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요리 소개 - 영국 요리 '맛없어'라는 편견을 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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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음식들에 대한 평가는 대개 부정적이다. 그러나 이것은 단지 문화와 가치관, 입맛에서 오는 차이일 뿐이다. 이탈리아 사람들이 예술과 패션을, 프랑스 사람들이 음식을 대단히 소중하게 생각했던 것처럼, 영국 사람들은 그들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을 주(宙)로 꼽았다. 다른 국가들과 비교해 주거지를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였기 때문에 영국 사람들은 자신들의 집과 정원을 가꾸는 것에 많은 신경을 썼다. 또한 18세기 들어서부터 영국에서 시작된 산업혁명은 영국 사람들의 식탁을 좀 더 빈약하게 만들었다. 이후에도 영국은 세계 각국들과의 전쟁을 통해 음식의 질보다는 양을 중요시하는 경향을 보였다. 하지만 영국에도 우리에게 친숙한 음식들이 제법 많이 있다.
1. 식사 대용 영국 요리
1) 샌드위치
샌드위치라는 음식이 ‘샌드위치 백작’에서 유래했다는건 유명한 사실이지만 그 샌드위치 백작이 영국 사람이라는 것은 별로 안 알려져 있는 것 같다. 즉, 샌드위치의 시초는 영국이다.
2) 스카치 에그
다진 쇠고기에 양념을 하여 삶은 계란을 감싼다음 빵가루를 입혀 튀겨낸 요리다. 스코치 에그라고도 한다. 1738년 영국의 유명 백화점이었던 ‘포춘&메이슨’에서 탄생한 요리로, 지금도 영국 피크닉 도시락 메뉴로 인기 있다. 그러나 처음 탄생할 때는 먼길 갈 때 든든하게 먹을 수 있도록 주먹밥처럼 고안된 음식이었다.
2. 미국 요리처럼 보이는 영국 요리
1) 재킷 포테이토
아웃백 같은 패밀리 레스토랑에 가면 스테이크 옆에 곁들여 나오는 통감자다. 오븐에 구운 감자를 반으로 갈라 사워크림이나 버터, 치즈, 베이컨 등 무궁무진한 토핑을 뿌려 먹는다.
2) 풀 잉글리쉬 브렉퍼스트
우리나라에도 한때 유행했던 ‘브런치’하면 떠오르는 계란, 감자, 콩, 베이컨, 소시지 같은 것이 한 접시에 나오는 서양식 아침겸 점심이다. 양이 푸짐한 건, 영국인들은 옛날부터 아침을 든든하게 먹기로 유명했기 때문이다. 참고로 빵과 커피 정도로 간단하게 먹는 아침은 컨티넨탈 브렉퍼스트라고 한다.
3. 파이의 본고장 영국
1) 코티지 파이
양념한 소고기를 채우고 으깬 감자로 위를 덮어 오븐에 구운 음식이다. 영국은 기후가 별로 좋지 않아서 다양한 곡물을 재배하지는 못했지만 대신 소와 양을 비롯한 목축업이 발달해서 고기는 옛날부터 충분했다. 또한 파이라는 음식 자체가 영국에서 크게 발전한거라 정말 온갖 종류의 파이들이 존재한다.
2) 게임 파이
고기를 이용한 파이들 중에서 고급으로 분류된다. 게임, 즉 사냥으로 잡은 동물 고기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신분사회가 오래 유지된 영국에서 사냥은 귀족들만의 비싼 취미였고, 따라서 게임 파이도 고급 요리일 수밖에 없었다. 토끼나 꿩, 사슴처럼 사냥을 통해서 잡은 고기로 만들었기 때문에 목축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소, 양, 닭보다 비쌌다. 물론 지금은 돈으로 사먹을 수 있다.
4. 먹기 부담스런 영국 요리
1) 비프 웰링턴
부드러운 소고기 안심을 거위의 간과 잘게 썬 버섯, 패스트리 반죽으로 감싸서 구운 고급 요리다. 유래에 대해서는 확실하지 않지만, 워털루 전투의 영웅이었던 웰링턴 공작이 전장에서 식욕을 잃자 공작을 위해 휘하 장교들이 만들게 해서 올렸다는 설이 있다. 보통 레어나 미디움레어로 먹는게 정석이다.
2) 스테이크 앤 키드니 파이
소의 살코기와 콩팥을 넣고 만든 파이다. 펍에서 주로 먹는 술안주 역할을 한다.
5. 영국의 빵
영국 빵은 비교적 지역에 따른 특징이 명확한 편이다. 영국 빵은 크게 틀에 넣고 구운 ‘로프’와 틀 없이 굽는 ‘롤’ 또는 ‘번즈’로 구분할 수 있다. 영국 빵은 지역에 따른 특징도 명확하다. 영국은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아일랜드, 웨일스 4개국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스코틀랜드는 곡류의 발달로 유난히 빵의 맛이 뛰어나고, 아일랜드는 소다와 감자로 만든 빵이 유명하다. 웨일스 또한 독특한 맛의 빵들을 보유하고 있는 등 이들 각 지역에는 다양한 종류의 맛과 모양을 지닌 빵들이 있다. 팜하우스 로프(Farmhouse loaf), 블루머(Bloomer), 호비스(Hovis), 콥(Cob), 스콘(Scone) 등의 빵은 영국 전역에서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잉글랜드의 빵 종류에는 크럼펫, 잉글리시 머핀, 피커렛, 핫 크로스 번즈, 라디 케이크 등이 있고 스코트랜드의 빵에는 스카치 브레드, 아버딘 버터리 로위스, 쉐커크 배녹 등이 있다. 아일랜드에는 화이트 소다 브레드, 포테이토 브레드 등이 있으며, 웨일스에는 배라 브리스, 웰시 핫 브레드 등이 있다.
1) 팜하우스 로프(Farmhouse loaf)
영국에서 가장 대중적인 빵으로 농가에서 만들어 먹었던 식빵이다. 과거에는 갈색의 밀가루를 사용하였으며 통통한 모습이 특징이다.
2) 호비스(Hovis)
호비스는 1886년 창립한 영국의 제과 브랜드 이름이면서 소맥 배아를 다량 함유한 빵의 종류를 일컫는 말이기도 하다. 빵 옆면에 ‘Hovis’ 로고가 적혀 있으며, 일반 식빵보다 영양분이 풍부한 배아로 만든 것이 특징이다.
3) 블루머(Bloomer)
타원형 모양인 블루머는 영국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빵 중 하나이며 윗부분에 5~6개의 사선이 나 있는 것이 특징이다.
4) 콥(Cob)
기본적인 영국 스타일의 빵으로 동그란 모양이다. 주로 통밀을 사용해 구워내며, 옛 영어에서 ‘Cob’은 머리를 의미하였기에 사람의 머리처럼 동그란 모양으로 구워낸다고 한다.
5) 핫 크로스 번즈(Hot cross buns)
중세부터 내려온 것으로 건과일이나 향신료가 가미된 빵이다. 부활절 전 금요일에 먹던 빵이기도 하다. 부활절을 기념하기 위한 것이라 위에 십자가 표시를 내주는 것이 전통이다. 이름의 유래도 빵 윗부분에 십자가(cross) 문양을 새겨 넣은 것에서 시작되었다. 빅토리아 시대에는 상류층에서 유행하기도 했다. 그 시절 영국에는 인도에서 향신료들이 마구 수입되고 있었는데, 아무리 그래도 외국산 향신료는 상대적으로 고가품이었다. 그래서 부잣집에서 자기 과시를 목적으로 간단한 빵에 향신료를 듬뿍 넣어 먹게 되었다고 한다. 부활절뿐 아니라 주로 성탄절 이후에 많이 먹어서 겨울철에 먹는 빵으로 알려져 있다.
6) 번즈(Buns)
우유와 버터를 넣고 기본으로 반죽한 빵에 건과일이나 견과류를 넣고 둥글게 구워낸 빵이다. 영국의 식민지였던 동남아시아에서는 ‘로티’라는 이름으로 알려졌으며 속은 부드럽고 겉은 바삭한 맛이 특징이다.
7) 스콘
홍차와 함께 단골 등장하는 빵이다. 스콘이라는 이름의 유래에는 여러가지 설이 있지만 스코틀랜드 왕의 대관식에 사용되던 성스러운 돌(스콘의 돌)의 이름 따왔다는 설이 가장 유력하다. 현재에도 스코틀랜드 지방에는 전통적으로 스콘을 만드는 방법이 전해오고 있다.
6. 영국의 디저트
1) 크럼블
밀가루, 설탕, 버터를 섞은 반죽을 과일 위에 고슬고슬하게 뿌리는 음식이다. 2차 세계대전때 악화된 배급사정으로 밀가루와 버터를 구하기 어렵게 되자, 밀가루로 반죽해서 바닥과 뚜껑을 만들어야 하는 파이 역시 마련하기 어렵게 됐다. 그래서 임시방편으로 재료를 그릇에 담고 위에만 살짝 밀가루 반죽을 뿌려서 만들어 먹게 되었다. 그런데 맛있어서 전쟁이 끝나고 나서도 계속 만들어지게 되었다.
2) 빅토리아 스폰지
대영제국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빅토리아 여왕이 티타임에 자주 곁들여 먹었다고 해서 이름붙은 스폰지 케이크이다. 반으로 가른 스폰지 케이크에 딸기잼을 발라서 다시 붙이면 되는 아주 간단한 케이크다. 각종 다양한 크림이나 초콜릿 등을 쓰기도 하지만, 전통을 따르자면 딸기잼만을 써야한다.
3) 애프터눈 티
영국 사람들은 보통 하루에 7잔의 차를 마신다고 할 정도로 영국인들의 차(tea) 사랑은 각별하다. 특히 영국에서 소비되는 홍차의 양은 전 세계의 50%에 육박한다고 할 정도로 영국인들의 차에 대한 애정은 크다. 이른 아침부터 시작되는 티 타임(Tea break) 중에서 영국 사람들이 요즘도 빼놓지 않고 챙기는 차 시간은 바로 오후 3시~5시 사이의 ‘Middy tea break’이다. 18세기만 해도 영국인들은 하루에 아침, 점심, 애프터눈 티, 저녁으로 이어지는 총 네 끼의 식사를 했다. 아침은 베이컨이나 소시지를 곁들여서 든든하게 먹고, 점심에도 로스트 비프같은 고기를 올려서 든든하게 먹었다. 그렇게 점심을 먹고 저녁은 8~9시 정도에 먹었는데, 그때까지 허기를 달래기 위해 우리나라의 새참 개념으로 차와 빵, 샌드위치를 곁들여 허기를 달래던 것이 애프터눈 티이다. 영국의 베드포드 공작 부인인 ‘안나 러셀(Anna Russell)’에 의해 탄생했다. 상류층에서는 빵뿐 아니라 온갖 자잘한 먹을거리를 내어서 호화롭게 먹었지만, 사정이 안좋은 집이라고 해도 빵에 버터정도는 곁들여서 먹었다.
4) 이튼 매스
딸기와 크림을 섞어먹는 달달한 디저트다. 이튼은 유서깊은 영국의 명문학교로, 귀족과 왕족 자제들이 다녔던 상류층의 고등교육기관이다. 물론 지금도 유서깊은 학교로 유명하다. 이튼 매스는 매년 6월4일 열렸던 이튼 스쿨과 윈체스터와의 크리켓 경기 후 먹었다고 한다. 원래는 예쁘게 담아놓았던 딸기와 크림을 넣어놓은 바구니를 개가 뒤엎어버린 후로 딸기와 크림을 섞어먹게 되었다고 한다. 다른 설에서는 디저트로 나온 크림에다가 딸기랑 바나나를 섞어서 짓이겨먹던 이튼스쿨 학생들의 행동에서 유래되었다 하기도 한다.
5) 트라이플
커다란 유리그릇에 과일과 케이크, 크림을 층층이 쌓은 디저트이다. 파르페와 비슷한 듯 하지만, 조금 다르다.
* 출처 1: blog.daum.net/thdus
* 출처 2: blog.naver.com/greenp
편집: 카페 주인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