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대전일보(곽상훈기자)보도 / 하정수 전력硏 수석연구원의 칼럼
스파이더맨이라는 인기영화 시리즈가 있다. 올봄에 개봉한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2'는 스파이더맨의 목숨을 노리며 도시 전체를 위협하는 악당들과 싸우는 영화이다.
이번 영화에서 '일렉트로' 악당은 스파이더맨을 탄생시킨 생명공학 회사의 직원이 전기뱀장어가 가득한 수족관에 사고로 빠지면서 탄생한다.
그는 전기뱀장어처럼 전기를 만들 수 있고 자유자재로 전기를 다룰 수 있는 몸으로 바뀐다.
스파이더맨의 거미줄 발사기를 전기로 태워버려 위험에 빠뜨린다. 전기뱀장어에서 아이디어를 내어 상상력을 자극하는 영화이다.
남미가 원산지인 전기뱀장어는 600볼트 이상의 전압을 일으키는 특별한 기술을 가지고 있다.
자기를 공격하는 악어를 기절시킬 정도의 능력을 가졌다.
최근에 미국 미시간 대학교의 연구팀들이 전기뱀장어의 유전자를 완전히 해독하는 데 성공하여 그 비밀을 밝혀내었다.
전기뱀장어는 특별한 유전자를 가지고 있어서 꼬리 부분 양측의 골격근으로 전기를 만들어낸다.
전기뱀장어 외에도 많은 물고기들이 전압의 세기는 다르지만 나름의 생체 전기를 만든다.
약한 전기를 가진 물고기들은 주로 탁한 물에 살면서 전기를 소통의 용도로 사용하고 전기뱀장어 등 고압의 전기물고기들은 사냥하거나 적을 쫓는 데 사용한다.
인체에도 아주 약한 수준의 생체전기가 흐르고 있다.
우리 몸의 활동을 위한 근육 수축이나 신경 전달 같은 메커니즘에 필요하기 때문이다.
인체에는 10~100㎷의 전압이 일반적으로 유지되고 피부에도 극히 미세한 전류가 흐르고 있다.
이러한 생체전기를 활용하는 기술들이 속속 개발되고 있다.
가장 일반적인 것은 심전도 검사이다.
심장박동에 따른 전위를 측정하여 심장의 이상 유무를 진단하는 것이다.
심장은 자체적으로 전기가 흐르는 체계를 가지고 있다.
일반적인 심전도 검사는 물론이고 다양한 방법으로 심장의 이상을 진단한다. 운동 중에 심장의 건강 상태를 진단하기 위한 운동부하 검사를 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스마트폰을 이용하여 심전도를 항상 측정할 수 있어 심장에 문제가 있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고 있다.
근전도 검사를 받기도 하는데 근육 세포가 가지고 있는 전기적 신호를 측정하여 근육의 이상 여부를 진단한다.
또한 무릎이나 허벅지 근육에 문제가 생겼을 경우 전기로 자극을 주어서 근육을 강화시켜준다.
근육을 많이 사용하는 축구선수들이나 체조선수들을 치료하여 탁월한 효과가 검증되었다.
일반적으로는 통증완화 치료용으로 많이 활용되는데 물리치료실에서 받아본 경험이 다들 있을 것이다.
뇌에서도 전기파가 발생한다.
뇌의 신경세포가 사용하는 언어가 바로 전기신호이기 때문에 뇌가 활동할 때마다 발생한다.
심신상태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므로 이를 검사하여 신체적이거나 정신적인 문제를 해결한다.
간질이라고 불리던 뇌전증은 비정상적인 전기신호 때문에 발생하는 질병이다.
최근에는 뇌파를 이용하여 뇌전증과 치매와 우울증 등을 치료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우리 몸의 미세한 생체전기를 이용하여 건강시대를 열어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