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군의회 '군수, 장례식장 설치 불허 해달라

[옥새 안효익]

정치군의회

군의회 '군수, 장례식장 설치 불허 해달라'5일 정례간담회서 '장례식장 반대' 의사 거듭 전달 옥천군 '법적 하자 없으면 불허 어렵다' 난색 표해

옥천군의회(의장 박희태)가 옥천읍 금구리 큰사랑요양병원 지하 1층에 설치 추진 중인 장례식장에 대해 강력한 반대 의사를 밝혔다. 5일 정례간담회에서 도시건축과로부터 장례식장 추진현황 보고를 들은 의원들은 '해당 위치의 장례식장 설치는 절대 불가하다는 것이 의회의 단일한 입장'이라며 만약 집행부가 주민과 의회의 뜻을 무시하고 장례식장 설치를 허가할 시엔 감당하기 어려운 주민 원망과 불신을 얻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현재 옥천군은 큰사랑요양병원을 운영하는 의료법인 건우의료재단이 제출한 서류를 두고 관련법 저촉 여부 등을 검토하고 있는 상황. 관련법에 저촉되는 사항이 있을 시엔 허가신청서를 반려하고 적법하더라도 일단 군정배심원제에 상정해 의견을 청취한 후 허가여부를 최종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말 그대로 이는 '의견청취' 차원인 것인지 허가신청서류에 법적 하자가 없을 시엔 장례식장 설치를 막기 어렵다는 뜻을 옥천군은 여러 통로를 통해 밝혀 왔다. 하지만 이 같은 집행부의 입장에 대해 군의회가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을지라도 해당 위치의 장례식장 설치는 무엇이 더 지역사회 공익을 위한 것인지를 두고 군수가 판단해 불허할 수 있는 문제'라는 뜻을 다시 한 번 전달한 것. 안효익 부의장은 "민형사상 소송을 불사하더라도 일단 할 수 있는 데까지 해봐야 하는 것 아니냐"며 "장례식장 설치 불허의 근거로 삼을 수 있는 관련 법안이 현재 국회 계류 중인 상황에서 옥천군이 섣불리 허가를 내줬다 나중에 상황이 달라졌을 때 그 주민 원망을 어떻게 감당할 것이냐"는 말로 옥천군이 불허해줄 것을 촉구했다. 이에 도시건축과 정구건 과장은 "법을 지켜야하는 공무원 입장에선 월권행위를 하기 어렵고 그곳에 장례식장을 설치하는 것이 공익을 침해하는 것인지는 우리가 판단하기 어렵다"며 "군수님이 불허를 내릴 시엔 옥천군 입장에선 상당한 출혈이 예상된다"는 의견을 밝혔다.

박한범 의원은 단지 주민 정서 때문에 불허 결정을 내리라는 것이 아니란 점을 강조했다. 건우의료재단은 큰사랑요양병원을 운영하면서도 법적으로 정해진 주차장을 운영하지 않아 시정조치를 받은 사실이 있기 때문에 그를 근거로 옥천군은 장례식장을 불허할 수 있으며 법인 측이 소송을 걸었을 시에도 충분히 시시비비를 다퉈볼만 하다는 것. 박 의원은 "공무원을 덜 다치게 하고 싶으면 군수가 가진 권한으로 불허하면 된다"며 "성급히 결론 내리기보다는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박희태 의장 역시 "직원들은 합법성을 따지겠지만 군수는 합목적성을 따져서 판단할 수 있다"며 "담당 공무원 징계가 우려되면 직원은 기안하지 말라. 이건 군수가 책임져야 할 문제"라는 의견을 밝혔다.

이 같은 의견에 대해 한흥구 부군수는 "현재 국회 계류 중인 법안은 저희도 알아봤지만 통과될 가능성이 별로 없어 보이고 설사 통과되더라도 소급 적용은 어렵지 않겠냐는 것이 제 생각"이라며 "행정공무원의 최고수장으로서 1차 목적을 직원 보호에 둘 수밖에 없고 지금의 상황은 시간 끌기에 불과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의원들의 강경한 입장에 부딪혀 한흥구 부군수가 일단 '합목적성을 따져 처리해볼 방안을 연구해보겠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이 같은 상황을 보고받은 김영만 군수의 최종 결정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