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김에 신청한 2013 횡성 하프 듀애슬론이 코앞으로 다가왔어요
일요일 아침 일찍 시작하는 대회이기때문에 토요일날 미리 횡성으로 가서 1박을 하기로했어요
금요일
육회먹었음(이건 후기와 상관없이 그냥 자랑하려고ㅎ)
정말 맛있었음 육회별로 안좋아하는데 이 날 먹은건 정말 부드럽고 달고 짱
흠흠..
암튼 밤엔 짐을 쌌어요
주섬주섬
바리바리
짐싸다말고 내일 모레 견고생할걸 상상하면서 무릎잡고 한참 멍을때렸죠
난 일욜날 어떻게 되는걸까
난 왜 이런게 하고싶은거지
어떻게 되든지간에 최선을 다하고오자는 결론을 내리고 숙면
토요일
대회장소인 웰리힐리파크에 도착
숙소도 이 곳에 잡았어요
다음날 있을 대회를 위한 바꿈터 및 운영부스가 거진 다 설치되있었어요
배번을 받았어요
싯포스트(안장 밑)에 하나 달고 몸에 하나 달고 헬멧에도 하나 붙이는 배번이예요
전자발찌처럼 발목에 메는 밴드형식의 기록용 칩도 받았어요
130명 규모의 대회
여성선수는 16명
연대별로 3위까지 시상하기때문에 완주만 하면 입상이라고 누군가 알려줬어요
틈새시상을 사랑하는 저이지만 지금 전 그게 중요한게 아니잖아요
완주 하느냐 못하느냐외에는 정말로 제 관심밖이였어요
깨알같은 판매대
철인용 유바(뿔바)차네요
선수들 자전거는 아니고 전시용이였던것 같아요
이렇게 핸들 사이로 뿔처럼 튀어나온 바에 팔을 얹어서 주행하기때문에 상체에 무리를 덜준대요
상체힘을 아낄 수 있는거죠
사진출처 : 또띠나님 블로그
이렇게요
장거리 주행을 해야하는 철인선수들에겐 필수장치라고 할 수 있겠네요
이번 대회에서 뿔바차가 아닌 선수는 저 포함해서 10명도 안됐던듯
배번을 받은 뒤엔 자전거 검차를 받아요
자전거 검차는 안전점검이예요
자전거 검차 후엔 체인 청소 서비스까지 받았어요
체인 청소도 주기적으로 해줘야되는건지 몰랐어요 체인청소하고 달려보니 확실히 느낌이 부드러워요
차를 타고 바이크 코스를 한바퀴 답사한 뒤 푕성하누를 사서 숙소에 들어갔어요
숙소에서 바라본 대회장 방면
내일 전 저기 어디쯤에서 피를 토하겠죠
찍어놓고보니 좀 너저분해서
사실 각도만 맞췄을뿐인데 느낌이 확 다르죠?
저는 방정리도 요딴식으로 해요
푕성하누 등장
고기를 먹으면 다음날 뛸때 몸이 무거울것같아서 안먹으려고했지만
어찌 푕성하누느님앞에서 제샤베트같은 의지력이 버틸 수 있겠슴꽈
배번 나눠줄때 번호를 적은 선수 팔찌도 채워주셨어요
샤워하면 떨어질까봐 물어봤더니 물 묻어도 절대 안떨어진대요
생각해보니 당연해요 철인3종일경우엔 수영도 하게되는데 물 묻어서 풀어지는 팔찌를 협회에서 쓰진 않겠죠
철인대회 팔찌를 차니 갑자기 왼손의 존재감이 강해졌어요 자꾸 신경쓰여서 힐끔힐끔 쳐다봤어요
팔찌차고 샤워하려니 죄수가 된 것같은 이상한 기분도 들어요
밤이 깊어도 잠이 안와요
콘도 주변을 혼자 한참 배회했어요
놀러온 사람들은 바베큐파티를 하고 아이들은 꺅꺅대며 뛰어다녀요
지하 편의점에서 캔맥 하나랑 맥스봉을 사서 아무도없는 테라스 테이블에 앉았어요
하아..
지금은 그때의 딱 2배정도 떨려요
국토종주는 적어도 시간제한은 없었잖아요
이건 주어진 8시간내에 완주해야해요
이리저리 시간분배를 해보지만 빠듯한것같기도하고 넉넉할것같기도하고 감을 못잡겠어요
몇시간에 걸친 장시간 레이스라는것도 그렇고 바이크 5바퀴가 얼마나 힘들지도 잘 예측이 안되니 변수가 많아요
숙소로 들어가 자다깨다를 반복하며 5시간정도 잔것 같아요
일요일
어제 먹다남은 고기를 넣은 김치찌개에 밥을 먹었어요
(이건 나중에 후회했음..바이크 업힐에서 김치찌개냄새 올라옴 대회날 아침은 간단하게 빵이나 바나나 먹읍시다)
몸을 푸는 선수들
저도 몸을 풀고 어설프게 무릎에 스포츠 테이핑을 했어요
김태태님이 챙겨준 아미노바이탈뭐시기도 물에 타마시고 파워젤도 하나 쪽 빨았어요
바꿈터의 내 자리
123번
철봉에 자전거를 걸어놓고 바구니엔 필요한 용품을 넣어둬요
요렇게 텅 비었던 바꿈터가
사진출처 : 아이언스타 다음카페
금새 이렇게 가득찼어요
대회 설명을 해주시는 박병훈 프로님
드디어 출발선에 섰어요
출발직전까지도 스트레칭에 미련을 못버리고 계속..ㅎㅎ
혼자 런닝복인 포포냥 ㅋㅋ
철인하시는분들은 수영/바이크/달리기를 환복없이 할 수 있는 철인복을 입으시지만 전 철인복이 없으므로 바꿈터에서 옷을 갈아입어야해요
런닝화는 쿠션 포퐁한 아식스 젤 페더파인
왼쪽 발목에 까만게 기록측정용 밴드칩
'포포냥선수 오늘의 완주 전략은 어떻게되십니까?'
'아..일단 완주가 목표인만큼 오버페이스하지않고 중간중간 쉬어주면서 보급제대로하는게 1차적인 전략이고요
에..바이크에서 최대한 시간을 벌어서 그 뒤에 하프달리기를 잉여롭게할 수 있도록하는게 목표입니다'
요이 땅!
불안함은 버리고 자신감만 갖고 뛰자
포포냥 화이팅
<RUN 5km>
천천히 달려요
대회장인 웰리힐리파크에서 2.5km 반환점까지는 내리막이예요
그말은 반환 찍고 돌아올땐 오르막이란 소리죠
하지만 괜찮아요 런닝경력 2년인 제게 5km는 껌이져
는 개뿔.. 빨리 자전거타고싶어지더라고요ㅋㅋ자전거 만셐ㅋㅋ
5km 뛰고 바꿈터로 진입하는 중
모든 선수들이 환복이 필요없는 철인복을 입고 경기에 임하기때문에 바꿈터엔 탈의실이 없어요
전 철인복이 아니기때문에 하의를 바이크 패드바지로 갈아입어야해요
탈의실이 없는 바꿈터에서 옷을 어떻게 갈아입었느냐하면
집에서 죽죽 잘늘어나는 원피스를 하나 가져갔어요
원피스를 허리까지만 입고 그 밑으로 런닝바지를 벗고 패드바지를 입었죠
ㅎㅎ어..나도 민망했어..
헬멧을 쓰고 클릿슈즈를 신고 장갑을 끼고 파워젤 두개를 허리에 꼽았어요
출발
<BIKE 93km>
5바퀴를 도는 코스인데 농담아니고 1/2이 언덕이예요
석문1교를 지나 석문리로 들어가면서부터 짧은 언덕들이 연속해서 이어지는데
이렇다할 시원한 내리막 없이 이어져서 힘들어요
계단식 오르막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다운힐 구간은 시원했어요
도로상태도 좋은편이고 바닥에 하얀색 대회안내글자(ex.천천히,우회전,급커브)도 많이 찍어놓은데다
교통통제도 잘되고 있어서 마음편히 달릴 수 있었어요
첫번째 바퀴를 달리면서 보급소를 눈으로 훑어봤는데 물이랑 콜라밖에 안보여요
먹고싶던 바나나가 보이지 않아서 그냥 지나쳤는데 보급소 끄트머리에 두동강 난 노란색 바나나들의 모습이 휙 보였어요
흙..이미 지나쳤는데 다시 돌아갈 수도 없고
다음바퀴때와서 먹자
제 계산대로면 바이크 한바퀴(약17km)를 50분 이내에는 돌아야 그 뒤 하프달리기에 2시간30분을 분배 할 수 있었어요
첫번째 바퀴를 돌았을때 45분정도가 걸렸어요
생각보다 괜찮아요
그래 이렇게만 4바퀴 더 돌자 싶었어요
매 바퀴를 50분만 넘기지 않으면 하프달리기를 걷듯이 뛰어도 시간 내 완주 할 수 있을거란 확신이 들기 시작했어요
코스맵에서 A 지점에 해당하는 곳이예요 저 사거리에서 직진안하고 좌회전하면 대회장으로 복귀되는 지점이죠
다운힐이 끝나고 역풍이 시작되는 지점이기도해요
역풍 구간은 도로 상태도 안좋았어요
두번째 바퀴에서부터는 보급소에 서서 물을 채우고 바나나도 먹었어요
클릿슈즈 신은 발이 저려와서 신발을 잠시 벗었다 신기도했어요
콜라도 마셨어요
보급소에서 처음 콜라를 봤을때 몸에 안좋은 탄산음료를 왜 보급소에서 주는건지 이해가 좀 안됐어요
그런데 언덕을 언덕언덕 넘고 햇볕을 선텐선텐하게 온몸으로 받고난뒤 보급소에 도착하니 끓어오르는 갈증때매 제일 먼저 손가는게 콜라더라고요
평소에 맥주이외의 탄산음료는 좋아하지 않는 저였는데 말이죠
콜라가 그르케나 맛있는 음료순지 처음 알았어요
종이컵에 담긴 콜라를 한 잔 먹고 내려놓자마자 바로 또 한잔을 집어들었어요
게다가 콜라와 바나나의 그 말도안되게 환상적인 궁합이란..
제게 컬쳐럴샥(?)을 안겨주었죠
이후 저는 무한축복 콜라를 공급해주시는 보급소 자봉단분들과 친해지기에 이릅니다
ㅋㅋ
매바퀴마다 멈춰서서 콜라와 바나나를 흡입해주었어요
3바퀴 언덕 구간에 들어서면서부터 하나 둘씩 사람들의 속도가 줄어가고
몇몇 여성분은 포기하고 차에 타기도했으며
몇몇 남성분들은 끌바(내려서 자전거를 끌고가는것)를 시작하셨어요
저도 허리춤에 챙겨놓은 파워젤을 하나 꺼내서 빨아먹어봤지만
체력은 점점 떨어져가고 왼쪽 발목과 오른쪽 무릎이 아려오기시작했어요
하지만 끌바는 하지 않겠다는 마지막 자존심으로 경사도 10%가 넘는 구간에서도 끝끝내 되지도 않는 댄싱까지 시도해가며 넘었어요
그런데 뒤에서 끌바하며 올라오던 아저씨한분이 내리막에서 자전거에 탑승하시더니 무섭게 쏘시며 저를 추월하셨어요
순간 억울하고 기분나쁘더라고요
난 끌바도 안하고 낑낑 언덕올라왔는데 내리막에서 털린다고 생각하니 약이올랐어요
에잇! 다운힐 쭈구릐인 저도 내리막을 속도 60km이 넘을정도로 겁내 쏴줍니다
그 뒤로 여러 아저씨들과 앞서거니 뒷서거니를 반복하면서 남은 거리를 달렸어요
언덕구간에서는 중간에 잠깐 나오는 평지에서도 시속 20km를 넘지못지못할정도로 기운이 빠져있었죠
하지만 세바퀴만 더 돌면된다..두바퀴만 더 돌면된다..한바퀴만 더 돌면된다라는 생각으로 스스로 다독이면서 달렸어요
언덕구간 마지막쯤에 있는 대회표지판을 보면서 '마지막 바퀴때 이 자리에서 저 표지판을 꼭 보고야말겠다'고 다짐하며 달렸어요
드디어 마지막 바퀴를 돌고 다시 바꿈터로 꺾어들어가는 코너의 포토존
초연한것같지만 사실 카메라 의식중
자세 이쁜가 확인중
사진 잘나와야되는데..흠흠
빨리 자전거에서 내려서 클릿슈즈 벗고 뛰고싶어요
달리면 자전거가 타고싶고 자전거를 타면 달릴때가 편했다고 느껴져요
바꿈터로 들어오는중
안보이지만 저와중에도 나름 브이질중이였답니다
매 바퀴를 목표시간내로 달렸던터라 하프달리기 할 시간은 여유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바꿈터에서 썬크림도 새로 바르고 여기저기 스트레칭도하며 10분가량 밍기적거렸어요
너무 밍기적거렸는지 박병훈프로님이
'아니, 전수연씨 너무 여유있는거 아니예요? 바꿈터에서 10분넘게 계시는분이 어디있어요?'
라고 농담처럼 한마디 하시더라고요
<RUN 21.1km>
아린 무릎에게 화이팅을 외쳐주고 하프 달리기를 시작했어요
이 대회가 끝나면 전 다리불구가될지도몰라요 어버버버
무릎에 충격을 최대한 덜 주고자 보폭을 좁게하고 사뿐사뿐 달렸어요
처음에 2회 왕복코스라고 알려졌던 코스는 변경되어 4회 왕복코스였어요
2회 왕복도 제 멘탈이 염려되던터인데 4회 왕복이라니..
코스는 대회장에서 A지점까지 2.5km가량 나온뒤에 A지점에서 B지점까지 왕복 4km를 4번 뛰어야하는 코스였어요
게다가 A부터 B지점까지는 중간에 후련한 언덕이 하나있어요
하아...
강원도 오후의 햇볕은 그늘도 없이 햇볕 그대로 쨍쨍했고
최대 7분페이스만 넘지 않으면 남은 시간내 완주 할 수 있다는 제 안일한 계획과는 달리 페이스는 7분을 계속 넘고있었죠
(런닝페이스 : 1km를 달리는데 걸리는 시간)
1회 왕복도 하기전에 체력이 바닥을 보이려고해요
게다가 1회 왕복을 하고 돌아오는 길에선 이 대회 시작이래 가장 큰 역경을 맞이하게됐으니
아으씨..
아오씨..
1. 런닝숏팬츠를 입은 덕분에
2. 날이 더워서 피부가 찐득이는 덕분에
3. 허벅지가 두꺼운 덕분에
허벅지 안쪽이 서로 쓸리면서 엄청 따거워요
이거 안겪어본 분들은 몰라요
진짜 신경쓰이고 아파요
허벅지 안쪽을 사포로 문대는 기분이예요
달리기하면서 허벅지 쓸려본적이 거의 없어서 이번 대회에서 허벅지 쓸릴 일이 있을거라고는 생각못했어요
전혀 예측하지못했던 복병이였죠
1회 왕복하고 돌아와서 보급소에서 이런 사정을 설명하고 바세린이나 허벅지 안쪽에 붙일만한 파스가 있는지 물어봤어요
바세린은 없었고 파스를 얻어서 안쪽에 붙이고 달려봤지만 금방 떨어졌어요
궁여지책으로 무릎에 붙였던 스포츠테이프를 뜯어서 허벅지에 둘러봤지만
허벅지가 너무 두꺼워서 테이프 길이가 짧아서 완벽하게 빙 둘러지지않았고 그것도 몇걸음만에 금방 떨어졌어요
아놔
미치겠네
오른쪽 무릎 스포츠테이프를 다 떼고 난 뒤
일전에 다친 상처때매 무릎에 붙였던 500원 동전만한 메디폼도 떼서 붙여봤어요
어느정도 절박했는지 느껴지시나여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붙인지 3초만에 떨어짐
결국 전 남은 15km가량을 허벅지를 살짝 벌리고 팔자로 뛰기로했어요
목도리도마뱀처럼요
퀴즈탐험 신비의세계 찍는줄 알았어요
이거 무릎에 디게 안좋은 주법일텐데
대회 완주를 위해 제 무릎의 건강을 잠시 접어둡니다
고수분들은 이미 한차례 지나갔고 남은분들은 저처럼 체력이 크게 떨어져서 한걸음 한걸음이 힘들어보이는분들 뿐이였어요
하나둘씩 걷기시작했어요
걷듯이 뛸지언정 걷지는 않겠다는 마지막 자존심을 지키고싶었던 전 계속 팔자로 어적어적 뛰었지요
네.. 힘드시죠?
런닝경력 2년동안 첫번째 대회를 빼고는 단 한번도 주로에서 걸어본적이 없었던 저예요
그걸 스스로 자랑스럽게 생각하기도 했었고요
하지만 머리부터 발끝 손가락 발가락 마디마디까지 기운이 다 빠져나간 전
이번대회에서 그 자존심을 후련하게 땅바닥에 내려놓고 몇번이나 걸어주었답니다
후우..
정말 힘들었지만 포기하고싶은 마음은 한번도 들지않았어요
정말 완주하고싶은 대회였으니까요
다만 이렇게 거북이처럼 걷다 뛰다를 반복하면 시간내 완주 못할수도 있겠다는 걱정이 몰려왔어요
이미 멘탈은 안드로메다로 간 상태라 뛰면서 시간 계산을 몇 번씩 해도 또 까먹고 다시 계산해보고
한 번 계산했을땐 여유있을것 같았는데 다시 계산해보니 촉박하고
제 시계는 시간이 안맞는 시계였기때문에 차이나는 시간만큼 더해서 계산해야되섭유바ㅠ보ㅓ3ㅛㅂ륯듗봐츄츄,ㅊ
안드로메다..
보통 달리기대회때는 마주오는 선수들에게 화이팅 외쳐주는것을 즐기는 저이지만
정말 그럴 힘도 없고 상대도 응답해줄 힘이 없어보였어요
조용히 계속 뜁니다
왜 팔자로 안뛰고있냐고요?
카메라앞이잖아요
쌩쌩한척
왕복지점에 있는 보급소가 나올때마다 콜라랑 바나나를 열심히 먹어준 덕분에 자원봉사자분들이랑 친해졌어요
걷다 뛰다 마지막 바퀴에서 결국 시간이 촉박하다고 결론을 내린 전 보급소를 그냥 지나칩니다
자봉단분은 보급소 단골손님이 그냥 지나가자 섭섭하셨는지 왜 안먹고 가냐고 물어보세요
'시간이 촉박해서요'
몇 걸음 뛰는데 뒤에 누가 따라오세요
자봉단분이 생수 한 통을 들고 따라오셔서 건네주셨어요
'감사합니다!!'
조금만 더 힘내세요 화이팅!!!
네 화이팅!!!
이제 대회장으로 오르막길을 챠박챠박 마지막 힘을 쥐어짜서 올라갑니다
3km..
2km..
몸은 또 찡얼찡얼 말을 안듣기 시작해요
걷다 뛰다
1km...
저 멀리 대회장이보여요
시간은 충분해요
...다 왔다
바꿈터옆을 지나 피니시문으로 들어가야하는데 이미 대부분의 선수들이 들어온 뒤라
바꿈터엔 선수는 물론 운영요원도 보이지 않았어요
흙.. 그래도 타박타박 꿈꾸듯 피니시문으로 뛰어가는데
멀리서 박병훈프로님이 절 발견하시고는 사진사님과 피니시문쪽으로 다가오셨어요
몇 달전부터 고대하고 머릿속으로 그려보던 순간이 눈앞에 있었어요
너무나 골인하고싶었던 이 문
피니시문앞에서 활짝 웃으면서 골인했어요
여러분
저 완주했어요!!
박병훈프로님이 이렇게 들고 찍어야 멋진거라고 시키신 포즈
ㅋㅋ 멋있나요?
저 어디가서 제가 운동한거가지고 자랑 잘 안하는 사람인데요
이번만큼은 정말 저 잘한거 같아요
멋지다 포포냥
ㅎㅎㅎ
딸래미 너무 안들어와서 엠블런스에 실려올까봐 걱정하셨다는 울 아빠랑도 찰칵
기록증이 바로바로 폰으로 전송되요
규모가 작은 대회라서 운영이 부실할까봐 솔직히 좀 걱정했는데 (견고생했는데 기록잘못측정되는 그런
)
코스안내, 표지판, 기록칩, 교통통제, 자봉단들의 따듯한 응원까지 정말 어느것하나 아쉽지 않은 깔끔한 대회운영이였어요
100점
대회장 한켠엔 식사가 차려져있었지만 하도 콜라랑 바나나를 열심히 먹어줘서 배가 고프지도 않았거니와
그저 철근같은 다리를 누이고 앉아있고싶었어요
스트레칭을 충분히 해준 뒤 근육의 고통을 잊게해줄 막걸리를 꼴깍꼴깍
쉬면서 주변 선수분들과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는데 제 첫대회였다고하니 조금 놀래시더라고요
첫대회를 하프로..그것도 왜 이런 힘든 코스로 시작했냐고 하셔요
왜냐구요?
.
.
.
.
.
흙
시간내 겨우 완주했는데 30대초반 여성선수가 둘뿐이라 2등했어요 히히
수량도 많아서 경품운 없는 저마저도 차량용 오일 당첨되서 아빠 드렸어요
다들 수고 많으셨어요
다들 멋지세요
나도 멋져
집으로 돌아가는 길
처음엔 대회장에 데려다 달라니까 시큰둥하던 아빠도 제가 뛰는 모습을 보시고는 대견하셨나봐요
몸보신해야된다고 저녁에 한우를 사주셨어요 이틀연속 한우
오예
하앍.jpg
완주메달이랑 입상메달 two개
몇 달동안 고대하고 몇 주동안 고민하던 이 대회
완주하고나니 수능치룬 고3마냥 시원했어요
제 젊은날의 추억 한 장을 또 완성했답니다
달리기도 매력있고 자전거도 매력있지만 둘 다 하는 듀애슬론도 듀애슬론만의 또 다른 매력이 있어요
수영에 취미 못붙이는 저이지만
수영 배우게되면 철인3종 도전해볼지도 몰라요
ㅎㅎ
여러분도 꼭 한 번 도전해보세요!!
첫댓글 제 블로그에 올린 후기라 나름 재밌게 쓰려다보니 말투가 방정맞아서 죄송합니다 (_ _ *)
철인경기 고수분들앞에 후기를 풀어놓으려니 조금 부끄럽네요 귀엽게봐주세요
횡성 하프대회 뛰신분들 다들 수고 많으셨어요 너무 멋지세요 +ㅅ+
훌륭하십니다~~~^^
감사합니다 ㅠㅡㅠ/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3.05.30 11:11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3.05.30 11:57
삭제된 댓글 입니다.
와 ..10초 저같은 소인배는 환장했을거같아요;;; 후기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즐거운 목요일되세요!!!^♥^
저 근데 아무래도 머지않아...수영배우러 다닐것같아요 잼있어요!ㅠ
후기가 제 스탈이시네요~~
실력도 좋으시고
이 운동 꾸준히 하셔서 매회 완주의 즐거움을 느끼세요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완주했을땐 '아 그래 좋은 경험했다'했는데 기억을 곱씹어볼수록 또 하고싶단생각이 스믈스믈 ㅡㅡ;;;
드뎌
조금씩..빠져나올수 없는세계로..
환영합니다
중독클럽입성!
멋집니다
하고싶은것은 해야죠..즐겁게..
ㅋㅋㅋ 중독 ㄷㄷㄷ 환영 감사합니다!!^^
와우~~ 대바악~~ 낚였어요. 조금 읽어 보려다가 다 봤어요.
킥킥대며 보는데 옆에서 동료가 쳐다 봐요. 뭘봐! 미친사람 첨 봐? ㅋㅋㅋ
진짜 재밌게 잘 봤습니다.
펄떡펄떡 월척이네여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