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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왜 하는가. 왜 떠나려고 하는가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게 된 여행이었다. 여행의 의미를 찾으려고 , 특히 아이들과 함께하는 여행이어서 힘들 때마다 그 의미부여를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중 3 아이는 공부에 대한 압박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나 역시 여행경비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한 여행이었다. 단지 초등 5학년 아들만은 이것 저것 읽고 들은 것들을 직접 보게 된다는 흥분과 기대에 들떠 있었다.
여행은 내 기억속에 감동적인 때론 낯선 혹은 소박한 혹은 눈물겹도록 고마운 아름다움들로 남아 두고 두고 나의 지친 삶에 힘을 실어 주는 그 무엇이 아닐까 싶다.
허성권 선생님의 격려와 조언들이 이 여행의 초석을 이루었다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결론적으로 아름다웠다고 말 할 수 있는 여행 만들어 주신 것에 감사드린다.
여행의 전체적인 계획은 세웠지만 절반은 그러니까 스위스까지만 세부적인 일정을 갖고 있었고 나머지는 직장일에 쫓겨 현지에 가서 공부하면서 정하기로 하였다.
7월 21일 월요일
두바이를 거쳐 12시 15분에 런던 Heathraw 공항에 도착. 이제야 본격적인 여행의 시작을 실감하다. 출국수속 중 에피소드 ..덩치 큰 수색견을 데리고 다니던 여경찰이 우리쪽으로 다가오는가 싶더니 그 수색견이 캐리어로 접근 코를 킁킁대자 당장에 우리 짐을 수색하기 시작, 알고보니 신라면 냄새를 맡고.....여하간 짐을 수색당하는 기분이 그리 좋지는 않았음.
곳곳에 표시되어 있는 길안내 문구를 따라 지하철로 이동 숙소가 있는 Wimbldon 역에 오후 6시경에 하차 (공항에서 지하철로 이동시 계단이 있어서 무거운 캐리어를 들고 이동하기가 힘들었으나 영국은 신사의 나라, 들어주겠다는 친절맨들이 있어 해결됨)
우리가 묵은 한인숙소가 있는 Wimbldon은 지하철로 3존에 위치해 있는데 시내 중심지를 돌아다니기 쉽고 가까운 1존을 택하지 않은 이유는 장시간 비행기를 타고 난 후 일 뿐더러 여행의 초반부는 조금 편안하고 한적한 곳에서 쉬면서 시작하는 게 좋을 것 같아서였다.
역사 자체도 예쁘고 역 주변으로 생기가 흘러 넘치는 듯함. 맑은 공기 때문인지 바람이 차게 느껴짐.
한인가족이 운영하는 영국식 2층집이 있는 Worcester road 는 인근에 사립유치원과 고등학교가 있고 비교적 부유한 집들이 늘어서 있는 동네였다. 조용하고 숲이 우거져 아침 저녁 산책하기에도 좋았다.
일단 2층에 있는 방으로 짐을 옮기고 휴식........
아이들이 저녁도 먹지 않고 잠에 빠져들다.
내일 일정은 한국에서 미리 예약해둔 투어에 가야한다. 아침 8시 40분까지 런던 시내에 있는 Victoria station이 출발지점.
긴장의 연속이다. 아침일찍 일어나야 하는데.....
7월 22일 화요일
지하철 노선도를 공부하며 ( 아들이 이럴 땐 나보다 한수위 ) 겨우 Victoria 역에 도착 투어회사를 찾아 나섰으나 헤매기 시작 몇 사람들에게 물어 보았지만...로밍해 간 핸드폰은 사용방법을 잘 몰라 전화도 하지 못하고 출발 시간은 다되어가는 상황...
아침 출근시간 바삐 움직이는 런던너들 ....젊고 잘 생긴 청년이 눈에 띄어 사정을 말하니 자기 핸드폰으로 여행사에 전화를 걸어 위치를 확인 후 이 골목 저 골목, 지하도를 뛰다싶이 걸어 출발 시간 5분전에 헉헉 도착 ...그 Matthew라는 친절한 청년이 회사지각도 무릎쓰고 함께 동행하여 여행사 직원에게 우리를 안내하고 무사히 차에 오르는 것 까지 보고 감.
무슨 투자회사의 포트폴리오 매니저란다. 여행이 아름다워지기 시작하는 순간이다.
투어이름은 Windsor, Bath and Stonehenge Tour
8시 40분 출발 8시 도착 일정 ,정통 영국식 퍼브(pub)에서 점심식사 포함. coach tour.
큰 맘먹고 감행한 투어다.
윈저성,스톤헨지,로마시대 노천목욕탕을 갔다.
60명 정도가 탈 수 있는 코우치에 60대 후반의 부드럽고 정확한 발음을 구사하는 가이드가 동승하여 가는 곳곳마다 친절하게 설명을 해주었다. 다 알아듣진 못했지만 그런대로 좋았다. 가이드가 승객들이 어디 출신인지를 거수로 알아보기도 했는데 주로 미국 각지에서 가족과 함께 온 여행자들이 많았다. 일본인 연인도 한 쌍.
예정시간대로 8시 쯤 빅토리아 역에 도착. 숙소로 가기에는 아까운 생각이 들어 아이들을 설득 타워 브리지를 가보기로 함. 야경이 아름답다고 하니. 배가 지날 때 다리가 올려진다고 하는데....운이 좋으면 볼 수 있다더라고 아픈 다리도 쉴 겸 테임즈 강변에 앉아 무심히 다리 주변을 바라보는데 어디선가 사이렌 소리가 들리면서 잠시후 배 한척이 지나가고 다리가 올려지기 시작...아이들은 신기해하면서 좋아라 카메라로 사진 찍기에 정신이 없다.
타워 브리지 ...강 위에 다리가 저토록 웅장한 아름다움을 지닐 수 있구나..
(다리가 높고 유람선도 낮아 다리를 올리지 않고도 그냥 밑으로 통과가 되지만
우리가 지나간 경우에는 돛대가 있고 5m높이 이기 때문에 다리를 올린 것이다.
한달에 3~4번 정도 다릴 올린 다고 한다.)
....다시 왔던 길을 되돌아 ......
윔블던역에 내리니 무슨 고향같은 느낌까지 든다.
7월 23일 수요일
자는 아이들을 깨워 동네 산책을 하고
( 비슷 비슷하게 지어진 집들 작은 정원엔 각기 다른 종류의 꽃들이 심어져 있고 우리나라의 꽃 무궁화가 덩그라니 마당 한가운데 서 있는 집도 있었다. 이른 아침이어서인지 인적이 없다.)
런던 시내 관광 및 그리니치 천문대 밤엔 뮤지컬 공연 관람을 일정으로 숙소를 나서다.
빅밴, 국회 의사당을 지나 웨스트민스터 대 수도원을 둘러보고 바로 세인트 제임스 파크로 향하다.
런던에 공원이 많다고 들었는데, 하이드 파크 보다 더 아름답고 볼 것이 많아 아주 좋았다.
찰스왕자가 가장 좋아하고 아끼던 공원이라고 한다. 공원 중앙에 제법 큰 호수가 있는데 펠리컨, 오리, 거위들이 보였다.
공원 안에 있는 간이매점에서 소지지가 들어간 빵과 음료를 사서 공원 풀밭에 앉아 여유를 누려보다. 가족들이 둘러앉아 노는 모습이 우리와 그리 다르지 않았다. 힘을 얻어 버킹검 궁전을 돌아보고( 이 때 위병교대식은 아닌 것 같고 물어보니 이라크에 파견되었다가 돌아온 군인들의 무슨 행렬이라고...)
다시 공원을 가로질러 그리니치로 향하는 유람선을 타러 가다. 몇 분차이로 배를 놓치고 30여분을 기다려 유람선에 오르다. 테임즈 강을 따라 30여분 걸려 그리니치 천문대 선착장에 도착...와우 그리니치 공원이라 해야하나. 넓게 펼쳐진 초록의 잔디위에 그대로 눕고 싶은 충동이 ...실제로 웃옷을 벗고 누워 일광욕을 즐기는 젊은이들이 보인다.
잔디를 지나 조금 가파른 언덕을 오르니 여기가 그리니치 천문대.
줄지어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바로 이 시점에서 로밍해간 핸드폰이 없어져 버린 것을 알게 됨.
가방 바깥쪽에 두었는데 언덕을 오르면서 떨어뜨리거나 누가 빼갔거나 둘 중에 하나...왔던 길을 되짚어 가봤으나 허사.....공중전화로 핸드폰 정지시켜 놓고 .....혼이 나간 듯.....대충 보고...사실 많이 공부를 해가야 했는데 아이들에게 설명해주기엔 지식 부족....이 때쯤 아이들이 짜증을 내기 시작....아니 나도 마찬가지....
--이 날 밤에 아마 숙소에 돌아가 허성권 선생님 사이트에 여행의 어려움을 써내려간 것 같다. 그리고 다시 격려의 말을 들 을 수 있었고. 멀리서도 힘이 되어 주신 선생님.---
이번엔 지하철을 타고 뮤지컬 레미제라블( the queen's theatre) 을 보러 감. 이것 역시 한국에서 미리 60 % 할인 티켓을 예매하여 감. 아이들이 좋아할 것 보다 티켓 가격으로 결정했으니 아들 녀석은 무슨 내용인지 몰라 투덜대기 시작....나는 극 중 뮤지컬 여가수의 I dreamed a dream 등에 완전 감동 먹었지만.
근처에서 가장 손님들이 붐비는 스테이크 집에 들어가 저녁을 먹다. 분명 웰던 했는데 고기엔 핑크빛이 ..다시 익혀 달라고 주문....피쉬 앤 칩도 함께...많이 남겼다. 워낙 입들이 짧아서...아까웠다. 다신 이런 데서 먹지 말아야지 다짐.
벌써 시간은 11시를 향해...어제 첫날도 12시를 넘겼는데 오늘밤도..."아깝지 않니 여기까지 왔는데" 하면서 여기 저기 욕심을 내 돌아다닌다는 것이....
깜깜한 밤길을 걸어( 낯설음을 어느새 벗어버리고 우리 동네 같은 다정한 느낌을 주는 길) 숙소에 도착 ...아이들 그대로 잠들다.
7월 24일 목요일
딸 아이가 들떠있는 날이다. 여행가기전부터 비틀즈, 비틀즈 하였다. 런던에 있는 하드 록 카페와 비틀즈 스튜디오, 비틀즈 거리 무엇보다도 비틀즈 숍에서 비틀즈 기념품을 살 일로 기대에 한 것 부풀어 있었던 것.
일단 오전 일정은 National history museum과 바로 얼마 떨어져 있지 않은 Science museum 을 돌아보는 것으로 채워졌다. 자연사박물관으로 해석되는 National history museum엔 초 중고등생으로 보이는 학생들이 그룹으로 많이 와서 관람하고 박물관앞 잔디에 앉아 가져온 점심을 맛있게 먹기도 하고 부모와 한께 온 어린아이들도 많이 보였다.줄을 서서 입장해야 할 정도. 겨울엔 그 잔디가 스케이트장이 되기도 한다고....여하간에 박물관 건물 자체도 예술이어서 그 큰 규모와 섬세한 아름다움이 박물관의 전시내용과 맞먹을 만했다. 전시관 마다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학습효과 만점. 과학 박물관은 이에 훨씬 미치치 못했지만 , 관람을 마치고 하이드 파크로 향하는 길에 Royal Albert Hall을 지났다. 건물 앞에 클래식 공연을 특집으로 한다는 플랫카드를 걸어놓았는데 티겟이 너무 비싸 욕심을 부릴 수 없었다. 그 음악홀이 좋다고 들었는데..말로 무수히 듣던 하이드 파크...가방에 있던 먹거리를 꺼내 먹으며 잠시 풀밭에 앉아 쉬었다. 가는 곳 마다 사랑을 나누는 연인들이 눈에 뛴다. 난 보기 좋은데, 오히려 딸아이는 눈살을 찌푸린다.
지하철을 타고 비틀즈가 다녔다는 Abbey Raod Crossing( 횡단보도 건너기), 거기 바로 앞에 비틀즈가 앨범을 녹음했다는 스튜디오를 밖에서만 바라보고 아이들은 담벼락에 나름대로 다녀간 흔적을 남겼다. 담벼락은 방문자들의 낙서로 가득 채워져 있다.
딸아이는 기념품으로 프레슬리 숍( 비틀즈 숍에 비하면 썰렁)과 셜록홈즈 박물관이 나란히 붙어 있는 비틀즈 스토어( 일본인이 운영하는 것 같은데 무지 작은 공간에 온갖 잡동사니 같은 비틀즈 관련 물건을 팔고 있었는데 손님들이 쉴새없이 드나듦. 비틀즈의 여전한 위력을 느낌) 에서 핸드폰 고리와 비틀즈가 새겨진 우산을 샀다.
7월 25일 금요일
파리로 가는 날 한국에서 유로스타 3시 30 분 기차표를 사 두었다.
4일 묵었던 한인민박집 아주머니와 헤어지려니 무척 섭섭하고 뭔가 아쉽고 그랬다.
윔블던 역까지 차로 배웅해 주신 아주머니. 테니스 대회가 있는 시즌엔 여기 교통이 혼잡하기가 말이 아니라고....
윔블던을 이제 어찌 잊을 수 있겠는가. 역 광장앞의 꽃집..이른 아침부터 가게문을 열고 손님을 기다리는 주인 여자..각가지 색깔의 프리지아 꽃이 꽂혀 있는 바구니 앞에는 이런 글귀가 ...." strong scented...have a free smell " 씌여진 종이가 붙어 있다.
런던에 왔을때 제일 순위로 넣었던 것이 마지막이 되었다.
the British museum : 이집트관에서 그리스 로마관 상대적으로 초라하기 까지 한 한국관을 순서로 보고 일찍 유로스타를 타러 St. Pancras 로 향하다. 물론 난 the National gallery 를 빨리 가서 돌아보고 오려고 했지만 아이들이 너무 지쳐 갤러리 관람을 강력하게 반대해서 어쩔 수가 없었다.
유로스타를 타는 것이 묘한 흥분과 긴장을 가져왔다. 영국에서 프랑스로의 나라 간 이동이 주는 불안과 설렘 뭐 이런 것들이...아니 무엇보다 한국에서 인터넷으로 예약한 호텔을 제대로 찾아 갈 수 있을 지, 예약은 잘 된 건지 ...불안과 걱정이 더 컸던 것 같다.
빠리 북역이란 곳에 도착..저녁 7시쯤...역은 늘 크고 사람들로 북적된다. 이상하게 그런 공간속에서 유난히 우리 세 식구만이 덩그라니 홀로 놓여진 것 같은 외로움을 강렬하게 느끼게 된다.
빠리북역에서 호텔이 있는 포르트 도를레앙역으로 지하철로 이동.
일단 방향을 잡고 지하철 입구를 나섰는데 길은 도무지 어디가 어딘지 모르겠다. 길 한가운데 덩치 큰 캐리어와 각 자 배낭을 짊어진 아이 둘과 나...두리번 두리번 거리고 있는데..
정말 키 큰 노신사가 우리에게 다가오는 게 아닌가. 아마 도와주겠다고 한 것 같다. 영어로
여긴 프랑스..내가 호텔이름을 말하니 바로 알아보고 길을 알려준다. 그러나 도저히 그 말대로 찾아 갈 자신이 없다. 내 표정을 읽고 자기를 따라오란다. 캐리어까지 끌어준다. 지하철역에서 7-8분 걸리는데 처음 길이라 무척 멀리 느껴진다. 아들은 이 대목에서 감동을 받은 것 같다. " 나도 한국에서 외국인을 만나면 친절하게 해주어야지" 한다.
기억은 안나지만 전문직업에 종사하시는 분인데 영어를 열심히 배우고 있다고 한다.
호텔 로비 까지 덕분에 무사히 도착. 정말 감사해요.
......문제 상황 돌출
이 호텔은 비교적 저렴한 체인호텔인데 인터넷으로 출력해 간 예약서를 내밀자 숙박료를 내라고 한다. 난 분명 한국에서 카드번호를 입력하고 카드결재가 끝난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이게 웬 말. 내 은행계좌를 확인 할 수도 없는 상황...호텔 여직원과 호텔 예약 규정을 다시 꼼꼼히 읽어보니 돈이 빠져나간 건 아니고, 확인하는 절차에서 카드번호 입력이 필요했던 것이라고...이것을 이해하는데 거의 3시간이 걸렸다.... 저녁도 굶고 아이들은 호텔로비에서 지쳐 아무 말도 없이 앉아있다. 다른 숙소를 알아보려다 시간도 늦고 ....
일단, 방에 들어가 창 밖으로 에펠탑이 보이자 아이들 그제야 환호성....
재워 놓고 난 다시 내려와 내일 일정을 위해 ....인터넷 검색
여긴 인터넷도 30분, 1시간 단위로 유료다.
너무 힘들어 투어로 빠리시내를 둘러보기로 하였다. ( 지휘를 전공한다는 한인 유학생이 하는 소그룹 단위의 뮤직투어)
7월 26일 토요일
호텔에서 조식으로 간단히 아침을 해결하고 10시까지 투어 출발지로 향하다.
남매 셋과 우리 가족 셋이 투어멤버의 전부. 주로 지하철로 이동하면서 둘러보았다.
오페라 Garnier , 방돔 광장(쇼팽이 죽은곳)
Pere lachaise 묘지 (쇼팽,도어즈의 멤버 짐모리슨,카르멘의 작곡가 비제, 마리아 칼라스, 벨리니,쇼송,쁠랑,로시니, 이브몽땅,에디트 피아프 의 무덤)
몽마르트 언덕
레알 지구 생 우스타슈 성당, 이노센트 분수,퐁피두 센터, 스트라빈스키 광장, 현대음악연구소(이르캄) ,생 메리성당
파리시청
시테 섬 노트르담 성당,
룩셈부르크 공원 (쇼팽/베토벤 석상,쁠랑 생가,팡테옹,소르본 대학교)
에펠탑 passy 묘지 (드뷔시,포레) ,샤이오 궁전
Pere lachaise 에서 쇼팽의 묘는 인상적이다. 그의 연인이었다는 조르쥬 상드의 아름다운 대리석 조각상이 그의 묘지위를 장식하고 있었는데 그의 뜻이 었을까. 묘지 주위엔 생화가 가득 놓여져 있어 지금도 쇼팽을 찾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여하간 거기선 묘지도 공원스럽다.
그리고 길을 잃을 수 있을 정도로 넓다.
몽마르트 언더위에 높게 우뚝 서 있던 사크레 쾨르 사원도 잊을 수 없다. 천주교 신자인 나는 여행 중 두 번의 일요일에 미사 참여를 계획하고 있었다.
Les halles역에서 가까운 생 우스타슈 성당( Saint - Eustache)은 정말 대단했다. 유럽여행을 하면서 이런 근사한 성당들을 적지 않게 둘러 보았는데 그 영향인지 여행 후 돌아와서 늘 다니던 성당에 간 딸아이가 '우리나라 성당은 왜 이렇게 밋밋해' 하는거다. 이런 것이 문화의 차이일까. 모르겠다. 보이는 것이 때론 보이지 않는 것을 어느 정도 대변해주는 건 아닐지 생각해본다. 말 되나?
음악을 전공하는 가이드는 이 성당 2층에 8천개의 파이프를 지닌 대형 오르간이 있다고 한다. 내일 저녁 5시 30분에 Jean Guillou라는 현존하는 최고의 오르간 연주자의 오르간 연주가 이 교회에서 있을 거라고 한다. 그가 죽기 전에 들어보라고...
물론이지...
노트르담 성당은 줄이 너무 길어서 들어가는 것을 포기하고 대신 여러 각도에서 고딕식 건축물의 웅장함과 아름다움을 감상했다. 이 때 센느 강변을 조금 걸어봄.
소르본 대학 근처 거리식당에서 점심
룩셈브루크 공원은 자연스럽게 런던의 여러 공원들과 비교하게 되는데 풀밭이 많은 런던공원이 더 좋은 것 같다. ( 여긴 주로 의자에 앉아 쉬는 분위기) 공원에서 노인들이 체스를 두거나 아이들이 놀 수 있는 놀이기구들을 무료로 대여할 수 있도록 해둔 것이 인상적이다. 이 공원 어디쯤 작은 자유의 여신상도 있다. ( 비둘기에게 남은 빵을 주느라 정신이 없다, 아들놈은.)
밤에 보아야 더 아름답다는 에펠탑 ...여긴 밤이 그렇게 빨리 오지 않는 것 같다. 저녁 8시, 9시가 되어도 환하다.
에펠탑은 샤이오 궁전 마당에서 내려다보았다. 이름에 값할 만하다는 게 나의 짧은 평.
헤어질 때는 늘 안타깝다. 먼 이국땅이서 더 그런가. 세 남매와 가이드 모두에게 안녕을 빌며...투어는 끝.
저녁이 되었다. 아이들은 한식을 먹고 싶어한다. 빠리 한인 민박집에 전화해서 알아 두었던 convention 역에서 가까운 한식집을 찾아갔다.
저녁을 맛있게 먹고 근처 마트에서 장도 좀 보고 호텔로 돌아옴.
7월 27일 일요일
여행 중 처음 맞는 일요일이다. 어제 가이드에게 미사를 보려한다고 하니 내가 묵은 호텔에서 지하철로 한 정거장만 가면 성당이 있다고 알려주었다. 아침 8시가 넘어 아침도 먹지 않고 호텔을 나섰다. Porte d'orleans 역은 4호선 종점, 그 바로 앞 역이 Alesia 역이다. 성당을 찾기는 어렵지 않았다. 지하철에서 밖으로 나오자마자 Saint - Pierre de Montrouge 이 눈에 띄었다. 성당 건물 앞부분은 보수를 하는지 가림막에 가리워져 있었으나 역시 아름답고 웅장한 모습을 갖추고 있다. 미사가 막 시작된 듯. 중간 쯤에 앉아 미사에 참례. 언어만 다르지 미사 전례의식은 우리나라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았다. 흑인 신부의 강론이 이어졌는데 내용은 전혀 이해할 수 없었지만 그의 열정적인 음성과 몸짓만으로도 충분히 많은 것이 전해져왔다.
Alesia 역 근처엔 큰 치즈가게와 다양한 먹거리들로 채워진 음식점이 있다. 이건 예상밖의 소득이다. 다양한 치즈들이 상점 밖에 까지 진열되어 있었는데 아마도 그날 만든 수제 치즈들인 것 같았다. 주인은 손님이 원하는 만큼 커다란 치즈 덩어리에서 잘라 주기도 한다. 이른 아침인데 동네 주민인 듯한 사람들이 사러왔다. 우리 아이들은 고약한 냄새가 난다고 코를 막는다. 치즈 가게 옆에 먹을 만큼 무게를 달아서 계산해 주는 뷔페식 음식점에서 각자 먹을 것을 골라 사서 거리 벤치에 앉아 아침을 먹다.
오늘은 빠리에서의 마지막 날이다. 아들이 꼭 보아야 한다고 한 곳, 루브르 박물관 관람이 오늘의 첫 일정이다. 다시 지하철을 타고 루브르로.....다음으로 오르세 미술관을 보려했다.
그리고 어제 맘 먹은대로 생 우스타슈 성당에서 오후 5시 반에 있을 오르간 연주를 놓치지 않으려고 서둘렀다. 루브르에서 얼마나 집중했던가. 아이들과 나도 오르세를 갈 힘이 남아 있지 않았다. 아들은 오래전에 예술의 전당에서 오르세 미술을 보았으니 가지 않아도 되지 않느냐고 한다.
생 우스타슈 성당( Saint - Eustache) 이 있는 Les halles 역으로 출발.
조금 일찍 도착 다시 성당 안을 둘러본다. 연주시간이 다가오자 어디선가 사람들이 하나둘 모여 들기 시작해서 성당안을 거의 채우고 있었다. 파이프가 8000개나 있다는 오르간은 성당 2층 뒷 부분에 있다. 시간이 되자 Jean Guillou 라는 백발이 성성한 연주자가 2층 높은 단위에 나와 인사를 하더니 곡에 대한 해석인지 10여분 가까이 설명을 하고 연주를 시작했다. 성당 내부 그 자체만으로도 하나의 예술작품인데 그 아름다운 성당 안으로 울려퍼지는 웅장한 파이프 오르간 소리까지 들으니 너무 좋았으나 몇 분 만에 잠이 들어 아들이 깨움. 낮에 쌓였던 피로도 풀렸다. 연주가 끝나자 바로 저녁 미사가 시작되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여기서 미사를 드릴 걸... 성당에서 발행되는 forum 에 실린 신부님 강론이 영어로도 번역되어 있었는데
제목이 " Welcome! " 이다.
기억하고 싶은 대목 중엔 이런 말들이...
" To improve the welcome for visitors, our church wishes to enhance its beauty.
...............................................................................................................
Nontheless this beauty is not only superficial, after all you are not in a museum. It becomes part of the body through prayer, through music, through companionship.................
남은 일정은 개선문, 다시 밤의 에펠탑...
개선문을 앞에 두고 어떻게 개선문에 들어갈 수 있을지 정말 10여분간 해맸다. 나 같은 사람들이 또 있을지.
개선문의 284개의 계단을 오르고 나서야 파리가 이해되기 시작한 것 같다.
이런 도시의 형태를 처음 본다. 아들이 세어 보았다. 개선문을 중심으로 갈라져나간 12개의 도로. (구글어스 참조)
한마디로 시원하다... 답답함이란 게 없다 이 도시는.
내려와 저녁을 먹었는데 거기가 샹제리제 거리였던 것. 무조건 사람들이 붐비는 곳으로.. 여긴 길 밖으로 줄까지 서서 기다린다. 골라 담는 뷔폐식 식사. 가격도 그리 비싸지 않고. 많이 먹는 식구가 아니므로.
밤이 되었다. 마지막으로 에펠탑으로...역시 샤이오 궁전 마당이다. 여기가 에펠탑이 가장 잘 보인다고... 사람들로 꽉 찬 계단에 자리를 잡고 에펠탑의 야경을 기다렸다. 얼마 후 에펠탑은 빛을 발하기 시작한다. 가운데 별모양의 둥근 원(EU를 상징한다고 함) 으로 시작해서 파란 빛으로 화려한 레이져 쇼가 펼쳐졌다. 여기저기서 터지는 환호성! 충분히 아름다웠고 감동적이었다. 한 10 여분간 계속되었다.
행복한 마음으로 호텔로 향하다.
내일은 유로스타를 타고 스위스 인터라켄을 지나 예약해 둔 숙소가 있는 그린델발트로 간다.
7월 28일 월요일
'Gare de Lyon역에서 11:10분 스위스의 수도 베른 행 유레일을 타고 4:30분에 도착,
1시간 정도 걸려 Interlaken 동역에서 다시 Grindelwald 행 기차를 타고 숙소에 도착.'.....
머릿 속에 오늘의 일정을 그리며 호텔을 나서 부근에 있는 샹피옹이란 대형 슈퍼에서 아침과 간식거리를 챙겨 리옹역에 도착하였다.
커다란 전광판에 출발시간과 도착시간이 적힌 글자와 숫자들이 돌아가는데 도무지 뭐가 뭔지 한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EURAIL TIMETABLE과 유레일 패스만 달랑 들고 간 왕초보가 겪었을 황당함이라니.... 주변에 있는 다른 여행자에게 물어봤지만 영어가 통하지 않았다. 인포메이션 센터를 찾았으나 불어로 말해 영어로 안내를 해주는 곳으로 다시 줄을 서야 했다.
어떻튼 먼저 해야 할 일은 좌석예약이었다. 좌석을 예약하는 곳은 차례를 기다리는 사람들로 장사진을 이루고 있었고. 이미 11시 Bern행 기차는 떠난 시간.
유레일 시간표에 Ⓡ이라고 쓰여있으면 미리 좌석예약을 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도 신경 쓸 여유가 없었고 역에 일찍 도착해서 하면 되겠거니 쉽게 생각한 것이 잘못이었다.
4시 30분 기차밖에 없단다. 아이들에게 짐을 맡기고 여기 저기 뛰어다니며 일을 해결하고 났을 땐 거의 시간 반이 지나서였고, 큰 역 치고는 너무나 형편없는 시설, 에어컨도 안 돌아가는 찜통 같은 역사 안에서 나를 기다리던 아이들은 지치고 짜증이 날 대로 나 있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숙소가 문제. 여기서 늦은 기차를 타게 되었으니 숙소가 있는 Grindelwald엔 오늘 갈 수 없는 상황이 되버린 것. 예정에 없이 Bern에서 1박을 해야 한다. 그리고 모든 일정들은 하루 씩 뒤로 밀리면서 수정이 되야하고...그냥 여기서 집으로 돌아가는 방법은 없을까. 최대 위기다. ...약한 모습을 아이들 앞에서 보일 수는 없지... 역 밖으로 나가야 한단다. 인터넷을 하려면. 그 큰 역에 인터넷을 이용할 곳이 하나도 없다니..한국이 좋았구나. Grindelwald 숙소에 하루 늦어짐을 알리고 리용역이 바로 보이는 넓고 시원한 카페에서 시간을 보냈다.....
유레일 패스를 이용한 공간( 빠리에서 스위스로)이동. 일등석이다. 별 차이는 없는 것 같다.
편안하다.
10시 30분 Bern 중앙역에 도착. 이미 어두운 밤이다. 역 안에 있는 가게들은 거의 다 문을 닫고 편의점 하나만 열려있다. 목을 축이고..이제 완전한 이방인이 되어 낯선 땅에서 하루 묵을 곳을 찾아나서야 한다. 역을 나선다. 어둡고 지나는 사람들도 적어 더 두렵고 불안하다.
어두운 데 공중에 늘어져 있는 전선줄이 보였다. 그 전선에 달려 뭔가 기다란 차들이 지나간다. 도로 한복판에서 시작해 길 여기 저기로 작은 두줄의 선로들이 눈에 들어왔다. ( Bern의 전차였다.)
너무 낯설고 또 낯설었다. 난 아이들 앞에서 겁먹은 어른이 되어선 안되었다. 자 저기 호텔이 보인다. 저기로 가보자. 역 앞에 city hotel간판이 반짝였다. ( 하루 만 그것도 잠만 자고 나올 건데 비싸다 싶어 한 군데 더 알아보았으나 빈 방은 없고 ) 호텔 방은 나라마다 독특한 인테리어를 하고 있다. 일단 만족. 경비는 뒤에 생각하고.
그렇게 낯설고 두려운 마음으로 만난 Bern이 다음 날 아침엔 그 어떤 여행지 보다도 빛나고 아름답고 아기자기하고 볼거리가 풍부한 그리고 한번 쯤 살고픈 장소가 되었다.
맑고 푸른색의 수량이 풍부한 아레강이 도심 주변을 흐른다. 거의 돌로 지어진 오래된 건물들과 집들, 창밖에 늘어진 예쁜 꽃들, 웬지 선량하고 여유가 있어 보이는 사람들... 잘 다듬어진 작은 돌들로 만들어진 도로와 마당들. Bern은 그냥 편안했고, 더 머물고 싶은 그런 곳이었다.
* 일상으로 돌아와 다녀온 여행이 먼 꿈결처럼 현실감을 잃어갈 즈음이 되면 문득 문득 오히려 더 생생하게 머릿속에 떠오르는 삽화 같은 장면들이 있다. 이른 아침, 아레강가를 달리던 남자의 모습... 건강한 땀을 흘리며 달리는 그를 멈춰서게 하고 길을 물었었다.... 그 푸른 아레강을 옆에 두고 바람을 가르며 달리는 그가 얼마나 부럽던지......그는 그의 럭키함을 능히 알고 있는 듯했다.
7월 29일 화요일
오전 중에 Bern의 쌩트 빈센츠 성당, 아레강, 시민공원, 스위스 연방의회 건물 등과 덤으로 아침녁에 열린 야채, 과일, 치즈, 빵, 꽃 등이 나와 있는 활기찬 시장을 보았다.
11시가 넘어서 Bern 중앙역에서 기차를 타고 Thun역으로. 유람선을 타고 Interlaken을 가기 위함이다. Thun에서 Interlaken까지 유람선으로 2시간 소요. 운이 좋아 하루에 두 번 운행한다는 증기 유람선을 탔다. 유레일 패스가 일등석이니 배 안에서도 일등석에 앉을 수 있다.(일반 유람선을 탔으면 베른에서의 1박은 하지 않아도 됬음)
..아, 이런 게 꿈 꾸던 여행이지 싶은 마음이 들었던 시간들... 너무 좋았다. 그 동안 겪은모든 어려웠던 일들이 다 사라지는 듯했다. 정말 그림같은 스위스의 숲과 마을들, 맑은 호수...조금 더 가니 멀리에 흰 눈이 쌓여 있는 높은 산들이 보인다. 유람선은 마을 몇 몇 곳에서 손님을 내려주고 태우기도 했다.
꿈 같이 호수위를 배는 지나고...드디어 Interlaken서역...다시 동역으로 차를 갈아타고, 유람선에서 만난 한국인 젊은 부부가 알려준 대로 동역에 있는 한식을 먹을 수 있는 집에서 오징어 볶음을 먹고( 아이들, 너무 맛있다고 난리 ), Grindelwald
행 기차에 오르다.
작은 역, Grindelwald...내리자 마자 공기부터가 다르다. 지도를 들고 있었으나 찾아가기가 어려웠다. 부근 민박집들이 사진과 함께 숙박가능여부와 함께 버튼만 누르면 그 집에 연결이 될 수 있는 작은 info center가 있어서 거기서 전화를 하자 건강하고 행복해 보이는 젊은 주인 남자가 차를 가지고 나왔다. 5분거리 였는데....
2층은 그가 인형같은 3살바기 딸과 살고 있는 집이고 1층과 3층에 손님을 받는다. 아침식사는 2층 그의 식당에서 그와 그의 작고 예쁜 아내가 직접 준비한 것으로. ( 다음 날 아침은 내겐 너무나 행복한 시간이었다. 스위스적인 아침인가...테이블은 미리 식구수에 맞추어 셋팅이 되어 있었다. 앞치마를 두른 두 부부가 정성 껏 준비한 아침. 한 가정의 식탁에서 다른 나라에서 온 여행자들과 함께 하는 식사란 점에서도 인상적이었다.) 우린 1층에 창을 열면 숲속에 스위스의 그림같은 마을들이 보이는 방을 차지.
저녁은 가져간 라면을 끓여먹고, 밖으로 나와 마을 익히기..
다음 날은 여행의 꽃, 융프라요흐다.
* 남은 여행기는 아들이 이어갑니다.
7월 30일 수요일
아침에 일어나서 항상 늦게 일어나는 누나를 겨우 깨우니 누나가 하는 말
"나 융프라우요호 안 가.."
어쨌든 밥을 먹은 뒤에 얘기하기로 하고 2층으로 올라가니 나에게는 별로 인상적이지
않았지만 엄마에게는 매우 인상적인 아침밥이 마련되어 있었다.
내가 먹고 싶은 것을 가져오니 엄마는 이거 더 가져와서 먹어라 등 간섭 가까이 말을 했다.
난 별로 그렇게 기억에 남지 않지만 엄마는 아주 좋아라했다.
밥을 먹고 다시 내려와 방에서 누날 향해 엄마의 설득이 계속되고 나는 엄마를 말리는 식으
로 말싸움이 계속되자 누나는 가지않고 남기로 했다.
우리는 옷을 챙겨 입고 나가 엄마는 일을 보다가 누나를 못 포기했는지 info center 로
전화를 하라고 해서 했으나 연결이 안 되었다.
그래서 Grindelwald에서 표를 산 다음, 더 위로,더 위로 올라가 Kleine Scheidegg에서
갈아 타서 더 위로,더더욱 위로 올라가 끝에서 2번째 역에서 잠시 내려
창문이 있는 곳으로 가 사진을 찍었다. 기차가 오랫동안 정차 해주니 좋았다.
15분 뒤 다시 출발해 세상에서 제일 높은 곳에 있는 역에 도착했다.
역에서 내려 좀 걸어가 여행자에게 컵라면 먹는 곳을 찾아 컵라면을 일단 먹고
밖으로 나가 사진도 찍고 그러던 중 머리가 어지러워 SOS를 찾아 약을 달라 했으나
어린아이는 내려가는 게 최선이라며 약을 주지 않았다.
어린아이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어서 안 주는 것 같았다.
그래서 얼음궁전, 스핑크스 전망대를 포기하고 내려갔다.
(그래도 오지 않은 것 보단 낫지..... ㅋㅋㅋㅋ 몇 장은 찍었으니까...)
그래서 내려갔다. Kleine Scheidegg에서 Grindelwald행이 아닌 정반대로 내려갔다.
그 이유는 케이블카를 타기 위함이다. Wengen역에서 내려 케이블카를 타러 가니
어쩐지 황량하고 썰렁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초인종 비슷한 게 있어 누르니 창문에서 사람이 나와 오늘 영업 끝났다고...
그래서 매우 허탈 하게 Kleine Scheidegg행 기차를 타고 Kleine Scheidegg에서
Grindelwald행 기차를 다시 타고 겨우 왔다. (케이블카 끝나는 시간을 몰라서 이 고생)
그래서 힘든 융프라우요호 올라가기는 이렇게 끝이 났다.
7월 31일 목요일
오늘은 Grindelwald 숙소를 체크아웃하고 역에서 다시 Interlaken으로 내려와서
Luzern 행 기차로 타고 Luzern에서는 취리히, 취리히에선 뮌헨으로 겨우 도착했다.
걸린 시간은 8.4시간으로 거의 하루종일 기차를 탔다.
중앙역에 몸이 축 쳐진 채로 도착해서 S-bahn 을 또 타고 S-7을 기다리다
어떤 사람의 도움을 받아 환승으로 빨리 왔다. 못 받았다면 20분이나 기다려야 했다.
독일 지하철은 S-bahn와 U-bahn으로 나누어지는데 경비가 무척 허술하여 펀칭기
몇 대만 달랑있다. 모든 사람이 무임 승차를 할 수 있을 정도지만 ( 독일 사람들은 정직해서 무임 승차하는 사람이 없다고 한다.) 걸리면 5만원!!
거기다 국제 망신이다. (우린 유레일 패스로 무료.../S-bahn 만 무료)
우리는 Harras역에서 하차, 짐이 무거워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고 내친김에
그 사람의 휴대폰까지 빌려서 숙소에 전화해 위치를 알아 냈으나
호텔인데 민박으로 착각, 민박만 뒤지고 27과 29사이에 있어야할 28번지가 없었다.
나중에 알았지만 건너편에 있었다. 숙소 이름은 아리랑 호텔로 한인들이 많이 머문다.
오던 중 자전거 도로가 따로 있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김치 좀 먹게 되었고 오늘은 편히 쉬고 내일 할 관광을 준비했다.
8월 1일 금요일
오늘도 독일에 온 것 빼고 다름없는 생활을 했다.
아침을 먹고 (된장국,김치/ )
독일 박물관으로 출발했다. 지하철을 타고 내려 사람들에게 묻고 물어서 도착했다.
티켓을 사고 해양박물관부터 시작해 비행기, 전기 ,원소, 세포관들을 돌아보았다보다가 평면 원에 일그러진 원이 보였다.
옆에는 위로 올라가는 계단과 엘리베이터가, 위에는 어떤 기계가 있었다.
위로 끝까지 올라가니 옥상에서 사람들이 어떤 특수한 안경을 쓰고 하늘을 보고 있었다.
(나중에 알았지만 SOLAR VIEWERS, ANTEOJOS SOLAR 이라는 안경이었다.)
하늘을 보고 있었다.
옥상으로 나가는 문으로 나갔더니 온갖 천문의기들이 있었다. 박물관 직원이 우리에게 그 특수한 안경을 주는 거였다.
그래서 그 안경을 쓰고 하늘을 보았더니 해가 약간만 달에 가려 있었다. 부분 일식이었다.
그래서 볼만큼 보고 다시 줄려고 줬는데 선물이라며 거절하여서 가져왔다.
그 안에 식당이 있길래 엄마가 먹고 가자고 해서 들어갔는데 엄마는 그곳에서 맥주를 먹고 곤드레만드레 취했다. 이 때 엄마는 맥주에 반했다.
박물관 안에 있는 긴 의자에서 엄마가 술이 깰 때 까지 기다렸다가 기념품이 많다는 시청으로 출발했다.
박물관을 나와 Isar 강가를 따라 걷는데 강 주변으로 야외 콘서트도 열리고 가게들이 많이 생기고 사람들이 많이 쏟아져 왔다.
이 때 뮌헨은 850주년 기념 축제를 하고 있다고 하는데 가게들마다 여러 가지 먹을 것을 팔고 있어서 배가 고프지 않았다. 강위에 놓여진 다리에 물을 집어 넣고 음악 분수를 만들었다.
가다가 높은 성당도 있어 들어 갔는데 거기서는 피아노와 이상한 모양의 기타를 연주했다. 리허설이라고 한다. 피아노는 건반 뚜껑을 열고 건반 줄을 당겨서 소리를 내기도 했다. 거기서 나와 더 둘러보던 중에 갑자기 비가 쏟아 졌다.
한참 동안 인형가게 천막에서 30분간 비를 피하다가 비옷을 무료로 나눠주는 데가 있어서 비옷을 구해서 지하철 있는 데 까지 가서 숙소로 돌아왔다. 시청엔 가지 못했다. (세상 포기한 듯 그냥 비 맞고 가는 사람도 있었음)
8월 2일 토요일
오늘도 아침을 먹고 베르사유 궁전을 못 갔으니 님펜부르그 궁전을 가자고 결정을 내리고 U-bahn를 타고 어느 역에서 하차, 역 밖으로 나오자 트램 역이 바로 옆에 있었다.
이번에도 사람들에게 묻고 물어서 17번을 타는 것이라고 하여 탔는데 님펜 부르그 역이
어딘지 몰라서 트램 안에 있는 사람들에게 님펜 부르그 역이 어디냐고 물어본 끝에
어떤 할아버지가 손자를 데리고 같이 간다고 해서 내리라는 곳에 내렸더니
연못이 있었는데 님펜 부르그 궁전 분수대부터 시작되고 백조와 오리들이 거닐고 있었다.
(다만 똥들이 넘 많이 있다는게 단점이지만....) 안 쪽에 들어가자마자 기념품점이 있었다.
거기서 티켓와 기념품 1개를 사고 위층으로 올라가니 천장과 벽에 그림이 그려져 있고
공주들의 그림들도 있었다. (플래시 터트리다가 혼났음.....)
그리고 뒷마당은 어찌나 넓은지 100㎢ 쯤 되는 것 같았다.
뒷마당에는 목욕탕 건물, 궁전에서 1개밖에 남지 않은 마을도 보았다.
(이때 부터 카메라 배터리 떨어져 못 찍음)
님펜부르그 궁전을 다보고 어제 못 본 마리엔 시청광장에 가서 구경을 하던 도중에
인형 시계가 움직여서 조금 보고 300개 쯤 되는 계단을 올라가서
90m 피터 성당의 종탑도 올라가서 뮌헨 시내를 한눈에 보았다.
내려와서 마리엔 시청광장에서 그 위엄을 더 느껴보다가 광대를 보고 감짝 놀랐다.
그 때 내가 피곤을 느껴서 양파 쌍둥이 탑 교회와 호브브로이를 취소하고
그냥 숙소로 돌아왔다.
(그게 잘된 일 일수도 있다. 엄마가 호브브로이를 안 가서 취하지 않았으니.....)
8월 3일 일요일
오늘은 S-7이 오는 시간에 가야지 뮌헨 중앙역까지 가서 유레일을 시간에 맞게 타고
프랑크푸르트 공항에 도착해 비행기를 타야 두바이에 가고 한국으로 갈 수 있어서
빨리 일어나서 아침을 무지 빨리 먹고 (체크아웃 한 다음)
후닥닥 뛰어서 (캐리어를 끌고오는 엄마의 모습은 매우 재밌었음)
뮌헨 중앙역까지 S-7을 타고가서 어느 플랫폼 인지 인포메이션에 물어봤더니40분 더 빨리 갈수있다고 하는 것이었다. (엄마의 말로는 자주 바뀐다고 함)
그래서 일찍 온 게 다행으로 생각 하고 1등석에 앉아 편안하게
프랑크푸르트 공항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러나 어차피 일찍 와야 했다.
수속이 너무 복잡해서 기념품을 살 겨를도 없을 정도로 시간이 없었다..
그런데 업친데 덥쳐서 자리가 따로 노는 것을 알고 승무원에게 바꿀 수 없는지 물어봤더니
다행히 한국 승무원이 있어서 친절하게 바꿔주어서 함께 앉을 수 있었다.
그런데 기내에서 이란인을 만나 얘기를 하였는데 그 이란인이 어찌나 간섭을 하던지....
몇 시간 뒤 착륙하여 떨어질 수 있게된게 정말 반가웠다.
이 두바이에서 우리는 1박 해야 되기 때문에 나가야 되는데
엄마가 예약을 해놓은 곳이 있어서 그 숙소 주인이 운전사에게 우리를 픽업을
해 주라는 부탁을 받아서 우리는 차에 타기 위해 공항 밖으로 나왔는데
숨이 턱 막혔다. 밤에 도착했는데도 이렇게 덥다니.....
운전사는 에어컨을 틀어주어 차 안을 시원하게 해 주었다.
차 밖은 삼성로고가 잔뜩 내걸려 있었고 삼성이 지은 세계 최고층 건물도 볼 수 있었다.
(세계에 더욱더 많이 알려지기를!! 이건희 사건이랑 비리의혹 빼고 ㅋㅋ)
몇분 뒤 우리는 가정집 같은 숙소에 도착해 우리 방에 들어가 불을 키는 순간
에어컨이 자동으로 나왔다. 그래서 편안하게 잠을 잘 수 있었다.
(내일은 파업 예정)
8월 4일 월요일
나는 오늘 파업에 돌입했다.
그래서 아침도 먹지않고 그냥 잘려고 하였는데 엄마가 아침은 먹으라면서 아침은 먹었다. 그리고 엄마는 예약한 사막투어와 시티투어를 할 것이냐고 물었다.
그래서 협상 끝에 시티투어만 하기로 했는데 맘이 바뀌어서 그냥 숙소에 있기로 했다,누나는 나와 함께.......
이번 판은 분명히 내가 이겼다. 왜냐하면 이 두바이는 한낮의 기온은 50℃로
엄마는 예약을 한 것은 무조건하기 때문에 나갈 수밖에 없고 사기는 떨어지고
돌아 올 때 엄마는 녹초가 되어버릴게 안 봐도 비디오 였으므로
틀림없이 내가 이길 것이라고 장담을 했다.
결국 엄마는 둘 다 포기하고 혼자서 두바이 시내만 돌아보고 오기로 했다. 그동안 우리는 인터넷을 하며 나중엔 자기도 했다.
엄마는 돌아와서 우리에게 가지 않은 게 좋았다고 했고
한국에 왔을 땐 엄마만 후유증을 앓기도 했다.
저녁을 먹고 밤 10시쯤 되었을 때 우리는 다시 차를 탔다.
공항으로 가는 길에 운전사가 세계 최고층 건물과 7성 호텔 그리고 해변도 보여주었다.
해변의 모래를 가져오기도 했다.
우리가 탈 비행기는 새벽 3시 비행기로 오늘은 어제처럼 시간을 넉넉하게 준비해서
기념품 살 시간도 되었다.
그래서 요술램프와 사막모래가 들어있는 액자를 사고
(자리가 따로 있진 않았음)한국행 비행기를 무사히 탔다.
사진 더 보고싶은 분 사진 보고싶은 나라들 올려서 메일 보내주세요.(영국,프랑스,스위스,독일에서 중복도 됨)
메일 주소:cyberyu7@hanmail.net
첫댓글 류재성님의 글을 드디어 보게되네요! 그래도 기대 이상이에요... 처음 배낭여행 가신 분 치고는 길 찾는 거랑, 여기 저기 일정 선택하시는거랑.... 제가 처음 여행 갔을때 스테이크를 4번이나 구워달라고 했던게 기억납니다, 베리베리웰던!! 2000년에 기차에서 최고급카메라를 두고 그리니치역에 내렸는데... 그걸 역무원들끼리 전화연락으로 찾은것도.., 뮤지컬티켓 할인가격에 사셨다니... 또 밤늦은 시간에 타워브리지 야경까지...... 아뭏든 여행기 기대가 되네요
타워 브릿지 갔다가 돌아와 윔블던 역에 내리니 무슨 고향같은 느낌마저 든다고 하셨는데 共感. 런던 간 지 제법 56년은 되었는데 낮에 혼자 돌아다니다 저녁무렵 돌아오면 그런 느낌이 들곤 하였죠. 특히 헤매다 돌아올 때. 아마 담에 한번 더 가시면 굉장히 반가우실 거예요, 여행 중 회의를 잠깐 읽은 적이 있는데 그래도 아름다운 가족여행으로 잘 맺음할 수 있었음을 드립니다. 이어지는 여행기 저 역시 기대가 됩니다.^^
류재성님~ 해 내셨잖아요!! 여행기억도 잔잔하게 풀어주시고,,,아마 시간이 흐를수록 아이들에게 더욱 존경받는 아빠가 되실껍니다...다음편 기다립니다^^
아빠아닌데..
하하~ 아드님이 엄마 글쑴씨 받았나봐요,, 잘 쓴 글을 보니 그렇군요~ 실례했어요,,, 그럼 더욱 박수를 보냅니다,,,글을 읽으며 아주 섬세한 감성을 가진 분이라고 느끼고 있었습니다,,,
많이 보시고 좋은 정보가 되었기를.......... -글쓴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