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 용현리 마애여래삼존상
공식명칭 : 서산 용현리 마애여래삼존상
종목 : 국보 84
지정일 : 1962.12.20
한자명칭 : 瑞山 龍賢里 磨崖如來三尊像
시대 : 백제시대
주소 : 충남 서산시 운산면 용현리 2-10
백제시대의 화강석 마애불상으로 서산 가야산 계곡의 층암절벽에 조각되어 있다. 제작연대는 백제 후기에 해당하는 6세기 말에서 7세기 초에 만든 것으로 추정된다. 가운데에 본존인 석가여래입상이 있고, 양쪽으로 보살입상과 반가사유상이 있다. 세 불상 모두 둥근 얼굴 가득한 자애로운 미소를 띠고 있는데, 당시 백제인의 온화하면서도 낭만적인 기질을 엿볼 수 있다. 삼존형식으로는 이례적으로 반가상이 있는 것이 특징이며 이는 중국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6세기 말엽 백제는 장수왕의 남하로 한강 유역을 잃게 되었다. 고구려와 관계가 좋을 때는 육로를 통해 중국과 교류했지만, 한강 유역을 빼앗기자 바닷길을 찾아볼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찾아낸 곳이 바로 당진·태안 지역으로, 중국의 산동반도로 가기에도 요긴한 곳이었다. 당시 백제에서 배를 타고 중국을 드나들던 스님이나 상인들이 인근의 보원사에 머물면서 가야산 계곡 벼랑에 이 마애불을 조성했다고 한다. 위험천만했던 바닷길로 중국을 다녀와야 했던 당시 사람들이 멀리까지 볼 수 있는 벼랑 높이 불상을 새겨넣음으로써 자신들의 무사귀환을 염원했던 것이다.
(상세설명)
충청남도 서산시 운산면 가야산 계곡을 따라 들어가면 층암절벽에 거대한 여래입상을 중심으로 오른쪽에는 보살입상, 왼쪽에는 반가사유상이 조각되어 있다. 흔히 ‘백제의 미소’로 널리 알려진 이 마애불은 암벽을 조금 파고 들어가 불상을 조각하고 그 앞쪽에 나무로 집을 달아 만든 마애석굴 형식의 대표적인 예로 꼽힌다. 연꽃잎을 새긴 대좌(臺座) 위에 서 있는 여래입상은 살이 많이 오른 얼굴에 반원형의 눈썹, 살구씨 모양의 눈, 얕고 넓은 코, 미소를 띤 입 등을 표현하였는데, 전체 얼굴 윤곽이 둥글고 풍만하여 백제 불상 특유의 자비로운 인상을 보여준다. 옷은 두꺼워 몸의 윤곽이 드러나지 않으며, 앞면에 U자형 주름이 반복되어 있다. 둥근 머리광배 중심에는 연꽃을 새기고, 그 둘레에는 불꽃무늬를 새겼다. 머리에 관(冠)을 쓰고 있는 오른쪽의 보살입상은 얼굴에 본존과 같이 살이 올라 있는데, 눈과 입을 통하여 만면에 미소를 풍기고 있다. 천의를 걸치지 않은 상체는 목걸이만 장식하고 있고, 하체의 치마는 발등까지 길게 늘어져 있다. 왼쪽의 반가상 역시 만면에 미소를 띤 둥글고 살찐 얼굴이다. 두 팔은 크게 손상을 입었으나 왼쪽 다리 위에 오른쪽 다리를 올리고, 왼손으로 발목을 잡고 있는 모습, 오른쪽 손가락으로 턱을 받치고 있는 모습에서 세련된 조각 솜씨를 볼 수 있다. 반가상이 조각된 이례적인 이 삼존상은『법화경』에 나오는 석가와 미륵, 제화갈라보살을 표현한 것으로 추정된다. 본존불의 묵직하면서 당당한 체구와 둥근 맛이 감도는 윤곽선, 보살상의 세련된 조형 감각, 그리고 공통적으로 나타나 있는 쾌활한 인상 등에서 6세기 말이나 7세기 초에 만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 곳은 백제 때 중국으로 통하는 교통로의 중심지인 태안반도에서 부여로 가는 길목에 해당하므로, 이 마애여래삼존상은 당시의 활발했던 중국과의 문화교류 분위기를 엿볼 수 있게 하는 작품이라 하겠다.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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