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등 시절 여행이라고 한다면 여름방학 때 캠핑이 유일했다
전부 인천항에서 허름한 목선을 타고 떠나는 덕적도(서포리?), 을왕리해수욕장...그리고 인상에 남는 곳이 선감도...
지금은 대부도와 함께 육지로 변한 자그만 섬인데 사실 목적지는 선감도가 아니었고 대부도 였는데
잘못내려....ㅎㅎ
그런데 아무도 없는 조용한 곳이라며 바닷가에 텐트를 치고 있는데 알고보니 그 섬 전체가 소년 형무소~~ㅉㅉ
그 때 불쌍한 아이들에게 먹을 것도 주며 한가하게 피서를 한 추억이 참 아련하다~~
(그당시엔 지금 태안반도 끝에 있는 만리포해수욕장도 인천서 배를 이용했다. 육로도 있지만 배가 훨씬 빨랐다는 얘기다 .
그도 그럴것이 20년 전만 해도 피서철에 안면도를 갈려면 얼마나 시간이 많이 걸렸는가?
안성서도 10시간도 더 걸린적이 있었으니~~ㅉㅉ)
그리고 재수를 하면서 부터 본격적인 무전여행~~
사실 우리시대 전까진 순수(?)한 무전여행이 있었다지만 우리땐 적어도 쌀과 고추장정도와 차비는 가지고 여행 햇으니
무전여행은 아니고 요즘과 비교하면 거의 노숙자나 다름없는 거렁뱅이 여행이라고 보면 된다ㅎㅎ
친구와 떠날때도 있고 며칠 같이 다니다 혼자가 되기도 하고...지방에 사는 친구를 만나 신세지고 ,
친구집에서 며칠 묵으며 잘 얻어먹고 영양보충하고
쌀과 반찬 좀 얻어 또 떠나고~~~
그러길 거의 한달여~~
그러다 집에 돌아오면 내집이 낯설고 가족들도 나를 몰라 볼 정도로 새까맣게 타고 비쩍말라서~~~ ㅋ
한번은 계룡산 동학사에서 갑사 넘어가는 고개에 있는 남매탑에서 일주일간 묵은 적이 있었는데
20 갓넘은 나이지만 워낙 노숙(?)한 용모에 수염두 더부룩 하다보니 나를 마치 도사쯤으로 아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당시 계룡산엔 무속인들이 많았다-
산 정상이지만 약간의 샘물도 있어 거기서 하루 묵어가는 여행자들이 많았은데
며칠되다보니 내가 터줏대감이 되서 이것저것 얻어먹고~~ㅎㅎ
인생을 달관한 도사 흉내도 내 보고~~ㅎㅎ
그런데 밤마다 무당의 주문외는 소리에 처음엔 귀신 나올거 같아 무서워 잠도 못자고~~ㅎㅎ
그 당시 캠핑장비는 참 열악했다.
코펠이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찌그러진 냄비하나에 숯가락 하나...그리고 무지막스럽게 무거운 군용텐트.....
몇년있다 동대문시장에서 중고 석유바나(스베아, 지금도 똑같은 모양으로 있는 걸 봤다)와
엉성한 텐트와 베낭을 사면서 짐은 많이 가벼워 진다
.
검색해서 찾은 스베아 석유바나~~ 나에겐 지금도 이감촉이 느껴지는 듯하다~~~~ㅎㅎ
이 때가 내인생에 있어 내여행의 황금시대였다.
이후 사업이며 결혼이며 하며 그런 나홀로 여행은 잊혀졌지만
그 때 어느 허름한 시골역사 벤치에서 밤새 빈대에 물려가며 쪼그리고 자던 내 젊은 날의 추억이 아련하다
지금도 그런 추억때문인지는 몰라도 편한 여행보다는 좀 열악한 스타일을 찾는다..
물론 모니가 넉넉치 못한 이유도 있지만 ~~ㅎㅎ
여행지도 주로 낙후된 곳을 찾아 다니고...
나로선 그런 곳이 더 편하고 원주민들도 나를 이방인으로 안여긴다....ㅎㅎ
워낙 마스크가 코스모폴리탄형이래서 동남아에 가면 완전히 똑 같아서
내가 한국인이라고 말하기 전엔 누구도 나를 이국인으로 본적이 없다!!!!ㅋ
한번은 남미 페루의 수도인 리마에서 한 촌 농부차림의 메스티조족(인디오와 서양인 혼혈)아저씨가
그들 토속말로 나한테 뭔가 물어보는데 나를 자기종족인 줄 아는게 분명했다.....ㅋ
아마 길을 물어 본 듯했다.....ㅉㅉ
내가 아무 대답을 못하자 '뭐 이런 싸가지 없는 놈도 다있어?'뭐 그런 표정이었다...ㅎ
또 페키지로 태국을 여행 할 때도 관광지에서 한 한국인 관광객이 나한테 영어로 말을 거는 거였다.
날 태국인으로 알았다는 얘기겠지....ㅉㅉ
나도 니맘대로 생각해라 하고 짧은 영어로 대꾸 해 줬고...ㅋ
그런데 돌아오는 비행기안에서 뒷좌석에 앉은 친구가 내 어께를 만지며 ' 아저씨 한국인이었어요?'하는게 아닌가?ㅋ
태국에서 나에게 영어로 한참 말을 걸던 친구였다ㅎㅎ
비행기에서 내가 한국말을 하는걸 보구 알았단다.....둘다 한참을 웃었다..ㅋ
내가 여러 여행지를 다닐때 이런 출중(?)한 외모가 한몫을 한 건 분명하다
적어도 그들로부터 외국여행자라는 티는 안 난다~~ㅎㅎ
옷도 그들이 즐겨 입는 싸구려 옷을 도착하자마자 시장에서 사서 입으니 누가 날 외국인을 알겠는가? ㅎ
반대로 마누란 온갖 치장을 하고 티를 낸다
그러다보니 툭하면 날치기 당하고 브라질에선 칼든 강도도 만나고~~
난 여행할때 마다 나처럼 하구 다녀라고 하지만 하나도 안 변하고
지금까지도 마누라의 옷과 화장품은 적어도 내짐에 3배는 될거다....ㅉㅉ
그렇게 많이 여행 데리구 다녀도 아직 여행맛을 모른다....ㅉㅉ
필리핀에서의 내 패션~~~ㅎㅎ
필리핀 두마게티란 우리의 읍정도 되는 도시인데 여기서 집을 세내 두달 잘 살았다
두달 월세가 60만원인데 싸게 얻은 거란다.
냉장고를 비롯해 전기밥솥까지 모든 생활용품이 다 갖춰져 있다
지금도 이집 마당에 너풀거리는 커다란 바나나 잎새가 눈에 선하다~~
그림 물감을 가지고 가 여기서 그림도 여러점 그렸다
이런 광경이 신기한지 그들의 구경거리도 된다~~~ㅎㅎ
그 때 필리핀 친구들도 많이 사귀고~~
송별회 사진이다.
새벽까지 이별을 아쉬워하며 일어날 줄을 모른다. 거기다 헤어질 땐 나를 꼭 껴안고 우는 게 아닌가?
난 그저 덤덤한데~~~ 참 정 많은 친구들이다. 지금도 가끔 생각나는 친구들~~~~~~
한영애 - 누구없소
여보세요거기 누구 없소
어둠은 늘 그렇게 벌써 깔려있어
한 검어진 대답하듯 달빛에 두드리는 골목길에
그냥 번 불러봤어
날 기억하는 사람들은 지금 모두
오늘 밤도 편안히들 주무시고 계시는지
밤이 너무 긴 것 같은 생각에
아침을 보려 아침을 보려하네
나와 같이 누구 아침을 볼 사람 거기 없소
누군가 깨었다면 내게 대답 해 줘
여보세요 거기 누구 없소
깨우치려 나를 이렇게
또 유혹의 저녁 빛에 물든 내 모습 지워주니
그것에 감사하듯그냥 한 번불러봤어
오늘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지금 벌써 하루를 시작하려 바삐들 움직이고
아침이 정말 올까 하는 생각에
이제는 자려 이제는 자려 하네
잠을 자는 나를 깨워줄 이 거기 누구 없소
누군가 아침 되면 나 좀일으켜 줘
누군가 아침 되면 나 좀일으켜 줘
누군가아침 되면 나 좀 일으켜줘
첫댓글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늘 응원해 주셔 고맙습니다 ~~~^^
아주 잘 읽고 갑니다. 좋아요. 보기에 듣기에 그리고 느끼기에...
멋 있습니다.
쿠키님 반갑습니다~~
여행하시는 중인가 본데 즐거운 여행 되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