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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식의
' 클래식 영화의 향기 '
< 사형대의 엘리베이터 - Ascenseur pour
l'echafaud : Elevator to the Gallows >
여기,
우연과 우연이 엮어내는 사건의 소용돌이...
그 기막힌 서사가 있지요.
한 여자가 말합니다.
"주템므(Je t'aime)..."
'그녀 앞에는 연인이 서 있을 것이며,
둘은 아늑한 방에 있으리라'
하지만... 카메라가 뒤로 빠질 때마다 우리는
그녀가 전화기에다 말하고 있음을,
또한, 그녀는 공중전화 부스 안에 있음을 알게
되지요 .
그 여자는 분명, 한 남자를 향한 사랑의 모험을
벌이고 있을 것입니다.
20대 중반의 젊은 청년 루이 말이 프랑스
멜로 드라마와 범죄 영화의 전통을 배반하기
위해선,
< 사형대의 엘레베이터 > 초반 단 몇 분의
시간으로 족했지요.
영화는 우연과 절망, 오해와 살인, 열정과
기억에 관한 가장 순수한 걸작입니다.
주말 저녁에 시작해 다음 날 아침에 끝맺는
< 사형대의 엘리베이터 > 는,
장 르누아르와 오슨 웰스의 클래식 필름
영역과,
< 네 멋대로 해라 > 에서 < 파리에서의 마지막
탱고 > 에 이르는 누에보 이마주 영화의 세계를
나란히 품고 있는 작품이지요.
데뷔작에서부터 고전적인 기법의 활용과
혁신적인 시도를 자유자재로 구사한
루이 말...
그는 영화의 황금 시대와 곧 다가올 새로운
물결의 파장 안에 동시에 위치한 작가였습니다.
그리고,
< 사형대의 엘리베이터 > 는 모리스 로네와
함께, 공포와 광기 사이에 선 여자를 연기한
잔 모로를 처음 떠올리게 만든 영화이기도
하지요.
"우리는 결코 떨어질 수 없어"라고 읊조리던
플로랑스 역의 잔 모로는 진정 '사랑에 빠진
여자의 초상' 그대로였습니다.
30분 뒤엔 자유로워질 거라던 그들의 바람은
끝내 이루어지지 못했던 플로랑스와 줄리앙...
이들 연인이 루이 말과 함께 창조한 비극적
아름다움은 이후 < 연인들 > 과 < 마지막 선택 >
으로 이어집니다.
부유한 무기상 시몽 카랄라의 부인 플로랑스
(잔 모로 분) 는,
남편의 부하직원 줄리앙(모리스 로네 분) 과
깊은 사랑에 빠져, 급기야 남편의 살해를
공모하지요.
플로랑스로부터 남편의 권총을 받은
줄리앙은 자신의 사무실 창문에서 밧줄을
타고 사장실로 잠입해 그를 쏴죽이고 자살로
위장합니다.
그러나 플로랑스와의 약속 장소에 갈려고
차를 타려는 순간... 창문에 밧줄이 그대로
걸려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되지요.
줄리앙은 그것을 수거하기 위하여 다시 건물로
돌아갔지만, 경비원이 전원을 내려버리는
바람에 엘리베이터에 갇히고 맙니다.
그러는 동안, 꽃집 아가씨 베로니크(요리 버틴
분) 와 그녀의 애인 루이(조르주 푸줄리 분) 는
시동이 걸려있던 줄리앙의 차를 훔쳐 도망가죠.
한데...'네 멋대로 해라' 의 원조 격인
이 막가파식 커플은,
모텔에서, 차에 있던 줄리앙의 권총으로
독일인 부부를 죽이고 이들 부부의 차로
도주하기에 이릅니다.
줄리앙을 애타게 기다리던 플로랑스...
그녀는 루이가 몰고 가는 줄리앙의 차를
보게 되고,
줄리앙이 다른 여자와 떠났다고 오해한 채,
밤새도록 그를 찾아 헤메이지요.
줄리앙은 천신만고 끝에 전기가 다시 들어온
아침에 이르러서야 가까스로 엘리베이터에서
빠져 나오지만,
결국 독일인 부부 살해 혐의로 체포됩니다.
자신의 결백을 증명하기 위해서는
엘리베이터에 갇혀 있었다는 증언을 해야되는
기막힌 상황...
영화는 곳곳에서 이토록 어긋나는 삶의
부조리한 양상을 정치(精緻)한 구성으로
보여줍니다.
특히 줄리앙의 결백을 증명해 줄 것으로
믿었던 필름은 일단 독일인 부부의 살해
혐의로부터는 벗어나게 해주지만,
오히려 사장 살인의 결정적 증거로 떠오르며,
영화 < 사형대의 엘리베이터 > 가 가진
역설의 미학을 극명히 마주케 해주지요.
그렇게...
두 사람과는 별 상관없어 보였던 가난한 연인
루이와 베로니크가 벌여 놓은 또다른 살인 사건,
여기에, 줄리앙이 범행 과정에서 하게 된
어이없는 실수...
그리고, 그것으로 시작된 엘리베이터의 차단된
전원은 세리아적 결말에 대한 불안한 암시가
됩니다.
급기야... 줄리앙과 플로랑스는 어쩔 수 없이
살인에 대한 자백을 할 수 밖에 없게 되지요.
영화 < 사형대의 엘리베이터 > 에 등장하는
모든 갈등의 원인은 '사랑' 입니다.
'주템므' 라는 플로랑스의 달콤한 속삭임으로
영화는 시작되는데,
그 달콤한 속삭임으로 인하여 여섯 명의 남녀가
차례로 파멸에 이르게 되는 게지요.
그리고 결국 그 파국의 도미노는 처음 시작한
플로랑스에게로 돌아와서야 끝이 나게 됩니다.
흥미로운 점은 사랑으로 인하여 파탄지경에
이르렀으면서도 아무도 그 사랑을 후회하지
않는다는 사실이지요.
루이 말 감독은 추락의 종국에 이르는 두 연인을
자못 독특한 시선으로 담아내고 있습니다.
줄리앙은 수직적인 이동만이 가능한
엘리베이터 안에 갇히죠.
반면, 그의 연인인 플로랑스는 수평적인
이동만이 가능한 도시의 밤거리에 갇히고
맙니다.
그리고 자동차를 훔친 젊은 연인들은 비록
함께 있긴 하지만...
고속도로에 갇힌 채 다람쥐 쳇바퀴 돌듯
오르내리기만 하지요.
이들은 '사랑' 이라는 이유로 내세워 각자의
현실로부터 자유로워지길 원했습니다.
줄리앙이 카랄라를 살해한 것도 플로랑스와의
자유로운 사랑과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였고,
젊은 연인들이 승용차를 절취한 것도 답답한
현실에서 벗어나 속박되지 않은 일탈의 사랑을
만끽하기 싶어서였던 것이지요.
하지만, '사랑'은 이들을 결코 자유롭게 해주지
못합니다.
줄리앙은 수직적인 현실에, 플로랑스는
수평적인 현실에...
또한 젊은 연인은 쳇바퀴 돌듯 반복되는
현실에 여전히 갇혀있었던 것이지요.
두 연인들은 사랑이 현실과 미래를 바꿔줄거라
믿었지만, 오히려 사랑은 현실을 깨부순 채
헛된 추억만을 남겨놓습니다.
파괴된 현실로 인하여 더 이상 이들의 사랑은
지속되기 어렵게 되어버린 것이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사랑이야말로
그들이 저지른 모든 잘못의 면죄부가
되어줄거라 굳게 믿으며,
지독한 사랑을 한 추억만으로도 얼마든지
현실을 뛰어넘는 행복이 가능하다고 스스로를
합리화시키고 있습니다.
절묘한 반전 시퀀스로 영화 말미에
현상액 속에서 천천히 떠오르는 한 장의
사진....
그 사진 한장으로, 플로랑스와 줄리앙은
살인죄를 벗어날 수 없게 되지요.
역설적이게도 영화는 이 한 장의 사진을
통해서만 연인들의 행복한 순간을 그려낼 뿐,
두 주인공이 만나는 장면은 장 중 내내
단 한번도 보여주지 않지요.
플로랑스는 현상액(現像液) 속에서 차츰
선명해지는 사진을 무연(憮然)스레 바라보며
독백처럼 속삭입니다.
"나는 곧 늙겠지.
10년... 20년...
그러나 사진 속에서 우리는 같이 있어.
거기 어딘가에서 같이...
결코 우리는 서로 떨어질 수 없어."
사랑의 순간을 담은 사진이 아이러니하게도
그 사랑의 파멸을 가져다 주다니요.
주인공이 행한 범죄와 그렇지 않은 범죄 사이를
왔다갔다 할 수밖에 없는...뒤틀린 상황을 그린 작품
< 사형대의 엘리베이터 >.
사랑의 서사이기도 하고, 범죄 필름이기도 하며,
또 반전이 돋보이는 훌륭한 스릴러이기도 한
이 영화는,
큰 허무함과 여운이 돋보이는 엔딩을 가진...
프렌치 시네마 느와르 이기도 합니다.
루이 말 감독은 이 영화에서도 자신의 전유적
특징들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지요.
사랑을 위해서 사람까지도 죽이는 커플,
그리고 잠깐의 일탈로 사람까지 죽이게 되는
또 다른 커플,
사회에서 터부시 하는 인물들에 대한 애정과
애처로운 시선...
그리고 그들이 결국 맞이 하게 되는 안타까운
최후들을 담담하고 아쉬운 마음을 담아
표현하고 있으니까요.
속절없이 배회할 뿐인 플로랑스 '잔 모로'의
망연자실한 연기는,
갇혀 있는 줄리앙 '모리스 로네', 그리고...
무궤도한 불량 청년 루이 '조르주 푸줄리' 의
범행과 대조되며,
파리의 '밤'(nuit)이라고 하는 마성의 매혹이
솟아나오게 합니다.
여기에 모던 재즈의 사운드 트랙이 자못
농밀한 끈적거림으로 관능을 자극하고
마비시키며 울려오지요.
범죄 스릴러라는 장르답지 않게 프랑스 영화
특유의 축축함과 멜랑꼴리함이 돋보이는,
특히나 그런 분위기를 더욱 살려준 영화 음악의
힘이 무척이나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그럼, 영화 <사형대의 엘리베이터> 의
OST가 지니고 있는 가치과 의미를 짚어 볼까요.
이 음반은 혁신적인 재즈 음악가로 추앙받고
있는 마일즈 데이비스가 남긴,
단 하나의 유일한 영화 음악이라는 데에
굉장한 함의(含意)가 있을 뿐만이 아니라,
그 제작 과정 조차도 극적이고 매력적이죠.
루이 말 감독은 마일즈 데이비스를 초청한 후
줄거리를 알 필요 없이 영화의 분위기에 맞는
연주를 해달라고 주문을 했고,
이를 단번에 이해한 마일즈는 이틀동안 주어진
단 몇시간 만에 즉흥으로 녹음을 끝냈다고
합니다.
그야말로 모던 재즈가 한편의 영화로 완벽하게
합쳐지는 순간이지요.
달리 표현하자면, 음악과 영상이 한 테이크로
움직이는 듯한 영화의 탄생이란 뜻입니다.
프랑스 누벨바그의 흑백 영상이 마치 청각적
콜라보와의 '화음(畵音)' 으로 현현하는 듯한
마일즈 데이비스의 뮤트 트럼펫...
그리고 자크 루시에 트리오의 초기
베이시스트인 피에르 미쉘로의 느린 템포
베이스 사운드는,
촉촉한 브러쉬 드럼의 반주와 함께 '사형대로
올라가는 누군가의 무거운 인기척' 이라는 듯,
음반의 러닝타임 73분 45초 동안 듣는 이의
심장을 처음부터 끝까지 무겁게 눌러오지요.
그 중에서도 최고로 뽑히는 트랙은 약속장소에
나타나지 않는 줄리앙을 찾으며 상젤리제의
밤을 헤매다가,
전화기를 붙들고 줄리앙과 통화하는 여주인공
잔 모로의 프로필 위로 들려오는 '샹젤리제의
밤' ('Nuit sur les champs-Elysees') 입니다.
대부분의 영화 삽입 곡들이 다 그렇겠지만
특별히 < 사형대의 엘리베이터 > 의 OST는,
그야말로 온전한 시네마 뮤직으로서 즐길 때
그 가치를 찬연(燦然)하게 발하지요.
음반으로만 듣는 것 보다는 가능하면 영화를
보면서 영상과 함께 즐기라는 얘기일 터...
재즈 매니아, 굳이 마일즈 데이비스 팬이
아니더라도 틀림없이 엄지를 세우게 될
것입니다.
1. 영화 < 사형대의 엘리베이터 -
'Ascenseur pour l'échafaud' > 예고편
https://youtu.be/pUcpmmoouhMl
https://youtu.be/sjURPebrbrY
- '주템므(Je t'aime)...'
: 마일즈 데이비스의 트럼펫 피처링
https://youtu.be/ekmXq1nyB08
1958년 루이 말 감독이 25세 때 만든
흑백 영화로,
'현대 영화의 출발점' 이라는 혁명적 가치를
부여받고 있는... 프랑스 누벨 바그의 효시적 작품으로
꼽힙니다.
조감독, 카메라맨을 거쳐 감독에 입문한
루이 말은 누벨 바그 연출가의 범주에 들지만,
평론가 출신인 장 뤼크 고다르, 프랑수아
트뤼포, 또한 클로드 샤브롤 등에 비해 급진적
영화 형식을 추구하지는 않았던 예술가로
평가되지요.
< 연인들 >, < 애틀랜틱 시티 >, <데미지>
등에서 그려냈듯,
그의 작품세계를 관통하는 화두(話頭)는
우연성에 의해 지배받는 삶의 부조리입니다.
< 사형대의 엘리베이터 > 는 이같은 경향을
가장 뚜렷하게 보여준 작품이죠.
https://play-tv.kakao.com/v/8932477
2. 영화 < 사형대의 엘리베이터 - Ascenseur
pour l'échafaud'('Elevator the Gallows') >
OST
영화의 엔딩 신에서, 플로랑스의 깊은 탄식처럼
들리는 마일즈 데이비스의 재즈 트럼펫 연주는,
겉잡을 수 없는 나락으로 빠져드는 두 연인의
절박한 심정을 완벽한 신랄함으로 풀어냅니다.
2-1. 마일즈 데이비스(Miles Davis)의 테마
https://youtu.be/1OKQdp6iGUk
https://youtu.be/7Op1WDZk850
2-2. 'Ascenseur pour l'échafaud'
- 'Générique'
https://youtu.be/NNmbDg5UV_c
https://youtu.be/edq79Y9l8uY
https://youtu.be/2nAWGKhsTs4
2-3. 'L'assassinat de Carala'
https://www.youtube.com/playlist?list=PL4ypuAMic-Ggu7W9WsIvt3nghOr1mlJKB
2-4. 'Sur L'autoroute'
https://youtu.be/ezrOEWdiaeg?list=PL4ypuAMic-Ggu7W9WsIvt3nghOr1mlJKB
2-5. 'Nuit sur les Champs-Élysées'
https://youtu.be/Q-t-6U5QiG4
2-6. 'Dîner au Motel'
https://youtu.be/zyVbGl-8oro
2-7. 'Julien dans L'ascenseur'
https://www.youtube.com/playlist?list=PL4ypuAMic-Ggu7W9WsIvt3nghOr1mlJKB
2-8. 'Visite du vigile'
https://www.youtube.com/playlist?list=PL4ypuAMic-Ggu7W9WsIvt3nghOr1mlJKB
2-9. 'Chez le photographe du motel'
https://www.youtube.com/playlist?list=PL4ypuAMic-Ggu7W9WsIvt3nghOr1mlJKB
3. 로베르 르파주 연출의 연극 < 바늘과
아편 - Needle & Opium >(2015) 예고편
https://youtu.be/hRVCyUYY2jE
극중극 < 사형대의 엘리베이터 > 를 배경으로,
마일즈 데이비스의 재즈 트럼펫 연주가 멋진
앙상블을 이뤄내는 드라마가 있지요.
바로 로베르 르파주의 < 바늘과 아편 > 인데요,
연극엔 세 명의 인물이 등장합니다.
프랑스의 시인이자 감독인 장 콕토, 미국의
재즈 아티스트 마일즈 데이비스, 그리고
캐나다 퀘백의 배우 로베르 이죠.
(이 중 캐나다의 배우 로베르는 연극이 담고
있는 자전적 성격으로 인해 이 작품의
연출가이자 초연 당시 배우로 무대에 서기도
했던 로베르 르파주와 동일한 인물로 읽힘)
이들은 각기 다른 시대, 다른 공간을 살아가는
사람들로,
각기 시, 음악, 그리고 연극이라는 다른 장르에
종사하는 예술가들이지만,
< 바늘과 아편 > 에서는 하나의 시공간 속에서
끊임없이 조우하며 서로의 연결고리를
드러내 보입니다.
그리고 무대 위에서 이들은 동일한 의미를
지닌 하나의 행위자로 읽혀졌는데,
바로 모두가 공간 위에 시를 쓰는 사람들이란
점이죠.
1949년, 뉴욕 방문을 마친 뒤 파리로 돌아가는
중인 장 콕토는 비행기 안에서 '미국인들에게
보내는 편지' 를 씁니다.
뉴욕의 마천루와 별들이 총총한 밤하늘을
뒤로 한 채, 무대 위로 붕 떠오른 장 콕토가
쏟아내는 압축적이고 은유적인 언어들은,
압도적인 무대 이미지와 어우러져 한 편의
시처럼 강렬한 인상을 남기죠.
특히 마지막 장면에서 장엄하게 펼쳐진
오로라를 배경으로 자유와 사랑, 그리고
인생에 대해 사유하는 장 콕토의 독백은,
그 자체로 무대 위 아름다운 한 편의 시로
울려옵니다.
[ 같은 시기, 파리를 방문한 미국의 재즈
아티스트 '마일즈 데이비스'...
그는 파리의 낭만을 만끽하고 줄리엣 그레코와
운명적인 사랑에 빠지지만, 곧 이별의 아픔을
겪은 뒤 뉴욕으로 돌아오죠.
파리의 지붕 위에서 화려한 트럼펫 선율로
사랑을 노래하던 마일즈 데이비스는,
홀로 뉴욕에 돌아온 뒤 쓸쓸한 뒷골목을
배회하며 애절한 음표를 쏟아냅니다.
외로움과 방황 끝에 아편에 손대고, 마약에
중독되어 침잠하는 그의 모습 위로도 처연한
트럼펫 선율이 흐르죠.
뼛속까지 스며들듯 고독한 마일즈 데이비스의
트럼펫 소리는 음표로 만들어진 시가 되어,
파리의 재즈 클럽과 뉴욕의 거리를, 그리고
별빛 쏟아지는 밤하늘을 가득 채웁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이르러 약물 중독을
극복한 마일즈 데이비스가,
꿈같은 이미지들을 눈 앞에 펼쳐보이는
로베르 르파주의 마법 속,
영화 < 사형대의 엘리베이터 > OST 인
'Gnrique', 'L'assassinat de Carala' 들의
즉흥 연주를 펼치는 장면은 그 자체로 충만한
황홀경의 시적 서정을 안겨주죠.]
이처럼, 1949년 이른 봄...
장 콕토와 마일즈 데이비스, 두 사람에겐
우연의 일치가 많았죠.
유럽인은 미국을, 미국인은 유럽을 처음으로
방문하게 됐던 것입니다.
그 여정은 '사랑에 중독' 됐던 그들의 인생을
바꿔 놓았죠.
사랑을 잃은 남자가 중독된 사랑에서 벗어나기
위해 아편과 헤로인의 약물에 중독돼 가는,
상실과 불안, 고독의 정서적 아이러니...
마지막으로 이 작품의 주인공이자 창조자인
로베르는,
작은 큐브 하나만을 사용해 무대라는 공간
위에 놀라운 이야기를 써내려 갑니다.
유일한 무대장치라 할 수 있는 큐브의 3면은
회전을 통해 바닥이 되기도 하고 벽이 되기도
하며, 무대 위에 새로운 차원의 공간을
만들어내죠.
그 새로운 공간 속에서 뉴욕을 떠나는
장 콕토와 파리를 방문한 마일즈 데이비스,
그리고... 40년 뒤 파리를 찾은 배우 로베르의
현재가 서로를 넘나들며 이어집니다.
- 李 忠 植 -
첫댓글 영화 < 사형대의 엘리베이터 >
'Ascenseur Revisité'
- 잔 모르의 '주템므...파리의 밤(Paris la nuit)'
: 마일즈 데이비스의 재즈 트럼펫 피쳐링
https://youtu.be/ekmXq1nyB08
PLAY
영화 < 사형대의 엘리베이터 -
Ascenseur pour l'échafaud > 예고편
https://youtu.be/pUcpmmoouhM
PLAY
영화 < 사형대의 엘리베이터 -
'Ascenseur pour lechafaud' :
Lift to the Scaffold > (1958) - Trailer
https://youtu.be/sjURPebrbrY
PLAY
영화 < 사형대의 엘리베이터 > OST
'샹젤리제의 밤(Nuit sur les
Champs -Élysées)' (Take 2)
- 마일즈 데이비스 재즈 트럼펫
https://youtu.be/Q-t-6U5QiG4
PLAY
영화 < 사형대의 엘리베이터 >
'마일즈 데이비스의 테마'
https://youtu.be/1OKQdp6iGUk
PLAY
영화 < 사형대의 엘리베이터-
Ascenseur pour l'échafaud' > 속
마일즈 데이비스의 재즈 트럼펫 테마
https://youtu.be/7Op1WDZk850
PLAY
로베르 르빠주의 연극 < 바늘과 아편
- Neddle & Opium > 예고편
https://youtu.be/hRVCyUYY2j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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