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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1시간 반동안 쓴게 업로드때 오류가 발생해 날아갔었습니다. 분명히 백업했는데 그마저도 안되고... 피눈물 머금고 다시 씁니다. 파트에 따라 원래 내용 좀 더 길었을 수도 있습니다. 속상하네요.ㅜ.ㅜ
가변좌석의 우월한 시야... 아시아드도 잔디 좀 많이 죽었네요.
부산은 올 시즌 세트피스에서 많은 득점을 뽑아냈었습니다. 키 190cm의 정성훈을 앞세워 장신의 수비수들의 공격가담과 후방의 선수들의 기습 침투로 많은 재미를 봤었는데요, 이 전술의 핵심이 박희도 선수였습니다. 양발 잘 쓰고 킥이 워낙 정확하니까요. 후반기 들어 부산이 부진하게 된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런 박희도 선수의 부상 회복이 더디게 진행된 탓도 있습니다.
전남도 만만찮은 제공권을 자랑하는 팀이지만 공중전에서 부산을 제압하는데 상당히 애먹었죠.
케이리그 느리고 재미없을거 같죠? 실제로 보면 상당히 템포 빠릅니다. 언제적 2002년식 체력만 앞세운 롱볼 압박 축구 생각하는건지... 세월이 흐른만큼 과거에 비해 발전한건 당연합니다.
더 이상 무조건 미들을 압박하는 공간으로만 생각하고 패스를 생략하는 팀도 없고 TV에서 볼때처럼 선수들이 이곳저곳에 막 퍼져있지도 않습니다. 실제로 경기장 가서 보면 직경 35미터나 될까 싶은 공간에 선수들 몰려 있는 경우 허다합니다. 정신없이 이곳 저곳에서 볼의 흐름이 수시로 바뀌죠. 그런 거센 압박 속에서 공간을 창출하기 위해 얼마나 뛰어다녀야 할까요? 공간이 있어야 패스를 하건, 개인기를 부리건, 드리블을 해서 뒷공간 치고나가건 합니다. 하지만 상대도 그걸 뻔히 알기에 그런 공간 자체를 차단하려고 하죠.
그래서 축구를 공간 창출을 위한 싸움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성인 남자 축구에서 의외로 여자 축구만큼 중거리 슛을 정확히 차기 힘든것은 그만큼 압박의 강도가 다르기 때문이죠. 설사 얼핏 노마크처럼 보이는 찬스일지라도 등진 상태에서 수비수의 거친 태클에 부상까지 입는 경우는 그리 드문일도 아닙니다. 사람인 이상 마음이 조급해질 수 밖에 없습니다.
부산의 선취득점!!!! 유호준 선수의 멋진 백헤딩 골입니다.
결국 세트피스에서 또 한건 해줬습니다. 엄청난 경합속에서도 절묘하게 들어간 킥이 유호준의 머리에 정확히 맞으면서 완벽한 득점이 되었습니다. 경험해본 분들은 다 알겠지만 이때의 쾌감이란 정말 야구장에서 홈런볼 볼때랑 맞먹습니다. 속이 시원~~해지면서 엔돌핀과 아드레날린이 솟구치는 그런거 말이죠. 이때는 서포터즈고 일반팬이고 가릴거 없이 모두가 한 마음입니다.
부산은 개성적인 세레모니로도 유명한 구단인데요, 예를 들면 브아걸의 시건방 춤이라든가, 황선홍 밴드 CF를 패러디한 것이라든가, 하트 세레모니, 가변좌석 그물 흔들기, 가장 압권이었던 낚시 바늘에 걸린 대어가 파닥파닥 거리는 세레모니 등등 다양합니다. 주동자가 정성훈과 이정호라는 소문이 있더군요. 요즘은 아이디어가 떨어졌는지, 아니면 분위기가 너무 다운되어서 절치부심하느라 그런거 생각할 겨를이 없는건지 뜸합니다.
하지만 황선홍 감독이 홈페이지를 통해 'FA컵 준결승에서 이기면 원하는 세레모니를 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다양한 의견이 올라왔고, 그중 황선홍 슬라이딩 세레모니를 재현해달라는 것이 채택되었습니다.
연속 촬영에 도전.. 에구.. 힘드네요. 사진 잘 찍는 사람들 진짜 존경스러움... 그래도 부산팬들의 환호성 느끼는데는 문제가 없죠?
아시아드에 의외로 외국인들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축구는 전세계 어딜가나 인기스포츠죠.
가끔식 지나가는 영어 얻어 듣는것에 따르면, 케이리그 수준을 상당히 높게 평가합니다. 저분들중 한분은 파워풀한 스트라이커 정을 좋아한다고 하던데, 아마 정성훈을 말하는듯 합니다. 어느 부산팬과 다름없이 진심으로 기뻐하고 축하해주는 모습입니다.
근데.. 살짝 과한 꼬마들이..ㅋㅋ 물론 앵글 탓이고 나도 찍을땐 몰랐다만...
상편에 나온 바로 그분 맞습니다.ㅎ 매의 눈으로 노려본다던..
이분 너무 격하게 환호하시더군요. 나름 멋있는 장면이라 찍고 싶었는데 카메라 초점 잡을 수가 없었습니다. ISO를 어떻게 순간적으로 다 조정할 순 없으니 자동으로 맞췄는데 결국...
아참. 잘 안 보이지만 저건 태극기입니다.
예상대로 실점 이후 전남은 거센 반격을 해왔습니다. 자연스럽게 미들에서의 충돌 횟수도 잦아져갔습니다.
오늘 심판은 왠지 왠만한 몸싸움은 넘어가는 성향이 있던데, 그때문에 결국 퇴장을 포함해 다수의 경고가 나왔습니다. 물론 파울 횟수 자체는 생각보다 적어서 부드러운 경기흐름이 가능했지만, 이 심판들 6심제 하면서도 누구 볼인지에 대해서 햇갈려 하는 경우 너무 잦더군요..-_-);
황선홍 감독님도 경기가 안 풀리자 답답해하며 물을 들이키는 횟수가 늘어갔습니다. 벤치에서 받는 긴장감과 스트레스는 보통수준이 아니겠죠.
참고로 오늘 경기에서 지면 부산팬들 마음이야 뭐.. 바닥을 뚫고 지하로 기어들어가겠지만. 그거보다 박항서 감독이 황선홍 감독에게 달려가 안기는 그런 세레모니를 지켜봐야 할 판입니다. 물론 그게 보는 입장에서나 당하는 입장(?)에서나 별로 보고싶은 모습은 아니겠죠..-_-);
경합과정에서 쓰러진 신인 수비수 추성호 선수를 일단 수비에 성공한 뒤 홍성요 선수와 김응진 선수가 다독이고 있습니다. 이날 홍성요 선수가 나이 어린 이범영 골키퍼를 대신해 수비라인을 뛰어다니며 조율하고, 격려하는 모습이 자주 눈에 띄었습니다. 추성호 선수 전북전에서 데뷔골을 기록할만큼 신인이지만 괜찮은 모습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꽤 좋았는데...
하프타임에 부산 마스코트인 우승이와 연승이와 한 댄스팀이 합동으로 멋진 댄스공연을 선보였습니다. 죄송합니다. 이름 까먹었습니다.. DCDL이었던가?? 아무튼 대학생 댄스 동아리라고 소개 받았습니다.
배만 안 고팠더라면 화장실과 매점 대신 공연 풀로 다 지켜보고 싶었는데..ㅜ.ㅜ 실력 장난 아니더군요. 바로 치어리더로 캐스팅 하고 싶을정도로 말입니다.
딱히 유도하지 않아도 잘되는 유일한 응원. 바로 세트피스(코너킥, 위협적인 위치의 프리킥)때의 발구르기 응원입니다. 꼬마들이 아주 열정적으로 발을 구르더군요.ㅎ 귀엽습니다. 이때 "골! 골! 골! 골!"만 타이밍 맞게 잘 외쳐도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훌륭한 응원이 될 수 있습니다.
가끔씩 생각하지만 부산에도 치어리더가 있어야 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 들때도 있습니다. 물론 어려운 여건인거 잘 압니다. 가변석도 협소해서 딱히 치어리더가 들어갈 공간도 없죠.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E석의 부산팬들은 뭔가 응원할 구심점을 찾기 힘든게 사실입니다. 서포터즈분들이 열심히 노력하고 있지만 솔직히 소수의 서포터들이 떨어진 장소에서 응원하다보니 이를 따라하기 마땅찮은게 사실이고 개인적으로 처음 가는 친구들 데려갈때마다 가장 어색해 하더것도 바로 그러한 거였죠.
장내 아나운서가 간간히 응원유도하는 것도 최근에는 뜸해진데다 호응이 좀 낮았죠. 스피커를 통해 계속 듣는것에 거부감을 보이는건지는 모르겠습니다만..(초기에 실수하는것도 많았었죠)
오늘 응원 분위기 전체적으로 좋았습니다. 파도타기 응원까지 시도될 정도로 말이죠.ㅎ 문제는 이러한게 이어지기 힘들다는데 있죠. "마~!"정도는 할만한데도 이걸 제때 타이밍 잡아줄 사람이 없습니다. 사직야구장에서도 실제로는 1루쪽에 앉아있는 치어리더들에 의해 전체적으로 확산되듯이 서포터들과 잘 연계하여 구심점을 치어리더가 잡아준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하프타임때의 매점은 발디딜틈이 없습니다. 유독 슈바 레플을 입은 금발의 전남팬이 눈에 띄네요.
덧붙여 말하지만 이쁜 편입니다.ㅎ 초상권 압박 + 아무래도 대놓고 사진기 들이대면서 촬영을 영어로 요구하기 껄끄러움 등의 이유 등으로 옆모습만 살짝 촬영하려 했으나 초점 안 맞아서..ㅜ.ㅜ
프로스포츠 구장이라면 극소수를 제외하고 어딜가든 매점은 시중 가격대의 2배를 받긴 합니다. 저도 컵라면을 2000원에 구매했습니다. 물론 뜨거운 물과 나무 젓가락은 제공합니다. 바로 앞에 홈플러스 아시아드가 있고 길건너에도 슈퍼가 있지만, 아쉽게도 한번 나가면 다시 들어올때 또 표를 끊어야 합니다. 그래서 오늘처럼 평일 빠듯한 시간대의 경기는 아무래도 매점을 이용하게 되죠.
대놓고 사진 찍을 수는 없으니까 화장실은 촬영 안했는데, 아시아드 화장실 의외로 가까운 편입니다. 전에도 말했듯이 아시아드는 지상을 제외하고 2.3층이 복층처럼 되어있기에 그리 멀리 걸어가지 않아도 바로 2층 쪽 화장실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가변석에서 1분이면 도착할 수 있는데, 상암도 다녀봤고 구덕도 다녀봤지만. 선호하는 좌석을 대비해서 상암보다는 훨씬 가깝고 구덕에 비해서도 그렇게 멀게 안 느껴집니다.
왜 박희도가 부산의 에이스냐구요?
(관련없는 이야기지만, 지금 가변석 입구쪽에 핑크색 입은 여자애랑 이야기하는 구단 직원도 진짜 미인입니다)
수비수 둘 정도는 뚝딱 제치는 개인기를 선보여주는데 누가 그를 에이스로 인정하지 않을 수 있을까요?
괜히 용병 '바키도'라고 불리는게 아닙니다. 사실 위 두 사진은 다른 시점에서 촬영된 겁니다. 하지만 비슷한 상황인지라 서로 이어붙였습니다. 참고로 저렇게 멋있게 제친뒤에 크로스로 이어졌으나 아깝게도 수비수가 방향만 살짝 틀어진 슛을 걷어내는 바람에 그림같은 골로 이어지진 못했습니다.
제가 컵라면 먹느라 미처 촬영을 못하긴 했지만... 신인 수비수인 추성호가 결국 경고누적으로 인해 퇴장을 받았습니다. 거리가 멀어 제대로 볼 순 없었지만, 딱히 심한 항의도 없었던걸로 보아 그럴만한 상황이었던거 같더군요. 나중에 TV 하이라이트로 보니 상황 자체는 경고 받을 수도 있던 상황이었구요.
이때 황선홍 감독의 용병술이 빛을 발합니다. 이기고 있는 상태에서 놓인 수적 열세. 그럼에도 수비수 대신 공격수를 투입한 것입니다.
후반 들어 다소 둔해진 이승현을 빼고 한상운을 투입했는데요, 이런 상황에서 공격적인 모습을 유지하려고 애쓰는건 보통일이 아닙니다. 실패하면 모든 책임을 감독이 뒤집어 써야 하기 때문이죠. 이날 황선홍 감독은 교체선수로 한상운, 김근철, 한지호 선수를 투입했는데 이는 벤치에 앉은 가용한 모든 공격자원을 다 투입한거라 보면 됩니다. 그리고 이들 모두가 제 몫을 해냄으로서 황선홍 감독이 옳았음을 증명했습니다. 결과부터 말씀드리자면 한지호는 1골 1도움, 한상운도 득점에 성공했죠.
하지만 그건 나중이야기고...
전남 진짜 ㅎㄷㄷ하게 몰아쳤습니다. 고비때마다 범영사르라고 부를만한 진짜 엄청난 수준의 이범영 골키퍼의 선방쇼가 이어졌고 김응진은 제가 본 것만 최소 3차례 육탄 방어를 했습니다.
왜 그들이 준결승까지 올라올 수 있었는지 확실하게 보여주더군요.
박항서 감독도 공격수를 추가적으로 투입하며 맞불을 놨습니다. 머리가 빛나는건 절대 제가 노린 샷이 아닙니다. 그냥 건진게 이거 하나일뿐.
3-4-3을 내세웠던 부산은 추성호의 퇴장 이후 정성훈을 원톱으로 좌우측 윙백인 김창수와 한상운을 내려 포백을 이루는 4-4-1을 선택했습니다. 수적 열세속에서도 최대한 안정적인 모습을 유지하겠다는 것인데 이것이 효과가 좋았습니다.
결국 먹혔습니다. 조기 귀가의 꿈도 함께 날아갔습니다.
어떻게 어떻게 버텨왔지만... 인디오가 정말 잘하긴 잘하더군요. 이범영이 오늘 유효슛을 적어도 6개 이상은 막았는데, 이때는 정말 손 쓸 수 없는 각도로 절묘하게 휘어감는 중거리 슛을 잘 때렸습니다. 왜 리그 상위권의 득점을 올리는지 잘 말해줬죠. 전남의 슈바 - 인디오 - 지동원으로 이어지는 삼각편대는 진짜 리그 탑 수준의 공격력을 자랑합니다.
이 날 지동원의 컨디션이 영 별로였기에 망정이지 진짜 지동원 컨디션이 조금이라도 더 좋았거나, 이범영의 컨디션이 조금이라도 나빴더라면 지금 웃고 있는건 전남이었겠죠.
설상가상이랄까요? 정성훈도 마침내 쓰러졌습니다.
전방에서 홀로 외롭게 고군분투하랴, 수비가담하랴... 후반 마지막 들어 결국 쓰러지고 말았습니다. 시간 끌기성도 조금은 있었던듯 싶지만, 정말 거센 경합속에서 쓰러지지 않을 수가 없을만큼 정말 열심히 뛰었습니다. 오늘 정성훈의 공격은 사실 좀 맘에 들지 않았지만 수비가담만큼은 제 몫 이상을 해줬습니다. 오늘처럼 수적 열세가 도드러지게 나는 날은 이런게 오히려 더 큰 도움이 됩니다.
후반까지 결국 1 vs 1 동점... 연장전으로 이어졌습니다. 오늘 8시에 시작했더라면 큰일날뻔.. 했죠. 저번 인천전때 승부차기나 다를바 없는 연장까지 가버리는 바람에 10시 40분까지 남아야만 했습니다. 그러고보니 포스코컵 수원전때도 승부차기까지 갔었죠... 진짜 쉬운팀이 없습니다.
부산은 대도시입니다. 귀가 거리가 먼 사람들은 아쉬움속에서 발걸음 돌리는 경우가 적지 않았습니다. 아무래도 너무 늦어져도 차 막히는거 뻔하고, 지하철이나 버스가 있어도 도시가 워낙 크다보니 가는데 시간이 한참 걸리는 경우가 많죠.
下편에서 마무리됩니다.
첫댓글 저도 언젠가는 부산에 가서 응원하고싶어집니다
한편의 드라마같은 쏨씨입니다
정말 집에서 드라마처럼 실감나게.보았어요......부산가서 응원하고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