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시 : 2011.12.31일 ~ 2012.1.1
장 소 : 통영시 추봉도
겨울산행의 꽃, 설악의 눈꽃을 밟으려, 동해의 심해에서 솟아 오른 찬란한 새날의 해를
대청에서 맞으려 미리 오색에서 출발하는 산악회에 예약을 해 놓았다.
날이 점점 가까워 질수록 코스의 부담과 칼바람 맞으며 올라야 할 야간산행의 자신감 저하로
따뜻한날 한계령에서 여유있게 오르자며 남편과 합의하고
동서네가 준비해둔 휴식처 한산섬 추봉도로 계획을 변경하였다.
양념류와 쌀, 김치만 가져가면 현지에서 모든걸 해결한다니 간단히 짐을 꾸린다.
시누이 부부와, 시동생, 그리고 우리부부 이렇게 한차에 꼭 끼여 타고
한 해의 마지막날 낮 12시 남대구에서 출발한다.
추봉도는 한산도와 거제도 사이에 있으며,
통영으로부터 11km 떨어져 한산도의 서남쪽에 이웃하고 있는 섬으로,
한국전쟁 당시의 포로수용소 잔해를 간직하고 있는 곳이다.
추봉도가 입을 벌리고 앉아 있는 범과 같은 형상이라면 그 꼬리에 해당하는 부분에 위치한
봉암해수욕장은 몽돌로 이루어진 해수욕장이다.
까만 몽돌의 크기가 달걀만하니 몽돌밭치고는 잘고 고운 결을 갖고 있다.
산책을 즐기다보면 저절로 발바닥 마사지효과를 느낄수 있다고 한다.
현지주민들이 고부랑개라고도 하는 곡룡포 앞바다의 가마여와 섬 주변의 마당여,
망싱이여, 수무여, 약개여, 작은새여 등의 조황이 좋아 낚시꾼들에겐 입소문이 나있다.
동서방향으로 길고, 서쪽에 최고봉인 242m의 구릉지와 동쪽에 216m의 구릉지가 있으며,
그 사이는 좁고 긴 평지를 이루고 있다. 해안은 북쪽에 큰 만이 이루어져 있고,
암석해안이 대부분으로 곳곳에 해식애가 발달해 있다. 기후는 온화하며 비가 많다.
주민은 농업과 어업을 겸한다. 농산물로 쌀·보리·고구마·콩·마늘 등을 생산한다.
연근해에서는 멸치·볼락·장어·광어·도미·우럭·놀래기 등이 잡히며, 미역·굴·멍게 등의 양식이 이루어진다.
만 안의 예곡·곡룡포·봉암·추원 마을에 취락이 분포한다.
한려해상국립공원에 속하며, 통영-추봉도 간 정기여객선이 운항된다.
면적 3.85㎢, 해안선 길이 8㎞, 인구 469, 가구 196(2004).(옮긴글)
거제시 남부면 어구마을( 어구~한산도 소고포 12분소요)
자동차들이 차례를 기다리며 길게 줄을 서 있는 어구항은 한 번에 18대를 실어 나른다.
승용차 1대에 어른5명 왕복 36,000원의 요금을 카드로 결제하고
평일에는 1시간마다 운항되지만 오늘같은 휴일은 자동차가 길게 꼬리를 물고 있어 수시로 운행한단다.
우리가 타야할 한산도행 을지호를 기다리며 어촌의 풍광을 감상한다.
파도의 철썩임도 들리지 않는 고요의 바다
차들은 끝없이 들어 온다
통영항 보다 절반밖에 되지 않은 요금에 자주 오가며 눈도장찍어 놓은 시동생 덕분에 주민 할인을 받아
저렴하게 치룬 배삯
무수히 많은 기다림의 장소, 그 앞에 서 있는 사람들은 어떤 사연들로 바다로 향할까?
기다림의 시간을 위한 선상 횟집에는 휴일을 맞아 손님들이 만원이다.
굴 양식에 쓰여질 가리비 껍데기
알에서 깬 직후의 유생(幼生)은 부유생활을 하며 자라는 동안 몇 차례의 변태를 거쳐 2∼3주일이 지나면 고착생활에 들어간단다. 이때의 크기는 지름 0.3mm 정도이다.
고착수심은 수면으로부터 6m 정도까지이고 2m 사이에 가장 많이 고착한다.
양식용 종묘(養殖用種苗)는 굴·가리비 등의 껍데기를 철사에 꿰어 얕은 곳에 수하(垂下)하여 채묘(採苗)한다.
가리비는 죽어서 껍질을 남기고, 또 새로운 생명을 품고
선착장에 묶인 배들은 푸른 바다로의 꿈을 꾸겠지
멀리서 을지2호가 양식장을 피해 요리조리 꼬부랑 바닷길을 헤치며 달려온다.
큰 배의 움직임에 고요하던 바다가 조금씩 술렁인다.
한 해를 숨가쁘게 달려 왔던 마지막 해는 떠나기 아쉬운지 바닷물에 몸을 담궈 밍기적 거린다.
저 배를 한번 보내고 다시 와야 탈 수 있다.
항구는 늘 그렇듯 떠나가거나, 돌아 오거나, 남겨 지거나
우리는 잠시 남겨진채로 기다림을 배워야 한다.
육중한 저 물체는 자동차 18대를 꿀꺽하고도 가볍게 떠 간다
내 남겨진 시간의 짧은 자유
육지와 정박한 배를 잊는 철사다리는 수면위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물결은 살랑살랑 딱딱한 직선을 부드러운 곡선으로 받아 안는다
물결이 만든 추상화는 어느 화가의 솜씨못지 않은 작품이 되고
고된 노동의 끝에 주어진 달콤한 휴식, 또 얼마나 많은 날을 험한 바닷길을 나서야 할지...
을지2호가 다시 돌아 온다. 내 다리가 되어
차곡차곡 허기진 배를 채우듯 흡입되어가는 자동차들
몇분의 기다림으로 우리는 4번째로 승선, 또 남겨진 사람들은 기다림을 못견뎌 하겠지
난방이 잘된 객실은 텅 비어 있다.
모두들 아랫층 자동차 안에 타고 있음이다.
배가 일으키는 포말이 길게 꼬리를 달고 그 끝으로 어구마을이 한 눈으로 들어 온다
물결의 일렁임에 양식장도 춤을 춘다.
이곳은 먹잇감 구걸하는 갈매기는 보이지 않는다. 먹잇감이 풍부한지, 아니면 길 들은 갈매기만 사는건지
차가운 바람앞에 용감히 서 있는 저들의 선택, 고생한 만큼의 보람있기를....
12분의 시간을 달려 한산도 소고포항에 도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