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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세상을 살면서 가장 많이 인구(人口)에 회자(膾炙)되는 말은 두말할 것 없이 행복이란 단어 일 것이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제일 먼저 "행복"이라고 인사를 하고 하루에도 수없이 마음속으로 행복을 생각하거나 다른 사람과의 대화 속에 행복이란 말을 하게 될 것이다. 우리는 모두가 행복하게 살기 위하여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것이다.
그렇다면 행복이란 무엇인가? 또한 어떻게 하면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
요즘은 '행복학'이라는 학문이 생겨나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학자가 나오고 이를 가르치는 학교도 생겼으나 솔직히 나는 학문적으로 행복이 무엇이며 어떻게 해야 행복하게 사는 것인지에 대한 이론적인 지식이 전혀 없다.
다만 90년을 살아오면서 경험을 통하여 "아! 이것이 행복이구나!, 이렇게 사는 것이 행복하게 사는 것이구나!" 하고 느낄 때가 있었는데 이것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펼쳐 볼까 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역사적으로 수백 년 간 반상계급(班常階級) 사회를 겪으면서 극소수의 양반계급을 제외한 국민들은 벼슬길이 막히고 억압만 받아오다가 해방 후 민주주의 국가가 설립되고 모든 국민이 자유와 평등권은 물론 참정권 등 모든 권리를 갖게 되자 권력욕에 대한 욕구가 폭발적으로 분출되고, 오랫동안 굶주림 속에서 살아온 궁핍 생활에서 벗어나려는 갈망(渴望)으로 부자가 되기 위하여 몸부림치고, 양반계급에게만 교육의 기회가 주어지고 일반 국민들은 그 기회마저 박탈당하고 있다가 세상이 바뀌어 모든 국민들에게 교육의 기회가 균등하게 주어지자 교육 현장으로 노도(怒濤)처럼 밀려드는 학생들 때문에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제일 높은 교육열(향학열)을 자랑하게 되었다. 이와 같이 우리 국민들은 그동안 모든 권리를 박탈당하고 억압 속에서 살다가 갑자기 이를 찾게 되자 권력과 돈, 교육, 명예 등 모든 가치를 갈구(渴求)하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이들을 행복의 조건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서양 사람들에 비하여 많아지게 된 것이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권력과 돈 그리고 명예를 쟁취하기 위해서라면 법과 도덕, 양심을 제쳐놓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행동하는 요즘 세태는 참으로 개탄스럽기 한이 없다.
그러나 과연 권력, 돈, 명예를 가졌다고 모두 행복할 수 있을까?
최고 권력자였던 전직 대통령들이 독직사건으로 줄줄이 구속되고 장관 등 수많은 고위공직자들이 구속되거나 파면되는 사례를 우리 눈으로 똑똑히 보지 않았는가?
돈 많은 재벌들은 재산 문제로 부자지간에, 자식들끼리, 형제지간에 이전투구(泥田鬪狗)식으로 법정 안팎에서 싸움질하는 추한 모습을 보기 싫을 정도로 수없이 목격하지 않았는가?
소위 최고 지성인으로 자처하는 학자나 교수들 중에도 자기 본분을 망각하고 눈에 거슬리는 언행을 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결론은 권력, 돈, 명예 등을 가졌다고 해서 행복의 필요충분조건은 아니라는 것이다. 권력을 쥔 사람이나 돈을 많이 가진 사람도 얼마든지 불행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국어사전(동아출판사 편찬 새 국어사전)에는 행복이란 "흐뭇하도록 만족하여 부족이나 불만이 없음, 또는 그러한 상태"라고 정의(定義)하고 있고, 오복(五福)은 유교에서 이른 다섯 가지 복 즉, 수(壽), 부(富), 강녕(康寧), 유호덕(攸好德, 도덕을 지키기를 낙으로 삼는 일), 고종명(考終命, 제명대로 살다가 편히 죽는 것)을 이른다고 나와 있다.
그러나 나는 행복이란 "마음을 편안하게 가지는 것"이라고 한마디로 정의(定義)를 내리고 싶다. 마음만 편안하다면 그 사람이 어떤 지위에 있건, 돈이 많건 적건, 배움이 많건 적던 상관없이 행복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만일 사회적 지위가 높거나 돈이 많은 사람, 많이 배운 사람도 마음이 편치 못하다면 불행해질 수 있고 돈 없는 거지도 마음만 편하다면 행복해질 수 있다고 본다.
그러면 마음이 편해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다시 말하면 어떻게 해야 행복해지는가? 행복해지는 방법은 무엇인가? 하는 문제만 남는다.
내 나름으로 정리해보면, 첫째 욕심을 버리고 분수에 맞는 생활을 하고, 둘째 즐겁고 명랑하게 살고, 셋째 이웃을 사랑하고 용서를 하라, 넷째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사고방식으로 살라, 다섯째 건강하게 살라, 여섯째 정직하게 살라고 권하고 싶다.
1. 욕심을 버리고 자기 분수에 맞게 살라는 것이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욕망을 가지고 태어난 사회적 동물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사람은 출세욕(出世慾), 물욕(物慾), 의식주욕(衣食住慾), 학구욕(學究慾), 명예욕(名譽慾), 성욕(性慾) 등 모든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하여 노력하고 경쟁함으로써 자기 자신은 물론 사회와 국가가 발전해 나가는 데 기여하고 있는 것이다. 사람이 일정한 욕망이 없으면 살아 있다고 볼 수 없고 죽은 시체나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자기 능력 범위 내에서 분수에 맞는 욕망은 우리가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것이다. 그러나 지나치게 탐내거나 누리려고 하는 욕심은 금물이다. 허영심에 빠져서 빚을 내더라도 고급 주택에 살거나 고급 승용차를 몰고 다니는 등 지나치게 사치하거나, 자기 능력 범위를 벗어나는 일에 너무 고집을 부리거나 집착하여 정신을 못 차리거나 자기 지위나 능력은 생각지 않고 남이 잘되는 것을 시기하거나 질투하는 것도 마음 편치 않은 행동이다. 남과 비교하여 남보다 못하다고 해서 자기 운명과 팔자를 탓하고 열등감을 갖거나 패배 의식에 사로잡히는 것도 결코 마음 편한 일은 아닐 것이다. 반대로 남보다 좀 낫다고 해서 자만심을 갖거나 오만과 허세를 부리는 것도 마음 편한 일은 아니다.
자기 욕심을 버리고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얼마나 고귀하고 아름다운지 보여주는 일화를 소개하겠다. 이 이야기는 이미 우리나라 초등학교 교과서에 실릴 정도로 너무 유명하기 때문에 우리 국민이면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언급하는 이유는 아무리 반복해도 지나치지 않고 모두가 본받아야 하는 좋은 이야기이고 내가 말하려는 주제에도 잘 들어맞기 때문이다.
첫째 이야기는 동국여지승람에 전해지는 이야기로 고려시대 이억년과 이조년 형제의 투금(投金)이야기다. 두 형제가 같이 길을 가다가 동생이 길가에서 금덩어리 두 개를 주어 형과 하나씩 나누어 가지고 한강 나루터에서 배를 타고 한강을 건너가던 중 배가 중간쯤 갔을 때 동생이 가지고 있던 금덩어리를 갑자기 한강에 던져버리는 것이었다. 형이 놀라서 "왜 귀한 금덩어리를 버리느냐?"고 묻자 동생이 "평소 형님을 존경해왔는데 금덩어리를 갖은 후부터 만일 형님이 안 계셨으면 금덩어리 두 개를 모두 내가 가졌을 터인데 형님 때문에 한 개밖에 못 가져 형님을 미워하는 마음이 생겨 던져버렸습니다"라고 답하자 형도 "나도 너와 똑같은 생각을 했다. 네 말이 옳다"고 말하며 금덩어리를 강물에 던져버리고 두 형제가 서로 손을 잡고 기뻐했다는 것이다.
둘째 이야기는 고려시대에 충남 예산군 대흥면의 실제 인물인 이성만과 이순에 대한 의좋은 형제 이야기다. 두 형제는 평소 효성이 지극하여 부모님을 잘 봉양하고 형제간의 우애도 남달라서 서로 아침저녁으로 집을 방문하여 음식을 나누어먹고, 형은 아우를 걱정하고 아우는 형을 걱정하여 어느 해 가을 추수를 하고 난 후 서로 몰래 볏섬을 상대방 집에 갖다 놓았는데 볏섬이 줄지 않아 이상하게 생각하고 밤새워가며 계속 볏섬을 나르다가 볏섬을 진채 중간에서 마주치자 서로 얼싸안고 사랑을 확인하고 더욱 사이좋게 지냈다는 이야기다.
이들 형제에 대한 효심이 지극함이 알려지자 이씨 조선 연산군 3년에 이들 형제에 대한 효제비가 세워지고 현재는 의좋은 형제 공원이 조성되어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서 형제들의 정신을 배우고 있다.
위 두 이야기는 우리들에게 욕심을 버리고 사랑과 우애를 지키고 상대방을 배려하라는 교훈을 주고 있으며 행복이 무엇인가를 몸소 가르쳐주고 있다.
2. 즐겁고 명랑하게 살라는 것이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우선 가족들에게 큰 소리로 웃으면서 명랑한 목소리로 인사부터 해보자. 좋은 날이라고 큰소리로 외쳐보아라 그러면 스스로 즐거워짐을 느낄 것이다. 거울을 보고 자신을 향하여 활짝 웃어 보아라, 아침에 기쁘게 시작하면 하루 종일 기분이 좋아 즐거운 하루가 될 것이다. 만나는 사람마다 웃음으로 대하라, 유쾌한 웃음은 상대방이나 나나 모두에게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어 둘 다 행복감을 느끼게 한다. 웃음은 화장품과 같아서 밝은 웃음은 화장을 하지 않아도 밝고 예쁜 얼굴을 만들어준다. 항상 밝은 얼굴을 가지고 가슴을 펴고 당당히 걸어 보아라, 하루만 하는 것이 아니고 매일 계속 실천하다 보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습관적으로 생활화(生活化)가 될 것이다. 이것은 마음만 먹으면 그리 어려운 것이 아니다. 한번 속는 셈치고 실천해 보시라. 나는 아직 성장기에 있는 손녀딸과 손자에게 만날 때나 헤어질 때마다 "안녕! 항상 즐겁고 명랑하게!!"를 웃으면서 크게 소리친다. 그 덕택에 그들도 나를 만날 때마다 즐거워하고 명랑한 모습을 보여준다. 이것이 진짜 행복하게 사는 모습이다. 약 30여년 전 폭폭 찌는 한여름 무더운 날씨에 서울에서 멋진 택시기사를 만나서 많은 것을 배운 일이 있다. 하도 인상이 깊어 3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어제 일처럼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택시를 타자마자 언뜻 70대로 보이는 택시기사가 명랑한 목소리로 "어서 오십시오, 무슨 음악을 듣고 싶으십니까? 어떠한 곡이라도 준비가 되어있으니 말씀만 하세요" 하는 것이었다.
순간 택시 안을 둘러보니 모든 공간에 카세트테이프와 음악 씨디가 빼곡하게 꽂혀 있어 놀라면서 "대단 하십니다. 나는 젊지는 않지만 슬픈 노래보다는 명랑한 노래를 좋아하니 알아서 틀어주세요"하고 요구하여 그분이 오래되어 기억이 없으나 경쾌한 음악을 틀어주어 즐겁게 들었다. 그분은 과거 무성영화시대에 극장에서 변사로 활동한 일이 있는데 그때의 낭만적인 생활 방식을 버리지 않고 택시를 운전하면서도 손님의 성별과 나이에 맞추어서 대화를 하고 노래를 들으면서 운전을 하니 운전하는 것이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어 즐겁게 생활한다고 했다. 보통사람 같으면 무더위에 지쳐서 운전하기도 짜증이 나고 손님과 대화하기도 싫어할 환경 속에서 어떻게 그렇게 명랑하고 즐겁게 운전하는 것을 즐길 수 있을까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분이야말로 택시 운전을 하면서도 자기 직업에 만족하고 행복을 누리면서 모든 승객들에게도 행복을 나누어주는 '행복 전도사'라 아니 할 수 없었다. 나는 그 후에 영업용 택시 기사 수백 명을 모아 놓고 강의할 기회가 있어서 그분의 이야기를 하면서 "어려운 택시 운전을 하면서도 행복해질 수 있으니 제발 아무리 어렵더라도 항상 즐거운 마음으로 운전하고 손님에게 명랑하고 친절하게 대하면 스스로도 행복해질 수 있다"고 역설한 일이 있었다.
3. 이웃을 사랑하고 먼저 상대방을 용서하라.
예수님도 성경에서 "원수를 사랑하라"고 말씀하셨다지만, 우리 같은 범인(凡人)들이 모든 사람에게 사랑을 베풀고 미운 사람을 용서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다른 사람을 시궁창에 빠트리려면 먼저 자기 발 한쪽부터 시궁창에 빠져야 한다"는 속담이 있다. 그 속담의 뜻은 남에게 피해를 입히면 자기 자신도 같이 피해를 입는다는 이치 아닌가? 우리는 나를 가슴 아프게 한 사람을 용서하지 못하고 과거의 상처만을 되씹으며 미워하는 마음을 지우지 않는 한 편안한 마음을 유지할 수 없어 결코 행복할 수 없다. 우리 속담에 "미운 놈 떡 하나 더 주라"는 속담도 있다. 이는 미운 사람일수록 잘해주고 생각하는 체라도 하여 감정을 상하지 않도록 노력하라는 삶의 지혜를 우리에게 가르치고 있다. 상대방을 용서한다는 것은 물론 상대방에게 이로운 것이지만 자기 자신을 위하는 길이기도 하기 때문에 꼭 필요한 것이다. 상대방을 미워하면 할수록 자신의 마음은 불안하고 불편하여 도저히 편안한 마음을 유지할 수가 없다. 그러나 대단히 유감스럽게도 보통사람들은 상대방을 미워하고 용서를 안 하고 있으면 자기 자신에게 어떠한 손해와 비극이 도사리고 있는지 전혀 알지 못하고 이를 눈치 채지도 못하는 데 문제가 있다.
자의(自意)건, 타의(他意)건 그 진리를 깨닫고 상대방을 미워하다가 용서하고 나서 금방 불안하던 마음이 없어지고 편안한 마음을 가지게 된 사람들을 나는 직접 목격했기 때문에 이 자리에서 소개한다.
약 50년 전 나는 서울지방검찰청 검사로 근무할 때 단순한 폭력사건을 경찰에서 송치받아 수사한 일이 있다. 사건 내용은 한 집에서 월세 방을 얻어 세를 사는 가정주부가 아이들 싸움이 어른 싸움으로 변하여 서로 머리채를 잡고 밀고 당기는 중에 양쪽 남편들이 달려들어 싸움을 말린 사건으로, 만일 싸움이 끝나고 나서 감정이 식은 후에 서로 미안하다고 말 한마디 했으면 그대로 끝나는 아무 것도 아닌 사건이었는데, 그 중 한 쪽 여자가 병원에 가서 상해 진단서를 끊어 고소하는 바람에 다른 쪽 여자도 가만히 있으면 자기만 당할 것 같은 두려움이 생겨 뒤늦게 진단서를 끊어 맞고소를 하여 양쪽 전 가족이 입건되어 피의자 수만도 10명이나 되고 사건기록도 마치 중대한 사건인양 수백페이지나 되었다.
보통 이런 사건은 피의자들을 소환할 필요도 없이 양쪽 가족 중 대표자 한 명씩만 선택해서 벌금형으로 구약식 처분하는 것이 통례였다.
그러나 이 사건은 영세민끼리 집안에서 싸운 가벼운 사건으로 처벌 가치가 없는 사건이었다. 통례대로 벌금형을 받는다면 영세민들로서는 감당하기 어려운 큰 돈이기 때문에 두 집에서는 서로 너때문에 벌금을 물게 됐다고 상대방을 원망하여 두 집안의 화해는 물 건너가고 그로 인하여 새로운 싸움의 도화선이 될 것이 뻔하며 두 집안은 한 집에 사는 동안은 더욱 원수같이 지낼 것이 확실해보였다.
그래서 두 집 여자를 불러 합의를 시켜 용서해주겠다는 생각으로 소환하였더니 두 여자가 같은 시간에 출석하였는데 언뜻 보니 30대 중반의 젊은 여자들인데 화장발이 안 받아 밀가루를 뿌린 것 같이 보기 흉한 얼굴에 눈은 충혈되고 미움과 두려움이 가득한 인상을 풍기고 있었다.
한 분은 잠깐 나가 대기하라고 이르고 다른 여자에게 "아주머니, 아직도 상대방 밉지요? 또 억울하지요? 검사가 부르니까 두려워서 어제 저녁 잠도 못 자서 눈도 충혈되고 얼굴의 화장발도 안 받지요? 아주머니는 지금 암보다 더 무서운 병에 걸렸는데 나는 의사는 아니지만 병을 고쳐줄 테니 내 말을 잘 들으세요. 상대방을 진심으로 용서하는 마음으로 합의를 하세요. 그러면 아무 처벌도 안 주고 용서해줄 것이고 아니면 중한 벌금형을 내리겠으니 진심으로 합의 하세요"라고 말하고 밖에 나가 기다리라고 이르고 다른 여자를 불러 먼저 사람과 똑같은 말을 반복하여 들려주고 나서 다시 두 사람에게 "같이 밖에 나가 진심으로 서로 용서하고 합의서를 써오세요"라고 말하고 내보냈더니 한참 후에 같이 들어와서 합의서를 내놓으면서 합의했다고 하기에 그 여자들의 얼굴을 보니 먼저 들어왔을 때의 얼굴표정 그대로이고 변한 것이 안 보여 "당신들 나를 어떻게 보고 거짓말을 하는 가? 나는 진심으로 상대방을 용서하고 합의하기를 요구했지 처벌을 모면하려는 형식적인 합의를 하라고 한 것이 아니니 나가서 진심으로 상대방을 용서한 후에 다시 합의서를 써 오시오. 안 그러면 엄한 벌금형을 받도록 하겠소" 하고 엄히 경고하고 다시 내보냈더니 한참 만에 들어왔는데 얼굴색도 정상으로 돌아오고 미움이나 두려운 빛도 안 보여 '진심으로 용서 했구나' 단정하고 "아주머니들 처음 사무실에 들어올 때와 얼굴빛이 달라졌으니 앞에 있는 거울을 보시오" 했더니 둘이 거울을 보고나서 서로 좋아하기에 "이제 아주머니들은 서로 미워하는 마음을 지우고 진심으로 상대방을 용서한 것 같으니 마음이 편해졌지요?"하고 물었더니 그렇다고 해서 앞으로 서로 싸우지 말고 사이좋게 잘 지내겠다는 서약서를 쓰게 하고 돌려보냈다.
이 사건으로 인하여 상대방을 용서하기 전에는 얼굴의 화장발도 안 받고 얼굴에 증오심과 두려움이 가득차 있던 인상이 상대방을 용서하는 순간 나쁜 인상은 사라지고 선(善)하고 순(順)한 인상으로 변하는 것을 실제로 목격하였다. 두 여자는 상대방을 용서하였지만 사실은 자신들이 불안하고 미워하던 마음이 편안해졌으니 자신들 스스로를 위하여 용서한 것이나 마찬가지가 되었다. 그 이치를 그 여자들이 깨달았는지는 모르겠다.
4.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사고방식으로 살자.
모든 사실이나 현상을 긍정적인 시각으로 보느냐 부정적인 시각으로 보느냐의 결과는 하늘과 땅만큼이나 차이가 난다. 하나의 사실을 놓고 사람에 따라 보는 시각이나 생각이 다를 수 있다. 예를 들어 지갑에 100,000원의 돈이 들어있다고 하자. 한 사람은 "와! 아직도 100,000원이나 남아있네"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다른 사람은 "아이고 겨우 100,000원밖에 안 남았네"라고 부정적으로 생각한다. 긍정적으로 보는 사람은 100,000원이나 남았으니 걱정 없다고 생각하게 되니 만족함과 여유로운마음이 생기고 반대로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은 100,000원밖에 안남았으니 '앞으로 어떻게 살지' 하고 걱정하고 불안한 마음을 가지게 되어 두 사람에게미치는 효과는 엄청난 차이가 난다. 일찍이 이조 중종~선조 때의 학자로서 성혼(成渾;牛溪) 이이(李珥;栗谷)와 교우로 성리학에 통달했던 구봉(龜峰) 송익필(宋翼弼) 선생도 족부족(足不足)이란 시(詩)에서 不足之足每有餘 足而不足常不足(부족하더라도 넉넉하게 생각하면 매사에 넉넉하고, 넉넉하더라도 부족하게 생각하면 항상 부족하다)이라고 설파(說破)하여 이를 증명하고 있지 아니한가? 모든 일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항상 마음의 편안함을 유지하여 행복을 느낄수 있지만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은마음이 불안하여편안한 마음을 가질수없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best seller) 작가인 노먼 빈센트 필(Norman Vincent Peale) 박사는 그의 저서 '적극적 사고방식'이라는 책에서 사업하다가 실패하고 절망에 빠진 사람에게 긍정적인 사고방식을 가지라고 조언하여 다시 재기시킨 일화를 소개하였다. 한 50대의 중년 사업가가 사업에 실패하여 절망에 빠져 노먼 빈센트 필 박사를 찾아와서 사업하다 쫄딱 망해서 남은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절망적으로 호소하자 노먼 박사는 "그러면 당신의 말대로 당신한테 아무것도 남은 것이 없는지 따져봅시다"고 말을 건넨 후 가족 친구 등이 있느냐, 신앙을 가지고 있느냐, 건강하냐, 그동안 정직하고 성실하게 살았느냐, 미국에 살고 있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느냐 등을 물어 그 사업가가 사랑하는 처와 3명의 자식이 있으며 친한 친구도 몇 명 있고 몸은 건강하며, 미국은 국민에게 기회를 주는 나라라고 생각하며, 신앙도 있어 매주 교회에 나가 예배도 드리고, 사업에 실패했지만 그동안 성실하고 정직하게 살아왔다고 대답을 하자 노먼 박사는 그가 대답한 것을 일일이 메모지에 적은 후 이를 보여주면서 "당신은 모두 다 잃어서 남은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했는데 당신 말을 들어보니 아직도 이와 같이 사랑하는 처와 자식들이 있고, 당신을 도와주려고 하는 친구도 있으며 신앙도 가지고, 육체는 건강하고, 미국을 세계 최대의 나라라고 생각하고, 성실하고 정직한데 왜 가진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절망하느냐?, 내 생각에는 당신만큼 모든 것을 완전히 소유한 사람도 드물다고 생각합니다"고 말하면서 메모지를 건네주자 그 사업가는 메모지를 보더니 부끄러운 듯 웃으면서 "제가 잘못 생각하고 있었나 봅니다, 이제는 자신을 가지고 다시 한 번 새 출발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고 말하고 돌아간 후 부정적인 생각을 바꾸어 적극적인 사고방식으로 모든 것을 생각하고 실천하여 드디어 제기에 성공 했다는 것이다.(노먼 빈센트 필 저서(著書) 적극적 사고방식 29~32쪽 참고)
다음은 필리핀에서 대한민국에 이주한 이자스민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겠다.
그녀는 1977년도에 필리핀 마닐라에서 태어나 1995년도에 한국인 남성과 결혼하고 1998년도에 한국에 귀화하여 2012년에 당시 새누리당 비례대표로 국회의원에 당선되어 2016까지 대한민국 국회의원을 지낸 분이다. 당시 한국 학교에 다니는 아들이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다른 학생들로부터 소위 왕따를 당하여 불안하고 무서워서 학교에 가지 않겠다고 괴로워하자 어머니인 이자스민은 "너는 한국인의 피와 필리핀인의 피를 가지고 태어나서 한국 학생이 못 가진 한국어와 영어 두 가지를 다 할 수 있는데 무엇이 부끄럽고 두려우냐? 오히려 자랑할 일이다. 그러니 기죽지 말고 떳떳하게 학교에 다녀라"고 설득하였다. 어머니의 말씀을 듣고 그 아들은 자기가 남보다 좋은 가정에서 살고 남보다 잘 하는 점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그동안 소침(消沈)했던 태도를 바꾸어 모든 환경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게 되어 학교에 가서도 자진해서 학생들에게 말을 붙이고 "우리 어머니가 필리핀 사람이라 나는 영어도 잘 한다"고 자랑까지 하게 되었다. 그 아들은 어머니 덕분에 불안했던 마음을 편안하게 가지게 되어 행복한 학교생활을 했을 것이다.
5. 건강해야 건전한 정신을 유지할 수 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건강만큼 중요한 것이 없다. 아무리 사회적 지위가 높다 해도,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돈을 가지고 있다 해도, 고매(高邁)한 인격과 학식을 가진 사람도 모두 건강을 잃으면 아무 소용 없는 도로 아미타불(徒勞阿彌陀佛)이 되고 만다. 우리가 다 알고 흔히 쓰는 말로 "돈을 잃으면 적게 잃는 것이고, 명예를 잃으면 많이 잃는 것이고, 건강을 잃으면 전부를 잃는 것이다"는 말은 두말 할 것 없이 건강이 제일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우리에게 주는 경구(警句)이다. 몸이 건강해야 정신도 건전해져서 자기가 하고자 하는 일을 성취할 수 있는 것은 두 말할 필요도 없다. 우리가 건강하게 살려면 자기 몸에 맞는 운동을 규칙적으로 해야 하고 항상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즐겁고 명랑하게 사는 것도 중요하다. 복잡한 것을 피하고 단순하게 사는 것도 도움이 된다. 나는 60대부터 10여년 간 단전호흡을 해서 건강을 유지하는 데 많은 도움을 받은 것 같다. 단전호흡을 해보니 육체적으로 건강해짐은 물론 정신적인 안정을 유지하는 데 효과가 있었다. 특히 나이가 들수록 욕심을 버리고 마음을 비우게 되니 마음의 평온을 가질 수 있었다.
6. 정직하고 양심대로 살아라.
사람이 정직하지 못하면 항상 양심의 가책(呵責)을 받아가면서 살아야 하니 이보다 고통스러운 삶은 없을 것이다. 아무리 악한 사람이라도 양심은 있다. 착한 사람이나 나쁜 사람이나 양심은 똑 같다고 본다. 그러기 때문에 착한 사람보다 나쁜 일을 많이 하는 악한 사람이 가책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양심의 가책이라는 무거운 짐을 등에 지고 평생을 살아야 할 것이다. 그런 사람들은 아무리 사회적 지위가 높거나 돈이 많다고 해도 평생을 양심의 가책 속에서 편안한 마음을 가질 수 없어 불행하게 살 수 밖에 없다. 내가 대학 1학년 때 입학 시험에 떨어지고도 가족과 주변 사람을 속이고 버젓이 합격한 양 교복을 사 입고 1년 간 매일 학교에 등교하여 수업을 들으면서 가짜 학생 노릇을 하는 사람을 보았다. 더욱이 가관인 것은 그는 어느 교회의 신앙심이 깊은 신자로서 매주 수요일과 토요일에 교회에 나가 학생들을 가르치는 주일교사를 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매번 교회에서 기도를 할 때 무어라고 기도하며 교회에 나오는 학생들에게 무엇을 어떻게 가르치는지 의문이 들었다. 그도 양심이 있었을 터인데 하루 이틀도 아니고 매번 기도할 때마다 얼마나 양심의 가책을 받았으며 얼마나 괴로워했을까 생각할수록 연민의 정마저 느꼈다. 그는 1년 동안 학교에 다니면서 자신의 위선(僞善)이 통한 것을 대견스럽게 생각했을지 모르겠지만 나는 그의 1년 동안을 가장 고통스럽고 불행한 시기였다고 본다. 요즘같이 도덕과 양심이 무너지고 불의와 억지가 판치는 어지러운 세상에서는 이런 부류의 사람들을 우리 주변에서 얼마든지 볼 수 있다. 하루빨리 모든 사람들이 이성을 되찾아서 양심을 속이지 말고 정직하고 정의롭게 살기를 바랄 뿐이다. 그래서 모두 행복을 누렸으면 더 바랄 것이 없겠다. 흔히 사람들은 늙어가면서 첫째 건강하고, 둘째 말동무가 되는 아내가 살아있고, 셋째 마음이 통하는 친구가 있고, 넷째 남에게 손 벌리지 않을 정도의 돈이 있으면 행복하게 사는 것이라고 말하는데 주책없는 자랑 같지만 나에게는 아직도 아침저녁으로 맛있는 된장찌개를 끓여주고 한 이불 속에서 잠을 자는 91세의 아내가 있고, 이제 저세상으로 많이 가버렸어도 아직 마음에 맞는 친구가 살아있고 친형제 이상으로 챙겨 주시는 '형님'들이 옆에 계시니 행복한 삶이라 아니 할 수 없다. 90살이 넘는 나로서는 스스로 말하기는 쑥스럽지만 5복을 다 누린 것 같아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다고 생각한다. 우선 수(壽)를 보면 90살까지 살았으니 충족된 것이고, 부(富)는 자식들에게 물려줄 여유 있는 재산은 없지만 남에게 손 벌리는 정도는 아니니 그것으로 만족하고, 강녕(康寧)은 89세에 대장암 수술하여 완쾌되었으니 문제가 없고, 유호덕(攸好德)은 나름대로는 지키려고 노력은 했으나 스스로 평가하기는 어려운 일이고, 고종명(考終命)은 90까지 살아 편안하게 죽을 날만 기다리고 있으니 어찌 5복을 타고 났다고 자랑하지 못하겠는가? 남은 여생은 덤으로 사는 것이라 생각하고 마음을 비우고 자연을 벗 삼아 유유자적(悠悠自適)하면서 간단하고 단순하게 보내고 싶다. 끝으로 나의 바람과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여 자주 외어보는 옛날 한시를 올려 요즘 나의 심경(心境)을 알리고 싶다.
1. 山中問答(산중문답) 李白(이백)
問余何事棲碧山(문여하사서벽산)
笑而不答心自閑(소이부답심자한)
桃花流水杳然去(도화유수묘연거)
別有天地非人間(별유천지비인간)
풀이 : 무엇 때문에 푸른 산에서 사느냐고요
빙그레 웃고 답은 하지 않지만 마음은 절로 한가하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