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중루의 지리산 둘레길 기행, 제16구간<하동 가탄- 구례 송정> 걷기
1. 지리산 북, 동, 남쪽 산록을 걸어온 길
남원시 주천면 장안리, 지리산 둘레길 안내소를 시작으로 두류산 자락을 시계방향으로 한 바퀴 에돌아 다시 주천으로
가는 길은 참 멀고도 아득하다. 전북 경남 전남 삼도에 걸쳐있는 산록을 에두르며 나 있는 277km 둘레길은 22개 구간
으로 나눠서 걸어야 한다. 지난해 9월 그 첫 구간 길에 올랐다. 그리고 그동안 한 달에 두세 번씩 찾아 걸었다. 함양군
을 지나며 지리산 북쪽 자락을, 산청군을 지나며 그 동쪽 자락을, 다시 하동을 지나며 그 남쪽 자락을 에돈 지 7개월에
16구간에 이르렀다. 그사이 지리산 서북능선의 물길을 모은 람천의 물길이 흘러 이룬 엄천강을, 동쪽의 경호강을, 천
왕봉을 내린 덕천강 횡천강을 건너고 에돌아 섬진강으로 흘러드는 화개천에 이르렀다. 그리고 이제부터는 다시 경남
하동을 지나 전남 구례군 산록으로 넘어간다. 지난 주말 지리산 둘레길 제16구간을 걷고 왔다. 나의 지리산 둘레길 종
줏길도 어느덧 끝이 보이기 시작한다. 시작이 반이란 말 새록하게 한다. 지나온 열다섯 구간 길에는 가을과 겨울이 담
기고 연둣빛 새봄이 담겼었다. 이제부터는 노고단 아래 지리산 남서쪽의 5월 신록을 담고, 성삼재 만복대를 잇는 지
리산 서쪽 산록은 여름을 담으리. 완주를 앞두니 마음이 앞서 가고 지리산 산록의 4계가 미리 그려진다.
2. 하동에서 구례 피아골로 가는 삼도봉 능선 옛길
하동군 화개면 가탄마을은 인근 백혜 마을 정금마을로 이어지는 하동 정금 차밭으로 유명한 마을이다. 4월 마지막 날
오전 11시 40분, 이 마을 차밭엔 주말을 잊은 채 이랑마다 찻잎을 따는 농부들의 손길들이 분주했다. 올 첫 수확하는
우전차(雨煎茶)다. 우전차는 곡우(穀雨)를 전후해 새해 처음 따는 찻잎으로 첫물차라고도 하는데, 찻잎들이 모두 참새
혓바닥 같고 여리다. 화개천을 건너 법하 마을을 지나 어안동으로 올랐다. 작은재로 오르는 이 길은 화개장터에서 피
아골로 가는 산 넘이 옛길이다. 어안동은 섬진강 모래밭을 찾는 기러기를 볼 수 있다 하여 붙여진 이름으로 경작지는
모두 다락논과 밭으로 높은 산비탈에 축대를 쌓아 만들었다. 지금은 모두 녹차밭이다. 작은재에 올랐다. 하동과 구례
의 경계인 이 고개는 지리산 반야봉 아래 삼도봉에서 경상도와 전라남도를 경계하며 남쪽으로 뻗어 내린 불무장등
능선에 있는 재로 해발 300m 고개다. 표고는 높지 않지만 화개천에서 곧장 오르는 등로는 가팔랐다. 그러나 힘든 길
오르면서도 하동 정금 차밭 풍경들을 뒤돌아 살피면 그 그림 같은 풍경에 피곤함도 잊게 하였다.
기촌마을을 찾았다. 16구간 중간 마을인 기촌은 구례군 토지면 외서리 섬진강 가 피아골 입구 마을이다. 내서천 양안
언덕에 들어선 펜션들이 타운을 이룬 아름다운 산촌마을이다. 둘레길은 이곳에서 다시 서쪽 봉애산 줄기를 향해 오
른다. 동쪽 불무장등 능선과의 사이에 피아골을 품은 이 줄기는 노고단 동쪽 왕실봉에서 남쪽으로 내린 줄기로 문바
우등 왕시루봉을 솟구치고 내려오는 능선이다. 높이 400m에 이르는 능선 길에선 토지면을 굽 돌아 하동포구로 내닫
는 섬진강이 진경산수화가 되어 펼쳐진다. 능선길은 둘레길이라기보다는 등산로에 가깝다. 길은 다시 산 능선을 에
돌아 목아재로 향한다. 연곡 골 원기마을로 이어지는 임도 고개인 목아재는 16구간 마지막 오름 길로 이곳에서는 지
리산 주능선과 반야봉을 조망할 수 있는 것이 자랑이다. 목아재 쉼터에서 잠시 숨을 고른 후 봉애산 자락을 에돌아
송정을 향했다. 작은재와 목아재를 넘어오는 길은 두 곳 모두 하천변에서 오르기 시작해 다시 하천 변으로 내려서야
해서 고도에 비해 힘든 길이다. 송정 마을로 내려가는 길 또한 가파른 내리막 길이었다. 길은 오르기도 힘들지만 내
려서는 길은 더 힘이 든다. 무릎에 걸리는 내 몸의 무게가 체중보다 더 무겁기 때문이다. 섬진강으로 흘러드는 조그
만 한수천 골짜기의 송정마을은 아담했다. 아까시 꽃에 붉고 흰 찔레꽃이 한창이었다.
촬영, 2022, 04, 30.
▼하동 화개면 가탄리 앞 화개천 가탄교. / 지리산 둘레길 제16구간 들머리
▼지리산 둘레길 22 개 전구간 개념도
▼ 제16구간 트레일<가탄-법하-작은재-피아골 내서천 기촌- 왕시루봉 능선 목아재-송정
▼하동 화개면 가탄리 마을
▼화개천 하류
▼화개천 녹차밭
▼화개면 법하리 쉼터
▼법하리
▼법하리, 어안동 갈림길
▼어안동 다락 밭
▼작은재를 오르며 뒤돌아 본 발치의 법하리 어안동과 화개천 건너 가탄마을
▼붓꽃
▼야생 금새우란
▼ 작은재 / 지리산 주능선 삼도봉에서 전라도와 경상도를 경계하며 내린 불무장등 능선 끝 해발 300m 고개
▼ 작은재 넘어 기촌으로 가는 자락 길(하동 화개에서 구례 기촌으로 가는 옛길
▼기촌리 펜션마을
▼ 기촌리 밤나무 농장
▼엉겅퀴
▼기촌 추동교에서 본 구례군 토지면 기촌리와 피아골 내서천 하류
▼ 내서천과 피아골 가는 길
▼ 기촌리에서 왕시루봉 능선으로 올라가는 길
▼찻잎 따는 차 재배자
▼ 새봄 첫 수확하는 우전차 잎
▼기촌리 산촌
▼ 숭모재와 붉은 꽃 아까시나무
▼ 붉은 꽃 아까시나무
▼피아골 입구 기촌리와 섬진강
▼ 필자의 인증
▼왕시루봉 능선
▼ 노루발 풀
▼ 왕시루봉 능선 목아재 갈림길
▼임도 목아재
▼목아재에서 바라본 지리산 주능선
▼ 목아재의 송정 들머리
▼ 각시붓꽃
▼송정 뒷산(목아재 방향)에서 본 섬진강
▼큰꽃으아리
▼ 구례 토지면 송정리 산골마을 - 1
▼ 구례 토지면 송정리 산골마을 - 2
▼ 구례 토지면 송정리 산골마을 -3
▼ 찔레꽃
▼ 송정골 개울
▼ 붉은 찔레꽃
▼ 지리산 둘레길, 제16, 17구간 송정마을 날. 들머리
첫댓글 글을 읽어가는 순간 스쳤던 화면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가기도 했습니다.
어찌 하나 빠뜨림 없이 그렇게도 자세히 정리를 하셨을까!
고맙고 감사한 마음 어떻게 표 해야할지?
같은길 걸었다는것 하나 만으로 감사한 행운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네,
과찬의 댓글 감사합니다.
늘 건안하시기 바랍니다.
벌써 지리산 둘레길도 마무리단계에 접어들었군요.
전 14코스를 빼먹어 나중에 이를
어찌 보충할지 고민입니다.
당초 지리산 둘레길은 22개 코스였지만
2019년 목아재-당재 코스를 폐지해
현재는 21개 코스랍니다.
네, 답글이 늦었습니다.
목아재-당재 코스가 없어 졌으니 전체21구간으로 줄어들었네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