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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1일
정말 무섭네요.
사실 조금전 까지 진영이가 연락이 안되다가 지금 연락이 왔습니다.
디즈니랜드에 갔었거든요.
거기가 잠겼다는 뉴스를 받고 너무 걱정 했는데 무시하다는군요.
그런데 언제 집에 도착할 지 모르겠습니다.
모든 교통수단이 중단됬습니다.
집에서 6카로 정도 떨어진곳에 딸 소영이 학교가 있는데 그 애도 아직 안왔습니다.
차로 나가 봤으나 큰길에서 차가 전혀 안움직입니다.
10시경에 다시 나가볼 작정입니다.
퇴근을 다 걸어서 하기에 보도가 난리입니다.
3월 12일 오전 1시 47분
이제야 집에 돌아왔습니다. 소영이 학교까지 약8키로, 차로 15분이면 가는 거리를 4시간 걸쳐서 도착해서 소영이를 태우고 왔습니다. 올때는 1시간 반걸렸습니다. 통신두절 대중교통두절 자가용으로도 차가 안움직일 정도입니다. 진영이는 디즈니렌드에서 외박을 한다네요. 도저히 가지 못합니다. 살아 있다는 것에 안도를 하면서...걱정해 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3월 12일
오후에 진영이를 데리고 왔습니다. 고속도로가 일부 폐쇠되서 국도로 갔는데 국도도 밀려서 골목으로 돌아 돌아 찾아 갔습니다. 디즈니까지는 못가고 나올 수 있는데까지 나오라 해서 중간에서 겨우 만났습니다.
휴대폰 전원이 살아 있어서 다행이었습니다.
오늘 저녁은 정말 감사히 먹었습니다.
문제는 원폭에 의한 방사능 누출인데 방금 전 반경 20키로까지 접근 금지구역으로 발표 하였습니다.
3월 13일
3월 14일
오늘 당장 직원 한사람이 오사카를 통해 한국으로 갔습니다. 그리고 또 한명이 수요일날 귀국한답니다. 식당의 주방 아줌마들이 울면서 일을 합니다.
어제 저녁 가족회의를 했습니다. 이직하는 사람들에 대비하여 가족이 총동원하기로 했습니다. 진영이는 지금도 주2-3일 우리 음식점에서 알바를 하고 있었는데 풀타임으로 돌리고, 소영이는 가사일을 책임지면서 간간히 바쁠때 회사을을 좀 돕기로 했습니다. 물론 나와 아내는 아침부터 밤까지 풀타임입니다.
주요소에서 연료를 안팔기 시작했습니다. 이미 바닥이 난거지요.
3월15일
연일 나오는 보도를 보면서 참람함을 금할 길 없습니다.
일본 국가적으로도 그렇고 저 개인적으로도 곤경에 처해 있습니다.
어제로 한국에 가야겠다고 사직한 직원이 4명이고 이번 주에 한국을 무기한 방문해야 한다는 직원이 또 4명입니다.
이 모든 상황을 보면서 혼자 화가 나 있습니다.
지진과 같은 천재지변에 어쩔 수 없다고는 하지만 구조적으로 너무 엉망입니다.
1. 식량에 대하여
미디어를 통해 전 세계로 송신되어 간 뉴스에 의하면 재해난민들이 피난하고 있는곳의 운동장이나 옥상에 ‘SOS' “식량, 구호품 부족’이라고 써져 있는 화면을 보았을 것입니다.
평소 TV만 키면 열 손가락으로 셀 수 없을 정도의 생수광고나 빵 광고를 볼 수가 있습니다. 피해지역 이외의 국민들이 사재기를 해 놓아서 수퍼가 문을 닫고 있는 실정이지만 공장의 재고는 있을게 아닙니까? 아니면 재해를 당한 사람들을 위해 급히 공장을 돌리거나... 그러나 일본은 손만 구르고 있는 상태입니다.
운송수단이 없다고요.
일본의 군비가 얼마입니까?
세계에서 5번째 안에 드는 나라가 아닙니까? 왜 군용헬기를 이용해서 떨어뜨리면 될 것을 육로가 막혔다고 안 된다는 말만 하고 있는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또한 이런 상황이 오면 군의 비상식량을 풀어야 되는 것 아닙니까? 과연 일본 자위대에 비축식량이 없을까요?
2. 핵 발전소에 대하여
원자로가 폭발한 것의 직접적인 원인은 전력공급의 차질로 원자로에 냉각수를 공급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 위험한 원자력 발전소를 운영하면서 재해에 대비한 비상 발전기도 하나 제대로 설치 안했다는 것은 말이 안 됩니다. 3호기가 복발했을 당시 나고야의 발전기 회사로부터 군용화물기로 발전기 두 대를 긴급 공수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얼마나 어리석은 헤프닝입니까? 3호기가 폭발했을 때 1,2호기 그리고 그 외의 원자로가 있는데 그것을 대비 안하고 그냥 사고 난 것 만 고치려 했던 것도 이해가 안 되는 부분입니다. 그리고 일본 해군은 이지즈함을 몇 대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런 때에 왜 그런 방법을 동원하여 비상 전력공급을 못하고 있는지 이해 할 수 없습니다.
3. 전력공급과 연료부족에 대하여
이번 대 지진이 일본 전체를 말아먹은 것과 같이 보도가 되고 있지만 엄밀하게 말하자면 일본의 동북부 지방의 일부입니다.
관동지방은 어제부터 전력을 순번제로 정전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차를 가지고 주유소에 가도 기름을 넣을 수가 없습니다. 기름이 바닦 난 것입니다. 비축 전력량과 비축 연료가 사흘분 밖에 안된다... 정신이 제대로 밖힌 사람이라면 이말을 이해 할 수가 있겠습니까?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일본은 세계 제2의 경제 대국이었습니다. 이런 나라가 전력과 연료가 사흘을 버티지 못하고 나가 떨어집니다.
4. 리더쉽 부재
정부 지도자들의 일관성 없는 행동으로 원자로 폭발이 이랬니 저랬니 하는 것과 순번 정전제의 ‘한다 안한다’ 하는 것에서 일본사회는 극도로 혼란에 빠져 있습니다. 전철이 운행을 ‘한다 안한다’하여 우왕자왕하고 있습니다.
공항으로 가는 길은 이미 대중교통수단이 제대로 운영되지 않아 재외국민들이 이 나라를 빠져나가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한심한 일 같으니...
3월 16일
.......... 할 말이 없습니다. 직원 및 파트를 16명을 이끌고 회사를 운영해 나가는데 그 중 반은 이미 일본을 빠져 나갔고, 오늘 내일 그리고 토요일까지 파트 2명만 남기고 다 일본을 빠져 나갑니다. 결국 두명도 파트만 남아 별 효용이 없습니다. 툐요일을 기해서 쉬게 하려고 합니다.
사업장 한곳은 휴업을 하고 생필품을 공급해야 하는 수퍼만 우리 가족이 지켜며 유지해 보려합니다.
이미 어느 곳을 가더라도 빵, 쌀, 휴지, 라면, 물 등을 살 수가 없는데 다행이 저희 수퍼에는 비축량이 남아 있어
물, 라면, 일부의 쌀을 살수가 있습니다.
오늘 애들에게 한국의 가족 전화번호를 가르쳐 주었습니다.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하여.. 그리고 각자에게 5만엔씩을 쥐어 주었습니다.
다행이 집과 사업장이 가깝기 때문에 가족이 금방 모일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있습니다.
어제 밤에 후지산 밑에서 또 지진이 났습니다.
이전 것하고는 연관이 없는 지진이라고 하는데 강도가 <6강>입니다.
동경은 원전사고 현장과 240키로 떨어져 있기에 별로 피해는 없을 것이라고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 말을 곧이 믿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다행이 바람이 서쪽에서 동쪽으로 불어 태평양쪽으로 방사성 물질이 날아갈 것 같습니다.
일부 동경에 사는 사람들은 일부가 오사카나 남족으로 피신을 하는 것 같습니다.
하루에도 한국에서 위로전화를 20통 가까이 받습니다.
20년동안 한번도 연락 않던 사람들까지 어떻게 전화 번호를 알았는지 전화가 옵니다.
전 가능하면 가족이 이곳에 남기를 바랍니다.
별 수 없는 상황이라면 이곳을 떠나겠지만 한국에서 염려하고 있는 만큼의 급박한 상황은 아닙니다.
주위에서 너무 소란들을 떨어서 심난한 마음으로 있지만
이런 때일수록 자기 자리로 돌아가서 그 자리를 지킴이 모두를 위해서 도움이 될 것이란 생각을 합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이곳에 온지 21년이 지나면서 어쩌면 나의 모든것이 이곳에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남들은 쉽게 떠나는데 제가 쉽게 못떠나는 이유중의 하나일겁니다.
가정에서는 아버지요
교회에서는 장로이고,
회사에서는 사장입니다.
지켜야 할 사람은 지켜야합니다.
3월16일
늘 기도로 도와 주시는 여러분 고맙습니다.
전략하옵고,
혹시 구호물을 보내주실 수 있는 분들은 아래 품목을 보내 주시면 많은 도움이 되겠습니다.
1. 손전등 과 그것에 들어 갈 전지(밧데리)
윤번제로 정전이 실시 되는데 앞으로는 더 심해질 수 있습니다.
2. 요오드
방사능을 걸러 내는데 효능이 있다고 합니다. 이 또한 이곳에서는 구할 길이 없네요.
우선 급한 것은 이것입니다.
3월 17일
식구 넷이서 아침을 먹었다.
우리는 며칠 전부터 언제 일어날지 모르는 지진에 대비하여 주먹밥을 만든다.
그 주먹밥을 아침에 데피어 먹는다. 반찬은 오이를 고추장에 찍어 먹는 것으로 대신하였다.
어제 밤 퇴근하면서 편의점에 들렀는데 오랜지가 있어서 그것을 샀다.
딸이 좋아하는 사과쥬스도 샀다. 하루 종일 집에 있으면서 딸은 라면이나 주먹밥으로 점심을 혼자 먹어야 한다.
아침을 먹으며 언제나 그랬드시 TV를 본다.
TV를 틀면 어느 방속국이나 할 것 없이 지진 속보를 방송해 주고 있다. 하루 종일...
언제나 아침방송의 아침을 밝히던 아나운서가 쯔나미에 휩쓸려간 마을을 직접취재하러 갔다.
가족을 찾는 사람이 있어 동행취재를 한다.
어느 여인이 미쳐 피하지 못했던 자기 어머니와 어린 딸을 찾으러 직접 마을에 들어간다.
오늘로 지진 1주일채를 맞는데 얼마나 오래 찾았을까?
그런데 얼마 안 있어 자기 집 차를 발견했다.
서둘러 차가 있는 곳으로 가 보니 차 안에는 어머니와 어린딸이 싸늘한 시체로 변해 있다.
취재를 제대로 못하고 울음만 있다. 물론 방송국의 모든 스텝진과 그 방송을 보는 시청자들까지...
오늘 아침 출근길에 거리에 차가 안 보인다. 한산하다. 오늘이 일요일인가 하는 착각까지 들 정도로...
오늘도 오늘이지만 앞으로가 더 문제다.
내일을 알 수 없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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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구호물자를 보내 주신다니 많은 사람이 도움이 될 것입니다.
여러 곳에서 도움을 주겠다고 말씀하시지만 필요하면 그때그때 말씀드리겠습니다.
정말 감사드립니다.
동경은 생각한 것만큼 심각하지 않습니다.
주위에서 다들 이런저런 루머 때문에 사람들 마음이 동요하여 그렇지 직적적인 피해같은 것은 없고, 간접적으로 일어나는 생필품등을 살 수가 없으니 그것이 문제입니다. 우리 수퍼에도 쌀은 이미 떨어졌고 라면이나 물 다른 물건들은 좀 남아 있습니다. 곧 떨어지겠지만...
이 글을 보는 동경분들은 저를 찾아 주십시오.
조금씩은 나누어 드릴 수 있습니다.
여러분의 성원 눈물로 감사드립니다.
3월18일
출근길에 내 모미 무거워 보여 사무실에서 주머니를 뒤져 봤더니 열쇠꾸러미 때문이었습니다. 평소에 자동차를 즐겨타지 않는 나는 차키를 집에 두고, 집키와 사무실키(맨 왼쪽)만가지고 자전거를 타고 다닙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매장의 키,음식점의 키 각 점포의 금고키까지 가지고 다녀야하니 무거울 수 밖에 없습니다.
오늘 아침에 가족회의를 했는데 이것은 다음에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3월 18일
오늘 아침에 가족회의를 하였습니다.
일본의 원전이 점점 위험해지는 듯한 느낌입니다.
진영이 소영이는 미래가 있으니 무슨 일이 있으면 한국으로 보낸다는 것을 알려 주었습니다.
아빠 엄마가 함께 한국에 갈 수도 있지만 만약 그렇게 된다면 이제까지 20년 동안 일구어 놓은 것이 물거품이 되고 하나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 운명입니다.
집도 사 놓은 것이 있고 회사 건물도 조그만 한 것 이지만 사놓은 것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을 순전히 내 손으로 사놓은 것이 아니고 은행의 협조를 얻어서 사 놓은 것이기에 아직까지 갚아야 할 돈이 남아 있습니다.
경기가 좋다면 한꺼번에 갚고 나중에 와서 처리를 해도 되겠지만 일본 상황이 그렇질 못하므로 매월 오는 기일에 그 돈을 넣지 못하면 결국 차압으로 끝나게 되는 운명입니다.
한국으로 돌아가기는 쉽지만 나중에 이곳에 돌아와서 그 만큼 회복을 하려면 몇 배의 힘을 더 써야 하는데 그러기에는 아직 자신이 없습니다.
이런 상황은 나뿐만 아니라 일본에서 개인사업을 하는 거의 모든 사람들이 겪는 상황일겁니다.
한 달전에 진영이가 친구들하고 오사카에 졸업여행을 간다고 약속해 놓은 것이 있었습니다.
그 날이 다음 주 월요일, 즉 21부터 24일까지입니다.
지진이 난 뒤로 우리 부부는 그 여행을 못 보낸다고 강압을 하였습니다. 그래서 포기를 한 상황이었는데 가만히 생각해 보니 오사카로 내려가 있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단 조건을 하나 들었는데 동생 소영이도 데리고 갈 것, 소영이가 오빠 친구들을 다 아는 상태라 별로 내키지는 않지만 상황설명을 하니 같이 간다고 합니다.
졸업여행이 아니라 피난여행인 것입니다.
우리는 진영이에게 오사카의 영사관, 대한항공 등의 연락처를 메모해 두라고 하였고 여차하면 그곳에서 한국으로 그냥 보낼 요량으로 여권과 항공료까지 들려서 보낼 계획입니다.
애들이 머리가 크니 다루기도 쉽지 않습니다.
대부분은 부모의 의견을 잘 따르는데 한국은 가기 싫다는 것입니다.
진영이가 요즘 버닐럽(불타는 사랑)을 하고 있습니다. 제 딴에는 여자친구를 이곳에 남겨두고 가는 것이 내키지 않는가 봅니다.
그래서 아내가 속이 많이 상해 있습니다.
다 키워 놨더니 제 부모보다 여자친구를 더 챙긴다나 뭐라나...
그것이 아니래도 싱숭생숭한데 아들까지 마음을 긁어 놓으니 하루 종일 컨디션이 말이 아닙니다.
매장에서 하루종일 일을 하면서도 라디오에 귀를 기울이며 일을 하고 있습니다.
일본정부의 무능함을 한탄하면서...
3월 18일
오전에 차를타고 가는데 동경 시내에서 좀 벗어난 외곽에서 주유소에 기름을 넣는 차량들이 있어서 동영상을 찍었습니다. 방향을 바꾸어야 하기에 끝까지는 못 찍었으나 줄이 굉장했습니다. 어제 얘길 들어보니 2시간 반을 기다려서 10리터를 넣다는 군요.
3월 20일
오후 4시쯤 오기동동문으로부터 손전등 28개를 인수 받았습니다.
우선 필요한 동문들에게 돌리고 나머지는 센다이에 구호물자로 보낼 겁니다.
3월 20일
정신없이 지내다가 매장 앞의 벗꽃나무를 보았습니다. 꽃봉우리가 금방이라도 터질 듯 했습니다. 이 재난, 이 공포가 이 꽃이 피기 전에 해결되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이제 한두주가 지나면 만개를 하겠지요.
3월 20일
어제는 커피를 많이 먹어서인지 밤에 잠이 안 옵니다.
침대 위에서 기도를 하고 이런 저런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어느 실존 철학자가 말한 ‘절망의 늪에서의 단독자’ 생각이 났습니다.
책에서야 많이 봤지만 실제로 내가 그 상황을 경험하니 참 고독했습니다.
그래도 어느 절대자에게 맡기고 기도를 할 수 있다는 것, 기도 할 수 있는 대상이 있다는 것, 이 생각을 하니 행복했습니다.
...나는 이 절망 속에서 기도를 하고 있는데 기도할 대상이 없는 사람들은 무엇을 할까?
날씨도 풀리고 매장 앞의 벚꽃 봉우리가 터질듯 합니다.
얼마 안 있어 지금 겪고 있는 숙제도 풀리겠지요.
3월 21일
하루 종일 비가 내린다.
오늘 새벽 진영이와 소영이를 교토와 오사카를 돌아오는 피난여행을 보냈다.
내 표현으로 피난여행이지 그들은 친구들과의 여행이 그리도 즐거운지 마음속에 있는 흥분된 마음을 부모에게 비추지 않으려고 참는 것 같다.
어제를 기해 원전이 좀 안정되었다니 마음이 훨씬 홀가분하다.
오늘 하루 종일 거리에 사람들이 보이지 않는다.
춘분의 날로 공휴일인데 예년 같으면 성묘를 하러 온 거리가 북새통이 되었을 텐데...
방사능이 노출된 후 공기중에 있던 방사능이 비와함께 내려오기에 몸에 안맞으려고 안간힘을 쓰는 것 같다.
애들이 없으니 허전하고 오가는 사람도 드므니 더욱 허전하다.
내일부터 연휴가 끝나고 새로운 한주가 시작되는 날인데 나 또한 어느 날 보다 바쁜 날이 될 것이다.
새벽에 조찬기도회, 오전에 새 사업을 위한 금융청방문, 오후에 교단 관계자들과의 회의가 잡혀 있다.
이런!! 또 지진이다. 하루에도 서너번은 흔들리는 것 같다.
이젠 3도 이하의 지진은 지진도 아니다.
이러다 또 조용해 지겠지...
3월23일
사랑하는 후배 홍완표목사님으로부터 선물이 왔습니다.
오늘 교단의 선발대가 센다이로 들어 갔습니다. 그곳을 살펴보면 필요한 것들이 많이 나타날 것입니다. 헌금이 들어 왔다고 쪽지가 왔네요.
그 또한 잘 관리하여 꼭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나누어 줄 것입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3월23일
백유현(90)후배로부터 소포가 왔습니다. 이것저것 생각해서 꼼꼼히 챙겼네요. 생전 처음보는 코마게도 있고 ㅎㅎ 재미 있습니다. 후배하고는 학교 생활을 같이 못해서 저를 잘 알지도 못할텐데 많은 신경을 써 줬네요. 친필편지는 감동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3월23일
어제 새벽 내가 속한 CBMC(기독실업인회)의 조찬모임에 갔었습니다.
많은 인원이 한국으로 간 상태라 작은 인원이 기도 모임을 가졌습니다.
우리 테이블에서 회원들의 근황을 듣는 시간이 있었는데
불고기집을 다섯점포하는 주진안장로님은 거의 모든점포에서 영업을 못하고 있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합니다.
사모님은 하루에도 두번씩 울고 그러신다네요.
일본에서 사업을 한다는 분들은 대부분 은행에서 차입하여 사업을 하고 계신데
하루라도 쉬면 큰일인데 며칠째 아무것도 할 수 없으니...
처가방의 오영석 장로님도 점포 30개중 3곳만 영업을 제대로 하고 있고 타 범포는 문을 닫거나
오후 6시까지밖에 영업을 못한다고 하십니다.
평소의 매출에 20-30%의 매출만을 올린다네요.
다행이 오사카나 한국의 점포등을 영업이 순조로와서 버티고 있다고 하십니다.
IT관계의 업자나 여행업의 업자는 큰피해가 없는데 직원들 동요로 마음고생이 심하다고 합니다.
오늘 아침에 교단의 피해복구 위원회 회원들이 센다이로 출발을 하였습니다.
지금까지는 들어 갈 수도 없어서 발만 동동 구르고 있었는데 오늘부터 고속도로를 운행할 수 있다고합니다.
현장에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직접 보고, 현지의 사람들 말을 듣고 지원을 할 계획입니다.
제가 하는 음식점의 주방식구들이 다 한국으로 가서 그동안 영업을 못하고 있었습니다.
오늘부터 재개할 계획이었는데 한국에 간 직원이 다시 오는데 가족들이 제동을 걸어 오늘 못들어 온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그들이 돌아올때까지 영업을 좀 더 쉬어야 할 것 같습니다.
저는 식품매장에서 아내와 같이 근무를 하고 있습니다.
다행이 알바 한명이 들어와 저희를 도와주고 있습니다.
기도 해 주시는 분들, 정말로 고맙습니다.
3월24일
<가장 깊은 어둠은 새벽의 가까움을 말한다> 박정민 후배가 보내준 액자입니다.
액자안의 글귀가 많은 위로가 됩니다.
새로운 기회를 찾으려고 바둥거리고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3월 24일
‘마음은 보이지 않으나 마음쓰는 것은 보이고, 생각은 보이지 않으나 생각하여주는 것은 누구에게나 보입니다’
일본의 민영방송은 뉴스건 드라마건 버라이어티쇼건 어느 방송이나 15분에 1분씩 광고방송을 합니다.
1분 동안 15초 광고 4개를 하는데 요즘 같은 상황에서 기업광고를 하면 오히려 이미지가 저하되는 것을 두려워 해서인지 4개의 광고 중 하나정도만 하고 나머지 3개는 공익광고를 합니다.
여러 종류의 공익광고를 하지만 전철 안에서 임산부에게 자리를 양보하면서 그리고 계단을 오르는 노인을 부축해 주면서 하는 광고 카피가 제일 마음에 와 닿습니다. 바로 그것이 ‘마음은 보이지 않으나 마음쓰는 것은 보이고, 생각은 보이지 않으나 생각하여주는 것은 누구에게나 보입니다’
이 순간에도 지진이 오네요!! 좀 많이 흔들립니다.
일본은 지진이 나면 휴대폰으로 경고음이 나도록 되어 있습니다.
(일부 휴대폰 회사는 다운받아야 되지만)
어제 박경덕 후배로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건전지가 발송하기 어려워 모금한 돈을 현금으로 지원하겠다고... 어쩌면 그것이 현명할지 모르겠습니다. 현금으로 지원이 되면 필요한 사람에 맡게 이곳에서 구입해서 전해주면 더 효과적이겠지요.
이창훈, 송성강 지휘자님, 백경미, 강병훈, 김성애, 이상민, 한재규, 이성배, 박미경, 강명희 식영과 교수님, 최정순, 천사무엘 목사님, 고범석, 이홍희, 박희정, 박경덕 그리고 개인적으로 홍완표목사님, 백유현, 박정민, 이정섭 등 많은 분이 후원을 해 주셨습니다.
정말 감사를 드립니다.
어제 일본을 온통 흔들은 뉴스는 동경에서 수돗물을 어린 유아에게 먹이지 말라는 것입니다. 방사능에 오염되었다는 것이지요.
이제까지는 그래도 수돗물을 먹을 수 있어서 다행이었는데 먹을 수 없으니 생수를 어느 곳에 가서도 살 수가 없습니다. 세탁하는 것 등에는 문제가 없지만 밥을 할 때나 음식을 만들 때에도 수돗물을 사용하기가 꺼려집니다.
오사카나 지방에 연락하여 생수 한 박스씩이라도 사서 동문들에게 나누어 주려고 합니다. 살 수만 있다면요.
여러분의 기도와 배려 가슴 깊이 간직하고 있습니다.
3월 25일
오늘로 지진/쯔나미가 난지 만 2주가 지났습니다.
저는 어제부터 몸살기운이 있어 약을 먹고 기운을 차리려고 애를 쓰고 있으며, 아내는 신경과민인가 봅니다. 조그만 일에도 신경이 곤두서 화를 내곤합니다. 그것도 그럴 것이 2주 동안 식사다운 식사를 제대로 못했습니다.
아침부터 저녁 늦게까지 힘든 일을 해 오고 있으니 체력에도 문제가 가겠고 발목을 잡혀서 어딜 나가지도 못합니다.
평소에 아내가 좋아하는 것이 요가인데 지진이 난 후 한번도 못했으니 스트레스가 쌓여 있을 대로 쌓였을 것입니다.
어제는 우리 아이들이 오사카에 갔다가 돌아 왔습니다.
왜 그리도 반가운지...
많은 분들이 성금을 보내주셨습니다.
우선은 그들이 원하는 동문들에게 오늘 물을 공급해 주려고 합니다. 부족한 물이지만 이곳저곳 수배를 해 보니 그들에게 보낼 양만큼의 물은 확보를 했습니다.
이곳에서 무엇이 필요한지를 잘 모르는 분이 계십니다.
사실은 저는 동경에 있으므로 현장감이 떨어지긴 하지만 동경에서는 생필품중에서 쌀, 라면, 휴지, 물, 가솔린 등이 부족합니다.
그런데 현장에서는 상황이 달라 위의 물건이 필요하면서 노인용귀저기, 전기를 사용하지 않는 석유스토브, 두꺼운 옷, 속옷등인데 정작 필요한 것은 의료진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전기가 들어오지 않으므로 집단피난 생활을 하는 사람들 중에 의사와 의로기기가 있어도 아무것도 못하는 일들이 속속히 일어나 고령자들이 하나 둘씩 죽어가고 있습니다.
저도 생업에 메달려 아무일도 할 수 없지만 물이나 쌀등 생필품을 몇 개 보내 주어서 해결될 일이 아닙니다. 그래서 가능한 한인들이 함께하는 창구를 통해서 트럭으로 운반할 정도의 양을 구매하는데 보탬을 드리려고 합니다.
조사를 위한 선발대가 지난 화요일에 갔다가 어제 밤 늦게 도착하였습니다. 그분들이 유효적절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보내주신 성금을 보태고져 합니다.
기도로 후원해 주시는 분들, 염려해주시는 분들, 성금을 보내주신 분들(어제 추가로 보내주신 분은 홍완표목사, 이병희집사님, 식영과 동문회, 처남인 도용주, 강병훈은 또 보냈고, 한남대교목실, 김윤미,김경수91가 거금을 보내 주셨고, 매부인 이정섭이 구호물자를 보내 왔습니다. 깊은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3월 25일
오늘 오전 차를 타고가다 뉴스를 들으니 오늘 동북지방에 15센티정도의 눈이 내린다네요. 갑자기 추워지면 고생이 심할텐데... 선발대로 출발했던 목사님을 만났습니다. 센다이에 구호물품이 쌓여 있는데 배송할 차량이 없다네요. 차가 다 떠내려 갔고, 기름이 없어서입니다. 그래서 다음주에 차량 두대를 가지고 간답니다. 집이 떠내려간 가정에 10만엔씩(한국동 약130만원)지급이 된다네요. 말이 안나옵니다.
3월25일
관동지역에 계신분들 한국에서 성금을 지원받아 물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극 소량이지만...물을 구할 수가 없네요. 내일가지 연락 주시면 500밀리리터 1박스(20개입)를 드리겠습니다. 성금으로 구입한 물인만큼 여유있으시면 돈을 내시면 다른쪽으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주소를 댓글로 달아주십시요. 우송해 드리겠습니다. 특히 아기가 있는 집
3월 28일
어제 밤에는 양쪽 장딴지와 허리에 파스를 붙이고 잤다.
한국으로 갔던 주방에서 일하는 사람이 한사람이 와 식당을 일부 오픈하게 되었다.
홀 스텝 진영이를 포함하여 2명, 주방에 1명, 그리고 전천후 핀치히터인 나를 포함해 4명이 1주일을 넘게 휴업을 했던 식당을 재개했다.
우리 식당은 1층에 4개의 테이블, 2층에 9개의 테이블로 최대 60명을 수용할 수 있다. 업무의 효율성을 생각하여 1층을 먼저 채우고 계속 오는 손님을 2층으로 유도 했다. 주방에서도 업무의 한계가 있고 스텝 1사람이 4테이블정도 밖에 케어를 못하기에 더 이상의 손님을 받기가 곤란하여 그 이상 오는 손님에 대해서는 사정 얘기를 하고 돌려보냈다. 돌려보낸 손님이 다섯 그룹...
평소 심야 1시까지 영업을 하던 것을 11시가 되어 마칠 수 있도록 하였다.
며칠 전부터 몸살기운이 있던 것을 약으로 버티며 일을 하였는데 어쩔 수 없이 또 무리를 하니 온 몸이 견디기가 힘들었나 보다. 파스가지 붙인 것을 보면...
오늘은 주방에서 일하는 아주머니 한분이 더 오시는데 몇시 비행기를 탈까?
온다고는 했는데 정말 오기는 오는 걸까?
와서 일을 할 수 있을 정도의 시간이 될까? 걱정스럽다.
지진이 나기 전부터 예약을 받아 놓은 단체손님이 있기에 좀 걱정이 된다.
오늘은 경리업무를 하는 날이다.
경리가 있으면 매일하는 업무인데 경리도 한국으로 가서 언제 올지 모르기에 한 주에 두 번정도 모아서 가장 필요한 사항만 내가 경리를 하고 있다.
주일 예배시간에 설교 중 지진 피해지역을 돌아 본 목사님이 말씀하신다.
피해자 중 쯔나미에 쓸려간 집을 돌아보곤 하는데 거기에서 가장 먼저 찾는 것이 생필품이 아니고 가족사진이 있나 찾아 본다는 것이다.
쯔나미에 쓸려간 가족의 사진이나 흔적을 간직하고 싶은 생각 때문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그것도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가족들을 잃은 피해자가 자살을 한 일이 보도 되었다.
얼마나 충격이 컷으면 자살을 생각했을까?
3월 29일
요오드가 도착 했습니다. 독일에서 후배 성은 이가 보내주었네요. 난 지금 이 약이 필요치 않으나 정말 귀하게 쓰일 약이라는 것을 확신합니다. 평소 보지도 못하던 이 약이 이렇게 구하기가 힘든 것인 줄은 몰랐습니다. 후배 성은이에게 감사와 사람을 듬뿍 전해드립니다.
3월 30일
몸살에 감기로 말하기가 불편할 정도 입니다. '병원이 병을 키운다'란 말에 적극적으로 동의하는 한사람으로 어제 병원에 갔더니 의사가 겁을 잔뜩주네요. 그냥 웃고 나왔는데 밤에 기침이 장난 아닙니다. 의사말이 쬐끔 신뢰가 갑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 근무도 밤 12시까지 입니다.
4월1일
4월 1일, 오늘로 지진이 난지 만 3주째가 되는 날입니다.
인간은 마각의 동물이라고 하였던가요. 한국의 인터넷 뉴스를 보면 이제 동일본의 지진과 쯔나미뉴스는 메인뉴스에서 찾아 볼 수 없을 정도로 슬그머니 숨어 버렸습니다. 하지만 지금도 일본의 TV에서는 뉴스는 물론이고 정보방송에서 여전히 지진뉴스가 뉴스의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지금은 원전뉴스가 메인화면을 메우고 있고 그 뒤를 이어서 지진과 쯔나미 속에서 일어난 슬픈 사연들이 줄을 잇고 있습니다.
지금도 지진이 난 곳의 한 초등학교 강당에 400명의 이재민들이 살고 있는데 이웃에 사는 주민들 중에 한가정은 아들딸 네 명을 데리고 무사한 반면 한가정은 딸과 손녀가 같이 살고 있었는데 그 딸과 손녀가 쯔나미에 휩쓸려 갔습니다. 이웃집 주민이지만 어떻게 위로를 해야 할까 말이 안 나와 서먹서먹해 하는 장면이 연출 되었습니다.
강당에 피해자가 한 두명이라면 위로를 하고 격려를 할텐데 이재민 중 반수 이상이 가족과 친척을 잃어버린 사람들입니다.
이들이 잡히는 화면에는 눈물도 없습니다.
그냥 정신이 나간 듯 어안이 벙벙한 상태로 있는 것입니다.
교통이 뚫려 있는 곳의 이재민들은 그래도 먹을 것이 주어지지만 아직도 원전 근처의 사람들은 하루에 주먹밥 하나로 버틴다는 뉴스도 접했습니다.
가설 주택을 지어야 할텐데 쯔나미가 쓸어간 곳에는 지을 수 없기에 높은 지대를 찾아 다니지만 그 정도의 토지를 못 구해 애를 먹는 공무원들의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신원이 확인된 시신들을 화장을 해야 하는데 하루에 화장할 능력이 한계가 있어 관에 넣어 흙구덩이에 콘테이너 박스처럼 줄을 지어서 임시로 매장하는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동경에도 지금은 물을 구할 수 없습니다.
제가 확보 하였던 물도 지금은 나누어 주고 나니 재고가 없습니다.
어제 한남대학교의 어느 분이 물을 두 박스 보내 주셨네요.
앞으로가 문제일 듯 싶습니다.
일본의 자동차 산업부문에서 부품공장들이 동북쪽에 상당히 많이 있는데 자동차 부품이라는 것이 퍼즐과 같아서 어느 부품 하나만 부족해도 완성된 자동차를 못 만들어 낸다고 합니다. 이 부분에 상당한 피해가 예상됩니다.
오늘은 여기까지만 ....
4월2일
2주전에 벗꽃의 봉우리를 찍어 올렸는데 오늘보니 만개에 가깝습니다.
원자력 발전소도 안정권에 들어 갔다고 메스컴에서는 얘기를 하고 동경에도 많이 안정을 찾은듯 합니다.
저는 감기 몸살로 호된 홍역을 치루고 지금은 다시 건강한 상태로 돌아 왔습니다.
음식점에는 한국으로 귀국했던 직원이 한둘씩 돌아오고 해서 정상영업은 아니지만 일부를 조정해서 영업을 하고 있고, 식품매장도 아내가 애를 써 가며 버텨나가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힘이 부치던 것이 지금은 몸에 익어져 밤 12시가지 일을 해도 끄떡 없습니다.
그러나 역시 지진이후의 영향이 있어서 회사 전체 매출이 평년대비 60%정도 밖에 되지 않습니다.
이 또한 시간이 해결해 줄것으로 믿고 있습니다.
어제는 대학생이 되는 진영이(아들)가 처음으로 학교에서 하는 1박2일의 오리엔테이션에 갔다 왔습니다.
표정을 보니 많이 좋았나 봅니다.
앞으로 좋은 소식들이 더 많아질 것입니다.
응원하고 기도 해 주신분들 그리고 성금 보내주신분들 제 데이리 수첩에 프린트를 해서 붙여놓고 기억하고 고마워하고 있습니다.
감사드립니다.
4월 5일
오늘은 월급 날!! 내가 받는 것이 아니라 주는 날!! 지난 달, 저조한 영업 실적에 월급 맞추기 여간 어렵지 않네요... 하지만 제일 급한 것이 직원들의 월급이라서 최우선으로 지급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경리가 빨리 돌아 와야 할텐데... 둔한 머리로 경리일까지 도맡아서 하려하니 머리가 도네요. 이거 둔한 머리는 볼링이 안되는가 몰라??? 이참에 새 부품으로 확 바꾸었으면 좋겠구만 ㅎㅎ
4월 6일
이 글은 3월 29일에 써 놓았던 글입니다.
그러나 이런 글을 자꾸 올리면 불안을 조장하는 것 같아 슬그머니 처박아 놓았던 글을 이제야 올립니다. 이제는 조금 안정 되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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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려하던 것이 터졌다.
후쿠시마의 원자력발전소에서 방사능이 유출된 것이다.
지진이 난 후 차에 비상시에 사용된 물건을 다 실어 놓았으니 여권만 가지고 가면 된다.
나리타공항으로 가자니 원자로가 있는 방향이다.
동경 가까이 있는 하네다공항을 선택했다.
그런데 동경 전체가 혼란속이다.
지진이 났을 때 소영이 학교까지 가는데 평소 15분이던 거리를 2시간 반이나 걸려서 간 것을 생각하면 하네다도 꿈도 못 꾸겠다.
이렇게 꼼짝없이 당할 수밖에 없단 말인가...
오래전부터 몸이 안 좋더니 기침이 심하게 난다.
눈을 떠 보니 꿈이다.
나는 요즘 이런 꿈을 자주 꾼다.
어제는 밤 12시 반에 진영이와 같이 퇴근을 하였다.
씻고 잠이 든 시각이 1시반정도 꿈에서 깨어나 시간을 보니 2시 반이다.
기침 때문에 잠을 잘 수가 없다. 내가 이정도 기침을 하면 아내가 깰 텐데 하루 종일 고된 일에 피곤한지 인기척이 없다. 꿀물을 타서 마시고 한시간정도 지나니 기침이 멈춘다.
뉴스를 보니 <에다노 유키오(枝野幸男) 일본 관방장관은 29일 오전 기자회견에서 후쿠시마(福島) 제1원자력발전소 부지에서 플루토늄이 검출된 데 대해 "연료봉이 일정 정도 녹았다는 걸 뒷받침하는 일로 매우 심각한 사태"라며 관측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라는 뉴스가 전해진다.
나만 불안 한 것인가?
일본인들은 아무 일도 없는 듯 평온하다.
꿈에서 나왔듯이 현대에서는 피난이라는게 불가능한 것 같다. 특히 대도시에서는...
전 국민이 피난길을 택할 것이고 그 혼잡을 뚫고 어디를 가겠다는 말인가?
그래도 창조주이신 하나님을 믿고 의지한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줄 모르겠다.
4월6일
오늘은 오사카의 방성민동문이 물을 보내 왔네요.
지금도 수퍼에서는 물을 구할 수 없습니다.
한박스 보내 온것을 직원들과 나누어 먹고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4월 7일
어제는 너무 바쁜 하루였다.
일하는 사람이 한사람 밖에 없어서 요즘 저녁마다 일을 도와주는 진영이와 식품매장에서 일하고 있는 아내까지 불렀다.
이런 대 재난에 손님이 찾아와 주는게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진영이는 월요일부터 학교를 나가기 시작 했는데 입학식이 취소되어 입학식 없는 대학생활을 하고 있다.
학교생활에 푹 빠져있는 듯하다. 지난 주 오리엔테이션이 끝나고 벌써부터 친구를 사귀어 주말에 친구들 만난다고 나가더니 일요일에도 또 친구들을 만난나 보다.
서클에도 가입을 했는데 무려 다섯 개의 서클에 가입했다고 자랑을 한다.
‘그걸 다 어찌하려고 가입했어?’하고 물으니 다음 주에 신입생 환영회가 있는데 참석해 보고 정식으로 들어갈 서클을 결정 한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녁에는 일을 도와주니 얼마나 대견한지 모르겠다.
사원 면접을 보았는데 한명은 내일부터 출근하기로 했고, 또 한명은 5월부터 출근하기로 했다. 한국에 갔던 사원들도 한 두명 귀국해 오늘과 내일 복귀를 한다.
지진이 나고 처음에는 뉴스에 눈을 돌렸으나 요즘은 뉴스 볼 시간이 별로 없다.
아침식사를 하며 정보방송 듣는게 전부이다.
그만큼 안정이 되어서 들을 필요를 못 느껴서 일까?
아무튼 신경 쓰이는 뉴스를 안 들으니 오히려 심난하진 않아서 좋다.
하루하루 지내다 보면 더 안정이 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