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북항공고등학교 신금식 교감선생님 퇴임식에 다녀와서
아기가 태어나 세상을 향해
자신의 존재를 알리려 우렁차게 울음을 터트린다.
이름이 지어지고 이름에 책임과 가치를 입히며
흐르는 세월의 흔적을 동그란 나이테마다 촘촘히
저장하고 기록하며 성장한다.
학교를 졸업하고
직업을 가지고 결혼을 하고
조금씩은 다르지만 비슷한 단계로
더 멀리! 더 높이! 더 많이!
치열한 경쟁 속에 자신의 이력과 경륜을 쌓는다.
미완성 육신은 자연의 법칙에 순응하며
짝을 만나 정열적인 사랑을 하고
울타리를 치고 그렇게 보편적으로 산다.
그리고 모두 악착같이
최선을 다해 열심히 일한다.
그 속에 숱한 곡선과 직선이 어울려 과거를 만들고
어제의 뿌리가 오늘의 태양을 불러온다.
또 다른 내일을 꿈꾸며 비상하고
뒤 돌아 보고 회상하고
그렇게 너나 나나 역사를 쓰며 살아간다.
자신을 불태운 자리에서
정해진 규칙에 가로막히고
숫자에 떠밀리어 새로운 낯선 길 위에 서서
깊은 숨 몰아쉬기도 한다.
준비된 이별이야 슬퍼할 틈도 없다지만
허망한 벌판에 내동뎅이처진
몸둥아리는 삭풍에 시달리고 허무감에 흐느낀다.
녹녹치 않은 세상사 헤쳐 나가려
발버둥치는 함성이 귓가를 떠나지 않고 메아리친다.
마음 비우고 적응하려 피식 웃어 보는 군상들의
뒷모습이 어찌 저리 쓸쓸해 보이는가?
봄이면 알에서 깨어난 애벌레로 성장해
성충이 되고 다시 껍질을 벗어 던지고
예쁜 날개를 펼쳐 비행하며
자연의 오묘한 구석구석을
유람하는 나비의 날갯짓처럼 아름다움도 있다.
우리가 살아오고 살아가는 길마다
차가운 겨울도 있고 초록빛 새봄도 있다
또한 쓸쓸함과 아름다움도 있다
묘한 기분에 빠져 하늘 한번 처다 보고 크게 소리치고
세상한번 바라보고 껄껄 웃는다.
올겨울 매서운 강추위가 기세 등등 위용을 자랑하고
유난히 백설의 잔칫날이 끊이질 않고 이어지고 있다
변덕스런 날씨 닮아 계산하는 얄팍한 속내가
어지럽게 겨울바람에 지그재그로 휘날린다.
내 기억 안에 있는 바람이 그리워 포근함이 사무처
서둘렀지만 까까스로 고향 가는 버스에 오른다.
창밖의 산들은 하얀 누비이불을
두텁게 덮어쓰고 깊은 겨울잠에 빠져 있다
길마다 앙상한 나무들이 눈부신 백설 옷을 입고
천사인양 가증을 떨고 위태롭게 서서
겨울 그 오묘하고 차디찬 속살을 보여준다.
저마다 생김새 다채로운 몸매를 뽐내는 자태가
팜므파탈 인가보다... 매혹적이다
바라보는 눈을 어지럽히는
야릇한 곡선미가 심장의 박동을 빠르게 하고 박자를 맞추어 북을 친다.
멋진 풍경 유혹에 끌러 빠져드는 눈은 붉게 충혈된다.
화들짝 놀라 환상속을 헤메는 나를 깨운다.
이 겨울 눈 덮인 산하의 설경이 파고들어와
길 떠난 나그네를 상상의 나래 속으로 몰고 간다.
그래 아직 마음은 순박한 청춘이고
가슴은 다시 불 지필수 있는
불소시게가 조금 남아 있나보다
위안 하며 서리 낀 창밖의 수채화에 오만가지 색을 덧칠해 본다.
꼭 이곳을 통과해야 갈수 있지..
휘감아 도는 산세의 비틀거림을 죽령터널이 바로잡아준다
다 왔나 보다 고향의 냄새가 코끝에 풍기기 시작한다.
그 냄새가 가까이 다가오면
늘 나는 길 위에 떠받쳐 지는
옛 기억의 샘물에서 시원한 추억 한 두레박을 끌어 올려
목을 축이고 두텁게 쌓인 스트레스 때려 부순다.
大豊高, 나팔바지 삐딱 모자 쓰고
당당하던 풍고인들의 학창시절 모습이 눈앞에 나타난다
풍고가 환골탈퇴 변하기를 여러번
하늘과 우주를 향해 도전하는
대한민국 최고의 군특성화고 경북항공고등학교로
전국에서 입학생들의 몰려 5.8대1의
경쟁 돌풍을 일으킨 우리고장 또 하나의 자랑이 되었다
인구 1만 2천의 풍기에
4년제 정규대학 동양대학이 있고
최고의 특성화고 경북항공고등학교가 있다
1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풍기초등학교가 늠름히 지키는
정말 교육의 인프라가 뛰어난 고장이 아니던가?
천오백년 역사의 풍기인삼의 향기가 가득한 축복받은
소백산 아래 풍요로운 터이고
소백산 꿀맛사과 웰빙 풍기인견의 명성 또한 대단하다
선비 고을의 높은 기상과 학풍이 살아 숨쉬고
글로벌 시장에 이름 떨치는 특산물 많기도 하다
늘 이 길에 서면 나는 이렇게
자랑의 수식어가 반복해 떠오르고
표현하고 싶어 끄집어내어 문자열로 조합한다.
메아리 없는 울림이 될지라도 최면에 걸리어
보지 못하고 놓친 곳은 없나 머릿속이 회전을 거듭한다
늘 정감 넘치고 자상한
경북항공고등학교 신금식 교감 선생임 퇴임식장을 찾는다.
경북항공고등학교 정문에서부터
공군 특성화 고등학교의 위상을 실감한다.
우람한 전투기가 수문장이 되어 반기고 새로운 시설물들이
우리고장 배움의 산실 향교 터를 보란 듯이 꽉 채우고 있다
소백산에서 발원되어 흐르는 북천의 개울물 소리 들리고
향교뒷동산에 늘 푸른 소나무 가지마다엔 숱한 추억이 숨어있다
6.25 전쟁의 포화 속에서도 살아남아
수백 년 믿음직한 자세로 학교를 지키는 은행나무
그 자리 그대로 변함없이 서있다
김병호 이사장님 배창식 교장선생님 최갑도 목사님
신금식 교감선생님 서재경 행정실장님
이창구 학교운영위원장 반가운 인사를 나눈다.
1956년 풍기에서 출생
건국대를 졸업하고 고향으로 내려와
풍기고-영주과학기슬고-경북항공고등학교로
변천을 거듭해온 경천교육재단에서 33년을 넘게
고향 교육발전에 청춘을 불살라 온 신금식 교감선생님
집안 대부분이 교육자로 계셨기에 자신도 교직을 천직으로 알고
고향 후학을 위해 온 열정을 다하고 명예로운 퇴임을 한다.
고향에서 젊음을 다 바쳐
지금의 풍고의 변천 과정을 온몸으로 부대끼면서
맹렬히 뛰고 달려온 여인 신금식 교감선생님
여자이기에 힘겨운 문제와 난관에 부딧칠 때
가녀린 마음은 속상함에 울먹이던 아픔도 있었지만
꿋꿋이 학교의 오늘을 위해 최선을 다하던
그녀의 힘차고 활기차던 발걸음이 눈에 선하다
공군 작전사령관을 지내신 삼성장군
배창식 공군 중장을 교장선생님으로 모시고와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던 밝은 모습
2010년, 2011년 2년 연속
대한민국 100대 좋은 학교에 선정(교육과학기술부장관 표창)되어
여의도와 일산킨텍스에서 학교 홍보를 펼치고
참 좋은 학교로 전국에 이름이 퍼져 나가도록
학교 이미지를 최고로 이끌던 눈부신 활동
입학시즌이 되면 전국에서
풍기 경북항공고등학교를 찾는 학부형들의 차량 행렬이 줄을 있고
시대에 필요성에 따라 전문인력을 키우는 우리지역이 항공고가
전국의 관심의 대상이 되었다며
지역 발전에 “우리 항공고등학교가 한몫해요” 하며 기뻐하시던 모습
신금식 교감 선생님의 깊은 애향심과
경북항공고등학교를 사랑하는 마음
너무 잘 알기에 노고에 뜨거운 박수를 보낸다
학교를 위해 헌신하던 공적과 따스한 제자 사랑 이야기
교촌동 147번 구석구석에 깨알같이 새겨져 있다
신금식 교감 선생님의 정든 교정을 떠나는 퇴임사에서
벅찬 감정을 억누르지 못하고
잔잔히 떨리는 음성으로 말씀하시는 퇴임사
내가 선택한 교사라는 직업이 내겐 너무나 좋았습니다.
교직이야 말로 자기 에너지와 열정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굉장하고 멋진”직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제, 그 열정을 내려놓을 때가 되었습니다.
인생을 세 단계로 나누어보면,
<준비하는 단계> <살아가는 단계> <정리하는 단계>입니다
'퇴직,
이제 저는<정리하는 단계>로 넘어간다는 생각을 하지만,
또한 새로운 내 인생을 펼칠 수 있다는
새로운 설렘으로 맞이하고 처음처럼 부푼 희망을 품고
또 다른 삶을 찾아보려고 합니다.
지역교육발전을 위하고
제자들을 위해 열정을 쏟았던 정든 교정을 떠나는
그녀의 미간은 가느다랗게 떨리고
지난 세월의 흔적들로 촉촉이 눈가를 적신다.
인생 정리단계로 들어선다는 의미
새로운 희망이고 출발이 아닐까?
폭넓고 해박한 교직 수십년의 경험과 경륜
고향사랑 제자사랑을 다시 시작하는 새 인생의 인프라로
늘 존경받는 스승의 모습 그대로 지키시며
설렘 가득한 새 길을 열어 가시기를 ...
그길 위에 우렁찬 박수소리 가득하고
품격 높고 중후한 멋이 가득한 삶이 되시기를..
준비하는 단계, 살아가는 단계, 정리하는 단계
이세단계의 삶을 모두 포근한 고향 바람 속에
살아온 그대는 참 행복한 여인입니다
집안 모두가 교육자의 길을 걸었고
본인도 원하고 좋아하던 그 길을 걸으셨으니 축복입니다
부끄럽지 않는 교육자로 존경받으셨으니
보람있고 값진 길이었습니다.
반듯한 교육자로 열정속에 살아온 어제 오늘의 모습
내일도 변함없으리라 믿습니다.
설렘으로 다가가는 새로운 길
축복과 행운 함께 하소서
낮은 곳은 어루만지고
어려운 곳은 감싸주는 넓고 따스한 마음
강자보단 약자 곁에 가까이 서 있는
한결같은 모습을 그려봅니다.
언제나 만나면 뜨겁게 악수하며 반기는
선후배로 자주 만날 수 있겠지요?
신금식 선생님과 향기 짙은 커피향속에
구수한 인생이야기 마음 터놓고 담소하는
그런 시간을 기다려 봅니다.
마음가득
축하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13.2.10
시보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