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신학교(神學大)의 교회음악과나 그와 유사한 예술신학교와 음악신학교들의
교회음악교육의 행태를 보면 한심한 것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한국의 신학교
교회음악 교육 반세기가 넘는 이 마당에도 그 특성을 살리지 못하고 일반 음대의
교과과정(curriculum)을 그대로 모방하고 있고 그 아류에서 정체되어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음대의 출장소 내지 분교(分敎)같은 교회음악 양성소로 전락하고
있는 교회음악과도 부지기수다. 음대나 음악과의 교과과목을 그대로 교회음악과에
적용하는 것은 무의미한 짓이다. 대부분 음대 출신들이 교회음악과 교수로 메꾸어져
이런 현상이 초래됐는데 바람직한 현상은 아니다. 문제는 음대의 교과 과목을
교회음악과 교육에 적합하게 취사 선택이 제대로 안되어 교회음악과의 특성을
상실하고 있는데 있다.
현재의 교회음악과는 아마추어 교회음악인 양성소 기능밖에 안되고 있다.
일부 교회음악과 졸업생들은 외국 유학을 마치고 귀국해서 활동하고 있지만 대부분
교회음악가가 아닌 일반음악가로 변신해 있다. 그렇다고 이들이 일반 음악계에
두각을 나타낸다든가 세계적인 음악가가 됐느냐 하면 그렇지도 못하고 있다.
교회음악가에 대한 일반 사회 인지도가 낮은 원인도 교회음악가의 길을 가로막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교회음악과의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졌더라면 교회음악가
기피 현상이나 인지도 하락 같은 기현상은 없었을 것이다.
최근 많은 신학교들이 일반 대학교로 변신하면서 교회음악과를 음악과나
음악학과로 체질 개선(?)하고 있다. 이것만 보더라도 신학교들이 얼마나 교회음악
교육에 대하여 무관심이었는가를 알 수 있다. 찬양의 중요성이나 교회음악 지도자
양성의 필요성은 안중에도 없고 오직 기독교 대학들이 상업주의 사고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현실성에만 집착하고 있으니 한국교회가 덩달아 부패하지 않을 수 없다.
신학교육의 중요함만큼 교회음악 교육도 중요하다는 것을 신학교 관계자들은
정확히 인지해야 한다. 이렇게 됐을 때 올바른 예배도 이루어질 수가 있다. 신학교가
대학교로 변신하면서 하나님의 존재 가치를 상실하고 상업주의에 물들어 가고
있는 것은 한국교회의 큰 손실이고 하나님에 대한 도전적인 행태라고 보지 않을
수 없다.
국내 교회음악과에는 교회음악 전공 교수들이 전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음대나 음악과 출신들이 교수나 강사가 되어 가르치고 있는 실정이 대부분이다.
6, 70년대는 교수 부족 현상이 있어 비전공자들이 가르쳤지만 오늘날에 와서는
비전공 출신들이 교회음악 교수로 채워지고 있으니 교육이 제대로 될 리가 없다.
물론 기능적인 면에서 타전공 교수가 필요할 수는 있다. 그러나 이것마저도 교회음악
전공 교수가 가르쳐야 제대로 교육이 될 수 있다.
일반 음대 출신들의 비전공자들이 교회음악과 교수가 되는 한 교회음악과가
음악대학의 출장소 내지는 분교라는 꼬리를 떨 수는 없다.
교회음악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려면 먼저 신학교 관계자들과 교회음악
교수들의 의식 구조가 바뀌어야 한다. 그리고 교과과정 자체를 교회음악과 특성에
맞게 개혁을 해야 한다.
'목사가 죽어야 교회가 산다'라는 말이 있듯이 교회음악 교육이 정확히 이루어지려면
교수들의 의식 개혁은 물론 교회음악과의 교회음악 전공자로 물갈이를 해야 한다.
현재 교회음악과 교수들의 자질이나 정신 그리고 의식을 보면 희망이 없어 보인다.
그 풀에 그 나물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요즘 한참 깃발을 날리고 있다는 예술신학교나 음악신학교만 보더라도 교회음악
교육이 한심하다 못해 분노까지 나게 하고 있다. 찬양사역과나 실용음악과를
만들어 교회음악의 본질을 왜곡하거나 오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철저한 전통교회음악
교육이 전제되지 않은 찬양 사역이나 교회 음악지도자 양성은 허울 좋은 개살구나
모래 위에 집을 짓는 것과 별로 다를 것이 없다. 악보 시창력이 미숙하거나 음악기초
이론 정립이 제대로 안된 사람을 악기나 다루고 노래를 좀 할 줄 안다고 찬양사역자나
교회음악지도자로 교회가 세운다면 교회의 예배는 물론 교육까지 망쳐 놓게 될
것이고 바벨탑 사건과 같은 혼돈만을 초래하게 될 것이다.
다시 말하면 함양 미달의 선무당이 사람잡는 격과 같다는 말이다. 그렇다고
모든 교회음악 교육을 부정적으로만 볼 수는 없는 것이다. 문제는 교육이 정확히
이루어지지 않거나 미숙하게 이루어지고 있는데 있다. 현재 한국교회의 예배찬양만
보더라도 이것의 한 단면을 볼 수 있다. 부적절한 음악을 드리지 않나, 아무
양심도 없이 믿음만 있으면 된다는 미명 하에 설익은 음악을 거리낌없이 드리고
있다. 자식이 부모에게 설익은 것이나 부적절한 것을 드리는 일을 결코 안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것을 하나님께 드리고 있다. 이것은 하나님께 대한 이율배반이고
위선적 형태가 아니고 무엇인가.
올바른 교회음악 교육이 이루어졌다면 이런 기현상은 초래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제 교회음악 교육은 기능화된 교회음악가 양성이 아닌 진정한 음악 제사장을
만드는 일이 되어야 한다. 찬송가(hymn)에 대한 정확한 정의-음악적인면에서,
신학적인면에서, 문학적인면에서-나 개념 설정이 안된 사람에게 곡 소개(Reading
session)나 지휘 테크닉 몇가지 가르쳐 준다고 전문교회음악과 교육이 되는 일은
아니다. 교회음악지도자가 갖추어야 될 기본적인 기초 이론을 철저하게 교육시켜야
한다. 작금의 교회음악교육은 기초가 결여된 기술(technique)이나 기능 교육만을
하고 있다. 교회음악과의 교육이 올바르고 정확하게 이루어질 때 진정한 예배도
함께 이루어질 수가 있다. 그리고 교회음악의 발전도 역시 가져올 수가 있다.
지금은 교회음악과의 교육 개혁이 필요한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