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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행개요
- 산행일시
· 첫날 : 2011. 5. 21. 08:50 ~ 18:10(9시간 20분)
· 둘째날 : 2011. 5. 22. 08:00 ∼ 17:40(9시간 40분)
- 산행거리(도상거리) : 지맥 50km, 기타 3.9km
· 첫날 : 지맥 29km
· 둘째날 : 지맥 21km, 묘적사 왕복 3km(비고의), 고래산 왕복 0.9km(고의)
- 산행코스
· 첫날 : 한북정맥 분기봉(424.7m)-서파사거리(47번국도)-개주산 갈림길-주금산-시루봉-철마산-과라리고개-천마산-마치고개
· 둘째날 : 마치고개-백봉산-묘적사(왕복)-수리넘이고개-고래산(왕복)-먹치고개-갑산-새우젓고개-적갑산-예봉산-예빈산(직녀봉)-견우봉-천주교공동묘지-한강 팔당댐
○ 기록들
<첫날>
천마지맥은 한북정맥 수원산 인근 424.7봉에서 동남쪽으로 분기되어 주금산(814m), 시루봉(650m), 철마산(787m), 천마산(812m), 백봉산(590), 갑산(545m), 적갑산(560m), 예봉산(683m)과 예빈산(590m)를 지나 북한강과 남한강의 합수점인 두물머리에서 그 맥을 다 하는 도상거리 약 50km의 산줄기를 말한다.
5월 셋째주, 토요일 새벽 천마지맥을 답사하기 위해 상봉터미널로 향했다. 7시 현리행 시외버스를 타기 위함이다. 그런데 막상 상봉터미널에 가보니 현리행 시외버스 노선은 폐지되었다고 했다. 시내버스 정보를 확인하고 오지 않는터라 매표소 직원에게 가는 방법을 묻자 직행버스는 없고, 시내버스 타고 광릉내에서 갈아타면 된다고 했다.
중앙차로에서 707번 버스에 오른 다음, 종점(광릉내)까지 가는 동안 휴대폰을 열어 광릉내에서 서파사거리까지 이동할 수 있는 버스를 검색하였다. 정확하게 1시간이 소요되어 도착한 광릉내 정류장에는 다행히 서파로 이동하는 7번 마을버스가 대기 중에 있었고, 8시 정각에 출발하였다. 천만다행으로 제 시간에 시내버스를 환승할 수 있었기에 지체함이 없었다.
만원버스는 서파에 이를 무렵 텅텅 비어 버렸고, 8시 20분 서파사거리에 도착했다. 따로 선답자의 산행기를 출력하지 않는 터라 정류장에 앉아 지형도를 보며 오늘의 여정을 스크린했다.
<서파사거리>
먼저 56번 지방도를 따라 김밥을 먹으며 천천히 명덕삼거리까지 이동한 후 짧은 거리이지만 분기봉인 424.7봉으로 향했다.
8시 50분, 424.7봉에서 행장을 추스르며 되돌아서서 천마지맥의 여정을 시작했다. 18시 이후 비올 확률이 50%를 넘어서기 때문에 마치고개까지의 예정된 일정을 18시 이전에는 마치려고 생각하던 터였다. 풀숲이 젖어 있어 나뭇가지에 내 몸이 살짝 부딪히기라도 하면 사정없이 물사례를 퍼부었다.
나지막한 고갯마루를 넘으니 여러 기의 묘소를 만나고 그곳에서 내려다보이는 서파4거리의 내촌면 신팔리가 조용히 아침을 맞고 있었다. 가평과 포천을 잇는 47번 국도에 이르기 직전 통신시설 때문에 붉은 색 슬라브 지붕의 민가를 우회할 수밖에 없었다.
<명덕삼거리 - 사실상 지맥분기점>
서파4거리에서 한북정맥 분기봉을 찍고 제 자리로 돌아오기까지는 50분이 소요되었다. 횡단보도를 건너 오른쪽으로 꺾이 듯 훤한 등로를 따라 올라가면서 오른쪽으로 힐끗 쳐다보자 한북정맥 수원산이 안개 속에서도 그 형태가 드러났다.
완만하게 이어지는 등로를 타고 미끄럽게 산행을 이어가자 짧은 임도가 나타나고 작은 헬기장도 보였다.
잣나무 숲을 지나 산판임도와 만나고 그 임도 가운데 길로 표지기를 따라 가자 삼각점이 박혀 있는 582.6봉에 도착한다(10:10). 등로가 군 방화선이라, 걸리적 거리는 나무가 없어서 마치 고즈넉한 시골길을 걷는 느낌이 든다.
<방화선 따라>
왼쪽으로는 계주산이 손에 잡힐 듯하다. 오늘 진행거리가 길지 않으면 분명 계주산을 그냥 지나치지는 않았으리라. 날씨가 좋았더라면 명지지맥의 산줄기와 그 앞으로 운악산의 거대한 암봉도 눈에 잡혔을 것이다.
621.7봉을 넘어선 후 개주산 갈림길에서 방화선과 작별하고 사기막 갈림길에 안착했다(10:54). 이정목은 오래 되어 부서진 채 바닥에 뒹굴고 있었다. 누군가 친절하게도 떨어진 이정목을 진행방향으로 배열해 놓았다. 주금산 정상까지는 1.95km 남았음을 알 수 있었다.
가는 길마다 철쭉이 터널처럼 머리위에 아름답게 수를 놓았다. 아름다운 새색시들이 추파를 보내는 것처럼 마음이 들뜬다.
<계주산>
<갓을 쓴 것 같은 바위>
<주금산>
11시 30분 주금산(813.6m)에 안착한다. 비단같은 산이라는 주금산! 죽음을 연상 시키는 듯 어감이 그리 썩 좋지는 않지만 숨겨 놓은 비금계곡과 함께 이 산은 산꾼들에게 제법 많이 알려진 명산이다.
주금산 정상에서 헬기장으로 이동하다가 혹시나 하여 그 왼쪽의 전망바위로 올라섰다. 그런데, 지금까지의 갑갑함을 보상이라도 하듯 운무와 어우러진 주변의 산자락이 그림처럼 다가왔다. 거침없이 펼쳐진 산줄기를 보며 계속하여 셔터를 눌러댄다.
축령산 산줄기(축령분맥이라고도 하지만, 개인적으로 지맥 외의 여하한 명칭부여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다)와 천마산으로 이어지는, 가야할 마루금이 신비로움을 더한다.
<가야할 마루금 - 철마산(북봉, 남봉)과 천마산>
<서리산과 축령산 줄기>
<한북정백 죽엽산>
팔각정 안은 인근 학교에서 올라 온 고등학생들로 빼옥하다. 되돌아 본 독바위가 진한 녹음을 뿜어내며 봄의 절정으로 가고 있었다. 헬기장에는 여럿이 모여 점심식사를 하고 있었다(11:50). 그 틈에 끼어 막걸리를 나누고 싶을 정도로 주변의 풍광이 나를 들뜨게 한다.
<팔각정과 독바위>
송전탑을 지나 시루봉(650m) 철쭉군락지 안내판이 세워져 있는 능선에 이르러(12:15), 밀려오는 허기를 지우기 위해 자리를 폈다. 주변의 만개한 철쭉을 감상하며 먼저 막걸리 한잔을 컵에 가득 부었다. 그런데 그런 내 기분을 시샘하듯 얄밉게도 굵은 빗방울이 떨어졌다. 여기저기 흩어진 짐들을 모아 판쵸를 뒤집어 쓴 다음 남은 식사를 처리할 수밖에 없었다.
철마(북)산까지는 3.36km가 남았다는 이정표를 뒤로 하고 행장을 추스렸다. 자욱한 운무가 다시 몰려 왔지만 이정표가 곳곳에 세워져 있어 어디쯤에 위치해 있는 지를 파악할 수 있었고 길을 놓칠 염려가 없었다. 물론 금단이고개는 어디 쯤에서 지나쳤는지 확인하지 못했다.
13시 50분 611봉 인근의 헬기장을 지나, 14시 40분 철마산(남봉, 711m)에 안착한다. 육군철마부대가 설치한 깃봉이 외롭다.
고도를 낮추며 금곡리 갈림길인 쇠푸니고개를 지나자 급하게 동쪽으로 방향을 틀며 537봉과 510.4봉(15:14)에 이어 과라리고개에 내려선다(15:19). 과라리 아리랑을 한번 읊어본다. “산다는 게 살아간다는게 모두 굽이 굽이 돌아 산마루턱에 다다르는 산길과도 같아서...” 그래! 인생길이나 내가 가고 있는 이 길이나 매 한 가지겠지.
<운무속의 비행>
<철쭉 군락지 - 시루봉 인근>
<철마산>
<과라리고개>
비가 멈추긴 해도 완전히 멈춘게 아니어서 판초우의를 벗지는 않았다. 그 과정에서 두어번 비를 흠씬 맞은 채 철마산으로 향하는 산객들과 교우하며 인사를 건넨다.
동쪽으로 향하던 마루금이 다시 남쪽으로 꺾이며 554봉과 676봉을 넘어섰다(16:00). 630봉에서 이정표가 있는 사거리의 바랑이고개를 지나자 천마산 오름길이 험악해지기 시작했다. 보구니바위를 우회한 다음 직진방향의 멸도봉을 넘어보고 싶었지만 비가 내리고 있어 자제하기로 했다. 로프를 잡고 멸도봉 우회길을 따라 천마산 정상으로 향하고 있으려니 도란도란 목소리가 들려왔다. 서로 초면이 듯 하지만 한 분이 다른 분에게 천마지맥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가 내가 등장하자 어디서 출발했냐고 묻는다. 서파3거리에서 출발했다고 하자 자신은 3번째 구간이라 하며 마치고개까지 동행해 줄 것을 부탁했다. 지도를 준비하지 않았다고 했다. 지형도없이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지 기가 막히다고 해야 할까, 대단하다고 해야 할까? 천마산 정상에서는 삼각점만 확인하고(17:00), 하산을 서둘렀다.
<천마산 멸도봉>
<주금산에서 천마산으로 꾸불거리며 따라오는 마루금>
<천마산의 비에 젖은 태극기>
<천마산에서 본 가야할 마루금 - 백봉산에서 예봉산으로 향하고 왼쪽에 운길산도 잡힌다>
지금까지 속도로 진행한다면 마치고개까지 3.6km는 한시간 안에 갈 수도 있겠지만 그 분의 보행속도에 맞춰 진행키로 했다.
마치고개까지는 사릉길 이정표가 곳곳에 세워져 있어 그다지 혼란을 일으킬 염려는 없었다. 동행하는 그분께 나이를 묻자 나하고 동갑이고, 지맥산행은 이번이 처음이라 했다. 그래도 한강 북쪽의 산을 많이 다녀서인지 인근의 산을 많이 알고 있었다. 로프가 걸려있는 절벽 밑을 지나 능선으로 붙어 작은 돌무덤을 지나자 3거리에 이르렀고, 이곳에서 비스듬하게 올라가자 501봉을 넘어서게 되었다.
5거리 안부에서 왼편으로 우회하여 스키장을 보며 내려서자 내일 진행할 백봉 능선이 하늘금을 그으며 달려가는 모습이 한눈에 들어왔다.
리프트가 있는 능선을 따라 진행하다 Y갈림길에 이른 다음, 오른쪽의 길을 따라 헬기장을 지나자마자 마치고개로 내려서게 되었다(18:10).
<평내호평역 인근 아파트단지>
<마치고개>
평내호평역 전철역이 왼쪽에 있다고 잠시 착각하여 길을 건너 발걸음을 옮기는 순간 6번 버스가 휙 지나갔다. 동행한 분이 오른쪽 방향이 아니냐고 물었다. 지형도를 보는 순간 내가 착각한 것이 확실했다. 무안하고 창피하였지만, 구룡터까지만 걸어가기로 했다.
구룡터에는 버스가 많이 왕래하였고, 아무렇게나 버스를 잡아도 평내호평역을 통과(한 정거장)하는 것 같았다.
<둘째날>
구름이 얕게 깔리긴 해도 산행하기엔 더 이상 좋을 수 없는 날씨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김밥을 먹으며 구룡터에서 하차한 후 어제 내려섰던 마치고개로 향했다. 자켓을 벗어 배낭에 수습하고 산행준비를 마치자마자 바로 백봉을 향하여 오늘의 여정을 시작했다(08:00)
<마치고개 가는 길 - 천마산은 구름 속에 숨었다>
<마치고개 백봉산 들머리>
정상(백봉) 1.5Km 지점을 넘어서자 등로가 평탄해진다. 통나무계단을 올라서자 안테나가 세워진 봉우리에 이른다(08:38). 안테나 시설이 있는 573봉이 높게 올려다 보이고 봉우리 오른쪽 절벽 아래로는 리프트 시설이 설치되어 있었다.
이 봉우리에서 50여m 휘어 감겨지듯 573봉을 우회하여 올라가자 백봉에 안착했다(08:50). 정자안에서 잠시 휴식을 가지며 주변을 조망해 본다. 지형도를 보며 어떻게 진행할 지를 가늠하려고 하는데, 다음 지형도를 넘기고 보니 수리넘이고개까지 제대로 연결이 되지 않는다.
아뿔싸! 홀대모 홈페이지에 있는 지형도를 출력하고 왔는데, 아마도 출력과정에서 밑에 부분이 잘린 모양이다. 인터넷 접속이 수월하면 산 정상에서 휴대폰을 열어 확인하면 될 일이지만 그 것마저 원할하지 않다. 어쩔 수 없이 대충 남쪽으로 방향을 잡고 감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표지기를 만나면 다행이고...
<나의 길동무 - 검은등뻐꾸기, 일명 홀딱벗고새>
<573봉 전위봉에서 본 불수사도북>
<백봉산에서 본 용문산은 구름에 떠 있다>
<수락지맥의 용암산과 수리봉>
점점 여름의 한가운데로 다가가는 느낌이다. 한 여름처럼 날씨가 무더워진다. 불이난 지점이 나타났고, 송전탑에 이르렀다(09:16). 계속하여 넓은 길을 따라(당연히 외길로 생각하여) 우측으로 꺾여 남서방향으로 내려섰다. 그러나 동쪽으로 꺾이며 내려서야 하는데, 오히려 서쪽에 가깝게 진행하는 것이 의심되는 순간 절이 나타났다. 묘적사였다. 지형도를 확인하니 내 위치가 그제야 확실해졌다. 등로에서 서쪽으로 1.5km 떨어져 있었다.
부처님을 뵙고 가라는 의미로 받아드리고 부처님전에 합장배례한 후 다시 왔던 길을 되돌아 올라가기 시작했다. 세상 인생사가 그렇지만 정상적으로 진행할 때는 그렇지 않더라도 잘못 된 길을 되돌리려고 할 때는 힘이 더 드는 것 같다.
송전탑에 다시 도착하기까지는 정확하게 50분이 소요되었다. 자리에 털썩 주저 앉아 막걸리를 컵에 따르지도 않고 벌컥거리며 마셨다. 핑계에 10분을 더 쉬었다. 어쨌든 방향을 잡았고 지형도에서 내 위치를 가늠할 수 있으니 길을 놓치지는 않을 것이다.
<공사 중인 묘적사>
안부사거리에서 운동시설이 있는 339봉을 지나(10:32), 100여m를 가다 직진의 좋은 길을 버리고 우측으로 급하게 내려서자 67번 송전탑 아래를 관통하여 덕소와 화도를 잇는 수리넘이고개에 도착한다(10:47). 도로를 무단횡단하여 우측의 임도를 따라 올라가자 삼각점이 있는 같은 높이의 339봉에 이른다(11:06). 왼쪽의 골프장을 보며 그 진입로 위의 동물이동통로 위를 지나자 여기저기에 두릅이 널려있어 따고 가기로 했다. 한번은 누군가의 손을 거쳤겠지만 그럭저럭 고래산 갈림길에 이를 즈음 두어끼 찬거리는 될 정도로 두둑하였다(12:15). 배낭을 바닥에 부린 후 고래산 정상을 찍고 제자리에 오기까지는 15분 정도가 소요되었다. 그 자리에 앉아 점심식사를 했다. 새벽에 구입한 김밥이라 영 맛이 나지 않아 조금전에 올라 오면서 딴 생두릅을 반찬으로 삼았다.
<수리넘이고개>
<마루금에서 벗어나 있는 고래산>
먹치고개까지는 1km 정도 떨어져 있었고, 도로를 건너(13:10) 반시계방향으로 임도처럼 넓은 길을 휘어 감겨져 올라가자 산나물을 채취하기 위해 나온 아낙네 여럿과 조우하였다. 비슷비슷한 봉우리와 헬기장을 지나(13:55) 통신시설이 있는 갑산에 이르렀다(14:00)
점점 진행속도가 떨어지는 느낌이다. 그도 그럴 것이 어제 산행에 이어 날씨가 더위지면서 힘이 부친다.
<먹치고개>
<갑산>
갑산을 완만하게 내려서면서 넓은 헬기장을 지나 왼편으로 꺾인 다음 200여m의 급경사로 내려서자 새제고개에 이르렀다(14:16). 점점 등산객들이 많아지고, 시끌벅적해 진다.
넓은 등로를 따라 올라 463.4봉의 운길산과 적갑산 갈림길에 이른다(14:30). 몇 번 왔던 길이기 때문에 익숙한 모습이다.
<새제고개 - 지형도에는 새재고개로 되어 있다>
<적갑산>
오른쪽 방향 내리막 안부의 새우젓고개를 넘어 적갑산(564m)에 도착한 후 남아있는 막걸리를 모두 비우고 사과 하나로 요기를 했다(14:50). 이렇게 해도 속보로 진행하면 금세 또 갈증이 났다. 활공장 근처 산중매점에 들러 캔맥주 하나를 구입하여 그 자리에서 벌컥거리며 다 들이켰다(15:10). 갈증이 가시는 듯 했지만, 예봉산 넘을 때 즈음 또 갈증이 생길 것이다.
활공장에서는 남산, 도봉산과 북한산 그리고 수락지맥의 끝자락이 조망된다. 철문봉(636m)을 지나 헬기장의 산중매점을 한번 더 들를까 하다가 그냥 지나치기로 한다. 예봉산(683m)에 도착한 후, 길게 휴식을 취하며 주변의 산세를 조망해본다(15:37).
<예봉산>
<팔당대교>
<두물머리 - 남한강과 북한강의 만남>
대부분의 산객들은 우측 팔당역 방향으로 하산을 하지만 왼쪽의 마루금을 따라 내려서자 벚나무쉼터와 율리봉을 지나게 되고 율리고개 4거리에 안착한다(16:19)
오름길이 이외로 가파르다. 일단 중간봉에 이르러 잠시 평탄하는 듯 하다가 다시 가파르게 올려치며 헬기장인 예빈산 정상까지 연결이 되어 있다. 예빈산 정상에는 직녀봉(589.9m)이라는 정상석이 세워져 있고, 직진의 능내리 방향과 그 왼쪽의 천마지맥 방향 모두에 지맥 표지기가 달려있다(16:43).
견우봉의 전망을 담고 싶은 마음에 직진방향의 견우봉만 찍고 되돌아 올려고 생각하던 터였다. 어차피 직진의 팔당댐 능선은 몇 번 다녔던 길이라 다시 갈 필요가 없었다. 그런데 견우봉(590m)에 도착한 후(16:57), 생각을 바꿨다. 그 왼쪽의 지리멸렬하게 끊기는 듯 하다가 아슬아슬하게 두물머리로 이어지는 지맥길을 보자 되돌아 가고픈 마음이 생기지 않는다. 선답자들도 팔당댐 방향에 표지기를 여러개 걸어 놓은 것을 보더라도 비슷한 고민을 했을 것 이다.
<두물머리로 가는 원래의 천마지맥길>
<눈물의 6번 국도>
견우봉을 내려서서 조망바위에서 팔당대교와 강변을 따라 이어지는 6번 국도를 바라보며 상념에 빠져 든다. 팔당대교 인근이 308km 한반도횡단 울트라마라톤(강화도-강릉경포대) 코스의 1/3 지점으로, 2005년과 2006년에 대회에 참가하여 이 구간을 지날 때 무척 힘들었었다. 한걸음 한걸음이 고통으로 점철된 길이었기에 그 기억은 강렬할 수밖에 없다.
고도를 낮추며 17시 15분 승원봉(474m)을 지나 한층 부드러워진 능선 길을 따라 천주교공원묘지에 이른 다음 봉안터널 위에서 팔당댐으로 내려서며 천마지맥을 마무리 한다(17:40). 버스로 팔당역으로 이동했지만, 지하철 안은 등산객으로 초만원이다. 그나마 늦지 않게 집에 도착하여 가족들과 함께 저녁식사를 즐길 수 있었던 것이 다행이다.
<팔당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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