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숲속 도시 광주에 살아요~ *
광주가 숲이 있는 도시로 바뀌고 있다.
얼마전 발표된 국립 아시아문화전당의 당선작도 사람들이 편안하게 걷는 도시숲을 테마로 하고있다. 이뿐 아니라 도시속 쌈지 공간들이 도시숲으로 새롭게 태어나고 있다.
2000년 12월 도심철도 이설부지인 광주역에서 남광주역, 효천역에 이르는 10,8km의 철길이 푸른길로 결정된 이후, 광주천변에서 백운광장에 이르는 철길이 푸른길로 바뀌어 시민들에게 돌이왔다.
화정동에 위치한 옛 안기부 터도 화정공원이라는 이름으로 개방돼 인근 주민들의 편안한 쉼터로 이용디고 있다.
금남로에 위치한 한국은행 터는 현재 건물이 헐리고 나무와 물을 만날 수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으며 ,옛 전남도 지사공관, 국군통합병원부지등도 도시숲으로 바뀌어 시민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시원해서 집에 들어가기 싫어" "동네에서 얼굴 보기 힘든 옆집 아저씨도 이곳에서 만나서 이야기도 하고 그래" "우리애들 맘놓고 놀 수 있어" 지난 여름 대남로 푸른길에서 만난 주민들의 이야기다.
도심에 새롭게 바람길이 생겨 주변보다 온도가 2~3도 낮다고 체감할 정도로 시원한 공간 , 주민들이 서로 인사를 나누며 편안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공간, 안전하게 놀 수 있는 공간이 동네에 생겼다며 밤늦도록 산책을 즐기는 많은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슬리퍼를 신고 즐기는 새로운 도시숲을 가르켜 누군가는 "슬리퍼 녹지"
라고 명명했다. 굳이 차량을 이용하지 않고 운동복과 슬리퍼를 신고 편안하게 즐기는 도시숲은 시민들의 생활에 활력을 불어넣는 것은 물론 생활패턴 변화에도 많은 영향을 주고 있다.
아이들은 숲길을 걸어 학교를 가고 ,직장인들은 숲길 사이의 자전거도로를 이용해 직장까지 차량의 방해를 받지 않고 출퇴근하고, 노인과 장애인들도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는 숲길이 곳곳에 만들어질 것이다.
물론 이러한 숲길이 우리가 꿈꾸는 광주의 미래 모습으로만 그치지 않기 위해서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 광주도심이라는 바다에 도시숲이 섬처럼 떨어져서 존재한다면 사람과 야생동물들이 자유롭게 이동하기 어려울 것이다.이제 우리는 슬리퍼녹지에 만족하지 않고 대문을 나서 자신이 원하는 목적지까지 숲길을 따라 걸을 수 있는 "구두녹지" 운동화녹지"를 만들어 가야 한다.
무등산에 사는 다람쥐가 폐선부지 푸른길공원과 사직공원,광주공원을 거쳐 광주천을 따라 옛도지사공관에 만들어진 상록공원까지 맘놓고 이동하면서 숲을 즐기는 아이들과 만나는 날이 그리 멀지 않았다.
도시숲 만들기에 대한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관심은 우리가 꿈꾸는 "숲속도시 광주"를 생각보다 빨리 우리곁에 가져다 줄 것이다.
< 빨간 조끼 >에 기고된 이 경 희(광주환경운동연합간사)님의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