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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구 방어동 꽃바위 일대 원룸 신축 공사가 한창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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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년 전부터 울산지역에 불기 시작한 원룸형 생활주택 건설 붐이 올 들어서도 여전히 식지 않고 있다. 동구 꽃바위 일대를 비롯해 남구 달동·삼산동, 북구 명촌·화봉동, 온산읍 덕신리, 온양읍 남창리 등 울산 곳곳에서 원룸형 주택 공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지역은 수요에 비해 공급 물량이 넘쳐나 급매물이 쏟아지는 것은 물론 이에따른 이자부담과 부족한 주차문제 등 부작용도 나오고 있다.
◇1~2인가구 수요 및 은퇴자 재테크용 건립…동구 꽃바위 등 우후죽순 늘어
17일 오전 동구 방어동 꽃바위(문현지구) 일대. 4차선 도로를 사이에 두고 도로 양쪽으로 원룸형 주택이 줄지어 들어서 있었다. 100m 가량 길가에 어림잡아 30동 이상이 빼곡히 들어찼다. 지금도 3~4곳에서 신축 원룸 건물 공사가 진행중이었다. 막바지 공사가 한창인 한 원룸 건물에는 ‘조망 최상, 고수익 보장된 외국인 전용 원룸매매, 고품격 차별화 된 명품 원룸 매매 및 임대’라는 홍보용 플래카드가 내걸려 있었다.
인근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3~4년 전부터 꽃바위 일대에 원룸 건립 붐이 일기 시작했으며, 주로 현대중공업 해양사업본부와 미포조선 근로자들을 위한 수요층 대상으로 많이 짓는다”며 “아직도 수요는 있으나 예전보다는 많이 줄었다”고 말했다.
동구청이 지난해 연말 기준으로 조사한 방어동지역의 원룸형 다가구주택은 총 602동이다. 원룸 건물 1곳 당 평균 10개의 방이 있다고 보면 6000가구로, 방어동 일대 전체 가구수(1만5000가구)의 40%에 이른다. 이 때문에 이 일대는 오래된 원룸의 경우 비어 있는 곳이 다반사다.
또 다른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신규 원룸이 계속 생겨남에 따라 새로 지은 (원룸)건물은 방이 잘 나가는 반면 4~5년 된 다소 오래된 건물은 공실 상태로 있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며 “이 때문에 꽃바위 일대 원룸 급매물만 현재 20여동 가량 된다”고 말했다.
남구 무거동 울산과학대학교 서부캠퍼스 후문 일대 주택가에도 최근 1년 새 원룸이 10곳 이상 늘었다. 이 일대에만 원룸이 30곳 가량 들어서 새로운 원룸촌을 형성하고 있으며, 지금도 기존 건물을 뜯어내고 원룸을 짓는 공사가 여기저기서 진행중이다. 이 곳 외에도 남구 달동·삼산동, 북구 명촌·화봉동, 온산읍 덕신리, 온양읍 남창리 등 울산 곳곳에서 원룸형 주택 공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공급과잉 급매물 쏟아져…이자부담·주차문제 등 부작용도
울산시에 따르면 지역의 원룸형 다가구 주택 허가건수는 2010년 852건(885동)에서 2011년 1216건(1251동)으로 42.7%나 크게 늘었다. 올해도 6월말 현재 682건(693동)으로 지난해 절반 수준을 훌쩍 넘었다.
이 같은 증가세는 지역의 1~2인 가구의 증가와 궤를 같이 하고 있다. 실제 통계청의 ‘인구·가구 구조와 주거특성 변화’ 자료에 따르면 울산은 2005년 1·2인가구의 비중이 35.9%에서 2010년 42.9%로 7%P나 늘어나며 5년 새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이 가운데 1인 가구비율은 2000년 13.9%, 2005년 17.1%, 2010년 20.7%로 매년 상승 추세에 있다.
하지만 이처럼 지역에 원룸이 크게 늘어나면서 공급 과잉으로 인한 부작용도 적지 않다.
지어만 놓으면 임대가 될 줄 알았던 건물주들이 세입자나 구입자를 제대로 찾지 못하면서 금융권으로부터 융자를 받아 건축한 건물주들은 원금과 이자부담으로 원룸을 통째로 매물로 내놓고 있다.
이 때문에 지역에서 발행되는 생활정보지 마다 원룸 매매 광고가 쏟아져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일부 원룸 소유주들은 최고의 수익률, 최고의 원룸단지, 위치 최상 등의 과장된 표현을 사용하면서 급매물로 내놓고 있다.
급매물로 나온 원룸들의 경우 대부분은 8억5000만원~10억원대의 매매가에 융자금이 30~40%에다 보증금까지 끼고 있어 융자금의 원금과 이자부담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원룸 밀집으로 인한 주변 주차난과 일부는 불법 성매매의 온상이 되는 등 부작용도 속출하고 있다.
영산대 부동산금융학과 심형석 교수는 “원룸은 1~2인가구 증가 등에 따라 생겨난 일시적인 주거형태로 장기적으로는 바람직하지 않은 주거방향”이라며 “당분간 공급과잉 상태는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1~2년이 지나면 좋아질 것”이라고 했다. 차형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