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연수 다녀와서 한숨 자고 일어나니 KBS 스페셜로 '뇌의 선물'이란 다큐멘터리가 방영되고 있었다. 본능적으로 눈이 가 할 일도 접어두고 앉아서 지켜보았다. 서번트 신드롬은 내가 늘 관심 갖는 주제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방송은 약간의 오류를 안은 채 기획된 듯했다. 우선 서번트를 천재라고 번역한 것 자체가 마땅치 않다. 서번트는 천재가 아니라 '특이뇌질환자'다.
나는 기본적으로 천재로 분류되는 사람들도 정신질환자로 이해하는 사람이다. 아이큐 150이상은 일단 비정상 뇌기능을 갖고 있다고 보는 것이다.
그리고 중요한 사실, 서번트는 그리 큰 창의성을 보이지 않는다. 이 방송에 나오는 '이 코디(태현)'란 아이는 1230코드인데 어려서부터 심각한 자폐증 증세를 보이다가 아홉 살 무렵부터 음악에 재능을 보여 어떤 음악이든 한번만 들으면 즉석에서 연주가 가능했다. 내가 해석하기에는 이 아이의 좌뇌(X-code 12)가 손상되어 초기에는 자폐증세를 보이다가 이 손상된 뇌 부위를 대체하기 위해 우뇌가 집중발달되다 보니
S-code 30이 갖는 우뇌 성향이 비대해진 듯하다.
실제로 이 아이의 '음악복사' 기능은 다분히 우뇌적이며, 서번트 연구가도 그렇게 해석했다. 이런 아이는 '뇌의 선물'을 받은 것도, 천재도 아니다. 그냥 서번트다. 서번트는 복사를 할 뿐 창작, 창의적인 것을 만들어내지는 못한다. 좌뇌 없이 우뇌만으로 뭘 만들어낸다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
그 아래에 나오는 남걸이라는 아이 역시 좌뇌를 다친 모양인데, 어떤 상황이나 주제를 모두 음악으로 표현하는 능력을 갖고 있었다. 그런데 이 아이는 영재학교에 다니고 있는데, 내가 보기에 이 아니는 음악을 자신의 언어로 가지고 있는 듯하다. 색깔이나 동작, 감정 같은 걸 문자가 아닌 '음악언어'로 표기하는 것일 뿐 그게 그다지 창의적이진 않아보였다. 일반인들이 일상적으로 말하는 행위와 이 자폐아가 언어대신 음악으로 자신의 느낌을 표현하는 행위는 같은 의미다. 개중에 말을 하지 못하고 정밀묘사그림으로 언어를 대신하는 서번트도 있고, 암기로 하는 경우도 있다.
서번트가 보이면 신기해하지 말고 치료에 나서야 한다. 브레이워킹이 그러자는 것이다.
기사 보면서 관심이 생기면 KBS에 들어가 다큐멘터리를 직접 감상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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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스페셜>
뇌腦의 선물
■ 방송일시: 2009년 4월 19일 일요일 밤 8시, KBS 1TV
■ 연출: 정현모 PD
경이로운 천재들의 이야기
- 인간 뇌의 신비로운 능력
서번트 증후군(Savant Syndrome).
뇌 장애를 가진 동시에 특정 분야에서 천재적인 재능을 보이는 이들을 일컫는 말이다.
일상생활에서는 단추를 끼우는 것조차 서툴지만 한 번 본 풍경을 사진으로 찍은 것처럼 그림으로 옮기고, 한 번 들은 음악을 그대로 즉석에서 연주해내는 이들. 극과 극의 양면성을 가진 경이로운 천재들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360° 도쿄 파노라마
- 헬기를 타고 한 번 본 도쿄 도시 전체를 그대로 10m 화폭으로 옮기다
태어날 때부터 자폐증을 보인 영국 화가 스티븐 윌셔.
그의 기억은 마치 카메라와도 같아서 한 번 본 풍경을 모두 기억해 그림으로 그릴 수 있다. 윌셔는 일본의 도쿄 상공을 한 번 비행한 후 7일에 걸쳐 10미터 화폭에 도쿄의 모습을 그려냈다. 과연 윌셔의 기억력은 얼마나 정확할까. KBS스페셜 제작진이 윌셔가 그려낸 도쿄의 모습과 실제 도쿄의 모습을 비교해 보았다.
후천적으로 나타난 재능, 알론조 이야기
- 좌뇌의 손상을 우뇌가 보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