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원서 문바우까지

[사빈]

남원서 문바우 까지 (아동 문학가 만나다 )

남원에서 3일을 머물면서, 남원에 가왕 송흥록, 박초월의 생가에서부터 김소희의 탄생지와 고창 무장면 성내리. 내가 이 세상에서 처음 고고의 음성을 질렀던 곳과, 서정주 선생님 문학관. 최명희 문학관 , 박재삼 문학관 , 인촌 김성수, 김연수 생가와 큰댁을 방문하고 마지막 날에 통영에 있는 유치환의 문학관 , 아울러 조정래 문학관. 돌아보고 , 충청도 언니네 집으로 향했다.

남원서 오다가 전주를 지나는데 점심때가 되었다. 아동 문학가 양봉선님의 방글방글하는 모습이 생각이 나, 전주에는 아동 문학가 친구가 사는데, 말하니 찾아봅시다, 한다. 어디서 찾아요, 서울서 김 서방 찾기지요. 말했다. 어디서 산다는 것 몰라요, 묻기에 시청에 근무 한다는 소리를 들었어요,

홍교수님은 시청 앞에 차를 세우더니 알아보고 오라고 재촉한다. 시청에 들어가서 양봉선씨를 찾으니, 그가 있는 곳과 전화를 알려준다. 그를 전화를 하니, 그는 반가워서 목소리가 들뜨는 것 같았다. 자리를 비울 수 없으니, 그리 오라고 한다. 그를 찾아 가까운 곳에 전주비빔밥을 먹으면서, 미리 연락을 하면 준비를 하지, 갑자기 이렇게 오면, 줄게 없지요 하며 곱게 눈을 흘긴다. 그를 보면 행복이 내게 까지 전해 오는 듯하다. 항상 방글 방글 웃음이 얼굴에 맺혀 있다. 눈이 말해준다, 나는 행복해요, 그 행복이 내게도 전해 온다. 점심을 먹으면서 이게 얼마 만인가 하고 들뜬 우리말을 들으며 홍교수님은 빙긋이 웃고 있었다. 점심시간이고, 청장이 오신다고 하였다면서, 그걸 접고 이리 왔지 뭐 말한다. 연신 전화벨이 울린다, 오라고 하는 모양이다. 양봉선님은 여기에 중요한 손님을 접대하고 있으니, 그냥 식사 하세요 한다, 그 소리를 들으며 내가 우쭐해진다. 그보다 우리가 더 중요한 손님이라는 말이 듣기에 좋다. 누구에게나 중요한 사람이 된다는 것 살면서 얼마나 듣고 살아갈까 하는 생각을 했다.

요즈음 세상에는 자녀들에게도 부모가 중요한 사람으로 대접을 못 받는 세상이다. 아이들 집을 방문을 해보면, 일 년에 한번 볼까 말까 하는데. 자기들 중요한 일을 하고 방안에 우두커니 앉아 있게 만든다. 특히 목사아들은 코빼기도 못 보게끔 바쁘다. 하나님 일을 하니까 하고 위안은 하지만, 자녀들에게 언제부터 중요한 사람에서 밀려 났는지, 설음이 몰려 올 때는 자녀들 집에 방문하여 느끼는 비애이다. 나만 그럴까 싶다. 내 친지가 하는 말이. 자기가 각별하게 지내던 사람이, 자기 엄마를 내어 쫓아서, 안 본다 하는 소리도 들었다. 중요한 사람이라는 소리에 나는 요새말로 뽕 갔다. 행복이 몰려 왔다.

그녀는 그녀가 쓴 동화책 두 권을 주면서 읽어 보라고 한다. 그리고 예쁜 양산을 주면서 선물이 없어서, 누가 내게 준 것인데, 하면서 준다. 그걸 받아 들고 전주비빔밥을 맛있게 먹고, 언니네 집으로 오는 길은 산천이 나를 위해 너흘너흘 춤을 추고 있었다. 운전을 하시는 홍교수님도 흐뭇하신 것 같다. 나도 가호가 서는 것 같았다. 그렇게 환대를 안 해주었다면 그렇게 애써서 찾아 간 것이 미안하고 송구스러울 것이니까, 마음은 천하를 얻은 것 같았다 , 그러나 전주비빔밥을 맛있게 다 먹었으니, 오는데 졸음이 몰려 와서 미칠 지경이다. 내가 졸면 홍교수는 날 위해 운전을 하는데, 눈을 안 감으려고 씨름을 하자니, 머리가 아파온다. 졸음을 참는 것 죽을 맛이라는 걸 새삼 느끼었다. 홍 교수님의 얼굴을 보니, 그도 졸음이 오는 것 같다. 교수님 졸음이 오시지요. 점심을 맛있게 먹어서요, 그는 아니요 하지만 그도 졸음이 오는 듯하다. 오면서 끊임없이 여기는 어디이고, 설명 할 때면 네, 네 대답을 하였지만 하나도 기억이 안 난다. 오다가 국립묘지가 저기로 옮기었습니다. 하는데 대전 을 지나서 인 것 같기도 하고 기억이 안 난다.

홍 교수님이 남원서 충청도 옥천의 문바우까지 거리는 장장 세 시간을 걸릴 거리를 운전을 하여 주었다. 길동무가 되어 준다는 것 , 함석헌 옹이 그대 그런 친구 하나 가졌는가 하는 시를 생각을 감히 그런 생각을 했다. 언니네 집은 청산면에서 십리나 들어가는 곳인데 10여 년 전에 도로가 생기기 전에는 걸어 다녔다,

언니가 시집을 갈 때 십리나 되는 길, 문바우까지, 연지 찍고, 곤지 찍고 가마 타고, 시집을 갔다. 그런 곳을 운전을 하시게 하는 것이 송구하고, 미안하여 청산서 택시를 타고 가면 덜미안하겠다 싶어, 여기서 내릴게요, 하여도 굳이 물어 보아 언니네 집을 찾아 갔다, 이미 해는 저물고 있었다.

언니가 “아이고 야 , 이제야 오니,” 언니가 홍교수님을 보고 ,“이런 촌구석에 , 미안하네요. 이런데 까지 오시게 해서요” . 홍교수님은 “아니요, 경치가 좋은데요.” 말하며 사방을 둘러본다. 앞마당에 가득 핀 감자 꽃이 싱그럽다, 감나무에는 감꽃이 지고 조그만 열매를 맺힌 것이 눈으로 들어온다.

언니가 시집을 가고 처음으로 내가 언니네 집을 찾아가 제일 힘들었던 것이 변소이었다. 안채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사방 짚으로 만든 변소를 들어가면, 큰 구멍에 송판두개를 올려놓고, 그 위에 쪼그리고 앉아서 소변과 대변을 본다. 소변은 괜찮지만, 대변을 보려면 철렁하고 떨어지면, 똥물이 튀어 오를 것 같고, 그 밑을 내려다보면 구더기가, 기어오르는 것을 보는 일이다 . 구더기는 올라오다 도로 떨어지고, 것을 보느라고 내가 대변을 보는지도 모르고 쫓기듯 나오던 생각이 난다, 변소는 집과 떨어져 밤에 가려면 무섭다, 그 안에 앉아 있으면 무엇이 나올 것 같았다. 지금도 생각하면 안 들어가고 싶은 곳이다.

형부가 서른일곱에 가고, 일곱 아이들 장성하여 집을 떠나고 나니. 변소는 폐쇄가 되어 모양만 그냥 변소로 남아 있었다. 외지에 나가 있는 아이들이 홀로 사는 어머니에게 집안에 변소와, 목욕탕을, 만들어 주고, 수도를 부엌에 넣어주고, 냉장고. 세탁기, 김치 냉장고, 다 갖추어 주었다. 언니네 집은 5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한 것이 없다. 찌그러져가는 삽짝과, 나지막한 돌담, 밖에 사람 어깨 위로는 볼 수 있는, 코앞에 앞산이고, 삽짝만, 나서면 새로 생긴 저수기가 100메타 안에 있다.

홍교수님은 들어오자마자 폐쇄된 변소 거적을 들추고 밖에서 소변을 보려고 한다. 나는 거기는 변소가 아닌데요. 하려고 말하려니, 미안하고, 송구하고 ,부끄러워, 거기는 아닌데, 변소는 안에 있는데, 입안에서 만 중얼 중얼 거리고 말았다. 그냥 가시겠다는, 홍교수님게 물 한모금은 잡수고 가야지요. 사이다하고 참외를 깎아 냈다. 언니는 가뭄으로 참외가 새끼 주먹만 하다고 하며 노란 참외를 깎아 냈다. 작아도 맛은 있네, 우리는 참외를 맛있게 먹었다. 세 시간 운전 끝이라 꿀맛이다. 그냥 돌아가시는 홍교수님에게 , 혼자 가는 길 졸음이나 안 올까 , 괜찮을까 여섯시에 떠났으니, 9시나 되어야지 남원에 도착 할 테니, 빚을 많이 졌다는 생각이 든다. 무엇으로 갚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언니에게 홍교수님이 한데 변소에다 소변을 보더라 하니. 아이고, 야아 , 그거 안 쓰는 변소인데. 근 10년은 넘었는데, 요즈음 한 번도 들여다보지 못했는데, 귀신 나올 것 같은데, 언니도 웃고, 나도 웃고, 박장대소하며 얼마나 흉을 보았을까, 웃고 또 웃고 , 생각하고 웃었다. 미안해서 나오는 웃음이다.

10여 년 전, 내가 뉴저지 갔을 때. 홍교수님은 딸네 집에 보스턴에 방문하고 있었다. 홍교수님이 뉴욕 거리 구경 안했지요 하길 레, 네, 말하니, 그날 저녁 뉴저지로 전화가 왔다. 뉴욕 거리를 구경 시키어 드릴 테니, 내일 아침 여덟시에 봅시다. 한다. 다음날 아침 보스턴에 사는 분을 일부러 뉴저지까지 오시게 해서, 뉴욕 거리를 구경해야 하나, 미안하여, 그만 두라고, 다른 일로 좀 바쁘다 전화하니, 이미 뉴저지 지나간다고 말한다. 우리도 급하게 집을 나섰다. 우리를 구경 시켜 주려고 저렇게 열심인데 차마 그 말을 못했다. 두 시간을 운전하여 만나자는 장소에서, 서로 엇갈려 한 시간을 헤매다 만났다. 점심을 하고, 우리는 그분의 뒤를 따라 다녔다. 남편도 처음 길이라 주위 깊게 보면서 운전을 하였다 . 무너진 쌍둥이 빌딩에 하얀 줄로 쳐진 것을 보고. 브로드웨이 길로, 차이나 거리와, 한국인 많이 산다는 길 두 시간을 운전을 하고 설명하여 주었다.

홍교수님 부인이 콜롬비아에서 6년간 공부를 하여, 여름 방학이면 아이들 보느라고 3개월씩 같이 지냈기 때문에 잘 안다고 설명했다. 그날 저녁 아는 친지를 만나 저녁을 같이하고 좋은 시간을 가지고, 저녁 9시에 홍교수님은 친지 집으로 가시고, 우리는 뉴저지로 내려오는데, 초행길인 것을 알고, 홍교수님에게 물어보니 95번만 따라가면, 뉴저지 턴 파이프가 나온다고 말했다.

저녁 9시에 떠난 우리는 6시간을 헤매었다. 홍교수님 말에 의하여 95번을 따라 가다가 여러 갈래가 나오는데 어디로 가야 95번이 되는지, 그냥 한가운데로 가다 보니, 엉뚱한 데로 갔나 보다, 밖은 눈이 오고, 차안은 춥고. 참 난감하여 아들에게 전화를 하니, 아빠 어디야, 묻는다. 몇 번이라고 말하니, 거기는 가로 지르는 곳이야, 내려오는 길 아니야 , 인디안 촌으로 가는 길이야, 말한다. 아들이 일러 준대로 가도 내려가는 길이 안 나온다. 아들이 전화가 왔다. 아빠, 아무데나 자고 와 한다. 알았다, 이러다간 여기서 얼어 죽겠다 생각이 든다. 다시 불이 켜진 데만 찾아다니며 물었다. 어찌 어찌하여 새벽 세시에 집에 도착을 하였다 . 두 시간이 오는 거리인데 4시간은 순전히 헤맨 것이다.

집에 들어오니 아들이 문을 잠그지 않고, 소파에서 자고 있다. 살금살금 이층으로 올라가, 침대 속으로 기어 들어가니 몸은 풀솜 갔다. 몸이 스스로 녹아 지는 것 같다. 전화벨이 울려 받으니 아침 일곱 시다. 아빠 어디야, 아들이 묻는다. 너희 집 이층이지, 집에 왔어, 묻는다. 그럼 됐어, 잘래, 말한다. 뉴저지를 헤맨 길을 다음에 지도를 펴놓고 보니 정말 뉴저지 가로 질러 갔었다.

홍교수님에게 뉴저지를 4시간 헤맨 말을 했는데, 그는 심각하게 받지 않는다. 그때는 정말 황당하고, 힘들었는데 지금도 생각하면 웃음이 나온다. 홍 교수님하고 나하고는 그런 뜨거운 사연이 있다. 한번 하와이에 안 오세요, 거기 왜 갑니까, 하신다. 무엇으로 빚을 갚을까 생각해 본다. 사랑의 빚은 괜찮다고 하지만 빚은 빚이다 .

[이승훈]

양봉선 선생님 잘 계시나요? 아주 오래전 그 분 작품을 실으며 그 분 작품에다가 그 분 여동생 사진을 실은 실수가 생각납니다.^*^ 그 실수로 양봉선 선생님을 지금까지 기억을 합니다.

[사빈]

양봉선 선생님은 여전히 방글 방글 웃으시는 모습이 고운 새색씨 같아요. 환대를 받고 오면서 , 사랑의 빚을 졌네 하고 돌아 섰지요. 이런 법이 어딨서요 오면 온다고 해야지 대접 하지 하는 고은모습이 추억에 담을 것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