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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파이프 오르간 기증받아 설치
한 평신도가 미국의 교회에서 현재 사용하지 않는 파이프 오르간을 기증받아, 국내 교회와 성당에 설치하도록 돕고 있다.
인천교구 답동성당의 배영범(시몬)은 “미국의 일부 교회에서 현재 사용하지 않는 파이프 오르간을 한국이나 기타 동남아 국가에 기증하겠다는 의사를 받고 국내에 필요로 하는 교회들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배 씨는 “미국에서 도시개발로 철거되거나 신자들이 없어 합병되는 교회의 파이프 오르간이 둘 곳이 없어 버려지고 있다”며, “이 오르간이 필요한 교회나 성당은 운반비용과 설치비용만 내면 파이프 오르간을 가질 수 있다”고 전했다.
김포 통진에 있는 트리너 오르간 컴퍼니(Treanor Organ Company)에서 일하는 배 씨는 “오르간 자체는 기증받아 무료이지만, 기술자가 이 오르간을 철거하고 포장해 한국까지 운송하는데 비용이 들고, 또 한국에서 재조립해 설치하는 비용도 들지만, 새 상품에 비해 40퍼센트의 가격으로 파이프 오르간을 마련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배 씨에 따르면, 파이프 오르간 신상품의 경우, 플루트와 오보에 음색의 파이프 61개짜리 한 스톱(stop)이 2500만 원에서 3000만 원까지 간다. 30스톱짜리 소형 파이프 오르간이 약 9억 원 정도 하는 셈이다.
배씨는 “미국에서 쓰던 중고 오르간이지만, 새로 설치하는 과정에서 파이프와 목재 프레임을 제외한 모든 부품을 갈아야 해 거의 새것처럼 만들어진다”며 “굳이 비싼 돈 들여 새 상품을 살 필요가 없다”고 덧붙였다.
현재 인천 답동대성당이 그의 회사를 통해 파이프 오르간을 설치했고, 대전 대흥동대성당에 설치를 추진 중이다. 또, 연동교회, 승동교회, 고촌교회 등 개신교 교회에도 설치를 해줬다.
인천 답동 성당 설치, 대전 대흥동 성당 설치 중
지난 2006년 말 배 씨의 회사를 통해 파이프 오르간을 기증받아 설치한 답동성당 정문규 사무장(베드로)는 “전자 오르간 소리를 듣다가 파이프 오르간 소리를 들으니 굉장히 웅장하고 좋다”고 밝혔다.
정 사무장은 “전례 분위기도 좋아지고, 신자들도 만족해한다”고 덧붙였다.
답동성당에 설치된 파이프 오르간은 43스톱짜리 중대형으로 파이프만도 2400개가 넘는다. 원래 미국 일리노이주 오타와 스트리트 감리교회에 있던 것으로 1953년에 만들어진 것이다.
정 사무장은 “이 파이프오르간을 설치하는데 운송비와 조립비 등 모두 2억여 원이 들었다”며, “새로 사는 것에 비해 아주 저렴한 가격”이라고 전했다.
답동성당은 매년 2회씩 파이프 오르간 연주회를 개최해 신자들의 좋은 호응을 받고 있다.
배영범 씨는 “일반 오르간 소리를 가수의 녹음된 테이프에 비교한다면, 파이프 오르간 소리는 가수의 라이브 노래를 듣는 셈”이라며, “파이프 오르간을 설치한다면, 신자들에게 더 좋은 전례 분위기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