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어릴적 자란 곳은 경상남도 마산이다.
오랜만에 고향이야기 한번 해 볼까 한다.
신마산에서 가야백화점을 지나 수출자유지역 못 미쳐 좌측에 보면...
고속버스 터미널이 있고 그 옆에 자그마한 5층짜리 아파트가 들어서 있다.
아파트 이름이 양덕복지아파트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아파트 위쪽 벽에 나무에 뺑끼칠을 했는지 스뎅인지 모르지만
하여간 큼지막하게 아파트 이름이 걸려있었다.
지금은 재건축을 했는지 모르겠다.
이 아파트에 얽힌 사연을 이야기 하고자 한다.
지금은 야구해설을 하고 있는 무쇠팔 최동원이라는 그 당시 걸출한 야구선수가 있었다.
아마 부산출신으로 알고 있는데 가끔 마산에 와서 연습을 했다고 한다.
그 당시 마산상고가 전국규모 대회에서 4강에 들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야구 명문으로 타 지역 팀들...특히 부산에서 마산으로 연습경기 하러 자주 왔다고 한다.
최동원은 이곳 아파트 인근에 숙소를 잡고 낮에는 학교에서 연습을 하고
밤에는 아파트 주차장으로 나와 개인연습을 했다고 한다.
훌륭한 선수는 그냥 나오는게 아닌가 싶다. 낮이나 밤이나 연습에 몰두했다고 한다.
학교에서 연습이 끝나면 아파트 추자장에서 아파트 벽면을 향해...
하루에 1000개 이상의 공을 뿌렸다고 인근의 주민들은 지금도 이야기 하곤 한다.
재주가 아무리 뛰어나도 노력하지 않고는 천재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을 실감할 수 있었다.
어느날....그날도 어김없이 최동원이 아파트 주차장에 볼을 뿌려댔다.
아파트 벽면을 향해 공을 뿌리고 튕겨 나온 공을 받아내고....이러기를 서너 시간....
그런데 어느 순간 손을 떠난 공이 아파트 간판을 때렸다.
양덕복지아파트의 <o>받침자가 떨어져 버렸다,.
졸지에 <양덕복지아파트>가 <야덕복지아파트>가 되었다..
며칠 후 그곳을 지나가다 보니 최동원의 공에 맞아 <덕>자도 떨어져 나가 있었다.
<야 복지아파트>가 되어 버렸다.
며칠 후 그날도 어김없이 공을 뿌린다.
이번에 정조준을 해서 던지는가 싶더니 결국 복 자 밑에 <ㄱ>자를 맞추고 말았다.
우려했던 일이 일어났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최동원의 손을 떠난 공은 결코 맞추어서는 안되는 <트>자를 맞히고 말았다.
이후 아파트 자치관리회의에서는 이 일로 인하여 아파트 이미지 훼손과 아파트 가격의 하락을
방지하기 위하여 남아 있던 조각들을 떼어내고 양덕복지아파트라고 예쁘게 페인트를 칠했다고 한다.
이거 실홥니다. 그 동네에서는 아직도 전설처럼 내려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