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는 크게 보수 정치 세력과 진보 정치 세력이 있다. 보수 정치 세력을 우파라 부르고, 진보 정치 세력을 좌파라 부른다. 극보수, 극진보가 아니라면 나는 문제가 없다고 본다.
그런데 우리나라 보수, 진보는 이념으로 구분되는 게 아니라 지역으로 구분되다 보니 묘한 해석이 나오곤 한다. 즉 경상도 출신은 대개 보수이고, 전라도 출신은 대개 진보인 것처럼 해석당한다. 이런 웃기는 상황은 박정희, 김대중 씨가 합작으로 만들어놓은 결과다.
경상도 출신이라고 해서 꼭 보수 성향만 있는 게 아니다. 그럴 수가 없다. 사람은 누구나 진보 혹은 보수 성향을 띨 수 있다. 그러니 경상도 출신 중에 진보 성향을 가진 이는 둘 중의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그냥 보수인 척 살든가, 못참겠으면 남의 나라로 귀순하듯이 전라도당으로 가는 것이다. 두 가지 다 힘든 결정이다. 전라도 출신도 마찬가지다. 그쪽에서 태어났다고 해서 꼭 진보일리가 없다. 보수 성향인 사람들은 괜히 힘들 것이다. 이들은 용기를 내어 경상도당으로 가든가, 꾹 참고 진보인 척 처신해야만 할 것이다. (경상도당이라는 것은 지금의 한나라당이다. 이름이 자주 바뀌어도 그 정체성은 변함이 없다. 전라도 당이라는 것은 지금의 민주당이다. 여기도 이름이 자주 바뀌지만 결코 정체가 바뀌지 않는다.)
이러다보니 한나라당에서 느닷없이 진보적인 정책이 나오고, 민주당에서 느닷없이 보수적인 정책이 나온다. 그 한 예가 외국인 참정권이다. 귀화외국인들을 국내 정치에 참여시키는 것은, 생각같아서는 진보 성향인 민주당 쪽에서 먼저 실현할 것같은데 지난 10년 집권 기간 그네들은 전혀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러다 지난 총선에서 창조한국당이 필리핀 출신 여성을 비례대표 국회의원으로 공천했는데, 표가 모자라 당선되지 못했다. 그런데 이번에 필리핀 여성 1명이 서울시 비례, 일본인 여성이 경기도 비례로 각각 공천되었는데, 주인공은 민주당이 아니라 한나라당이다. 참 희한한 일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사상 첫 외국인 지방의원 선출되나>
그래서 경상도 당을 꼭 보수라고 단정짓기 어렵고, 전라도 당을 진보라고 단정지을 수 없다. 새만금 문제만 해도 무려 20여년을 질질 끌도록 만든 게 전라도 당이다. 앞으로 나아갈 진 자 진보가 아니라 이럴 때보면 영락없는 보수세력이다. 극렬하게 반대하던 세력들까지 기념식에 앉아있는 걸 보니 웃음이 나온다. 삼보일배하던 사람들 무색하게 됐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진보, 보수를 정치세력의 별칭으로 삼는 건 적절치 않은 듯하다. 그냥 경상도 당, 전라도 당, 충청도 당, 노동자 당이라고 하는게 가장 정확한 표현이다.
진보, 보수는 개개인의 몫이다. 한나라당에도 지독한 진보가 여럿 있고, 민주당에도 지독한 보수가 여럿 있다. 당만으로 성향을 분류할 수가 없는 게 우리나라 정치 현실이다.
어쨌거나 외국인 참정권을 준 것은 잘한 일이라고 본다. 소통하고 교류하지 않는 사회는 망하는 법이다. 콜럼버스 일행이 들어가자마자 아메리카 인디언 수천만 명이 죽은 것과 같다. 유럽인들에게는 아무렇지도 않은 병균이 그들에게는 치명적이었다. 이참 씨가 관광공사 사장이 되고, 외국 출신 우리 국민들이 국회의원도 되고 지방의원도 되는 게 정상이다. 그게 우리나라의 힘이다. 일본은 죽어도 못하는 걸 우리는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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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알타이하우스 원문보기 글쓴이: 알타이하우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