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시 무안면엔 유명한 게 몇 가지가 있다. 우선 임진왜란 때 승병을 이끌고 신출귀몰한 무공을 뽐낸 것으로 유명한
사명대사, 스님이 태어난 곳이 바로 무안면이다.
두 번째는 밀양표충비, 국가에 큰 일이 있을 때 땀 흘리는 비석으로 유명하다. 땀 흘리는 이유에 대해선 말들이 분분하나
여전히 미스터리다. 전쟁포로로 일본에 끌려간 포로 3000명을 데리고 온 사명대사를 기리기 위해 세운 비석이다.
현재 홍제사 경내에 있다.
마지막으로 청양고추가 유명하다. 과거 청양고추는 경북 영양이나 청송, 봉화 등지가 유명했으나 지금은 무안면에서
대부분이 생산된다. 무안면은 이 고장에서 만들어내는 청양고추에 '맛나향고추'라는 이름을 붙였다.
"청양고추란 중앙종묘란 회사에서 개발한 고추의 상표명이다. 국내 최대 주산지인 경북 북부 지방의 청송·영양지역에서
청송의 '靑'과 영양의 '陽'자를 따서 '청양고추'로 명명하여 만든 것. 실제로 청양고추는 청양군이 아닌 밀양에서 가장
많이 생산된다. 한 해 생산량이 1만 4천여 톤에 이르며, 전국 매운 고추 생산량의 70퍼센트를 차지한다.
"-노컷뉴스(2008년 10월 29일)
무안면은 밀양시에서 가장 서쪽이다. 시내 중심지에서는 14km 정도 떨어졌다.
무안이란 지명에 대해선 설이 두 가지다. 1.호수처럼 물이 괴어 있는 안쪽이란 뜻으로 '물 안'이라 부르다 무안으로
바뀌었다는 설 2.무사의 힘으로 안전한 피난처가 되었다는 뜻에서 무안이 됐다는 설이다.
동네 곳곳에 있는 도랑 자국. 물길을 따라 마을이 만들어졌음을 알 수 있다. 또한 길과 길이 만나는 곳엔 적당한 만큼
공터를 만들었다. 이런 곳은 좋은 아이들 놀이터가 된다.
두 가지 설에 비춰보면 호수처럼 움푹 꺼진 곳으로 아늑한 고장임을 알 수 있다. 남으로는 무안천, 동으로는 청도천이
흘러 동네를 감싼다. 서로는 덕암산이다. 산이 뒤를 받치고, 물이 가까이 있으니 사람 살기에 좋은 조건이다.
동네를 다녀보니 아늑한 느낌이다. 마을에선 대도시에선 엿볼 수 없는 특징이 있다. 우선 곳곳에 감나무다. 옛날 참
흔했던 게 감나무지만 이젠 다 베어버려 과수원 같은 데서나 볼 수 있을 뿐이다. 여기선 입구에 감나무를 심은 집이
꽤 많다. 아예 집 입구를 없애버려 밖에서 마당이 훤히 보이는 집도 있다. 이처럼 모두 터놓고 지내는 문화가 사라진
요즘 도시를 생각하니 갑자기 가슴이 뭉클해진다.
배추밭도 많이 보인다. 동네 공터에 심었으니 도시농업이자 동네 텃밭이다. 캐나다나 일본, 영국, 독일, 쿠바 등에서
활발하다 하니 선진국형 농업인 셈이다. 동네 가운데 있으니 운반비가 들지 않고, 공터를 활용할 수 있으니 일석이조다.
게다가 생산자와 소비자가 같으니 믿고 먹을 수 있는 것도 이점이다.
슬레이트지붕도 보인다. 70년대 초까지 전국 대부분 집들은 초가였다. 새마을운동을 벌이면서 초가는 대부분 슬레이트
지붕으로 바뀌었다. 그 때 슬레이트를 팔던 회사들이 큰 돈을 벌었는데, 벽산, 금강 같은 회사들이다. 이젠 슬레이트
지붕도 어느새 한 물 간 퇴물 취급을 받는다. 슬레이트지붕집이 '신식'이라고 기뻐하며 떠들던 때가 불과 몇 십 년
전인데.
골목이 살아있는 동네에선 낙서도 빼놓을 수 없다. '○○ 천제, 바보' '○○○ 바보'. 역시 낙서계에서 '바보'는 빠지지
않는다. 예나 지금이나 누군가를 놀릴 때 '바보'만한 게 없나 보다. 아마 욕이긴 하지만 너무 강하지 않고, 어느 정도는
친근하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그러니 지금은 세상을 떠난 전 대통령에게 '바보'라는 별명을 붙이지 않았겠는가.
걷다보니 고양이 세 마리가 눈에 띈다. 요즘 동네를 다니다보면 고양이 무리를 자주 보게 된다. 내 느낌으론 길에서
다니는 개보다 길고양이가 더 많다는 느낌이다. 번식력이 좋기 때문일까, 아니면 버려진 고양이가 많기 때문일까.
청도천 옆엔 무안시장이다. 건물 처마엔 메주와 시래기가 주렁주렁 달렸다. 꽤 작은데 수백년 역사를 자랑한다니
놀랍기만 하다. 모두 동네 사람들 공이다. 그들이 이 조그만 시장을 이용하면서 그 오랜 세월을 이어온 것이다.
무안시장은 1, 6일 5일장이 열린다. 무안은 돼지국밥이 탄생한 곳으로 유명하니 장날 찾아서 돼지국밥을 먹어볼
일이다. 과연 원조의 맛은 어떨까.
첫댓글 잘 읽었습니다.









``
사진은 보이지 않아 못 보았지만
글은 잘 읽었습니다.
언제 한번 가보고 싶은 곳이지요
오늘도 행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