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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은 시간이다" -- 섬집아기, 2002. 5. 10.
-- 이전 한담 생략 --
섬집 아기 ▶ 아직 팔팔해용~
벅수 ▶ 그 젊음 전부 다 엉뚱한 데에 다 쓰지?
섬집 아기 ▶ ㅋㅋㅋ;;;
벅수 ▶ 우쨌던 간에... '생각'에는 두 가지가 있다. '사실'에 대한 생각과 심리적인 생각 말이다. 그런데 우리 인간들에게 고통을, 갈등을 주는 것은 전자가 아니라, 후자란 말이지. 이것을 전제로 하고 나를 이해시켜 봐라.
벅수 ▶ 생각은 시간이다.
벅수 ▶ 여기서 니가 시작해 보라니까.
벅수 ▶ 나한테 그 의미를 이해시켜 봐요!!!
섬집 아기 ▶ 읔;
섬집 아기 ▶ 음
섬집 아기 ▶ 여기 과자가 있네요
섬집 아기 ▶ 이건 사실입니당
섬집 아기 ▶ 음...
섬집 아기 ▶ 근데
섬집 아기 ▶ 내가 과자가 있다! 라고 생각해 버리면
섬집 아기 ▶ 이미 과거에요;;
섬집 아기 ▶ 아 어렵다 ;;
벅수 ▶ 그래 가지고는 상대방이 잘 알아 먹겠냐?
섬집 아기 ▶ ㅡ.ㅜ;
벅수 ▶ 차근차근 얘기해 봐라.
벅수 ▶ 생각은 시간이다.
벅수 ▶ 생각의 속성과 시간의 속성을 구분해서 말이다.
섬집 아기 ▶ 생각이
섬집 아기 ▶ 과건데;;;
섬집 아기 ▶ 이미 어떤 것이었다 하고 단정지어 버리잖아요 생각이
벅수 ▶ 음... 계속해 봐라.
섬집 아기 ▶ 유동적이지 못하고
섬집 아기 ▶ 단정지어진 틀 안에서
섬집 아기 ▶ 계속 갖혀 있게 되요
벅수 ▶ 그래서야 상대방이 잘 알아 들을까?
섬집 아기 ▶ ;;;
벅수 ▶ 생각 = 시간이니까
벅수 ▶ 생각의 속성이나 시간의 속성이나 같겠지?
벅수 ▶ ...
섬집 아기 ▶ 생각하고 시간하고 왜 같아요?
벅수 ▶ 그럼 안 같애?
벅수 ▶ Thought is time.
벅수 ▶ 둘이 같다는 말이잖아!
벅수 ▶ 생각은 시간이다!
섬집 아기 ▶ 그러니까 왜 둘이 같냐구요...
벅수 ▶ 좋다... 저더러 나를 이해시켜 보라고 했더니... 결국
벅수 ▶ 나더러 자기를 이해시켜 보라는 거구만... 나쁜 넘...
섬집 아기 ▶ ㅋㅋㅋ
벅수 ▶ 생각이 과거라는 사실은 이해하니?
섬집 아기 ▶ 넹;
벅수 ▶ 진짜가?
섬집 아기 ▶ 넵
벅수 ▶ 정말로?
섬집 아기 ▶ 네
벅수 ▶ 그런데 왜 "생각은 시간이다"를 몰라?
벅수 ▶ 바로 그 말인데?
섬집 아기 ▶ 근데 생각이
섬집 아기 ▶ 미래도 될 수 있어용?
섬집 아기 ▶ 앞을 내다보는 생각?
섬집 아기 ▶ 예측... 그런 거요
벅수 ▶ 봐라이... 이건 중딩 뺀질이 한테도 얘기해 준 건데...
벅수 ▶ 니가 중딩 뺀질이보다도 더 이해 못해서야 되겠어?
섬집 아기 ▶ 하지만 걔는 원조인데요 `_`;
벅수 ▶ ㅎㅎ
벅수 ▶ 슬쩍 구렝이 담 넘어 가는 소리...
섬집 아기 ▶ ㅋ
벅수 ▶ 부끄럽지도 않은가 봐!
벅수 ▶ 봐라... 생각은 과거지?
섬집 아기 ▶ 네
벅수 ▶ 그러니 그 '과거'로써 아무리 '미래'를 떠올려 봐야,
벅수 ▶ 그게 뭐란 말이고?
섬집 아기 ▶ 과거요
벅수 ▶ 가만...
벅수 ▶ "생각"은 과거의 경험이 지식의 형태로
벅수 ▶ 두뇌 속에 저장된 기억의 활동이다. 맞니?
섬집 아기 ▶ 네
벅수 ▶ 간단히, "생각은 기억의 활동일 뿐이다" 맞아요?
섬집 아기 ▶ 네..
벅수 ▶ 그런데 기억이 바로 '과거'지?
섬집 아기 ▶ 네
벅수 ▶ 그러니 아무리 미래를 생각해 본다고 해도, 그건 결국 '과거'의 작용이다. 맞니?
벅수 ▶ 미래를 '생각'한다고 해도, 결국은 생각의 작용 아니니!!!
벅수 ▶ ...
섬집 아기 ▶ 음
섬집 아기 ▶ 넵
벅수 ▶ '생각'은 그렇게 과거와 미래로만 왔다 갔다 할 수 있을 뿐이란 말이다. 어떠냐?
벅수 ▶ ...
섬집 아기 ▶ 그럼 현재는요?
벅수 ▶ 현재 순간에는 '생각'이 작동할 수 있니, 없니?
섬집 아기 ▶ 글세요~~
벅수 ▶ 음... 여기서 잘 모르는 모양이구나...
벅수 ▶ 뺀질이 대화 1번 읽어 봤어요??
벅수 ▶ ...
섬집 아기 ▶ 제목이 머죠?
벅수 ▶ ㅎㅎ
벅수 ▶ "생각은 시간이다" 바로 그거다!
섬집 아기 ▶ 오래 전에...
섬집 아기 ▶ 읽어 본 기억이...;;;
섬집 아기 ▶ 아아~ 가물가물
벅수 ▶ 음...
벅수 ▶ 이건 '이해'의 문제이지, '기억'의 문제가 아닌데?
섬집 아기 ▶ 그때 기분으로 이해했다고 생각했는데
섬집 아기 ▶ 지금 보니 아니네요;;
벅수 ▶ 그러니까... 사실은 이해를 못했단 말이구만...
섬집 아기 ▶ 넵 -_-;;
벅수 ▶ 여기서 '감응'이 나오는 거거든요!!!
벅수 ▶ ...
벅수 ▶ 연필을 보고 '연필'이라고 이름 불러 버리면,
벅수 ▶ 현재의 연필을 '과거'로써 대면하는 거라고 했지? 어떠냐?
섬집 아기 ▶ ㄴㅔ
벅수 ▶ 이건 이해할 것 같다. 그러면 왜 그런지만 설명해 봐라.
벅수 ▶ ...
섬집 아기 ▶ 연필이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각하기에
섬집 아기 ▶ 연필이지
섬집 아기 ▶ 혹시 연필이 아닐 수도 있거든요;
벅수 ▶ 으이구... (아까 '과자' 얘기했던 것과 똑 같은 거잖아요!)
섬집 아기 ▶ ;;;
섬집 아기 ▶ 그... 그럼
섬집 아기 ▶ 연필이라는 생각에서 나온 단어니까
섬집 아기 ▶ 눈으로 물체를 보고
섬집 아기 ▶ 머리속으로 가서 '아 저것은 연필~' 하면서 생각
섬집 아기 ▶ 그래서 말하니까
섬집 아기 ▶ 생각에서 나온 연필이에요
벅수 ▶ 그렇지! 그러니 '이름'으로 부르면 벌써 '과거'로 보는 게 되잖아요?
섬집 아기 ▶ 넹..
벅수 ▶ 그런데 그 생각은 또한 '미래'를 그려보는 습성도 있단 말이지.
벅수 ▶ ...
벅수 ▶ 그런데 아무리 '미래'를 그려 본다고 해도,
벅수 ▶ 그게 역시나 '생각'이잖아요!!!
섬집 아기 ▶ 네
섬집 아기 ▶ 다 과거에서 나온거니까
벅수 ▶ 그러니 "생각은 오로지 과거와 미래로만 왔다리 갔다리 할 수 있을 뿐이지?"
섬집 아기 ▶ 네
벅수 ▶ 그러면 지금, 현재, 이 순간에는 뭐가 있겠니?
섬집 아기 ▶ 가?
섬집 아기 ▶ 감응
벅수 ▶ 그 연필을 이름 붙이지 않고 바라 보는 상태 말이다. 그게 뭐겠어?
벅수 ▶ 그래 바로 그게 '감응', '지금, 여기, 이 순간'이다. 어떠냐? 맞아요?
섬집 아기 ▶ 넵
벅수 ▶ 진짜가?
섬집 아기 ▶ 넹
벅수 ▶ 그러니 봐라, "생각은 시간이다"가 될 수밖에 더 있니?
벅수 ▶ ...
벅수 ▶ 또 아니니?
섬집 아기 ▶ 맞아요
섬집 아기 ▶ 알겠네요 ㅋ
벅수 ▶ 진짜가?
섬집 아기 ▶ 네
벅수 ▶ 못 믿겄다.
벅수 ▶ 우짤끼고? 나를 우째 믿게 할 거고?
섬집 아기 ▶ 우음;
벅수 ▶ ...
벅수 ▶ 야, 섬집아! 지금 내가 넘 졸리거든... 이상하다... 이런 적이 없었는데 말이다...
섬집 아기 ▶ ㅋ
벅수 ▶ 잠시 커피 한잔 마시고 계속하자.
섬집 아기 ▶ 네..
벅수 ▶ 그래. 컴 그대로 켜 봐라이~~~잉?
섬집 아기 ▶ 네;;
벅수 ▶ 자, 자!
벅수 ▶ "생각은 시간이다"를 정말 이해했다면, 이제 니가 나한테 이해시켜 보라니까요.
섬집 아기 ▶ 음
섬집 아기 ▶ 생각이 왜 시간이냐면
섬집 아기 ▶ 생각하면
섬집 아기 ▶ 이미 과거 속에 있기 때문에
섬집 아기 ▶ 생각하고 있으면 과거속에 속해져요
벅수 ▶ 왜?
섬집 아기 ▶ 생각은
섬집 아기 ▶ 어떤 때에 확정지어진 것들
섬집 아기 ▶ 그러니까 지금 말고요
섬집 아기 ▶ 어제도 좋고 몇년 전도 좋으니까
섬집 아기 ▶ 그 과거 속에서 생각이 나와용
섬집 아기 ▶ 그래고 생각은 미래도 포함하고
벅수 ▶ 그러니 "생각은 이미 알고 있던 지식의 활동"이란 말이지? 그리고 그것이 '과거'에 대한 '생각'이던지, '미래'에 대한 생각이던지 간에 전부다 '생각'이란 말 아니니!!!
섬집 아기 ▶ 네. 네 지식의 활용
벅수 ▶ 기억의 활동
벅수 ▶ 그렇지?
섬집 아기 ▶ 네
벅수 ▶ 그러면 '지금, 여기, 이 순간'의 '사실'은 '생각'으로 나타낼 수 있겠니, 없겠니?
섬집 아기 ▶ 힘들죵
벅수 ▶ 힘드는 게 아니라. 결코 나타낼 수 없다!!! 어떠냐?
섬집 아기 ▶ 과거로부터는 현재, 지금이 나오질 않네요
섬집 아기 ▶ 네
벅수 ▶ 그래, 그래, 과거를 가지고는 '지금'을 나타낼 수가 없어요!!!
벅수 ▶ ...
벅수 ▶ 어떠냐?
섬집 아기 ▶ 네
섬집 아기 ▶ 맞아요
벅수 ▶ 그런데 '인간'은 인생을 오로지 생각으로만 살아 왔어요!!!
섬집 아기 ▶ 네
벅수 ▶ 그러니 그게 무슨 뜻이고?
벅수 ▶ 현재 순간을 못 산다는 거잖아요? 과거나 미래 속에서만 살아요!!! 맞아요?
섬집 아기 ▶ 음... 우리는 과거 속에 살고 있네용
섬집 아기 ▶ 네
벅수 ▶ '인생'은 분명히 '순간순간'의 연속이다. 맞니?
섬집 아기 ▶ 네
벅수 ▶ 그런 순간순간이 이어져서 80년, 또는 100년을 살아요. 맞지?
섬집 아기 ▶ 네
벅수 ▶ 그런데 그 인생을 '생각'으로만 살아가니까... 현재를 못 산다는 말이다. 어떠냐?
섬집 아기 ▶ 넵
벅수 ▶ 그 과거와 미래가 뭐라고 했니?
벅수 ▶ 슬픔과 두려움이다. 맞아요?
섬집 아기 ▶ 생각요
섬집 아기 ▶ 음
벅수 ▶ Time-thought is the root of fear.
벅수 ▶ 그랬잖아요!!!
섬집 아기 ▶ 네
벅수 ▶ 그러면 과거나 미래에 매어서 사는 한, 두려움은 영원한 거지?
섬집 아기 ▶ 네. 네
벅수 ▶ 그러면 여기서 또 봐라.
벅수 ▶ 현재, 그, 순간, 지금, 여기에는 두려움이 있을 수 있니, 없니?
섬집 아기 ▶ 당연히 없죠
벅수 ▶ 정말이냐?
섬집 아기 ▶ 네
벅수 ▶ 그런데 왜 맨날 슬픔과 두려움에 빠져서 사냐?
섬집 아기 ▶ 사실을 볼 줄 모르니까요
섬집 아기 ▶ 과거 속에 빠져 있으니까
벅수 ▶ 그렇지!
벅수 ▶ 그러면 순간순간의 사실을 못 보면, 즉 살아온 그대로 '생각'으로만 계속 살아가는 한,
벅수 ▶ 인생의 슬픔과 두려움은 죽어도 해결 안 되는 거지? 어떠냐?
벅수 ▶ (또 모르겠어?)
섬집 아기 ▶ 알겠어요
벅수 ▶ 이것을 분명히 '이해'하는 것이, 사실로 '체득'하는 것이
벅수 ▶ 그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것도 알겠니?
벅수 ▶ 이해, 체득 말이다.
섬집 아기 ▶ 네...
벅수 ▶ 그게 '말'로서가 아니라, 니 몸으로 '얻'어 내야 하는 거란 말이다.
섬집 아기 ▶ 네...
벅수 ▶ 체득을 못 하면, 어찌 되겠니?
섬집 아기 ▶ 빠져살죠 모
벅수 ▶ 그때는 '생각은 시간이다'는 것이 단지 말로만 그렇다는 것 뿐이고,
벅수 ▶ 실제로는 계속 '생각'에 빠져 살게 되겠지?
섬집 아기 ▶ 네
벅수 ▶ 그러면 그게 어찌 이 '사실'을 이해한 것이고? 아니지?
섬집 아기 ▶ 네;;
벅수 ▶ 그러니 순간순간의 '사실' 속에는 슬픔과 두려움과 불안과 갈등과 걱정과 근심과 초조와 하여간에 그 모든 것들이 있을 수 있니, 없니?
섬집 아기 ▶ 없어요
벅수 ▶ 진짜냐?
섬집 아기 ▶ 넹
벅수 ▶ 그래서!!!
벅수 ▶ Actually there is no fear.
벅수 ▶ 그렇게 말할 수 있겠니?
섬집 아기 ▶ 넵
섬집 아기 ▶ 빙고~
벅수 ▶ ("빙고"라니, 그게 무슨 소리고?)
섬집 아기 ▶ 이해했음...
벅수 ▶ 진짜로?
섬집 아기 ▶ (여러 뜻으로 쓰여요...상황에 따라)
섬집 아기 ▶ 네
벅수 ▶ 음...
섬집 아기 ▶ 알겠어요;
벅수 ▶ 그러니 결국 뭐라는 말이고? 니가 정리를 해 봐라.
섬집 아기 ▶ 음
섬집 아기 ▶ 말하자면 인간은 생각 속에 빠셔 산다
섬집 아기 ▶ 그런데 생각은 과거이고
벅수 ▶ 또 미래이기도 하다.
섬집 아기 ▶ 그러기에 인간에게 슬픔, 욕망, 등 등 온갖 부정적 요소가 있다
섬집 아기 ▶ 네
섬집 아기 ▶ 미래
섬집 아기 ▶ 사실은 없는 것인데
섬집 아기 ▶ 생각이 만들어 낸다
섬집 아기 ▶ 사실을 볼 수 있으면
섬집 아기 ▶ 모든 것은 분명해 진다
섬집 아기 ▶ 사실은... 두려움은 없다
벅수 ▶ 그게 바로 모든 "심리적 갈등"의 본질이란 말이다! 맞니?
섬집 아기 ▶ 넵
벅수 ▶ 인간이 당하는 모든 고통은 오로지 '생각'에서 오는 것일 뿐이다. 맞아요?
섬집 아기 ▶ 넵
벅수 ▶ '사실'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란 말이야!!!
섬집 아기 ▶ 네에에엡!!!
벅수 ▶ 그런데 다를 그게 '사실'로 존재한다고 "믿고"
벅수 ▶ 있을 뿐이란 말이다!!!
섬집 아기 ▶ 그렇죠오!!!
벅수 ▶ 이 얼마나 엄청난 아이러니냐?
섬집 아기 ▶ 음...
벅수 ▶ 아이러니... 라고 할 수 있나 몰라도...
벅수 ▶ 하여간에 "없는 것"을 '있다'고 생각하며 살아요...
섬집 아기 ▶ ㄴ
섬집 아기 ▶ ㅔ
벅수 ▶ 좀 이상하지 않니, 지금?
섬집 아기 ▶ 아뇨...
벅수 ▶ 내가 지금까지 당해 온 모든 심리적 갈등, 그 엄청난 고통들이...
벅수 ▶ '사실'에서 온 것이 아니었어요!!!
섬집 아기 ▶ 그건 당연한 거잖아요;;
벅수 ▶ 그런데도 그렇게 그렇게도 고통스럽게 당해 왔잖아???
섬집 아기 ▶ 네... 조금 당하긴 했죠
벅수 ▶ 조금?
섬집 아기 ▶ 넹
벅수 ▶ 그 고통 때문에 심지어는 "자살"까지도 '생각'하곤 하는데도?
섬집 아기 ▶ 음...
벅수 ▶ 모든 인간들이 다 그렇단 말이야!!!
섬집 아기 ▶ 그건 좀... 나약한 심성의 사람일까나..
섬집 아기 ▶ 저는요...
벅수 ▶ 아니다.
섬집 아기 ▶ 이제 겨우 21 년 살았는데
벅수 ▶ 아니에요!!!
벅수 ▶ 지금 니 자신만 두고 볼 게 아니에요. 모든 인간들 말이다. 모든 인간들!!!
벅수 ▶ 지금도, 오늘도 또 그 '고통' 때문에 자살한 젊은이들이 있어요!!!
벅수 ▶ 틀림없어요!
섬집 아기 ▶ 음...
벅수 ▶ 나도 중학생 때...
벅수 ▶ 손목에다가 칼을 대어 본 적이 있어요!!!
섬집 아기 ▶ 헛;;;
벅수 ▶ 긋지는 못 했지만...
섬집 아기 ▶ 저는... 좀 냉혈인간 이라서;;
섬집 아기 ▶ 자살하는 사람들은... 좀 비웃어 주고 싶어요 ;;
벅수 ▶ 부엌칼로... 손목에 대어 놓고... 좀 생각해 보니... 죽기 싫더군... 말았지.
섬집 아기 ▶ ㅡ.ㅡ;;;;
섬집 아기 ▶ 왜 자살을 하죠?
벅수 ▶ 그런데... 그게 사실로 '실행'에 옮기는 사람도 일단 말이다.
벅수 ▶ 설령... 실행에 안 옮기더라도, 당시 내가 당했던 그 '갈등'이 그 얼마였겠니?
벅수 ▶ 지금도 다를 그런 갈등들을 겪으면 살아간단 말이다.
벅수 ▶ 그런데 그게 '사실'이 주는 게 아니란 말이야!!!
벅수 ▶ 그래서 "생각은 시간이다"는 사실을 이해한다는 것이 그토록이나 중요하단 말이지.
섬집 아기 ▶ 음... 넵
벅수 ▶ 어떠냐? 다른 사람들을 이해시켜야 하겠지?
섬집 아기 ▶ 네... 그런데
섬집 아기 ▶ 그런 고통이 없어진다면
벅수 ▶ 그들의 고통을 풀어주는 일이야!!!
섬집 아기 ▶ 과연 모든 사람이 행복할까요..
벅수 ▶ 음...
벅수 ▶ 고통만 없어지면 그게 '행복' 아니니?
벅수 ▶ 어떠냐?
섬집 아기 ▶ 아마도... 행복에 겨워 고통을 원하는 사람들이 생겨날 껄요...;;
벅수 ▶ 정신이상자다, 그건.
섬집 아기 ▶ ㅡ.ㅡ;;; 그런가요;;
벅수 ▶ 실제로 그런 사람도 있겠지. 미친놈들 말이다.
섬집 아기 ▶ 예를 들자면 퍼즐 같은 거요...
벅수 ▶ 제정신으로 사는 사람은 안 그렇다.
섬집 아기 ▶ 한눈에 빤~히 들어오는 답이 뻔히 보이는 퍼즐은..
벅수 ▶ 퍼즐?
섬집 아기 ▶ 재미 없잖아요
섬집 아기 ▶ 네
섬집 아기 ▶ 안 할려고 하고...
벅수 ▶ 아니다. 갈등이 없으면, 그 속에는 진짜배기 '열정'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데?
섬집 아기 ▶ 옹...
섬집 아기 ▶ 아아~
벅수 ▶ 그때는 전혀 고통이 없는 '열정'만 남아 있는데?
섬집 아기 ▶ 그럼 고민 없이 열정으로만 산다 이런 거네요..
벅수 ▶ 열정에 무슨 고민이 있니? 열정이 아니니까 그렇지!!!
섬집 아기 ▶ 하고싶은 일에 따라오는 부수적인 것들요
섬집 아기 ▶ 이를테면 돈...;;
벅수 ▶ 돈은 없어도 된다. 열정이 모든 문제를 해결해 주게 된다.
섬집 아기 ▶ 음...
벅수 ▶ 명필이 붓 가리냐?
섬집 아기 ▶ 그렇군요.
벅수 ▶ 진짜로 그림 그리고 싶은 사람은 숯으로 그리기도 할 것이고, 땅바닦에 그리기도 할 것이다.
벅수 ▶ 알겠냐?
섬집 아기 ▶ 넵
벅수 ▶ 자... 그러면 이제 남는 문제는 또 뭐겠니?
섬집 아기 ▶ 끊임없는 알아채기요
벅수 ▶ (너무 빠르다.)
섬집 아기 ▶ 그럼 열정에 몸을 맞겨요
벅수 ▶ 우선은 열정을 쏟을 대상부터 찾아 봐야지!!!
섬집 아기 ▶ 아... 네
벅수 ▶ 니한테는 무슨 열정이 있노?
섬집 아기 ▶ 음
벅수 ▶ 밴드?
섬집 아기 ▶ 베이스 치고 싶어요
섬집 아기 ▶ 네
벅수 ▶ 또 다른 거는?
섬집 아기 ▶ 따른 건... 그다지요
섬집 아기 ▶ 지금... 스승을 찾고 있어요
벅수 ▶ 스승?
섬집 아기 ▶ 네... 가르쳐 줄 스승요
벅수 ▶ 집에서는? 아예 모르고들 계시지?
섬집 아기 ▶ 네
벅수 ▶ 그 봐라... 우짤끼고?
섬집 아기 ▶ 음악하는 건 알고 계시는데... 취미 생활인 줄 아세요
벅수 ▶ 그렇겠지...
벅수 ▶ 우짤끼고?
섬집 아기 ▶ 언젠간 탄로나겠죠
벅수 ▶ 탄로? 탄로라...
섬집 아기 ▶ 그때 되면... 말씀드리고
벅수 ▶ 뭐라고 말씀드릴 건데?
섬집 아기 ▶ 음악할 꺼라고
섬집 아기 ▶ 그래도 짐은 안 될 꺼라고...요
벅수 ▶ 어쨌거나 일단은 연습이나마 열정적으로 해야 할 거 아니냐?
섬집 아기 ▶ 그렇지요...
벅수 ▶ 스승이라... 그 어디 가면 그런 선생이 있다더냐?
섬집 아기 ▶ 수소문 등으로 찾아 봐야지요
섬집 아기 ▶ 그리고 제가 하고싶은 음악 계열 쪽이랑도 맞아야 할꺼고...
벅수 ▶ 야... 이거 내가 왕년에 한 밴드했었어야 하는 건데... 하고 싶었 거든.
섬집 아기 ▶ ^^
벅수 ▶ 그래... 봐라이.
벅수 ▶ "생각은 시간이다"를 이해하는 것이 바로 '열정'으로 이어지는 거다.
벅수 ▶ 맞니?
섬집 아기 ▶ 그렇군요...
벅수 ▶ ...
벅수 ▶ 그렇게 인생을 '열정'으로 못 살면, 이제 '고통'뿐이다. 그것도 맞아요?
섬집 아기 ▶ 네
벅수 ▶ 또 다른 궁금한 거는 뭐고?
섬집 아기 ▶ 지금은 없어요
섬집 아기 ▶ 좀 개운해졌어요
벅수 ▶ 개운해져?
섬집 아기 ▶ 네
벅수 ▶ 무슨 뜻이고?
벅수 ▶ 침울했었니?
섬집 아기 ▶ 그러니까... 꼬여 있던 실타래가 풀린 느낌
벅수 ▶ 뭐가 어떻게 꼬여 있었니?
섬집 아기 ▶ 잘 모르겠어요
벅수 ▶ ㅎㅎ
섬집 아기 ▶ 이상한 여러 가지가 꼬여 있었는데
섬집 아기 ▶ 지금은 좀 좋네요
벅수 ▶ 잘 모르겠던 것이... 그게 하여튼 뭐가 풀렸어?
섬집 아기 ▶ 음... 아마도 열정의 문제가 아니었을까나..
벅수 ▶ 그래... 그럴 거다, 아마도 말이다.
벅수 ▶ 저녁에는 뭐 할 거고?
벅수 ▶ 이제 밥 먹고 와야지.
섬집 아기 ▶ 네...
섬집 아기 ▶ 딱히 할 일은 없어요..
벅수 ▶ 알았다. 무슨 급한 일 있으면, 전화로 연락해라.
섬집 아기 ▶ 네 그럴께요
벅수 ▶ 그래... 그럼 나중에 보면 또 보는 거고...
섬집 아기 ▶ 네..
벅수 ▶ 못 보면, "잘 있겠지" 하고 있을께.
섬집 아기 ▶ 네 ^^;
섬집 아기 ▶ 그럼 전...
벅수 ▶ 그래...
벅수 ▶ 또 보자.
벅수 ▶ 안녕...
섬집 아기 ▶ 네..
☆ 섬집 아기(0000000) 님께서 나가셨습니다.
2002. 5. 10.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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뺀질이 대화 -- Dialogue
"생각은 시간이다" -- 섬집 아기, 2002. 5. 10.
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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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01.21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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