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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범덕 청주시장 공약사업중 시민들이 편안한 마음으로 편리하게 택시를 이용할 수 있는 '시민안심 브랜드택시사업'이 있다. 이 사업은 청주시가 사업비 30억4200만원 중 70%를 보조하고, 자부담 30%로 콜센터 시스템을 구축하고, 택시에는 디지털 택시미터기, 카드체크기, 내비게이션을 설치하는 사업이다. 이 사업이 정상적으로 추진된다면 청주시는 영업용 택시에 관한한 국내는 물론 외국의 대도시 못지않은 선진시(先進市)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이 사업이 추진과정에서 잡음이 나고 있다. 청주시의 원칙없는 우유부단한 행정때문이다.
청주시는 2011년 7월 개인택시 청주시지부를 중심으로 청주시민안심택시 추진위원회를 보조사업자로 지정하고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했으나 추진위의 추진과정에서 몇가지 문제가 파생되면서 사업이 2년째 표류하고 있다.
추진위는 사업자를 선정하면서 납득할만한 이유없이 1순위업체를 배제하고 2순위 업체를 선정하는가 하면 시의 제지를 무시하고 사업을 강행했으며 카드결제기, 네비게이션등 설치한 장비가 중고제품이라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무엇보다 청주시가 지급하지도 않은 보조금을 담보로 사업자가 대출을 받았는데도 이렇다 할 조치를 취하지 않은것으로 드러났다.
청주시의 원칙없는 행정은 이뿐만 아니다. 시의 제지에도 불구하고 추진위가 지난 3월 사업을 강행한 것과 관련, '보조금 지급을 취소하겠다'는 행정처분을 통고해 놓고 이를 스스로 다시 번복한 것으로 보도됐다.
더 황당한 것은 이 과정에서 충북도가 종합감사를 통해 문제점을 지적하자 뒤늦게 고문변호사 4명으로부터 시가 추진위에 지급하기로 했던 보조금을 아예 지급하지 않거나 의혹이 해소된 뒤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청취했으나 여전히 보조금 지급 여부를 결정하지 못한 채 또다시 결론을 못내고 있다는 점이다.
이 정도면 복지부동의 전형이다. 이러니 청주시 행정이 제대로 돌아갈리가 없다. 청주시는 "추진위의 중심인 개인택시 청주시지부가 양분해 이번 사업과 관련한 다툼을 계속하고 있어 그 결과를 지켜본 뒤 결정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변명으로 밖에 들리지 않는다.
청주시는 추진위 관련의혹에 대해 반대파가 고검에 낸 진정서 결과를 보고 법적으로 문제가 있으면 보조사업자 지정을 철회하고 문제가 없는 것으로 드러나면 보조금을 지급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시의 관리감독 부실로 의혹이 제기되고 사업이 지연됐다면 철저히 경위를 따져 관련 공무원에 대해 책임을 묻고 엄정하게 처리해야 한다.
아무리 시민을 위한 좋은 공약이라도 민간보조사업자가 사업추진과정에서 투명하고 적법하지 않았다면 단호하게 행정처리를 했어야 했다. 문제점이 드러나는데도 불구하고 오로지 공약이행에 연연하다 보니 사업도 크게 지연되고 각종 의혹만 불거진 셈이 됐다. 청주시는 이제라도 사업추진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검토해 두번다시 시행착오를 겪지 않도록 해야한다.
/네이버블로그<박상준 인사이트> 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