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짜: 2005년 12월 16일 8시
캐스트: 최민철, 김선미, 최재웅, 유미, 유정은 외..,
날짜: 2005년 12월 21일 8시
캐스트: 최민철, 신주연, 최재웅, 유미, 유정은 외...
장소: 성균관대학교 새천년홀
매직... 후기를 올리기 전에 먼저 하고 싶은 말...
저는 개인적으로 ‘비평적 객관성’이라는 말을 싫어합니다. 그리고 사적인 열광과 편견을 전혀 감추고 싶은 생각도 없구요.
혹시나 앞으로 제 글에서 반감이 들더라도, 완벽하게 주관적인 글이므로 악의적인 비난은 삼가 해주시길... 왜 굳이 이런 얘길 하면서 시작하느냐면, 예전에 아이다 후기 때도 그랬었는데 이상하게도 제 글에서 객관성을 기대하시는 분들이 많은 거 같아서 말이죠... 항상 지극히 주관적이라고 밝히는 데도 말이죠... 거참.. 알수가 없다는.. ㅋㅋ 그러니 객관적인 리뷰를 원하시는 분들은 제 글을 읽지 마시길 당부합니다... ^^;;
실은 지난주 금요일날 매직을 처음 보고선, 이 작품은 정말 아니군... 이러고선 그냥 덮어 두려고 했었답니다. 그래서 대충 후기를 써서 올려버렸는데, 그러고 돌아서보니 영 뭔가 찜찜한 것이.... 이 작품의 근본적인 문제점이 뭔지, 꼼꼼하게 따져서 몇 자라도 써놔야지 속이 편할 꺼 같더라구요... 그래서 결국은 이렇게 후기를 다시 씁니다. 아무 생각 없이 그저 편안하게 볼 수도 있는데, 괜히 골치 아퍼 가면서 사서 고생하는 건지도 모르겠지만서두... 암튼 제대로 리뷰를 쓸려고 이번 주에 다시 보고 왔답니다.. ^^;;
이미 나와 있는 곡들을 이용해서 만든 컴필레이션 스타일 작품으로 이 작품이 처음은 당연히 아닙니다. ‘달고나’나 ‘와이키키 브라더스‘외에 몇몇 있었었죠... 그런데 한 가수의 음악만으로 한 작품을 만들어냈었던 경우는 우리나라에선 아직 없었잖아요. 그래서 사실 살짝 이런 생각도 했었죠.. 와.. 이제 우리나라에서도 ’맘마미아‘같은 뮤지컬이 나올래나... ㅎㅎ 브로드웨이에서는 ’맘마미아‘의 성공에 힘입어 그와 비슷한 작품들이 줄줄이 나왔었죠. 빌리조엘의 ’무빙아웃‘, 퀸의 ’위윌락유‘, 엘비스프레슬리의 ’올슉업‘, 비치보이스의 ’굿바이브레이션‘ 등등... 뭐 나열하자면 끝이 없죠.. ㅋㅋ 대부분 관객들의 썩 좋은 반응을 얻지 못한 걸로 알고 있구요. 이미 만들어진, 알려진 음악들을 가지고 만들기 때문에 탄탄한 극본과 적절한 구성이 없다면, 당연히 외면당하기 쉽상인거니까요.
그렇다면 아바의 음악으로 만들었던 ’맘마미아‘가 좋은 평가를 받으면서 관객몰이에도 성공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우선, 노래와 드라마가 겉돌지 않고, 이미 나와 있던 아바의 노래를 마치 이번 작품을 위해 만들어진 음악인 것처럼 느껴지게 만들었다는 것이죠.. 사실 뮤지컬을 위해서 새로 음악을 만드는 게 아니라 기존의 노래에 맞춰서 줄거리를 엮어 나가는 게 더 어려운거잖아요. 잘못하면 극따로, 노래따로 흘러가게 되는 거니깐... ’맘마미아‘의 성공의 가장 큰 공신은 아마도 극본이 아니었을까 싶어요. 엄마와 딸 사이의 갈등과 그들의 사랑을 아주 기발하고도 재미있게 그려내었고, 아바의 히트곡들을 절묘하게 상황마다 끼워넣은 그 솜씨에 많은 관객들이 박수를 보내지 않았나 싶거든요. 누구나 너무나 잘 알고 있는 노래의 가사가 작품속의 대사와 무대 상황과 딱 맞아 떨어지는 걸 보면서, 관객들은 자연스레 극속으로 빠져들어가는 것이죠.. 탄탄한 스토리 라인을 만들었다는 점이 이 작품의 성공요인이었던 겁니다.
자, 그럼 ‘매직 카펫 라이드’는 왜 ‘맘마미아’같은 반응을 끌어내지 못하고 있는 걸까요?
일단 대부분의 관객들이 지적하고 있듯이, 스토리의 개연성이 많이 부족합니다. 각 장면 장면과의 연결이 너무 급작스럽고, 자우림의 노래또한 장면에 흡수되지 못하고 둥둥 떠있는 느낌이구요. 매직의 가장 큰 문제점은 바로 작가의 부재입니다. 판타지 성향이 강한 스토리를 일단 만들어 놓고, 가사에 맞추어 노래만 끼워 맞춘 듯 한 느낌이 지배적이거든요. 대체 무슨 생각으로 극본을 쓴 건지 이해가 안된다는... ㅡㅡ;;
게다가 이야기 흐름이 좀 이상한 것이, 이 작품을 다 보고 나면 분명히 주인공은 마왕이거든요. 그런데 공연시간이 40여분이 지나서야 마왕이 등장을 한다는 말이죠. 물론 젤 첫 장면에서 이블리스가 마왕으로 변하는 장면에서 잠깐 보이긴 하지만, 이건 등장이라고도 할 수가 없는 거니... ㅋㅋ 그러니 마왕이 등장하기 전까지, 이 작품의 초반부가 지루해질 수밖에 없는 거 같아요. 사실 이야기의 전개상 중요한 부분인, 이블리스와 마르멜로의 사연을 소개하는 장면은 너무나 후다닥 지나가 버리고 그 뒤에 나오는 장면들은 그다지 흥미롭지 않게 진행되거든요. 그러니 더 극이 축축 늘어지고, 재미가 없고, 그러다 저처럼 졸리기까지 하게 되는 것이죠... ^^;; 차라리 이블리스와 마르멜로의 사연을 좀더 관객들에게 임펙트 강하게 보여주고, 그 뒤에 나오는 잡다한 장면들을 줄이는 게 더 낫지 않을까 싶습니다만... 그리고 마왕은 좀더 일찍 등장하는 게 나을꺼 같구요.
주인공인 마왕이 40여분이 지나야 등장을 하니, 본격적인 드라마도 그제서야 발생하기 시작합니다. 이 작품의 공연시간이 1시간 30여분정도 거든요. 그런데 제대로 된 이야기는, 그러니까 이 작품에서 정말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공연 시작 후 1시간정도가 지난 후에 전개됩니다. 그리고선 30여분만에 모든 상황이 다 진행되고선 극이 끝나는 거죠.. 대충 흐름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파악하시겠죠? ㅡㅡ;;
그리고 캐릭터들이 많이 미약합니다. 항상 제가 말했던 거지만, 주인공외의 캐릭터들에게 설득력이 있어야지, 주인공의 사연에 더 힘이 실리는 거잖아요. 그런데 마왕외에 나머지 캐릭터들은 너무 밋밋하다는 거죠. 마르멜로의 사연도 좀더 비중이 있었더라면, 마왕의 가슴아픈 사랑이 더 부각되었을테구... 미루의 행동에도 좀더 감정이 드러났다면 미미와의 사랑에 대해 더 관객들이 잘 느낄 수 있었을텐데....
사실 마왕도 최민철이라는 배우가 상당히 매력적이게 그려내고는 있습니다만, 좀 문제가 보이긴 합니다. 초반에 등장할때는 다시는 슬픈 사랑같은 건 하지 않겠다고 이야길 하면서, 이 작품의 가장 중심적인 이야기를 살짝 드러내죠. 그런데 바로 다음 장면부터 갑자기 캐릭터가 코믹해집니다. 하지만 이건 별로 나쁘지 않았던 것이, 겉모습에서 비롯되는 일반적인 마왕이라는 캐릭터에서 비롯되는 행동이 아니라서 흥미롭거든요. 문제는 미미가 등장하고 나서 부터인데, 그녀에게 사랑을 느끼게 되면서 갑작스레 ‘비극’이라는 드라마가 발생하거든요. 코믹하던 캐릭터가 갑자기 미미에게 맹목적인 사랑을 구원하는 진지함도 좀 설득력이 없게 보이구요. 물론 그럴 수도 있는 건데, 그다지 설득력없게 제가 느끼는 건 뭔가 흐름의 연결성이 없다는 겁니다.
그런데 뭐.. 정형화된 캐릭터는 필시 어디선가 흔히 본 듯해서 좀 시시해보이고, 다면적인 캐릭터는 자칫하면 공감 안되고 말도 안되는 인물이 나올 수도 있으므로, 몰입을 방해한다는 단점이 있으니... 어떤 것이 좀 더 안전한 건지는 잘 모르겠네요.. ㅋㅋ
그리고 마왕이 주인공이긴 하지만, 극전체에서 볼때 좀 튀는 편이거든요. 저는 개인적으로 최민철이라는 배우에게 상당항 호감을 가지고 있는지라,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재미있게 작품을 보긴 했습니다만... 목소리며 대사톤이며 마왕 혼자서 유독 두드러져 보이는 것이 다른 캐릭터들과의 조화를 조금 깨는 게 아닐는지... 최민철씨의 목소리는 참 좋아하지만, 이 작품에서는 창법이라도 좀 바꾸시는 게 어떨까 생각해봅니다. 일부러 다른 캐릭터들보다 더 두드러지게 하시는 건지도 모르겠지만... ㅋㅋ 하지만 그가 만들어내는 마왕이라는 캐릭터가 매력적인 것만은 부정하지 못하겠네요... ^^;;
또 가장 많이 아쉬운 점은 비주얼적인 부분인데요. 공간이란 단지 인물과 이야기의 부속품이 아니지 않습니까.. 대사와 스토리에서 비롯되는 말 그대로만 무대를 꾸민 게 분명해 보이는.. 좀 많이 허접해 보이는 비주얼 때문에 더 이야기에 몰입을 하지 못한 것도 있거든요. 인물의 이야기는 공간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달리 포장됩니다. 그리고 인물들 간의 심리적 공간 역시 물리적 공간의 통제 방식에 따라 생성되거나 소멸되는 것이구요. 그래서 스토리라인 만큼이나 무대 공간이 중요한 것인데, 이 작품의 무대는 공연장에 들어가면서부터 기대감을 반감시키는 역할을 하더라구요. ㅡㅡ;; 비주얼적인 부분에서부터 자우림 음악의 그 몽환적이고, 약간은 판타지적인 그 분위기를 전혀 살리지를 못하니, 더욱더 스토리와 음악이 따로 노는 듯한 느낌이 드는 것이구요.
사실.. 판타지라는 영역에서는 무엇이든 저질러도 다 용서되는 상상의 성역이지 않습니까.. 요정이 나오고, 마왕과 마녀가 나오고, 꿈속의 세계로 여행도 하면서 시간과 공간을 넘나들고.... 그런 상상력을 대사로만 보이지 말고, 좀더 자유롭게 무대에 펼쳐 보였다면, 어느 정도는 스토리의 취약점을 커버하면서 볼 수 있지도 않았을까.. 싶기도 하네요..
그냥 별루였어... 라고 덮어둬도 될 것을 굳이 이렇게 쓰는 이유는... 어떤 작품이 왜 좋은 지 왜 싫은지에 관해 분명히 증거를 제시해야지만 제 마음이 편하기 때문입니다. ㅋㅋ 그리고 저는 가능한 많은 분들이 이 작품을 보고 아쉬운 점들을 이야기해주고, 고쳐나가면서 발전하기를 바라거든요. 작품이란 혼자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여러 사람이 모여서 만드는 것이니깐 말이죠. 그리고 어디선가 좋은 점에 대해서 이야기 하면, 한쪽에선 나쁜 쪽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주어야지 한 작품에 대한 대체적인 윤곽이 잡히지 않겠습니까.. 한 쪽의 말만 들어서는 충분하지 않으니까요. 물론, ‘내가 좋아서 보는 작품’보다는 ‘남들이 좋다고 하는 작품’을 많이 보는 경향이 있어서 조금 걱정스럽기도 합니다만... ^^;; 하지만 모두들 한결같이 너무 좋다고 하는 작품은, 그 맹목적인 믿음 때문에 때로 치명적으로 위험할 수도 있거든요.. 제가 이렇게 아쉬운 점들만 잔뜩 써놓았지만, 남들이 뭐라 하든지 자신에게만 좋으면 그만인거니깐, 여러분이 이 작품을 볼 때는 또 저랑 다른 점을 발견할 수도 있는 거구요. 그러니 일단은 직접 보시고 판단하시길... ^^
첫댓글 ㅎㅎㅎ 드디어 오셨군요^^ 방가방가 연말 잘 지내시고 건강 조심하세요~
제발 님이 좋다던 캐스팅이기를요,, 전 잘 모르는 배우이기에,, 그냥 민철님만을 보고 가는거라서 말이져. 갑작 생각났는데, 캐스팅 얼른 찾아봐야겠어요.
언제 가는데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