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익보다 관리·유지 비용과 불편이 더 큰 것들
그것 말고도 친환경적이고 대체할수 있는 것들
세탁기는 여성해방에 일조한 전자제품으로 꼽히기도 합니다. 옷, 수건 등 하루만 지나도 수두룩하게 나오는 빨래를 일일이 손으로 한다고 생각해보세요! 세탁기 덕분에 엄청난 노동력과 시간을 가사노동에서 아낄 수 있게 됐습니다.
하지만 공급이 수요를 만들어내는 지금 시대에서는 꼭 필요가 없는데도 그런 제품이 생산돼서 팔리기 때문에 얼렁뚱땅 사서 쓰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사람에게 따라 다르게 판단할 수도 있겠으나) 세탁기와 가스레인지 등처럼 없으면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는 전자제품 말고, 사용하는 편익보다 보관, 관리, 유지해야 하는 비용과 불편이 더 큰 전자제품들도 있습니다. 편리하기 위해 사용하지만 정작 이 전자제품 때문에 감수해야 할 불편이 적지 않아, 전체적으로 따지만 삶만 복잡해지는 거죠.
심플 라이프를 위해 버려야 할 전자제품 다섯 가지를 소개해 볼게요. 여기서 소개하는 전자제품은 사용하는 편익이 알려진 것(광고)보다 크지 않거나, 그런 전자제품을 대체할 친환경적이고 저렴한 대체제가 있는 경우에 해당하는 것들입니다.
①가습기-미니 빨래 건조대로 바꾸세요.
건조한 계절에 가습기가 있으면 좋죠. 건조하면 감기에 잘 걸리니까요. 하지만 가습기는 관리하기 쉽지 않습니다. 초음파식 가습기는 매일 세척해줘야 좋은데, 이거 하는 사람 거의 없을 거구요. 가열식은 위생 면에서는 초음파식보다 좋지만 전기요금이 많이 나옵니다. 또 매일 물을 담기 때문에 물때가 껴서 어쨌든 청소를 해줘야 하는 불편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가습기에서 인공적으로 뿜는 습기는 입자가 커서 사람의 기관지에도 좋지 않다고 해요. 자연적으로 습기를 공급해주는 것이 좋다는 거죠.
그래서 흔히 젖은 빨래를 방에 널어는다고 하지만 옷걸이에 걸어 여기저기 걸어놓거나, 가구 위에 젖은 수건을 얹어 놓는 등 걸 곳이 마땅하지 않은 불편함이 있습니다.
이럴 땐 미니 빨래 건조대를 사용해 보세요. 큰 빨래 건조대가 아니라 수건 대여섯 장 정도 걸을 수 있는 키 작고 조그마한 빨래 건조대입니다. 그날 쓴 젖은 수건을 세탁기 돌리기 전에 걸어 놓아도 되고, 손빨래한 스타킹이나 속옷 등을 걸어 놓아도 좋습니다. 전기도 안 들고, 방 안에 깔끔하게 빨래도 널을 수 있고, 공기의 건조함도 없애주는 일석삼조!
②진공청소기-밀대 걸레를 사용하세요.
진공청소기가 먼지를 잘 빨아들이기는 하지만 청소기 뒤쪽에서 팬이 돌면서 나오는 퀴퀴하고 뜨거운 공기를 맞고 있으면, 진공청소기를 도대체 왜 사용하는 거지? 하는 의문이 들기도 합니다.
또 몸체가 있고 기다란 호스와 흡착판이 있는, 간단하지 않은 청소기 몸체는 보관하기도 불편하죠. 사용하기 불편하면 처음에만 몇 번 사용할 뿐 나중에만 한쪽 구석에 두고 잘 쓰지 않게 됩니다.
청소기를 쓰기보다 서서 밀 수 있는 밀대 형태로 된 걸레를 쓰는 것은 어떨까요. 요즘엔 극세사로 된 걸레도 많은데, 이것을 사용하면 잔먼지도 꽤 잘 잡아냅니다. 힘을 줘서 밀대를 밀면 운동도 되고요.
걸레를 손빨래해서 앞에서 말한 미니 건조대에 널면 가습기 역할도 하죠. 진공청소기처럼 완벽하게 먼지를 잡아내진 못하지만 친환경적인 방법이라면 약간의 불편함은 감수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빗자루로 쓸 필요 없이 마른 걸레로 한번 먼지를 잡아내고, 그 다음에 젖은 걸레로 자잘한 먼지까지 잡아내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성격이 깔끔한 분이라면 핸디형 미니 진공청소기를 보조적으로 사용해도 좋을 것 같아요. 한 손으로 쉽게 쓸 수 있는 핸디형 진공청소기로, 먼지와 머리카락이 많이 몰리는 방구석이나 책상 밑 등을 청소해 주는 용도로만 쓰면 편리할 거예요.
③에어컨
에어컨은 여러 가지 구조적 문제와 얽혀있어서 사실 쉽지 않은 문제입니다. 집이 다닥다닥 붙어있는 아파트는 아래와 윗층에서 에어컨을 사용하면 실외기에서 나오는 뜨거운 열 때문에 자신도 에어컨을 쓸 수밖에 없다고 하죠.
그럼 구조적으로 에너지를 덜 쓰는 주택에서 사는 것이 방법일 수 있습니다. 주택이나 빌라는 아파트처럼 덥지 않습니다. 이런 곳에서는 문만 잘 열어놓으면 에어컨을 틀 필요가 별로 없어요. 환기가 잘되는 위치에 있고, 창 역시 환기가 잘 되는 구조에 있는 집을 골라 사는 것도 한 방법이 되겠습니다.
열섬현상에 심한 도심에서 에어컨을 쓰지 않기란 쉽지 않지만, 에어컨을 과도하게 사용하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에어컨을 쉽게 켜지 말고, 에어컨을 쓰지 않을 수도 있지 않을까?라고 한번 생각해보세요.
여름은 원래 더운 거니까, 더운 것을 인위적으로 너무 없애려고 하기보다 더위를 당연하게 여기고 적절한 수준에서만 더위를 피하는 방법인거죠. 또 에어컨은 전기를 많이 먹는 대표적인 전자제품인 것, 알고 계시죠?
④비데
깔끔함의 상징처럼 알려졌지만 관리하기 어렵기 때문에 비데가 오히려 비위생적일 수 있지요. 배설물이 배출될 때 변기에 튀게 되는데 그 파편들이 비데 노즐 구멍 등에 묻어서 오히려 위생적이지 못하다는 거죠. 매일 청소를 할 수 없는 이상 깨끗하기 어렵다는 겁니다.
또 변기에 앉는 부분을 항상 따뜻하게 유지해주는 기능도 있는데, 잠깐 앉는 시간을 위해 항상 전기가 들어가는 것도 마땅치 않고(보온용 깔개를 깔기만 해도 전기 하나 들이지 않고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인데요) 매월 렌탈 비용을 내는 고정비용도 부담스럽습니다.
항문질환 등이 있는 분들한테는 비데가 유용하다는 이야기도 있던데, 질병과 관련된 효과 부분은 잘 모르니까 논외로 하고요. 렌탈 비용을 매달내고, 그 핑계를 대고 관리하는 사람이 정기적으로 와서 청소를 해준다고 하는 것도 결국은 지속적인 매출을 만들기 위한 생산회사의 전략이라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위생적일 것이라는 생각에 한달에 몇 만원 하는 유지관리 비용과, 전기비용 등을 쓰지 마세요~.
⑤정수기
비데와 비슷한 구조입니다. 정수기도 위생이 중요한데 깨끗한 물 먹자고 하는 일이 필터 관리 등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오히려 깨끗하지 못한 물을 마시게 되는 원인이 되기도 하죠.
정수기 역시 비데처럼 렌탈비용을 내고, 관리인이 방문해서 필터교체해주고 한다는데 이 역시 회사의 매출 전략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수돗물 끓여 먹고, 특별히 필요한 경우만 생수 큰 용량을 저렴하게 사서 마시는 것이 대안이지 않을까 싶네요. 정수기가 꼭 필요한 분이라면 필요한 기능으로만 된 제품을 고르는 지혜도 필요합니다. 냉온수기능에, 얼음만드는 기능 등 여러 가지 기능이 있지만 실제로 이 기능들이 다 필요한 것은 아니거든요. 제품 가격을 높이기 위해 이것저것 첨가된 기능들도 많습니다.
몸이 차가운 사람이 굳이 얼음 나오는 정수기를 살 필요는 없죠. 냉온수 기능 없이 물만 정수시키는 정수기를 쓰면 저렴한 가격에 사용할 수 있습니다.
심플 라이프를 추구하는 휴리는 기본적으로 고정비용이 발생하는 구조를 경계합니다. 정수기, 비데 렌탈 비용이 있는 가정이라면 이 두 개의 비용만 합쳐도 최소 한달에 5만원은 낼 텐데요. 이런 비용들이 결국 더 많은 임금과 소득을 위해 과잉 노동을 하게 하는 원인이 됩니다. 고정비용이 줄면, 수익에 대한 집착도 줄 수 있고 삶의 여유를 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생기게 되거든요.
글위치 / http://well.hani.co.kr/230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