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함수곤의 `한밤의 사진 편지` 원문보기 글쓴이: 함수곤
한밤의 사진편지 제1752호 (12/10/12/금)
'한사모' 카페 'romantic walking'으로 가시려면 아래를 클릭하시면 됩니다. | |
새로운 체험 - 몽골에서 말타기 (4)
글, 사진, 편집, : 한사모 운영위원 김소영
간밤의 번개 쇼는 깜쪽같이 막을 내리고 새 아침은 또 상쾌하게 펼쳐집니다.
우리가 아침운동을 하는 동안 캠프의 주방장 아줌마는 식사를 준비합니다. 그녀는 아직도 재래식으로 아궁이에 장작을 때어 음식을 만듭니다. 가마솥에 밥을 하고 쇠죽을 끓였던 옛날 우리네의 생활이 생각납니다.
어려운 여건에서도 가끔 한식도 흉내내어 식탁에 올립니다. 한국은 구경도 못했다는 그녀는 배추 김치와 깍두기, 고사리까지 넣은 육개장을 맛나게 끓여주기도 합니다.
그리고 늘 따뜻한 차를 마실수 있게 준비해 줍니다.
오늘은 아침밥을 든든히 먹고 숲속 운동회를 하러 갑니다. 칭기스칸의 고향인 빈데르 서쪽의 초원으로 소풍을 떠나는 날입니다.
끝없는 초원을 한참 달리니 이렇게 숲이 나타나네요. 몽골에서 보는 숲, 참 반갑습니다. 잠시 차에서 내려 말보기, 꽃따기도 하고 하늘도 보는 휴식시간입니다.
자작나무 군락을 지나니 울창하고 서늘한 소나무 숲이 나타납니다. 소나무 숲을 지나는 푸르공의 행렬이 잠자는 숲을 깨웁니다.
미니 마라톤을 하기 위해 찾은 적송 군락지. 몽골 내에 이렇게 빼곡한 숲을 찾기란 쉽지 않습니다. 활동하기 전에는 또 준비체조를 빠뜨릴수 없지요. 침엽수가 내뿜어주는 피톤치드를 힘껏 들이키면서...
몸을 풀고 이 소나무 숲에서 4km를 달리는 미니 마라톤의 시작입니다.
저 쪽 강 까지 달리는 마라톤입니다. 잠들어있던 숲이 깨어납니다. 순위에 따라 시상도 있다니 조의 명예를 걸고 힘껏 달립니다. 상태를 잘 조절하면서 포기하지 않고 뛰어 봅니다.
태어난 후 마라톤은 처음입니다. 비록 미니 마라톤이지만,
남, 여 마라톤 우승자들, 오늘은 월계관 대신 들꽃관이 더 어울립니다. 초원의 마라톤이 주는 아름다운 선물, 아름다운 사람들입니다. 우리 9조에서 석권을 했네요. 남자 1등과 여자 2등을 했으니,
더 재미있는 준비운동입니다. 인솔 조교들이 꼭짓점댄스 시범을 보여주는데 몽골 가이드들의 꼭짓점댄스는 그냥 흉내만 내는 정도가 아닙니다.
이것도 한류의 힘일까요.
우리들이 오히려 몸치인듯 합니다. 동서남북으로 꼭짓점 찍어가며 박자를 맞추는데 음치가 있듯이 몸치, 박치도 있습니다 내가 너무 열심히 하고 있네요. 12인 13각, 첫돌 아기 걸음마처럼 어둔하기 짝이 없습니다. 하낫! 둘! 하낫! 둘! 구령에 맞춰 걸어보지만 몸 따로 마음 따로입니다.
팀 선수 5명이 제기를 떨어뜨리지 않고 많이 패스하는 게임입니다. 제기차기 선수로 나섰는데 도무지 말을 안 듣네요. 젊은 이들이 어깨동무를 하고 힘 모아 응원을 해준 보람도 없이 예선에서 탈락,
물병을 들고 열심히 응원을 합니다만 OX 퀴즈, 제기차기, 림보, 코끼리코로 돌기, 신발 던지기 등
게임에서 이기지 못한 것을 응원 성적 2등으로 만회하고 보니 오늘 총점 환산으로는 마라톤 성적이 좋아서 우리 9조가 최고 점수입니다.
운동 후 땀을 씻을 때의 상쾌함을 어디에 비유할수 있을까,
총알이 날아드는 전쟁터에도 꽃은 핀다지요..
초원은 온통 꽃잔치입니다. 작고 가녀린 꽃망울을 지닌 야생화들 향기가 어찌나 그윽한지 천국이 이러할까 생각해 봅니다.
우리가 운동회와 물놀이를 즐기고 있을 때 현지인들은 우리가 점심으로 먹을 <호르헉>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호르헉>은 양고기로 만드는 대표적 몽골음식입니다.
그러나 오늘은 흑염소에 감자 양파 당근 등 야채를 함께 넣고 조리합니다. 우리들은 대부분이 양고기를 부담스러워하기 때문입니다.
주먹마한 검은 돌을 미리 달구어서 양철통에 함께 넣으면 돌의 열기로 고기가 더 잘 익는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돌을 지니면 건강에 좋다고 합니다.
저 양철통 안에는 뜨겁게 달군 돌과 함께 켜켜로 쌓인 고기와 야채가 익어갑니다. 완전한 보양식입니다.
점심식사 시간입니다. 푸르공 사이에 차일을 치니 멋진 식탁이 됩니다. 초원위에 펼쳐진 자연을 닮은 밥상입니다.
처음으로 몽골의 전통음식 <호르헉>을 먹습니다.
뼈를 손에 들고 바베큐처럼 입으로 뜯습니다. 이게 제대로 <호르헉>을 먹는 법이라고 하네요. <호르헉>이 기름진 고기이기 때문에 먹은 뒤에는 꼭 따뜻한 물이나 차를 마셔야 합니다.
초원에서 휴식, 솔방울을 치우고 자리를 깔고 누우니 야외 침실이 됩니다. 벌레들이 침입할 수 없으니 안심입니다. 자연이 나이고 내가 자연입니다.
하루의 일과가 끝나는 시각, 칭기스터넛 캠프에 다시 밤이 찾아듭니다. 밤하늘에는 빛나는 별들이 하나, 둘씩 모습을 드러냅니다.
하얀 게르 위로 별이 쏟아져 내리는 몽골의 밤하늘! 그저 별이 담겨있는 곳이 하늘이고 별이 빛나지 않는 곳은 땅이라는 것, 구릉이라는 것, 초원이라는 것을 짐작할 뿐입니다. 머리 위로는 가끔씩 유성이 떨어져 내리고 저희들끼리만 하늘에서 반짝반짝 빛나며 저들만의 언어로 속살거립니다.
푸른 초원의 푸른 별 밤, 아무래도 오늘 밤은 잠들지 못할 것 같습니다.
|
|
출처: 함수곤의 `한밤의 사진 편지` 원문보기 글쓴이: 함수곤
첫댓글 천국에서 천사들이 맘껏 행복을 누리는 모습 보는 순간 함께 하는듯 즐거워집니다. u자걷기에서 건강하게 만납시다 김균순이 짝짝!
바른 자세로 잘 걸으시던 반장님의 모습이 선 합니다.
자주 뵙지 못해 아쉽습니다만 U자걷기에서 만날수 있어 기다려집니다.
명예를 걸고 달린 마라톤 !! 부럽습니다.
꼭기점 댄스 & 초원 운동회 & 몽골의 전통 음식 "호르릭" !!
자연을 맘껏 즐긴 님이 자랑스럽습니다.ㅉㅉㅉ
새로운 경험은 늘 신선하지요.
모두 처음 해 본 일들...
하고 싶은 일은 언제나 도전하라고 하지만 주저하고 포기 할 때가 많지요.
나이 탓은 하지 않기로 했지만 여전히 어쩔 수 없는 장애물인 것을....
항상 진취적이고 탐구적인 소영님..님의 몽골 말타기 체험은 우리 모두의 간접적인 꿈의 실현이었습니다. 그대의 도전적 정신과 실천은 부러움과 한사모의 자랑임을 동시에 느끼게 합니다. 장하십니다.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