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가모니부처님의 진신사리(眞身舍利)를 봉안한 사찰 건물 가운데 하나를
적멸보궁(寂滅寶宮)이라 합니다.
이것은 석가모니부처님께서《화엄경》을 설한
중인도 마가다국 가야성의 남쪽 보리수 아래의 적멸도량(寂滅道場)을 뜻하는 전각이며,
불사리를 모심으로써 부처님이 항상 이곳에서
적멸의 낙을 누리고 있는 곳임을 상징하게 됩니다.
따라서 진신인 사리를 모시고 있는 이 불전에는
따로 불상을 봉안하지 않고 불단(佛壇)만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불사리는 곧 법신불로서의 석가모니부처님의 진신이
상주하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불상을 모시는 대신 적멸보궁의 바깥쪽에 사리탑을 세우거나
계단(戒壇)을 만들기도 합니다.
우리나라에는 불사리를 모신 곳이 많지만,
그 중 대표적인 곳으로서 5대 적멸보궁이 있습니다.
경상남도 양산군 하북면 지산리 영취산 통도사의 적멸보궁,
강원도 평창군 진부면 동산리 오대산 중대에 있는 적멸보궁,
강원도 인제군 북면 용대리 설악산 봉정암에 있는 적멸보궁,
강원도 영월군 수주면 법흥리 사자산 법흥사에 있는 적멸보궁,
강원도 정선군 고한리 태백산 정암사의 적멸보궁이 그것입니다.
이 중 태백산 정암사의 적멸보궁을 제외하고는
모두 신라시대에 자장(慈藏)스님이 당나라에서 귀국할 때 가져온
불사리 및 정골(頂骨)을 직접 봉안한 것이며,
정암사의 보궁에 봉안된 사리는
임진왜란 때 시명대사가 왜적의 노략질을 피해서
통도사의 것을 나누어 봉안한 것입니다.
5대 적멸보궁 중 오대산의 보궁은
어느 곳에 불사리가 안치되어 있는지 알려져 있지 않아
그 신비성을 더하고 있습니다.
이들 5대 적멸보궁은 순례지로서,
또 기도처로서 불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가장 신봉되고 있는 성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