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가까이 지내다가 몇년 소원했다가 다시 만난 친구가 있다. 우연히 약속을 잡고 그와 어색했던 다른 이를 불러 함께 자리를 했다. 몇년의 공백은 그동안의 파란했던 시절 이야기로 순식간에 메워졌다. 밥을 먹는 몇십분을 빼고는 그 친구 이야기에 화장실 가는 시간마저 아끼며 숨죽이고 빠져들었다.그저 추임새도 아닌것이 탄식도 아닌것이 한숨만 섞어가며 보탤뿐이었다. 서로의 안부도 궁금할터였는데 어쩌다 한사람 이야기로 비오는 어느 저녁이 다 채워진것이다. 다행이다. 이젠 괜찮아 질것이다. 다 좋아질것이다 라는 말로 오랜 안부를 묻듯 손을 잡을수 밖에~~집에 돌아오니 어둡고 긴 터널을 빠져나온 기분이다. 어쩌면 길다면 긴 시간을 견뎌온 덕에 이제 다시 숨을 쉬는 지도 모르겠다. 무소식이 희소식이 아니었지만 이제서야 꺼낸 이야기가 그동안의 긴긴 울음을 대신하는 것 같다. 할수 있는건 기도뿐이지만 이 빗길 잘 돌아가길 바라며….
<새들은 날기 위해 울음마저 버린다>/ 김용만
새들은 날기 위해
쉴 참마다 머리를 산 쪽에 둔다
가벼워지기 위해
뇌의 크기를 줄이고
뼛속까지 비운다
쉽게 떠나기 위해
움켜쥘 손마저 없앴다
새들은 쉴 참마다
깃털을 고르고
날면서도 똥을 싼다
자유로이 떠나기 위해
깃털 하나만큼 더 가벼워지기 위해
오늘은 먼 길 떠나려나
이른 아침부터
뒷산에다 울음마저 버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