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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상의 명칭은 당시의 시대상황, 지도 제작기술 및 정보의 수준, 항해 및 탐험의 확대 등 여러 요인에 의해 결정되고 변화되어 왔다. 지도상의 명칭은 인식과 기억을 보다 용이하게 하는 매개체로서 언어학에서의 기호와 유사한 기능을 수행한다고 할 수 있다. 명칭에는 보통명사와 고유명사가 있으나 지리와 관계될 경우에는 고유명사로서 일정한 공간을 지칭하는 의미로 인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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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상의 명칭은 크게 ‘국내적 표준’과 ‘국제적 표준’이라는 2가지의 표준으로 구분할 수 있다.
국내적 표준은 우리 내부에서 부르는 명칭으로, 전통이나 역사성, 대표성 등 여러 요인에 의해 국내적 표준으로 자리잡은 명칭이고,국제적 표준은 국제사회 모두에게 통용될 명칭으로, 이 또한 전통이나 역사성, 대표성, 합리성등에 기반하여 선택된 명칭을 말한다. 지금 일본과의 명칭 분쟁은 이 동해바다에 국제적 표준명칭으로 무엇이 합당한가 하는 문제이다.
‘국내적 표준’으로서 지금의 동해바다가 ‘동해’라는데 큰 이견이 없는 듯 하다. 지도와 문헌에서 보자면 동해 뿐만 아니라 여러 표기들이 혼란스럽게 사용되어 왔지만, 엄밀하게 따져 그 기록들이 ‘국내적 표준’이라는 대표성을 담고 있다고 단정짓기는 어려워 보인다.
국제적 표준으로서의 동해바다 명칭도 동서양을 아우러, 그동안 다양하게 존재해왔다.
지금은 일본해 표기가 많이 사용되고 있으나, 결코 일본해가 국제적인 표준이 될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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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의 옛 문헌이나 지도를 보면 지금의 동해를 '동해' '창해' '동대저해' 등의 여러 이름으로 지칭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역사에서 알 수 있듯이, 우리는 그동안 영토와 바다에 대한 인식과 관심이 부족하였고, 이러한 이유로 동해바다를 지칭한 기록이 많지 않을뿐만 아니라 특정이름으로 정착하지 못하고 혼란스럽게 사용되어 왔다.
중국의 기록속에 보면, 지금의 동중국해가 '동해'로 표기되어 있는 경우가 많고, 동해바다도 '동해' '동대저해' '창해' 등 많은 이름들이 정착하지 못하고 혼용되었음을 알 수 있다.
일본은 18세기까지 자신의 지도속 동해바다에 어떤 이름도 표기하지 않았다. 19세기 들어서면서 동해바다에 명칭을 표기하기 시작하는데 'Sea of Korea(한국해)'라는 표기를 많이 찾을 수 있고, 지도 뿐이 아니라 여러 문서나 기록에서도 이를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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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대륙 발견 등 탐험등을 통한 정보의 확대는 지도제작에 획기적인 발전을 가져왔다.
서양에서 제작된 많은 지도들에서 동해바다 표기에 대한 특징을 찾을 수 있는데, 서양의 옛 지도들에서 동해가 표기된 큰 흐름 을 살펴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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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가 많이 부족했던 시기로 동해와 태평양을 동일시하여 동쪽의 대양인 “동양해”라는 식으로 표현하고 있다
대표적 표기 : Ocean Orientale 등 (동해와 태평양을 포함한 바다로 ‘동양해’정도의 의미) 특징 : 막연하게 방위개념으로 동쪽의 큰바다 정도의 의미만 내포하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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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식이 약간 확대된 시기로, 동해와 태평양을 하나의 ‘동쪽 큰 바다’로 인식하던 시기에서 동해를 별도의 공간으로 인식함
대표적 표기 : Mer de Orientale(동해), Mare Orientale Minus(소동해) 특징 : 고유명사화 되어 굳어진 것이 아니라, 공간을 분리 인식하면서 ‘동쪽에 있는 바다’ 나 ‘동쪽에 있는 작은 바다’라는 방위 개념의 바다를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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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와 인식의 확대로 동해바다에 대한 고유명칭의 필요성을 느끼고, 그 명칭으로 ‘Sea of Korea’를 부여함
대표적 표기 : Sea of Korea(한국해), Mer de Corea(한국해), Gulf of Korea(한국만) 특징 : 동해바다의 이름이 한국해(Sea of Korea 등)로 정착을 한다. 방위의 개념은 없어지고, 동해바다를 지칭하는 고유명사로 서의 명칭이 등장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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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서양 문물을 처음 접한 것은 1549년이다. 이후 많은 서양문물을 받아들이게 되었으며 일본국내 사정으로 인해 1639년 쇄국령 이 선포된다. 그리고 이 쇄국정책은 약 200년간 지속되다가 1854년 서구에 문호를 완전 개방한다.
조선은 이보다 22년 후인 1876년 강화도 조약을 계기로 문호를 개방하는데, 문제는 여기에 있었다.
조선은 천주교와 서양의 과학을 하나로 묶어 철저히 배척하였고, 일본은 실제로 1639년 쇄국령 이후에도 종교(천주교)를 제외한 서양 문물은 지속적으로 받아 들였던 것이다.
일본은 조총 등 서구문물을 이용, 임진왜란을 일으켜 조선에 막대한 피해를 입혔고, 이러한 서양과의 지속적인 교류는 지도제작 에 있어 한국해가 ‘일본해’로 대체 되는데 보이지 않는 영향을 미치게 된것이다.
대표적 표기 : Sea of Japan 등 ( ‘Sea of Korea’가 ‘Sea of Japan’으로 대체) 특징 : 한국해가 일본해로 대체되면서 설 자리를 잃은 ‘Sea of Korea’는 지금의 동중국해로 밀려나게 된다. 이후에 동중국해에서 사용되던 ‘Sea of Korea’는 다시 ‘East China Sea’에 다시 밀려 서해쪽에서 표기되다가 종적을 감추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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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중반 이후 일본은 강화도조약을 계기로 제국주의적 야욕을 서서히 드러낸다. 이러한일본의 帝國主義的인 의도가 결부됨 으로써 국제사회에서 '일본해'라는 표기가 더욱 一般化되게 된다.
일본 정부가 공식적으로 '일본해' 명칭을 사용하기 시작한 것은 러일전쟁에서의 승리를 계기로 동해를 '일본해'로 공식표기화하 면서 비롯되었다.
그리고 일본해'라는 명칭이 국제적으로 공식 인정된 것은 [日·露講和條約(포츠머스조약)]에서였다. 국제사회는 1919년에 해양명칭 표준화를 관장하는 국제기구로 국제 수로기구(IHO)를 창설하는데, 1929년 최초로 발간된 ‘해양 의 경계’에는 동해가 일본해로 표기되게 된다.
그러나 아다시피 당시 대한제국은 일본의 식민지가 되어, 국제적인 기구나 회의의 의사결정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 었다. 이런 상황에서 ‘Sea of Japan’을 고착화하려는 일본의 야욕으로 국제수로기구에서 일본해가 공식 인정을 받게 된 것이다.
동해바다의 이해 당사자인 한국이 배제된 채 명칭이 채택되었으므로, 지금까지 특별한 문제없이, 안정적으로 일본해가 표기되어 왔다는 일본의 주장은 터무니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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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의 명칭이 국제사회에서 처음으로 공식적인 논란의 대상이 된 것은 한국이 UN에 가입한 직후부터이다.
영토 분쟁등이 발생할 경우, 지명을 표준화하기 위한 국제기구로 IHO와 유엔지명표준화 회의가 있는데 한국은 1992년 [제6차 UN지명표준화회의]에서 동해가 '한국해', '동해' 등으로 표기되어 있는 歷史的 文獻 및 古地圖 등을 제시하며 동해가 '일본해'로 표기되고 있는 것은 정당하지 않다는 견해를 표명하였다.
IHO는 약 50년에 한번씩 지명 표준화와 관련된 간행물을 발간한다. 그러나 우리는 3차 개정판이 나왔던 1953년에도 왜 그 해역 이 동해라는 이름으로 이루어져야 하는 지를 IHO측에 알리지 못였고, 다시 50여년만에 4차 개정판을 발간하려고 했는데 이에 대해 한국은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IHO측과 회원국들에게 ‘일본해’ 표기가 적절치 않았다는 것을 설득해 왔다.
그리고 우리 정부는 1997년과 2002년에 두차례에 걸쳐 IHO 총회에서 회원국들에게 “그동안 지명에 관한 분쟁시 당사국간에 합의가 있을 때까지 분쟁지명을 병기(倂記) 해야 한다며 동해 단독표기를 위한 중간단계로서 병기기록 지지”를 호소해 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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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9월 국제수로기구(IHO)는 그리스·미국·칠레로 구성된 신임 집행부가 들어서면서 ‘해양과 바다의 경계’ 제4차 개정판 최종 초안에서 결의되었던 “한·일간 합의가 있을 때까지 백지(白紙)로 둔다”는 전임 집행부 결정을 뒤엎고 제 4차 개정판 발간을 앞두고 `일본해 표기 삭제안'을 돌연 철회하였다.
분쟁이 해결될때까지 일본해 표기를 삭제하고 동해에 명칭을 부여하지 않겠다던 삭제안이 철회됨으로해서 다시 일본해 표기를 그대로 유지하게 된 것이다.
1992년 한국이 제6차 유엔 지명표준화회의에서 문제제기를 했지만 우리의 계속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2004년 3월 10일 유엔은 일본해가 유엔의 공식문서에 표준명칭임을 일본정부에 통보하였다.
이로서 ‘East Sea’라는 표기를 주장하며, 현실적인 대안으로 ‘East Sea’와 ‘Sea of Japan’을 함께 병기하자는 우리의 주장마저도 인정을 받지 못하게 됬다. 유엔 지명전문가회의는 양자간의 합의를 권고하고 있지만, 이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것이다.
현재 정부 등 공식적인 활동은 이미 한계점에 다다랐으며, 학술적인 뒷받침 또한 쉽지 않고 반크와 같은 민간 활동에만 전적으로 의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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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세계의 많은 지도들에는 동해가 ‘Sea of Japan’으로 표기되어 있다. 우리는 여기에 문제제기를 한 상황이다.
국제사회에서 영토등의 문제로 분쟁이 일어나는 경우, 그 문제가 국제기구에 공식으로 회부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우리가 그 동안 ‘East Sea’를 주장해 왔지만 일본이 소극적으로 대처하는 것도 이 문제가 '분쟁화'되어 국제회의에 공식으로 회부되는 것을 꺼린 작전이라 할 수 있다. 일본이 독도 문제를 계속 제기할 때, 우리가 공식적으로 대응하지 않는 것과 비슷한 문제라 할 수 있다.
UN지명 전문가회의는 제 4차회의에서 지명과 관련하여 분쟁이 있을 경우 해결방안에 대한 결의안을 채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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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결의안 내용에서 알 수 있듯이 여러 국가가 인접하고 있는 바다의 명칭으로 한가지 이름만을 배타적으로 수용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부적절하다.
그러나 지금의 상황은 여기서 권고하고 있는 동해-일본해 병기안마저도 인정을 못받고 있는 실정이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우리의 전략 부재와 준비부족, 설득력 없는 주장이 병기안 마저도 어려운 지금의 결과를 초래했을지도 모른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