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진콜(Margin Call, 2011)
스릴러 | 미국 | 109분
감독 : J.C. 챈더
주연 : 케빈 스페이시(샘 로저스), 폴 베타니(윌 에머슨) ...제레미 아이언스(존 털드 역), 재커리 퀸토(피터 설리반 역), 펜 바드글리(세스 브렉맨 역)
예수님은 “삼가 탐심을 물리치라 사람의 생명이 소유의 넉넉함에 있지 아니하니라”고 하셨고, 사람이 하나님과 재물을 같이 섬길 수 없다고 하셨습니다. 핵심은 탐심입니다. 인간의 끝이 없는 소유에 대한 욕망을 예수님은 경계하셨습니다.
온 세상이 탐심에 의해 병들어 가고 있습니다. 3년 전에 일어난 미국 발 금융위기가 여전히 우리의 발목을 붙잡고 있습니다. 세상은 점점 더 양극화 되어 갑니다. 전 세계의 1%의 부자가 50%의 자산을 소유하고 있다니 경악을 금치 못할 일입니다. 미국 영화 [마진 콜]은 바로 이 금융위기와 그 뒷면에 도사리고 있는 탐욕을 고발하는 영화입니다.
케빈 스페이시, 폴 베타니, 제레미 아이언스, 데미 무어, 스탠리 투치 등이 개성 있는 연기를 펼치고 있는데, 보통 이 정도 배역들이 등장하면 영화가 산으로 가는 경향이 있는데, 의외로 마진 콜은 잘 만들었습니다. 그 이유가 배우들로 하여금 정확하게 자신의 배역 이상 요구하지 않고, 절제되었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해야 할 분량만큼 정확하게 연기해 주니까, 시너지 효과를 발휘한 셈입니다. 욕심을 빼니까 조화가 된 것이죠. 영화 속 배우들은 욕심을 절제했지만 실제 금융회사 중역들은 욕심을 버리지 못했는 가 봅니다.
영화는 노골적으로 세계금융위기를 몰고 온 리만브라더스 회사를 모델로 만들어 졌습니다. 자산규모 6900억 달러, 26,200명의 직원, 1850년에 창립하여 150여년의 전통을 가지고 있던 세계 최대 규모의 자산운용회사가 어떻게 하루아침에 망해 버릴 수 있는지, 그 날 밤에 무슨 일들이 벌어지고 있었는 지에 대한 내용입니다. 영화가 시작되면 샘이 근무하는 층은 술렁입니다. 자체 실사팀이 도착하고 해고자들을 차례로 불러 통보를 합니다. 주식 거래의 총 책임자인 샘은 하루만에 자신의 부하직원 50%가 해고되는 것을 보게 됩니다.
양육강식, 적자생존의 동물과 같이 되어버린 자본주의의 실체를 잘 보여줍니다. 왜 직원들을 쉽게 해고할 수 있냐면, 운영자의 마인드가 통계와 수치로 가득하기 때문입니다. 한 마디로 이익이 나느냐, 아니냐만 따지는 방식입니다. 그 순간 직원들의 생계, 가족, 사기, 인격은 수치로 환원되고 비인격적 고용인으로 전락하니까 쉽게 해고할 수 있게 됩니다. 실제로 금융위기로 파산한 거대금융회사가 전반적으로 다 이러한 시스템이었습니다. 반면 금융위기 가운데서도 파산하지 않고 해고하지 않는 은행권이 있었는데,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소규모 회사들입니다. 직원들 대부분도 지역에서 뽑은 안면 있는 사람들이고, 거래하는 대상도 대부분 지역 사람들이니까, 신뢰와 인격에 기반을 두고 운영하니까 욕심내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입니다.
문제는 직원들을 해고하면서, 정작 CEO 나 간부들은 주가 상승으로 8천만 달러 - 900억에 가까운 돈을 챙겼다는 데 있습니다. 심각한 도덕적 해이입니다. 최근에 월가 시위의 핵심도 바로 이 점입니다. 정작 회사에 투자한 개인들은 막대한 손해를 보고 파산에 이르렀는데, 간부들은 수백만 달러의 연봉을 받고, 퇴직금을 받아 챙겼습니다. 그러니 분노가 치밀었던 것입니다.
영화로 다시 돌아가 보면, 위기 관리부장으로 일하던 에릭도 이 해고에서 벗어날 수 없었는데, 그가 작성하고 있던 보고서를 부하 직원인 피터에게 넘겨줍니다. 피터가 그 보고서를 보니까 회사의 재정 상태가 엉망이고, 그대로 두면 주식가치가 떨어져 파산의 위기에 놓이게 된 것을 알고 즉시 상사인 샘에게 보고 했습니다. 곧 사장인 자레드, 회장인 토드에 의해 한 밤 중 비상회의가 소집됩니다. 회장인 토드는 현재 보유하고 있거나 투자하고 있는 주식을 내일 다 처분하라 지시합니다. 그러나 실제 주식 거래를 담당하는 샘은 그건 위험한 일인데, 우리는 살겠지만 시장 자체를 죽이는 것이라고 반대합니다. 그 여파가 엄청날 것이고, 전 세계의 주식시장을 강타할 것이라 경고합니다.
그러나 토드 회장이나 사장인 자레드의 의지는 확고합니다. 영화 속 팀장인 윌의 대사를 통해 우리는 그들의 사고방식을 알게 됩니다. “결국은 다 팔 거야, 누가 뭐라 해도 저 사람들은 자신의 돈을 잃는 일 따윈 하지 않아. 모두가 다 잃어도 자신들은 잃지 않아.” 그의 말 그대로 회사는 하루 만에 보유 주식과 거래 주식을 다 처분해 버렸고, 그 일을 완수한 자에겐 130만 달러, 약 15억의 보너스를 지불하였습니다. 한 마디로 자신들은 다 챙기고 전 세계를 파산의 도가니로 몰아간 것입니다. 문제는 이 말도 안 되는 행태로 수많은 개인 투자자들의 가치가 하락하고 집을 나와야 했고, 파산을 당해야 했다는 점입니다.
문제는 이것이 단순히 영화 속 이야기만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입니다. 탐욕의 노예가 되어 버린 우리들이 저지른 일입니다. 문제는 이러한 위기가 단순히 일부 자산가들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에 있습니다. 위기 관리일을 했던 에릭은 원래 토목공학도였습니다. 금융회사에 들어오기 전에 그는 다리 건설 책임자로 일하였습니다. 그 일로 수많은 사람들에게 편리를 제공하였고 보람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연봉을 더 받기 원했습니다. 돈을 더 많이 벌기 위해서 이직을 한 것입니다. 에릭의 부하직원 피터 역시 공대에서 우주공학을 전공했는데, 돈 벌기 위해 금융회사에 지원하였습니다. 자신의 전공과 무관하지만, 고액의 연봉 때문에 그리한 것입니다.
인간의 탐욕은 끝이 없고 대상도 무제한이라는 것을 잘 알아야 합니다. 지금 우리 사회를 움직이는 메카니즘은 철저하게 돈이라는 것을 간파할 필요가 있습니다. 학생들이 자신의 꿈을 말할 때, 직업을 선택할 때 첫 번째로 드는 것이 연봉입니다. 돈 많이 벌기 위해 의사가 되려하고, 약사가 되려 하고, 변호사가 되려 하고, 검사가 되려 합니다. 그러니 도대체 사회정의나 공공의 선이 실현될 수가 있나요? 그리스도인들이 각성하고 회개해야 합니다. 아니, 전 국민이 아파트 하나 잘 분양 받아서 가만히 앉아서 몇 천 만원, 몇 억을 벌려고 했습니다. 이 모든 것이 탐욕의 결과입니다.
영화 [마진 콜]은 오늘 우리의 문제입니다. 깨어 있는 그리스도인들이 돈보다 예수님의 정신, 움켜쥐는 것이 아니라 나누고 베푸는 것을 실천해야 할 때입니다. 아파트 전세를 10% 낮춰주고, 매매가를 낮춰준다면 큰 반향을 일으킬 것입니다. 사회적 십일조로 그러한 운동을 전개할 때 우리는 탐욕과 욕망의 시대에 희생과 베풂의 복음을 전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다시 한 번 예수님의 경고를 귀담아 들읍시다. “삼가 탐심을 물리치라. 사람의 생명이 소유의 넉넉함에 있지 아니하니라.” (2011.12.29. 교회복음신문 / 김양현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