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소감
도형이가 3학년, 코로나로 어수선하고 학원들도 휴강이 많았던 시기에 처음 대덕 독서 글짓기 수업을 알게 되었다. 얼마나 인기가 있으면 1년 가까운 시간을 미리 예약해 놓아야 할까? 생각하며 오히려 그 기다림의 설렘이 잊혀져 갈쯤 우리의 수업일이 다가왔다.
첫 수업날, 도형이의 떨림보다 엄마인 나의 긴장감이 더 컸던거 같다. 그룹 수업의 장단점을 알기에 더 조심스럽고 오랜 기간 아이들을 가르치신 선생님이시기에 우리 아이가 버릇없이 행동하지는 않을까 걱정 반 기대 반으로 교실 문에 들어섰다. 간단한 브리핑을 해 주시는 선생님에게서 옛날 나의 학창시절 선생님의 모습이 보여 잠시나마 내가 학생이 된 듯 긴장하고 자세를 바로 잡아 앉게 되었다. 아이들의 수업이 시작되고 엄마들은 밖으로 나오는데 아이들의 얼굴에서 긴장감으로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바른 자세를 하고 선생님의 말씀 하나 하나 놓치지 않고 들으려고 하는 모습에 흐뭇함의 웃음이 나왔다.
첫 수업이 끝나고 나온 아이들의 반응은 생각보다 훨씬 폭발적이였다. 아이들에게 어려운 선생님이지 않을까 염려했던 것과 반대로 수업도 너무 재미있고 수업 시간이 짧게 느껴질 정도라고 광분하며 이야기했다. 그렇게 첫 수업의 안도감과 함께 아이들은 6개월 동안 많은 변화와 성장을 하였다.
원래 글쓰는 것을 좋아했던 도형이이지만 어딘가 정리 되지 않는 느낌이 있었던 글이 수업이 진행 될수록 구성이 알차지고 정리가 되며 글쓰는 것에 대한 아이의 두려움이 없는 것이 엄마로서 신기하게 느껴졌다. 6개월이란 시간, 1주일에 단 한번 하는 수업으로 얼마나 많은 기대를 할 수 있을까 생각했었는데 아이의 변화는 놀라웠다.
또한 선생님의 말씀은 아이들 인성의 성숙과 공부에 대한 목표 의식을 가질 수 있도록 해 주셨다. 도형이는 선생님께서 하시는 말씀 하나 하나를 기억하려 했고 선생님의 다른 제자들처럼 자신도 잘 할 수 있다는 믿음도 생기는 것 같았다.
무엇보다 선생님께서 내 주시는 과제 글을 읽으면서 나 또한 도형이의 생각을 알 수 있었고 엄마, 아빠에 대한 글을 쓸 때는 귀찮을 정도로 물어보고 대화가 삼천포로 많이 빠져 몇날 며칠 동안 얘기해야 했지만 아이와 보통 때와는 다른 주제의 대화를 할 수 있어 유익하고 의미있는 시간이 되었다. 또한 막연하게 TV에 나오는게 좋아보여서 연기자를 꿈꾸는 줄 알았던 도형이의 꿈이 생각보다 더 구체적이며 많은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에 엄마로서 놀라울 따름이였다. 선생님께서 내 주시는 과제는 보통의 공부보다는 더 깊이있게 다른 사람을 생각할 수 있고 배려할 수 있는 마음이 따뜻해 질수 있는 과제가 많아 선생님의 연륜을 느낄수 있었다.
이제 수업이 마무리 되면서 가장 의미있는 아이의 책 만들기는 지금까지 도형이가 써왔던 글들을 찾아보며 다시 한번 어릴 때 모습의 아이를 만날 수 있게되어 아이의 발달만이 아닌 지금까지의 도형이를 부모가 함께 돌아보는 감사한 시간이 되었다.
6개월 동안 도형이는 많이 성장하였고 아이의 실력도 좋아졌지만 무엇보다 우리 도형이가 참스승님을 만난 것에 감사를 느낀다. 도형이가 꿈에 대해 수업한 날 설레면서 말하였다.
“엄마, 선생님은 옛날 제자들하고 아직도 만나신데, 그리고 그때 썼던 꿈에 대해 이루었는지도 서로 얘기하고 한데, 그리고 우리도 나중에 커서 그렇게 만날 수 있데, 정말 기대된다”
단순한 지식이 아닌 도형이가 삶을 살아가는데 방향을 잡아주시는 참스승님을 만나게 되어 선생님께 감사 드립니다.
2022년 2월 10일 권도형 엄마
첫댓글 도형이가 참 젊잖으면서 사려깊은 어린이였는데 어머니 글을 읽어 보니 그 이유를 알 것 같습니다.
그리고 대단하신 교육열에 잘 따라 주는 도형이와 콤비가 잘 맞는 것 같습니다. 도형이는 지금처럼 성장한다면 부모님이 바라는 이상으로 훌륭한 인재로 성장하리라 확신합니다.
어머니와 진솔하고 격의없는 대화를 나누는 모자지간이 마치 신사임당과 율곡처럼 행복하고 아름다워 보입니다. 훗날 도형이의 좋은 소식들으며 기쁜 시간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