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병의 근원으로 떠오른 비만. 현대의학은 칼로리 소모 부족, 즉 과식과 운동 부족을 그 요인으로 든다. 하지만 몸살림운동에서는 등의 굽음, 즉 흉추의 틀어짐에서 그 원인을 찾는다. 등이 굽으면 식욕을 전달하는 중추신경계에 이상이 생기고 이는 식욕조절의 실패를 불러온다는 것. 따라서 흉추를 바로잡으면 비만은 절로 해결된다는 논리다. 반대로 아무리 먹어도 살이 찌지 않는 ‘말라깽이 병’도 잡을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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뱃살 빼는 공명 틔우기 동작.
우리는 많이 먹고 운동이 부족해서 살이 찌는 것으로 알고 있다. 먹어서 흡수한 에너지와 운동해서 배출한 에너지의 차이가 살을 찌우거나 빠지게 하는 것으로 이해한다. 운동할 때 당(糖)을 태워 에너지로 만드는데, 운동이 부족하면 당이 남아 체지방으로 쌓인다는 것. 하지만 필자는 현대의학의 이런 논리에 대해 의심을 품는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온 나라가 살을 빼느라 난리인가 하면 한쪽에서는 “어떻게 하면 살이 찔 수 있냐”고 묻는 사람도 있다. 몸이 하도 빈약해 보이니 여자가 안 따라 장가를 못 간다는 남성도 있다. 그들은 살 좀 쪄보려고 아무리 많이 먹어도 살이 붙지 않는다고 호소한다.
신체의 다른 부위는 비쩍 말랐는데 배만 볼록 나온 사람도 많다. 일명 ‘우간다형 몸매’다. 다른 데는 다 정상인데 유독 허벅지만 절구통처럼 굵거나 팔뚝 윗부분만 비정상적으로 굵은 사람도 있다. 등살이 두툼하게 찐 사람도 있고, 턱살이 2중 3중으로 찐 사람도 있다. 종아리 굵기가 허벅지 굵기와 같은 사람도 있다.
왜 이렇게 특정 부위에만 살이 찌는 것일까. 에너지가 남아돈다면 특정 부위에서만 남아도는 것이 아니라 몸 전체에서 남아돌 것이고, 그렇다면 몸 전체에 살이 쪄야 할 것이다. 이런 경우를 전신비만이라 하는데, 주위를 살펴보면 전신비만보다는 부분적으로 살찐 사람이 훨씬 더 많다.
인간은 기계가 아니라 생명체이다. 아무리 많이 먹어도 살이 찌지 않는 것은 인간이 생명체이기 때문이다. 이런 사람은 예컨대 어릴 때 소한테 등을 밟혔다든지 고관절 양쪽이 다 안쪽으로 심하게 틀어졌다든지 하여 흉추 3번이 안쪽으로 말려 들어가 있다. 그러면 아무리 많이 먹어도 자기 몸에 필요한 최소한의 것을 빼고는 신장에서 걸러 배출하게 된다. 운동하지 않아도 에너지를 배출해버리는 것이다.
이런 사람은 교정을 통해 흉추를 바로잡을 수도 없다. 위로 튀어나왔다든지 옆으로 삐져나온 흉추는 아래나 옆으로 누르면 쉽게 자리를 잡지만, 말려 들어간 흉추는 펜치로 잡아 뺄 수도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전혀 무망한 것만은 아니다. 몸살림운동의 숙제, 특히 2번 방석 숙제(흉추 바로잡기 숙제)를 2~3년 꾸준하게 하면 말려 들어간 흉추도 결국 제자리를 잡는다. 실제로 키 184cm에 64kg이던 말라깽이가 2년 만에 72kg으로 몸무게를 늘려 정상체중에 가까워진 경우가 있다. 느긋하게 마음먹고 몸을 바로잡으면 안 될 것이 없다.
2번 방석 숙제의 힘
여기에서 2번 방석 숙제의 효능과 방법에 대해 다시 한 번 짚어보자. 골반이 아래로, 또는 위로 말려 허리가 앞뒤로 구부러지거나 1자가 됐을 때에는 흉추 7번도 아래로 함몰된다. 그러면 그 위에 있는 흉추가 틀어지면서 등이 굽는다. 등은 완만한 곡선을 그려야 정상인데, 곡선의 각도가 커지는 것이다.
흉추 1~7번에서 분기되는 자율신경은 흉곽과 윗배에 있는 오장육부와 연결된다. 심폐와 소화기, 내분비, 면역계를 포함해 오장육부 중 가장 중요한 장기로 가는 신경의 대부분이 이곳에서 갈라져 나온다. 그리고 흉추가 틀어져 신경이 눌리면 그 신경과 연결된 장기의 기능이 떨어진다. 등이 굽으면 심장과 폐도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한다. 등이 굽으면서 이들 장기를 둘러싼 흉곽이 압박을 받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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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장기의 기능을 회복하려면 신경을 틔우고 흉곽을 원상태로 되돌려야 하는데, 그러려면 굽은 등을 펴야 한다. 물론 1번 방석 숙제를 해서 허리가 펴지면 굽은 등도 저절로 펴지겠지만, 등이 굽어 오장육부의 기능이 떨어진 사람에게 2번 숙제만큼 즉효가 있는 것은 없다. 그래서 기본은 1번이지만 당장 아픈 사람에게는 2번 숙제를 하라고 권한다.
등이 굽은 사람은 고개를 들기가 힘들므로 늘 숙이고 산다. 고개를 숙이면 목이 굵고 짧아지면서 자라목이 된다. 자라목은 선천적인 것이 아니라 고개를 숙이고 살았기 때문에 생겨난다. 혈압이 높은 사람은 모두 예외 없이 굽은 등에 자라목이다. 2번 숙제로 등이 펴지면 그 위에 있는 목도 펴진다. 그러면 경추에서 눈, 코, 귀, 입, 얼굴과 두뇌로 분기되는 신경이 트여 이곳에서 나타나는 병이 사라진다.
2번 숙제의 효능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흉추 3, 4번에서 사지(四肢)로 가는 자율신경이 분기되는데, 이 또한 트이면 뻣뻣하거나 떨리던 팔과 다리도 정상으로 돌아온다. 파킨슨씨병도 예방된다. 그뿐만 아니라 앞으로 처지거나 틀어진 어깨도 제자리로 돌아와 편해지고, 어깨가 정상이 되면 팔이 저리던 증세도 사라진다. 가슴이 펴지면서 가슴이 답답하던 증세도 사라진다.
숙제를 할 때 방석은 중간 두께의 솜 방석이 좋다. 너무 두꺼우면 무리가 따르고 너무 얇으면 효과가 떨어진다. 털이나 스펀지로 된 방석은 아무리 두꺼워도 눌리면 푹 꺼져 효과가 없고, 나무처럼 딱딱한 것으로 하면 몸이 긴장해 근육이 굳기 때문에 오히려 역효과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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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1
2번 숙제를 할 때에는 누워서 흉추 7번 밑에 방석을 접어 넣고(방석 끝부분이 위로) 두 팔을 바닥에 댄 채 만세 부르는 자세나 어깨보다 손이 위로 가는 자세를 취한다(사진 1). 흉추 7번의 위치는 견갑골이 위에서 밑으로 내려와 끝나는 지점, 젖꼭지가 있는 지점과 일치한다. 그런데 실제로는 이 지점을 잘 찾지 못해 7번보다 위에 놓고 하는 경우가 많다. 흉추 5번에 놓고 하는 것이다.
이런 경우 몇 주간 숙제를 하면 가슴도 펴지고 어깨도 펴지긴 하지만, 그 다음에는 아무런 느낌도 없게 된다. 그러면 방석을 하나 더 올려놓고 하는 사람도 있다. 이래서는 안 된다. 5번 위쪽에 두 개를 놓고 하면 완만한 곡선을 그어야 할 등이 1자가 되면서 어깨가 뒤로 넘어가고 등 근육은 단단하게 굳는다. 목 근육도 굳어 목을 돌릴 수 없게 되는 경우도 있다. 2번 숙제는 방석 하나면 족하다. 간이 나쁜 사람은 왼쪽 등에 살이 수북하게 쪄 있는데, 이런 경우에 한해 두 개를 놓고 해도 된다.
정확한 위치를 잡는 법은 누워서 방석을 위아래로 조정해 보는 것이다. 견갑골이 조금이라도 방석 위에 얹히면 안 된다. 견갑골이 모두 바닥에 닿도록 하면서 방석을 최대한 위로 올려놓는다. 그러면 흉추 7번과 견갑골이 함께 위로 밀려 올라간다. 또한 요추와 흉추 12~8번이 제자리를 잡으면서 만곡을 긋고 골반이 위로 올라간다. 이렇게 되면 척추가 원래 모양으로 돌아가고, 몸이 편해진다. 이렇게 편한 느낌이 들어야 2번 숙제를 제대로 하고 있는 것이다.
전신비만은 몸의 어느 한 부위에만 살이 찌지 않고 온몸에 골고루 살이 찌는 것을 말한다. 이런 사람은 아무리 많이 먹어도 배가 고프다. 밥숟갈을 놓고 나서 10분도 되지 않아 우유나 과자 등으로 주전부리를 하고, 자기 전에도 뭐 먹을 게 없나 냉장고를 뒤진다.
흉추 틀어짐이 전신비만 원인
이런 사람한테 그만 좀 먹으라고 아무리 얘기해봐야 소용이 없다. 마치 알코올 중독자가 술이 없으면 금단현상이 오듯 먹고 싶은 욕구를 참지 못한다. 속에서 자꾸 당기기 때문이다.
이렇게 많이 먹어 온몸에 살이 찌니 흡수한 에너지와 배출한 에너지의 차이가 살로 간다는 현대의학의 주장이 맞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사실은 그렇지 않다. 흡수한 에너지와 배출한 에너지의 차이가 전부 살로 간다면 전신비만자는 모두 체중이 수백kg 이상이 돼야 할 것이다. 전신비만자의 또 하나의 특징은 웬만한 일이 아니고선 움직이기를 싫어한다는 것이다. 많이 먹고는 가만히 누워 있으려 한다. 그러니 수백kg이 넘게 나가는 것은 당연하다.
배가 고프면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난다. 그래서 배고픈 것은 위에서 느끼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실은 그렇지가 않다. ‘배가 고프니까 뭔가 먹어야겠다’거나 ‘배가 부르니까 그만 먹어야겠다’는 생각은 모두 중추신경계의 지시에 따르는 반응이다. 우리 몸은 전체가 중추신경계를 중심으로 연결돼 있어 이곳으로 정보가 가고 또 이곳에서 지시가 내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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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을 먹고 나서 일정한 시간이 지나 에너지를 어느 정도 소비하면 혈액에 있는 당의 양이 줄어드는데, 이때 뇌의 시상하부에 있는 섭식중추가 반응하면서 당의 양을 늘려야겠다는 신호를 보낸다. 이때 배고프다고 느끼게 된다. 반대로 음식물을 어느 정도 먹고 나면 혈중 포도당이 늘어나는데, 이를 뇌의 시상하부에 있는 만복중추가 감지하면 배가 부르다고 느낀다.
이 두 중추가 제대로 작동하고 또 흉추에서 위로 연결되는 신경이 약해져 있지만 않다면 무언가를 계속 먹어야 한다는 생각에서 벗어날 수 있다. 몸이 알아서 조절하게 돼 있다. 중추신경계에서 이제 배부르니 그만 먹어라, 이제 배고프니 먹어야 한다고 정확하게 지시한다는 것이다. 이 조절작용이 잘 이뤄지지 않을 때 많이 먹어도 배부르다고 느끼지 못하거나 먹어야 하는데도 배고프다고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일까. 우선 흉추 4, 5번 사이에서 갈라져 나오는 신경에 이상이 생겼기 때문이다. 5번 흉추에서는 혈당치를 감지하고 그 수치가 일정하게 감소하면 이 정보를 섭식중추로 보낸다. 그러면 섭식중추에서 음식을 먹어야 한다는 신호를 소화기관에 보낸다. 그런데 흉추 4, 5번이 틀어져 있으면 신경이 약해져 혈당치가 떨어져 있음에도 이를 정확하게 감지하지 못한다. 배가 고픔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도통 밥을 먹으려 하지 않는 아이는 이런 이유 때문에 그런다고 보면 된다.
이곳이 틀어져 있으면 반대의 현상이 일어날 수도 있다. 혈당치가 높아지면 이를 정확하게 감지하고 만복중추로 신호를 보내야 하는데, 혈당치가 훨씬 높아지고 나서야 이를 감지하고 신호를 보낸다. 그때가 돼야 배부르다고 느끼는 것이다. 이 때문에 전신비만자는 일반 사람들보다 훨씬 높은 혈당치에서 만복중추가 작동한다.
과식증 바로잡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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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2
이보다 더 중요한 사실이 있다. 위와 연결되는 자율신경은 흉추 4번에서 갈라져 나오는데, 위에 일정한 정도로 음식물이 차면 자율신경은 이를 중추로 전달한다. 그런데 이 뼈가 틀어져 있으면 자율신경이 약해져 위에 충분한 음식물이 차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한다. 그래서 많이 먹고도 배부른지를 모르고, 먹고 나서도 금방 또 배가 고프다.
이렇게 과식증이란 척추의 척수에서 위로 연결되는 신경이 약해져 있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다. 실제로 과식증이 있는 사람들을 조사해보면 척수에서 위장으로 연결되는 지점인 흉추 4번이 틀어져 있다. 과식증이 있는 사람을 눕히고 이 지점 오른쪽을 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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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3 면 자지러지게 아파한다. 이는 흉추가 자기 위치에서 벗어나 있어 주변 근육이 경직돼 있기 때문이다.
전신비만의 원인이 바로 이것이다. 흉추가 틀어져 신경이 약해지면 위장과 중추신경계의 신호체계에 장애가 일어난다. 전신비만자들은 그만 먹어야 한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다. 흉추가 제자리로 돌아가면 근육이 풀리고 신경도 풀려 배부르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이제 배부르니 그만 좀 먹자’는 생각이 그때서야 들기 시작한다.
많이 먹어 쓸데없는 물질이 생기면 몸은 이를 신장에서 걸러내든지 스스로 태워서 없애버린다. 그렇지 않으면 몸이 견디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기에도 한계가 있다. 걸러내거나 태워버리지 못한 당은 체지방이 돼서 몸에 쌓인다. 어느 한 곳에 쌓이는 것이 아니라 온몸에 쌓여 전신비만이 된다.
원인을 알았다면 해법도 나온다. 전신 비만자는 고관절이 틀어져 엉치도 틀어져 있고, 이로 인해 흉추 7번이 함몰돼 등이 굽어 있다. 따라서 전신비만의 해법은 고관절을 바로잡고 엉치를 올려주고 흉추 7번을 위로 밀어 올려 굽은 등을 펴는 것이다. 고관절(사진 2)과 엉치를 스스로 바로잡는 법(사진 3)은 이 연재 첫 회에 소개했다. 전신비만에 정말로 중요한 것은 흉추를 바로잡는 것인데, 이때 가장 좋은 방법이 2번 방석 숙제를 꾸준하게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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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중학생쯤 되면 1번이든 2번이든 숙제를 혼자 할 수 있지만, 초등학생 이하의 어린이들은 지루하게 느껴 이 숙제를 제대로 하지 못한다. 이럴 때에는 부모가 ‘엉치 밀어 올리기’를 해주면 되는데, 그 방법은 다음과 같다. 이 운동은 허리와 등을 함께 펴주므로 1번과 2번 숙제를 겸한 것과 같은 효과가 있다. 어린이는 비만이든 다른 어떤 질환이 있든 이 숙제를 하면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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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4
▼ 아이를 엎드리게 하고, 손바닥을 밑으로 내려 하늘을 보게 한다. 머리는 한쪽으로 눕혀 힘이 들어가지 않는 자세가 되게 한다.
▼ 대칭으로 나 있는 엉치를 찾아 엄지의 두덩을 가져다 댄다.
▼ 45。 각도로 끊어서 툭툭 쳐준다(사진 4). 너무 세게 하면 아이가 힘들어한다. 강도는 머리가 출렁일 정도면 된다. 하루 한 번 저녁 때 20~30회 해주면 좋다.
물만 먹어도 살찌는 ‘병’
이와는 반대로 많이 먹지 않는데도 살이 찌는 또 다른 형태의 전신비만도 있다. “물만 먹어도 살이 찐다”는 사람들이다. 이런 사람들은 다른 전신비만자처럼 그렇게 살이 많이 찌는 형태가 아니라 마치 부어 있는 것처럼 거무튀튀하게 살이 찐다. 원인도 앞에서 말한 비만과는 전혀 다르다.
이런 사람은 공통적으로 흉추 5번이 틀어져 있다. 그러면 여기에서 갈라져 나오는 자율신경이 약해지면서 좋지 않은 변화가 온다. 몸에 불필요한 요산은 분해하고 걸러서 밖으로 내보내야 한다. 물만 먹어도 살이 찌는 사람들은 이런 요산 분해기능이 현저하게 떨어져 불필요한 물질이 체내에 쌓인다. 그러면 우선 요산을 걸러서 내보내는 신장에 무리가 온다. 요로결석이 생기는 것도 이 때문이다. 불필요한 물질이 체내에 쌓이면서 이것이 살이 되는 한편 온몸을 돌아다니므로 몸의 컨디션도 아주 나빠진다. 그래서 이런 유형의 비만은 병이 될 수 있다고 하는 것이다.
이런 사람은 생각보다 많다. 별로 많이 먹지 않는데도 얼굴부터 시작해서 온몸이 퉁퉁하게 살이 찐 사람은 모두 이에 해당한다고 보면 된다. 이런 비만 증세가 있는 사람 역시 위의 전신비만과 똑같은 방법으로 흉추를 바로잡고 가슴을 펴면 다시 기능이 원상회복되고, 우리 몸이 체내의 불필요한 물질을 스스로 알아서 분해하고 알아서 내보낸다. 그러면 외관상 안 좋은 느낌을 주는 거무튀튀하게 찐 살도 저절로 빠진다.
복부비만 퇴치법
하지만 부분적으로 특정부위만 살이 찌는 데는 흉추가 틀어진 것말고도 각기 다른 원인이 있다. 따라서 그곳의 살을 빼려면 각기 다른 방법을 써야 한다. 현대의학에서 말하는 것처럼 운동 많이 하고 덜 먹는다고 해서 부분비만이 해결되지는 않는다.
우선 복부비만부터 그 원인을 알아보도록 하자. 비만 증세 중 가장 흔한 것이 복부비만이다. 사무직의 경우 학교를 졸업하고 취직해서 몇 년 일하고 나면 배가 나오기 시작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배는 더 나온다. 운동을 안 해서 배가 나온다고 생각해 운동을 열심히 하면 나오던 배가 조금은 들어가는 것 같고 몸무게도 좀 빠진다. 그러나 운동을 중지하면 배는 다시 나오고 몸무게는 다시 운동하기 전 수치로 돌아간다.
사무직 회사원이 운동이 부족해서 살이 찐다면, 육체노동을 하는 사람은 어떤가. 사무직 화이트칼라만 배가 나오는 것이 아니라, 육체노동을 하는 블루칼라 역시 배가 나오기는 마찬가지다. 예전에는 사장은 배가 나오고 근로자는 삐쩍 마른 것으로 묘사됐는데, 요즘은 이런 묘사는 맞지 않다. 오히려 사장은 늘씬한데 근로자는 배가 나왔다. 다 그렇다는 것은 아니지만 대체적인 경향이 그렇다.
왜 그럴까. 근로자들은 싼 돼지고기만 먹고 사장님은 비싼 채소와 해물만 먹어서일까? 아니다. 그 비밀은 허리에 있다. 배가 나온 사람치고 허리가 굽지 않은 사람은 없다. 허리가 굽어서 배가 나오는 것이다. 못 믿겠다면 배가 나오지 않은 사람을 한번 관찰해보라. 허리가 S라인 형태인 사람은 절대로 배가 나오지 않는다.
허리가 뒤로 심하게 굽은 사람도 배가 나오지 않는다. 배가 눌리기 때문이다. 허리가 S자의 밑 부분처럼 만곡을 그리지 않고 1자인 사람이 배가 나온다. 그리고 이런 사람 중에서도 엉덩이가 앞으로 빠지면서 가슴이 뒤로 젖혀져 있는 사람의 배가 더 나온다. 1자 허리에 상체가 뒤로 더 젖혀진 사람일수록 배가 더 나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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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는 간단하다. 원래 상체의 무게는 요추가 받게 돼 있다. 그런데 요추는 만곡을 그린 상태에서 상체의 무게를 가장 잘 받을 수 있다. 요추가 1자가 되면 상체의 무게를 잘 받아내지 못한다. 상체의 무게를 잘 받아내지 못하면 정상적으로 앉거나 서거나 걷기가 힘들게 된다. 이때 생명체인 몸이 자구책으로 내놓는 것이 뱃살을 찌우는 것이다. 뱃살로 상체의 무게를 받아내려고 하는 것이다.
허리가 1자인 상태에서 가슴이 뒤로 젖혀지지 않으면 배가 나와도 그렇게 많이 나오지 않는다. 이 상태에서 엉덩이를 앞으로 빼면 가슴이 뒤로 젖혀지는데, 그러면 이 각도 때문에 더 많은 무게를 뱃살이 받아내게 된다. 더 많은 무게를 받아내기 위해 더 많은 뱃살이 필요한 것이다. 배가 더 나오는 것은 더 많이 먹었기 때문이 아니라 더 많은 무게를 받기 위해서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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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5
그렇다면 복부비만의 해결책도 자연스럽게 나온다. 만곡을 긋도록 허리를 세우면 되는 것이다. S라인을 회복하면 배는 저절로 들어가게 돼 있다. 그 방법이 1번 방석 숙제이다. 방석의 접힌 부분을 엉치 바로 위쪽에 대고 10~15분간 누워 있는 이 숙제를 꾸준히 하면 말려 내려간 골반이 올라와 제자리를 잡으면서 허리가 만곡을 그리게 된다(사진 5). 이렇게 되면 가슴도 펴지고 고개도 들고 살 수 있다. 방석을 하나 가지고 하다가 아무 느낌도 없게 되면 하나를 더 쌓아 놓고 하면 된다.
좀더 빨리 뱃살을 빼고 싶은 사람은 ‘누워 공명 틔우기’를 하면 된다. 방석을 세 개 이상 접어서 놓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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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6 두껍지만 속이 꽉 차 눌려도 별로 변형이 없는 둥그런 베개를 10분간 허리에 대고 다리는 양반다리를 하고 누워 있으면 된다. 공명 틔우기를 여러 번 하면 베개가 납작해지는데 이때에는 반으로 접은 방석 위에 베개를 놓고 한다(사진 6). 일어날 때에는 1번 숙제와 달리 허리의 힘으로 벌떡 일어나야 한다. 처음에는 힘이 들어 식은땀이 나기도 하지만, 차츰 적응하면 괜찮아진다. 너무 힘들어 못 참을 정도라도 다음날 또 하면 전날보다는 참을 만해진다.
여학생이나 젊은 아가씨들 중에 허벅지가 굵어서 고민하는 경우가 많다. 바지를 입으면 옷이 터질 것처럼 허벅지가 굵으니 보기에도 좋지 않다. 그러나 이 경우는 비만에 속하는 것이 아니다. 체지방이 쌓였을 때 비만이라고 하는데, 굵은 허벅지에 들어 있는 것은 체지방이 아니라 근육이다. 따라서 허벅지 비만이라는 말은 잘못된 것이고, 차라리 허벅지 비대증이라고 하는 것이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절구통 허벅지, 오리 궁둥이
허벅지 비대증 역시 많이 먹고 운동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 아니다. 고관절이 틀어져 골반이 밑으로 말려 내려가 있기 때문이다. 골반이 말려 내려가면 엉덩이에 있는 근육도 함께 말려 내려가는데, 이 말려 내려간 근육 때문에 허벅지가 굵어지는 것이다. 고관절만 제자리에 들어가면 순식간에 허벅지의 굵기는 2~3인치 줄어든다. 그리고 걷기 숙제나 1번 방석 숙제를 통해 골반이 제자리를 잡으면 허벅지는 완전히 정상으로 돌아간다.
오리 궁둥이는 이와 반대로 고관절이 안쪽으로 틀어지면서 골반이 위로 말려 올라가 허벅지와 엉덩이의 살이 위쪽으로 쏠리면서 생기는 현상이다. 이 역시 고관절을 바로잡고 2번 방석 숙제를 통해 골반이 제자리를 잡으면 저절로 없어진다. 오리 궁둥이를 한 사람도 복부비만형이 많은데, 이 역시 2번 방석숙제를 하면 해결된다.
종아리가 굵은 ‘무다리’ 역시 고관절이 틀어져 있기 때문이다. 고관절이 틀어진 상태에서 다리 근육이 바짝 긴장해 허벅지와 종아리의 굵기가 같아져 있는 것이다. 무다리 역시 고관절과 골반이 제자리를 잡으면 저절로 사라진다(‘신동아’ 2006년 9월호 552쪽 ‘고관절 바로잡는 법’ 참조).
턱살이 많은 것은 고개를 숙이고 살기 때문이다. 고개를 숙이고 살면 긴 목이 짧아지면서 목이 굵어지는데, 이런 목을 자라목이라고 한다. 턱살이 많은 사람도 한번 고개를 쭉 들어보라. 금방 턱살이 없어지는 것을 볼 수 있다. 등살이 많으면 병 중에서도 큰 병이 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등살은 등이 굽어서 생기는 살인데, 굽은 등은 만병의 원인이 된다. 등이 정확하게 완만한 곡선을 그으면 등에는 거의 살이 없게 된다. 등은 굽으면 그 무게를 견디기 위해 살을 찌운다. 2번 숙제를 통해 등을 펴면 등살과 턱살은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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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팔뚝이 굵은 것은 어깨가 앞으로 틀어져 있기 때문이다. 어깨가 틀어지면 팔이 힘을 쓰지 못하는데, 이를 보완하기 위해 근육을 강화하는 것이다. 주먹의 안쪽 부분으로 어깨를 쳐서 바로잡으면 위 팔뚝은 머지않아 정상으로 돌아간다(‘신동아’ 2006년 11월호 530쪽 ‘어깨 허리 타격법’ 참조)
다른 데는 다 정상인데 아랫배만 볼록 나와 있는 것은 고관절이 틀어지고 공명이 막혀 내장이 밑으로 처져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여성이 치골이 틀어져 있을 때 이런 현상이 잘 나타나는데, 치골 바로잡고 공명을 틔우면 이런 배는 금방 들어간다(‘신동아’ 2006년 12월호 536쪽 ‘화병 다스리는 법’ 참조)
기본은 고관절 바로잡기
전신비만의 경우 상당수가 허리가 1자이고 상체가 뒤로 기울었으며 목도 굽어 있다. 그래서 배도 많이 나오고 턱살도 두툼하게 쪄 있다. 그렇다고 전신비만자가 다 이런 모양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배가 안 나온 경우도 있고, 턱살이 많이 안 찐 경우도 있다. 이는 전신비만자마다 평상시에 취하는 자세가 각기 다르기 때문이다.
이렇게 각 부위에 살이 찌는 원인은 다양하다. 그러나 모두 고관절이 틀어지면서 비롯된다. 심지어 등살이나 턱살, 위팔에 살이 찌는 것도 그 시작은 고관절의 틀어짐이다. 불필요한 살이 찌는 것은 모두 고관절의 틀어짐에서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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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철 ● 1949년 서울 출생 ● 선인고 졸업 ● 강원도 오대산 무애스님에게 전통인술, 체술 사사 ● 2004년 몸살림운동 창립 ● 現 몸살림운동 상임지도위원 ● 저서 : ‘몸의 혁명’ ‘김철의 몸살림 이야기(몸은 스스로 낫는다)’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