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12. 21. 금. 부산 천마산 324m
산악회에 가면 낯익은 사람들이 반가워 한다. 버스에 올라 자리를 잡으니 예쁘장한 여인이 인사를 했다.
오랜만이라고 하면서 자주 와서 카페에 좋은 글을 써 주지 그랬느냐고 한다. 카페이야기를 하니 내 귀가 반짝했다.
다시 쳐다보니 낯익은 얼굴이었다. 가끔 댓글을 달아주는 분이다. 산행 중에도 잠시 카페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컴퓨터를 많이 애용하는 분임을 알 수 있었다. 그 분의 ‘좋은 글’이라는 표현이 이렇게 또 글을 쓸 수 있는 용기를 준다.
아침부터 버스 안에는 뒷자리에 앉은 아줌마들을 중심으로 대통령선거후의 이야기가 난무했다.
xx놈, oo놈 하면서 욕하고 비난한다. 대통령후보들이 모두 놈들이다. 표도 얻지 못하면서 끝까지 안 들어가고 버틴
사람들에 대한 비난이 거세다. 우리 지역의 많은 사람들을 허탈하게 한 선거였다는 것이 확인되는 것 같았다.
나도 당선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예감하면서도 견제세력이 있어야 된다는 것을 생각하며 투표했었다.
후보 중에도 가능성이 없다는 것을 알면서 끝까지 간 것은 다음의 자신들의 정치행보를 위한 어떤 척도를 구하기
위하여서일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천마산은 부산의 사하구와 서구의 경계를 이루는 산으로 보인다. 감천동 감천고개위에 있는 감천초등학교 앞에서
산행을 시작했다. 버스거리도 멀지만 부산 시내를 지나면서 시간이 많이 지체되어 12시가 넘어서 산행을 시작했다.
석성봉수대라는 돌탑이 있는 정상까지는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았다. 등산로도 완만하고 넓은 길이어서 땀도 많이
흘리지 않고 쉽게 올랐다. 정상부근에서 점심을 먹었다. 17명이 함께 갔는데 분위기도 아주 좋았다.
능선을 따라가면서 좌우에 내려다보이는 경치도 좋았다. 산행 중에 오른 쪽으로 감천항, 왼쪽으로는 송도항과
송도해수욕장을 내려다 볼 수 있었다. 날씨가 흐렸지만 그런대로 가까운 거리의 전망은 좋은 편이었다.
천마산 조각공원을 지나 해광사가 있는 쪽으로 하산하여 큰길로 나왔다. 자동차도로를 따라 상당거리를 이동한 후
군인부대가 있고 예비군훈련장이 있는 산길로 접어들었다. 산길을 따라 암남공원이 있는 곳으로 가는 길인 것 같았다.
산 정상에는 군부대가 있어 못 가게 함으로 산허리를 따라 갔다. 숲이 욱어진 산책로였다.
바닷가의 암남공원도 좋았다. 해안을 따라 산책로가 있고 높은 곳에 팔각정이 있었다.
팔각정에서 내려다보이는 바닷가가 부안의 채석강을 연상케 했다. 높이가 좀 낮을 뿐 채석강과 같았다.
하산주도 푸짐했다. 자갈치시장에서 사가지고 왔다는 광어, 우럭회에 호박죽까지 잘 먹었다.
먹을거리 준비를 위해 바쁘게 움직인 손길들에게 감사를 드린다.
돌아오는 버스 안은 여전히 요란하다. 남녀가 어울려 춤을 추는 것은 신나는 일이다.
모처럼 한데 어울려 땀을 흘렸더니 스트레스가 모두 사라진 듯 기분이 상쾌했다.
산행에서 별로 흘리지 않은 땀을 버스에서 다 흘리고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