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4월 5일 화요일
신비의 섬 울릉,울릉도 나리분지 탐방
* 울릉리조트 대아호텔
울릉도 시낭송 축제를 마치고 나서야 저녁 식사를 할 수 있었다. 밤 10시가 조금 넘어 거리는 한산하다. 만찬 장소로 걸어가는 길이 언덕 내리막으로 계속 이어진다. 육지의 도심에서는 볼 수 없는 가파른 길에 바람까지 심하게 분다. 울릉도 특산품이라는 치나물과 오징어회무침이 진한 향으로 입맛을 돋우어 즐거운 저녁 향연을 마치고, 조금 걸어나가 미리 대기중인 셔틀버스를 타고 숙소로 갔다. 우리가 숙박할 곳은 울릉리조트 대아호텔이다. 그날 밤은 사방이 어둠에 싸여 지정된 방으로 가는 길 외는 보지 못했다. 본관에서 조금 떨어진 언덕길 2층의 아담한 건물이다. 방팀은 4명으로, 권천학, 김길자, 김민자, 나. 이렇게 넷이서 잤다. 모두들 내게는 언니 시인들이다. 권천학 시인님과 초면이다. 아름다운 담소를 나누는 것도 오늘은 무리다. 포항에서 독도까지 독도에서 울릉도까지 장장 배를 탄 시간만도 8시간이다. 머리가 흔들리는 느낌이 가시지 않아 곧바로 자리에 누웠다. 울릉리조트 대아호텔이 그토록 아름다운 것은 다음날 아침에서야 알았다. 창문을 열었을 때 눈 앞에 전개되는 바다와 일출의 장관, 해변에 피어오르는 해무가 호텔을 아름답게 물들이고 있다. 그리고 호텔 구조가 2층 얕으막한 건물로 줄지어 붙어 있다. 도시의 높은 호텔과는 대조적이다. 양 옆으로 길게 늘어선 풍경이 록키산 매리어트 호텔과 같다. 모양도 참 예쁘다. 크림으로 만든 보드라운 집, 장난감 조립으로 만든 아기자기한 집이다. 그러나 더 놀라운 풍경을 본 것은 호텔 밖으로 나왔을 때다. 산 언덕에 또다른 호텔 집들이 즐비하다. 호텔 본관 건물만 바닷가 평지에 있을 뿐 모든 호텔의 숙소가 산자락에 지어져 있다. 그것도 가파른 산의 나무 사이 사이, 꼭 2층의 개인집 같은 모양이다. 바닷가에 작은 마을이 동화 속 이야기처럼 형성되어 있다. 두 개의 우람한 산봉우리와 산에 사는 나무, 바위들이 육지의 생김과는 다르다. 눈부신 아침해가 조명함에 산정의 바위 형상이 뚜렷하게 조명되고 오랜 세월을 바람만 먹고 산 울릉도 특유의 나무들이 다부지다. 그런 나무들이 호텔 집들을 더욱 아름다움으로 이끈다. 울릉리조트 대아호텔은 지은 지 얼마되지 않은 듯하다. 호텔 뷔페식으로 아침식사를 할 때 전면이 대형 유리창인 창가에서 먹는데, 바다를 사이에 둔 공간 뜨락에 수영장과 나무 심기 등 인부들이 작업하는 광경이 보였다. 다 완성되면 그 아름다움이 더 클 것이다. 정말 다시 찾고 싶은 호텔이다. 아침 식사를 마치고 로비에서 다음 일정을 기다렸다. 로비 역시 어느 잘 발달된 문명국에 온 착각이 들만큼 세련되고 아름답다. 꽃과 화분, 창 밖의 바다 풍경이 가슴을 설레이게 한다. 바다 쪽의 창은 전부 대형 유리로 설치해서 저 멀리 하늘과 맞닿은 수평선과 가까이 어부의 노젓는 손까지 다 보인다. 참 향기로운 호텔이다.
울릉리조트 대아호텔 안내데스크에서.'우리는 숨자'하며 아래에 감춰버린 천진한 울릉도의 두 남녀 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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