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화가 아깝다.’
국내 프로야구단에 외국인 선수 조기퇴출바람이 일고 있다. 해태와 신생팀 SK가 용병들을 이미 전원교체한 것을 비롯해 롯데, LG가 각각 우드와 테이텀을 내보내기로 방침을 굳혔다. 또 그밖의 구단들도 5월말 외국인 선수 교체마감시한이 다가오면서 현재의 용병 대신 좀 더 나은 선수가 없는가를 내부적으로 활발하게 검토하고 있다.
외국인 선수제도를 도입한 이후 지난 2년간 엄청난 용병효과를 확인한 각구단이 호성적을 내기 위해 급히 대체용병을 찾고 있는 것이다. 늦기전에 부진한 애물덩어리를 제거하고 분위기 전환을 위해 새로운 용병을 물색중이다.
하지만 대체용병이 현재의 용병보다 확실하게 나을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미국 메이저리그급의 외국인 선수가 기다려줄리 만무하고 지금 당장 믿을 수 있는 선수를 데려오려면 상한선인 20만 달러(한화 약 2억2,000만 원)로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 경우 무리하게 돈을 빼돌리는 편법을 동원할 가능성이 높다. 편법이 들통나면 제재가 뒤따른다.
게다가 용병을 한 시즌에 2번씩 데려오는데 드는 비용도 너무 많이 들어간다는 지적이다. 먼저 선발한 선수에게 5월까지 월급을 지급해야 하고 뒤에 들어오는 선수는 부진을 거듭해도 계약상 시즌종료 때까지 연봉을 지불해야 한다.
한마디로 너무 성급하게 용병검증을 끝내는 것은 문제가 있다. 이제 겨우 팀당 30경기 정도밖에 치르지 않은 상태서 용병들이 기대에 못미친다고 바꿀 것부터 생각하는 것은 성급한 조치가 아닐 수 없다.
작년까지는 트라이 아웃을 통해 선발한 용병이라서 대체선수를 찾아도 그나마 변명이 되겠지만 올해부터는 구단에서 직접 고른 선수들이 아닌가. 조기퇴출을 결정한다면 선수 스카우트 능력이 떨어진다는 것을 자인하는 꼴이다.
더욱이 외국인 선수들 사이에서 ‘한국 프로야구에는 일찍 고생하러 갈 필요가 없다. 5월 이후 느긋하게 입성하면 놀고 먹어도 연봉을 다 챙길 수 있다’는 소문이 나면 국제적으로도 망신을 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