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마동 정일남 회장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신좌성 선배님이 편치 않아서 송년회 참석못하고
대신 좋은 말씀해 달라는 부탁이었습니다.
내가 적임자가 아니라 생각했기 고사했습니다.
나의 마라톤사부 김선기 고문과 상의한 끝에
마음을 바꿨습니다.
인사말씀을 해달라는 부탁은 금년 한해 마라톤대회는커녕
정모에도 부실했기 더욱 열심히 참가해달라는 속뜻에다
밴드와 카페 등 휘마동 발전에 귀감이 되는 글들을 올려달라는 무언의 부탁이 들어있지 않나
나름대로 생각했습니다.
종친회 신문을 10년여 맡다보니 본의아니게 소학小學과 사서四書 공부.
그래서 옛글을 여러분들보다 많이 접하게 되었을 뿐이지
군자나 선비, 큰그릇이나 큰사람은 못됩니다.
택도 없습니다
고등학교 때는 공부 잘 하는 사람이 대접을 받습니다. 휘마동에도 저를 빼놓고 그런 분들이 많습니다. 또 어려운 관문을 뚫고 사회에 진출해 성공하신 분들도 많습니다. 그런 분들 앞에서 감히 이렇게 말할 수 있다는 건 바로 논어의 이 구절 때문이지 않나 싶습니다. 그래서 염치불구 이 자리에 섰습니다.
吾少也賤 (나오 젊을소 어조사야 천할천)
내가 젊었을 때 미천하였기에
故多能鄙事 (연고고 많을다 능할능 천하게여길비 일사)
보잘 것 없는 일에 여러 가지로 능하다.
吾不試 (나오 아니불 시험할시)
내가 세상에 등용되지 못했기 때문에
故藝 (연고고 재주예)
재주가 많다
溫故知新이란 말도 있다
요즈음 우리는 溫故 옛것은 모르고 知新 새로운 것에만 관심을 쏟고 있는 시대에 살고 있나봅니다.
「새로운 것은 옛것에서 나오기 마련이다」
옛글에 푹빠져 소학을 읽고 사서 공부하면서 저의 자식들에게도 SNS 띠우지만 별로 관심이 없는 것 같습니다. 젊은이들한테는 인기가 없습니다. 그래서 휘마동 후배님들에게도 적극 권하지도 못하겠습니다. 다만 제 스스로를 위해 배울 뿐이다.
이제 휘마동이야기를 하렵니다.
퇴직 후 60대의 그 느슨한 고삐를 꽉 죄어준 건 마라톤이었습니다.
스스로 이겨낼 수 있는 힘을 주었습니다.
그것은 휘마동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초창기 휘마동을 이끄신 김선기, 이성오 두 분 동기와 함께했던 10여년의 세월은 저에게 체력적으로 인생의 황금기라 생각됩니다. 두 분 고맙습니다. 그리고 너무 많은 선배와 후배님들에게 많은 빚을 지고 있음을 알고있습니다. 큰 절을 드리고 싶은 심정입니다
휘마동에 들어와 마라톤을 하다 보면 보람을 느낄 때가 많습니다
그중에 한 가지 소개합니다.
강남마라톤대회였습니다.
그날 모교 재학생들, 교장선생님이하 교직원들과 함께 뛰었습니다.
이날 휘문의숙 민인기 이사장께서도 뛰었습니다.
학샹들을 모아 놓고 이런 말씀을 하셨습다.
이번에 뛰는 재학생들이 졸업하게 되면 깃수로 108회 깃수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학생들의 두 배 위 깃수 되는 54회를 소개했습니다. 선배님들처럼 70대 나이에 건강하게 달리고 싶으면 공부도 중요하지만 마라톤도 계속 하라는 용기와 격려의 말씀. 아직도 잊지 않고 있습니다.
오늘 제가 마라톤 입문할 당시 읽었던 책 두 권을 가져왔습니다.
그 중에 이런 글이 있습니다.
“많은 달리기 전문가들은 말한다. 마라톤이 지금의 하계올림픽보다는 동계올림픽 종목에 포함되어야 한다. 그 이유는 달리기는 더위보다는 추위가 더 견디기 수월하기 때문이다.”
휘마동의 이름으로 달리는 후배님들에게 적극 권합니다.
겨울은 하절기보다 달리기 좋은 계절입니다.
저 또한 심기일전 여러분들과 함께 주로에서 자주 뵙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