혼합오일을 만들어놓고 가성소다액을 조금씩 부으면서 스틱블렌더로 골고루 섞는다.
2. 혼합액이 젤 상태가 되면 가장 약한 불로 중탕(섭씨 80도)한다. 30분 정도 끓인 후 한번 저어서 잘 섞어준 뒤 한시간 정도 더 끓인다. 물은 버리지 말고 용기만 꺼낸다.
3. 글리세린과 에탄올을 잘 섞이도록 저어준 다음 물엿을 넣고 스틱블렌더로 20초 정도 저어준 뒤, 용기를 중탕용으로 쓰던 물에 다시 넣고 잔열을 이용해 한번 더 데운다. 비누액이 섭씨 60도 이하로 식으면 한방 혼합농축액을 넣고 저어준다.
4. 로즈마리, 허브 등 각자의 취향에 맞는 아로마 에센셜 오일을 넣으면서 살살 저어준다.
5. 비누액을 준비한 틀에 조심스럽게 담고, 하루가 지나면 비누를 알맞은 크기로 잘라 건조한 응달에서 2주 동안 말린 뒤 사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