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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편 분석
( 히브리 시의 구성 요소)
로버트 하퍼(Robert Harper)
모두 5권으로 된 시편만이 구약성경에 나오는 시의 전부는 아닙니다. 선지자들의 글 속에도, 완벽한 시의 구조를 갖추진 않았지만 많은 시들이 수록되어 있으며, 성경 전체를 통해서도 이러한 사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성령님의 감동하심을 받은 선지자들의 예언 속에도 거의 대부분의 예언이 히브리 시의 형태로 녹아져 있습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욥기로부터 아가서에 이르기까지는 구약성경에서 특별히 시가서로 분류되고 있습니다.
우리는 "시의 형태"라는 말이 그 형식에만 해당된다는 것을 분명히 이해해야 합니다. 시의 형태로 되었다고 해서 그 글을 단순히 인간 상상력의 고안물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는 말입니다. 하늘의 영광을 드러내는 매우 영광스러운 시편이 있는 반면에, 또 어떤 시편은 인간의 상상력이나 비현실적인 요소가 전혀 드러나지 않는 시도 있습니다. 이러한 시편의 시들은 우리가 경험할 수 있는 실제적인 삶의 모습을 그리기도 하고, 심오한 문제들로 인한 고뇌가 담겨 있기도 하며, 심각한 현실문제들을 표현하기도 합니다. 특별히 시편의 시들은 해 아래 처해있는 다양한 환경과 변화무쌍한 삶 속에서 우리 경건한 사람들이 경험하는 체험들과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히브리 시의 특징은, 일정한 틀을 따르는 영시와는 사뭇 다릅니다. 예를 들어, 고대 히브리 시는 운율(meter)이나 운(ryhme)을 맞추지 않는 것을 보게 됩니다. 히브리 시의 독특한 특징들에는 운, 운율, 그리고 리듬(rhythm)을 주어 심상을 표현하는 방법, 즉 각 구가 끝나는 부분에 운을 정확하게 맞추고, 한 구절 속에 그러한 운을 결합시킬 때, 율동적이며, 다이나믹한 감을 주면서 각 구를 독특한 맛을 내게 하는 방식 등이 있습니다.
영시에는 다음과 같은 특징이 있습니다.
1. 운 혹은 음의 대구법. 이것은 영시의 특징 중 하나로 각 행의 마치는 부분마다 동일한 음을 가진 단어를 넣는 방법입니다. 즉 croon(크루운), tune(투우운), moon(무우운), spoon(스푸운), June(주우운)과 같습니다. 이것은 동일한 발음('ㄴ'음)을 연속해서 내게 함으로써 시를 읽는 즐거움을 주고 있습니다. 이 방법은 퍼즐의 빈칸 채우기에 많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2. 리듬 혹은 운율의 대구법. 이 방법을 통해 우리는 시를 읽을 때에 운율일치의 즐거움을 보게 됩니다. 운이 없는 구절이나, 운이 없는 리듬을 우리는 공백절(blank verse)이라고 부릅니다. 즉 Da-Da, Da-Da, Da-Da, Da-da (소문자로 표기된 '다'가 공백절에 해당합니다)와 같습니다. 이와 반대로 히브리 시는 그 형식에 있어서 매우 특별합니다.
히브리 시의 특징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운 혹은 개념의 대구법. 이것은 의미에 있어서 균형을 맞추거나 서로 서로의 의미를 비추어주기 위해 유사한 개념을 배열하거나, 혹은 각 음을 반복해서 사용하는 방법입니다. 음의 운을 맞추는 방법은 A.D. 7세기까지는 사용되지 않았습니다. 실제로 히브리 언어의 대부분이 거의 그 차이를 느낄 수 없을 정도로 끝소리가 비슷합니다.
2. 운율(meter)은 "미리 예견된 형태로 세트를 구성하여 계속해서 반복하도록 하여 한 행(혹은 절)을 만드는 방법"을 말합니다. 이것은 히브리 성경을 포함해서, 어떤 언어로 된 것이든지, 시를 분해하는 이론적인 방법입니다. 그러나 이 방법은 문학적인 분석에 있어서는 적용하기 어려운 방법인데, 왜냐하면 영시의 운율이나, 시편의 시에 있어서는 일치되는 부분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 결과는 모호하며, 논쟁의 여지가 있습니다. 히브리 시에 있어서 운율은 히브리 시의 각 행의 같은 부분을 균형 잡히게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히브리 시의 운율은 영시로 번역하는 과정에서 파괴되기 일쑤인데, 왜냐하면 히브리 본문에서는 특별한 의도로 강조된 음절(syllables)이, 영어로 번역하면서 이러한 특징을 잃어버리기 때문입니다.
3. 심상(imagery)은 시를 상징적으로 표현하는 많은 직유와 은유로 이루어져있습니다. 예를 들어, 욥기에서는 "인생의 짧음"을 1) 베틀의 북(7:6)으로, 2) 한 호흡으로(7:7), 3) 구름으로(7:9), 4) 그림자로(8:9), 5) 달리는 사람으로(9:25), 6) 독수리로(9:26), 그리고 7) 꽃으로(14:2) 묘사하고 있습니다.
히브리 시의 작시법은 과학적이며, 운율적인 구조, 운, 그리고 연(stanza-보통 일정한 운율을 지닌 4행 이상으로 된 시의 단위)을 지닌 예술입니다. 널리 알려진 히브리 시의 특징은 개념으로 운을 맞추는 방식인데, 개념의 대구법으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이것을 처음으로 발견한 학자는 18세기 중엽, 옥스퍼드에서 시문학 교수로 봉직했던(1753) 로버트 로우드 주교(Bishop Robert Lowthe)였습니다. 그는 개념의 대구를 다음과 같이 정의했습니다.
"... 한 구절 혹은 한 행을 서로 일치시키는 방법이다. 하나의 명제나 한 행이 주어졌을 때, 두 번째 행을 첫 번째 행에 일치시키거나 혹은 종속시키거나, 같은 어구를 사용하거나 혹은 대조시키거나, 동일한 문법구조를 통해 유사한 느낌을 갖게 하는 것으로, 이러한 것들을 병행구라 부른다."
워즈워드의 시 가운데 이러한 2행시(couplet)를 살펴봅시다.
"세인트 메리 호수 위 백조 한 마리
떠있는 것은 둘, 백조와 그림자"
다른 말로 하면, 이 구절의 첫 번째 행은 실제를 표현하고 있고, 두 번째 행은 백조의 그림자를 묘사하고 있는데, 이것은 첫 번째 행에 대한 유사 의미(similar)입니다. 히브리 시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두 가지 요소는 시의 절대적 구성요소인 언행(言行-speech)의 수백 가지 형태와 다양한 대구법의 사용입니다. 이러한 것을 이해하는 것은 시 의 형태로 된 하나님의 말씀을 정확히 이해하고 해석하는데 있어서 매우 중요합니다.
대구법에는 적어도 주요한 7가지 형태가 있습니다. 이제 차례로 살펴봅시다.
1. 동의어를 사용하는 대구법, 완결법(Synonymous Parallelism or Completive). 시를 작시할 때 첫 번째 행에 하나의 시상(thought)을 정합니다. 그후 두 번째 연에서 그 동일한 시상을 다른 단어를 사용해서 반복함으로써 그 첫 번째 시상을 강화하는 방법입니다.
"땅과 거기 충만한 것과 세계와
그 중에 거하는 자가 다 여호와의 것이로다
여호와께서 그 터를 바다 위에 세우심이여
강들 위에 건설하셨도다
여호와의 산에 오를 자 누구며
그 거룩한 곳에 설 자가 누군고"(시 24:1-3)
(*이 시편에서는 '땅'이라는 시상을 하나 정해놓고 이어지는 행들을 통해 '땅'의 시상을 다양한 형태로 강화하고 있습니다.)
시편 1:1에는 3중적인 대구법이 사용되었습니다.
"악인의 꾀를 좇지 아니하며(walketh not)
죄인의 길에 서지 아니하며
오만한 자의 자리에 앉지 아니하고(sitteth not)"
(*'악인의 꾀', '죄인의 길', '오만한 자의 자리'가 같은 형태로 대구를 이루고, '아니하고' 역시 3중 대구를 이루어 부정의 의미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가장 보편적이고 단순한 대구법은 2행시(couplet)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위에서처럼 3행시, 4행시, 혹은 더 길고 다양한 방법으로 결합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것은 한 구절의 3행을 유사하게 반복시키는 대구법입니다.
"여호와여 큰 물이 소리를 높였고
큰 물이 그 소리를 높였고
큰 물이 그 물결을 높이나이다"(시 93:3)
2. 통합적인 혹은 구조적인 대구법(Synthetic Parallelism or Constructive). 두 번째 행으로 첫 번째 행을 설명하거나, 그 무언가를 첨부하는 방법입니다.
"여호와여 왕이 주의 힘을 인하여 기뻐하며
주의 구원을 인하여 크게 즐거워하리이다"(시 21:1)
(*1행에서나 '주의 힘'을 인하여 기뻐하고 2행에서는 '주의 구원'을 인하여 즐거워한다고 하면서 1행의 의미에 더해주고 있습니다)
이러한 특징을 보여주는 예가 또 있습니다.
"여호와의 율법은 완전하여 영혼을 소성케 하고
여호와의 증거는 확실하여 우둔한 자로 지혜롭게 하며
여호와의 교훈은 정직하여 마음을 기쁘게 하고
여호와의 계명은 순결하여 눈을 밝게 하도다"(시 19:7-8)
3. 상징적인 대구법(Emblematic Parallelism). 이것은 두 번째 행에 종종 직유나 은유를 사용해서 첫 번째 행을 설명하는 예화를 사용하는 방법입니다. 때로는 첫 번째 행이 상징이고, 두 번째 행이 실제일수도 있습니다.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내가 부족함이 없으리로다
그가 나를 푸른 초장에 누이시며 쉴만한 물 가으로 인도하시는도다"(23:1)
첫 번째 행이 실제이고, 두 번째 행이 비유입니다. 여러분은 아주 최근에 푸른 초장에 누우며, 풀을 뜯어 먹어보신 일이 있나요? 다음의 예는 그 순서가 바뀐 하나의 본보기인데, 곧 첫 번째가 상징이고, 두 번째가 실제입니다.
"하나님이여 사슴이 시냇물을 찾기에 갈급함 같이
내 영혼이 주를 찾기에 갈급하니이다"(시 42:1)
4. 대조적인 대구법(Antithetical or Contrastive Parallelism). 1행과 대조적인 시상을 사용함으로써 1행의 의미를 강조하는 방법입니다. 2행시에서는 1행에 표현된 시상을 2행에서 대조시킴으로써 그 의미를 더욱 분명하게 확증하는 방식입니다. 이러한 대구법의 형식은 잠언서 가운데 가장 오래된 형태의 잠언에서 주요한 특징을 이루고 있습니다.
"신실한 증인은 거짓말을 아니하여도
거짓 증인은 거짓말을 뱉느니라"(잠 14:5)
"대저 의인의 길은 여호와께서 인정하시나
악인의 길은 망하리로다"(시 1:6)
5. 점층적인 대구법(Climatic Parallelism). 두 번째 행이 첫 번째 행을 완성하는 형식입니다. (*국문학에서의 점층법과는 약간 차이가 있는 것 같지만, 두 번째 행이 앞선 행의 의미를 더욱 넓힌다는 의미에서 같은 용어로 쓰인 것 같습니다)
"너희 권능있는 자들아
영광과 능력을 여호와께 돌리고 돌릴찌어다"
("Give unto the Lord, O ye mighty
Give unto the Lord glory and strength") (시 29:1)
(*무엇을 주님께 드려야할 지 2행에서 완성되었습니다. 영문을 참고하십시오.)
6. 형태적인 대구법(Formal Parallelism). 각 절마다 논리적인 연관성이 없이 형태만 갖춘 대구법입니다. 각 행은 병행이나 반복이 없지만 운율이 있는 듯이 보입니다.
"내가 나의 왕을 내 거룩한 산
시온에 세웠다 하시리로다"
("Yet/ I have/ set up/ my king
Upon/ Zion/ my/ holy mountain") (시 2:6)
(*영어로 시를 읽었을 때 위의 운율로 끊어 읽혀질 듯 합니다. 그렇다면 논리적인 연관성은 없지만, 4음보 율격으로 나름의 운율을 확보합니다.)
7. 알파벳식 혹은 아크로스틱 대구법(Alphabetic or Acrostic Parallelism). 각 행의 시작하는 첫글자를 히브리 알파벳 문자로 연속적으로 사용하는 대구법입니다. 8편 혹은 9편의 시편이 다양한 형태의 알파벳 구조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러한 구조를 하고 있는 시편에는 9편과 10편, 25편, 34편, 37편, 111편, 112편, 119편, 그리고 145편이 있습니다. 시편 111편과 112편에는 각 문자가 한 행을 시작하고 있고, 각 행은 8행시와 두 개의 3행시로 배열되어 있습니다. 시편 119편에는 8구절마다 4행으로 된 각 구절이 동일한 문자로 시작하고 있으며, 그 문자들은 규칙적으로 연속된 형태를 취하고 있습니다. 예레미야애가 3장에서는 3개의 구절에 4행으로 된 각 구절이 동일한 문자로 시작하고 있으며, 그 문자들은 규칙적으로 연속되어 있습니다.
히브리 대구법을 이해하는 것은 시에 대한 이해를 갖추는 것뿐만 아니라, 성경을 해석하는데 중요한 요소입니다. 각 병행구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요소들은 서로가 서로에게 빛을 비추고 있습니다. 분명치 않은 단어들은 종종 이러한 대구법을 통해 설명이 가능해지며, 따라서 동일한 개념이 병행구를 이루는 기본 요소로 사용됩니다. 다음과 같은 스타일에서 설명이 되는데, 하나의 행이 모형적이면, 다른 행은 문자적이고, 또는 하나의 행이 긍정적이면, 다른 행은 부정적이며, 또는 하나의 행이 모호하면, 다른 행은 의심의 여지가 없는 경우 등입니다.
시편 11:4에서 사용된 하나의 예화를 소개합니다.
"여호와께서 그 성전에 계시니
(땅에 있는 성전과 하늘에 있는 성전, 어느 성전을 말하는 것일까요?)
여호와의 보좌는 하늘에 있음이여.
(*어느 곳에 있는 성전인지 2행이 분명하게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나의 형제는 내게 성실치 아니함이 시냇물의 마름 같고
(시냇물의 무엇과 같다고 했습니까?)
개울의 잦음 같구나"(욥 6:15)
(*시냇물의 마름과 개울의 잦음이, 부정적인 접근과 긍정적인 접근으로 대구를 이루면서 형
제의 성실치 아니함을 더욱 강조하고 있습니다.)
성령님께서 우리에게 더욱 하나님의 귀하신 말씀의 참된 의미를 온전히 가르쳐주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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