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팥죽 : 옛날에는 동지가 큰 명절이었으나, 최근에는 제사는 안 모시고 팥을 삶아 으깨어 거른 물에 쌀을 넣고 쑨 붉은 팥죽을 나누어 먹는 풍속만이 있다. 붉은 색은 귀신이 꺼리 는 색이라 하여 나쁜 귀신을 물리치고 집안의 평안함과 탈 없음을 빌 때 많이 쓴다.
(2) 떡국 : 원래는 새해 첫날에 먹던 음식으로, 설날 아침이면 누구나 떡국을 먹는다. 묵은 해가 가고 천지만물이 다시 살아나는 날은 엄숙하고 청결하여야 한다는 원시 종교적 의미에서 비롯되었다.
(3) 부럼 : 음력 정월 보름날 밤에 까먹는 잣 ·날밤 ·호두 ·은행 ·땅콩 등을 일컫는 말이다. 대개 자기 나이 수대로 깨문다. 여러 번 깨물지 말고 한 번에 깨무는 것이 좋다고 하여 한번 깨문 것은 껍질을 벗겨 먹거나 첫 번째 것은 마당에 버리기도 한다. 깨물면서 1년 동안 무사태평하고 만사가 뜻대로 되며 부스럼이 나지 말라고 기원한다. 이렇게 하면 1 년 동안 부스럼이 나지 않으며, 이가 단단해진다고 한다. 보름날의 부럼을 위해서 14일 밤에는 미리 과실을 준비해 두고, 땅 속에 묻은 밤을 꺼내어 깨끗이 씻어 놓는다.
(4) 오곡밥 : 음력 정월 대보름에 먹던 대표적인 음식으로 한국 전통의 찹쌀 ·차조 ·붉은 팥 ·찰옥수수 ·검은콩 등을 섞어 5가지 곡식으로 지은 밥이다.
(5) 아홉 가지 나물 : 정월 대보름에 먹던 음식으로 가을에 말려 두었다가 물에 불려 삶아 무치거나 볶는 아홉 가지 나물을 말한다.
(6) 수정과 : 생강·계피·통후추를 기호에 따라서 넣고 끓인 물에 설탕이나 꿀을 넣어 끓여 식힌 후, 곶감을 넣고 잣을 띄워 마시는 한국 고유의 음료이다.
(7) 강정 : 견병 이라고도 하여 약과 ·다식 등과 함께 잔칫상 ·큰상 ·제사상에 오르던 과자이다. 찹쌀가루를 술로 반죽하여 일구어서 여러 모양으로 썰고 그늘에 말린 후 기름에 튀겨 꿀과 고물을 묻혀서 만든 것이다. 속이 비어 있고 단맛과 연한 맛이 나는데, 고물의 재료나 모양에 따라 여러 가지 이름으로 불린다.
(8) 동치미: 겨울 동치미와 봄 ·여름 동치미로 나뉘는데, 겨울 동치미는 자그마하고 매운 맛이 있고 물기가 많은 무를 골라 껍질이 있는 채로 깨끗하게 씻는다. 소금에 무를 굴려 묻혀서 항아리에 담아 2일 간 그대로 절여 둔다. 이때 무에 소금이 배어서 수분과 무의 수용성 성분이 방출되어 국물이 흥건히 생긴다. 이렇게 되었을 때 소금간을 맞춘 물을 준비하고 마늘 ·생강 저민 것, 파를 통째 썬 것을 거즈 주머니에 넣어 무 사이에 끼워 떠오르지 않게 한 다음 무를 넓적한 것으로 살짝 눌러놓고 준비한 소금물을 붓는다. 여기에 껍질 벗긴 배를 통으로 넣으면 더욱 좋다. 봄과 여름에 먹는 동치미는 무를 적당한 크기의 사각형으로 썰어서 소금에 잠깐 절였다가 마늘 저민 것, 파 통째로 썬 것, 붉은 고추를 좁고 길게 썬 것 등을 함께 섞어서 항아리에 담고 무를 절였을 때 생긴 국물에 물을 타서 소금으로 간을 하여 붓는다. 여기에 오이와 배를 함께 넣으면 빛깔과 맛이 모두 좋아진다.
(9) 식혜: 단술 ·감주(甘酒)라고도 한다. 문헌상으로는 1740년경에 편찬된 《수문사설》에 처음으로 나오며, 1800년대의 《규곤요람》 《시의전서》 등에는 식혜 제조법이 나온다. 만드는 법은 엿기름가루를 따뜻한 물에 풀어 3∼4시간 두어 누르스름한 물이 우러나게 한다. 되게 지은 뜨거운 밥을 퍼서 작은 항아리 같은 그릇에 담고 엿기름물을 부어서 60 ℃로 보온한다. 엿기름물에 있는 아밀라아제가 작용하는 적당한 온도는 60 ℃이며, 이때 맥아의 효소작용으로 밥알이 삭는다. 5시간쯤 지나면 밥알이 몇 알 떠오르는데, 어느 정도 떠오르면 밥알을 건져서 냉수에 말끔히 헹구어 놓는다. 항아리에 남은 물에 설탕을 넣어 달게 하고 헹군 물을 섞어 생강 몇 쪽을 넣어 펄펄 끓여서 식힌 후 가라앉혀 항아리에 담아 두고 먹는다.
먹을 때는 화채그릇에 준비한 국물을 담고 식혜 밥알을 적당히 떠 넣고 실백 ·석류 알을 보기 좋게 띄운다. 여기에 유자청을 한두 방울 떨어뜨리면 향기가 좋아진다. 식혜를 낼 때는 설탕을 곁들여 식성에 맞추어 먹도록 한다. 일설에 의하면, 식해(食?)에서 매운 양념과 비린 어육(魚肉)을 제거하고 밥과 엿기름만으로 달콤하고 걸쭉하게 국물을 만든 것이 식혜라는 설도 있다.
(10) 김장김치: 김장은 엄동(嚴冬) 3∼4개월간을 위한 채소 저장의 방법으로 한국에서 늦가을에 행하는 독특한 주요 행사이다. 이때 담근 김치를 보통 김장김치라고 한다. 김장김치는 배추·무를 주재료로 하고, 미나리·갓·마늘·파·생강과 같은 향신미의 채소를 부재료로 하여 소금·젓갈·고춧가루로 간을 맞추어 시지 않게 겨우내 보관해 두고 먹는 침 채류(沈菜類)의 하나이다. 비타민 A·C가 많이 들어 있으며, 김치가 익는 동안에 생긴 유산이 유산균의 번식을 억제하기 때문에 정장작용(整腸作用)을 하여 비위를 가라앉혀 주는 역할을 한다. 김장은 예로부터 '겨울의 반 양식'이라 하여 어느 지역 어느 가정에서나 필수적으로 담갔는데, 김장철은 대체로 입동 전후가 알맞은 시기다. 김장김치는 5℃ 전후의 낮은 온도에서 온도의 변화 없이 익히고 저장하여야 맛이 좋고 변질되지 않으므로 알맞은 온도를 유지하기 위하여 보통 김치 광을 따로 두어 그곳에 김칫독을 묻고 짚방석을 만들어 덮는다. 짚방석을 덮는 풍습은 방한의 효과뿐만 아니라, 볏짚에서 잘 번식하는 김치의 숙성에 필요한 미생물을 번식시키려는 목적도 지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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