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3월28일 수요일
언니 왜 오라는 날짜에 안와요
유실장님을 나를 혼내는 소리
안 아프니께 안 오지
아파 봐라 오지 말고 밀어도 오제
그래도 원장님이 오라고 한 날짜에는 치료하려 와야죠
야~원장님이 오라고 안해서 그래서 내마음대로 온거야
그래요 언니
그려 그렇게 넘어가고요 내편하대로
나 같은 환자 많으면 큰일나제 미안 ㅋㅋ
우째 아무리 병원이지만
이런 일이 이 병원에서 일어날까
이 꼬마 좀 보소
판암초등학교 3학년 4반 13번 김윤태
어떻게 기억한냐고요
잊어버릴까 봐서 아스크림 사 먹어라고 돈 주 가면서 물어 본 것임당ㅋㅋ
너무 이뻐서 그러니까
왜 받아도 되는 것인지
아무한테나 받는 아니라고 했어요
또 모르는 사람을 따라가는 것 아니라고 우째그래 차분하게 대답을 하는지
어라 똑돌이네
놀래다 못해 안아주었다니까요
한번 시간되시면 읽어보소
병원을 들어서니까 다른날 같지 않고 기다리는 환자 분들이 없었다
와~~ 당행이구 금방 치료하겠네 하고 앉자는디
한 꼬마가 이를 빼것인지
솜을 입에 물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짱구 인가 뭐가 하는 만화를 혼자서 보고 있었다
울 조카 준희가 빠져서 보는 만화라서 좀 알거든요
재미있고 뭐 규엽기도 하고 또 아이들이 너무 따라해서
걱정이라는 울 동서에 말도 있지만
난 이뿌기만 하데요
거짓말 아니라니께요
그래서 나가 아무 생각없이
바로 옆에 앉자는디
나를 바라보더니 TV리모콘을 건네주면서 아줌마 보세요
어라 내가 다른것 보고 싶다고 하지도 않았는디
무슨 눈치라고 내가 준 것으로 보였나
아님 내가 너무 무습게 또 남자 같이 보였다 진짜ㅠㅠ
아니야
너 만화 봐 아줌마는 안 보도 되해더만
일어서서 정수기 앞으로 걸어가길래
물 먹고 싶나
아직 안 될것인데 생각하고 있는데
잠시 후
우짠 이런 일이 뭐야 커피 였다
아줌마 줄려고
예
어짠일이야
집도 아닌 이런 병원에서
참 많은 생각이 지나가야 정상이지 않겠는가
아이의 집이라면 당연히 할수도 있는 행동이라고 생각하겠지만
낮선곳에서
처음보는 사람에게 자연스럽게
이렇게 따뜻한 커피 한 잔 건네주는 아이
무슨 생각으로 아이는 나에게 이렇게 한 것일까
습관처럼 자연스럽게 행동하는 아이를 보는 순간
누구하고 같이 와서 아이에 이름과 나이 학교를 물어보게 되었다
규엽다 이뿐것이를 벗어나
대견하고 신통하다는 표현이 더 어울지 않는가
누구하고 와서
할머니하고요
할머니 치료 받고 계시니 아니요
그럼 밖에 볼일 보고 조금 있음 오실거예요
할머니께서 바로 오셨다
계산을 하고 있는 할머니와 초등학교 3학년아이 김윤태
와 인사까지 공손히 하는지
사진으로 내가 보여주어서야 하는데
그렇게 경로치과 병원문을 나가는 할머니와 똑돌이윤태
내 머리속에
마음속에 무엇인가 전해온다
습관처럼 자연스럽움이 묻어있는 행동들을 보면서
아빠 엄마가 어떤 분이신지 궁금하고 보고 싶게하는 윤태란 꼬마소년
이런 우연한 만남이 만들어주는 행복한 시간
그렇게 전해 주고 가는 윤태란 꼬마를 난 오래도록 기억하고 이야기 할 것이다
이런 아이들이 자라고 있기에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이 더 살맛나는 세상이 될 것이라고 믿고 살아가면서 말이다
2012년 3월28일 수요일 봄날 아주 맑음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