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버섯·쌀로 만든 '인조 돼지고기'…
돼지열병 여파로 중국서 특수 누려
대체육류
중국에서 대체육류가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여파로 특수를 누리고 있습니다. '중국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선전에 있는 한 채식주의 식당에서는 대체육류 햄버거가 한 달 만에 1만 개 이상 팔렸고, 중추절(우리나라 추석)을 앞두고 타오바오 등 온라인 쇼핑몰에서 한정 판매로 선보인 대체육류가 들어간 월병 4000개가 이틀 만에 동났습니다. 돼지고기 품귀 현상으로 돼지고기는 물론 닭고기 등 대체육 가격까지 줄줄이 폭등하면서 '가짜 고기' '인조고기'라고도 불리는 대체육류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크게 늘었기 때문입니다.
대체육류는 콩이나 버섯 등을 이용해 최대한 고기와 비슷한 맛을 내게 한 제품을 말합니다. 콩이나 밀에서 추출한 단백질로 만든 콩고기와 밀고기는 과거에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대체육류는 첨단 과학기술을 활용해 과거보다 훨씬 더 진짜 고기 맛에 가깝습니다. 고기 맛의 핵심 성분을 생명공학을 통해 규명한 덕분이죠.
미국과 유럽의 대체육류 업체들이 소고기와 닭고기 등 서양인이 주로 소비하는 육류 개발에 집중하며 중국인이 가장 선호하는 돼지고기를 상대적으로 등한시해왔다는 점에 착안, 중국 대체육류 스타트업들은 돼지고기 맛 대체육류 개발에 노력을 쏟아붓고 있습니다. 홍콩의 한 스타트업이 개발한 '옴니포크(Omnipork)'는 완두콩 단백질과 표고버섯 추출 성분, 쌀 등을 배합해 만듭니다. 색상, 모양, 질감이 간 돼지고기 같습니다. 홍콩의 한 중식당 주방장은 "옴니포크로 만든 마파두부와 만두는 진짜 돼지고기로 만든 것과 구분이 힘들 정도"라고 평가했습니다.
대체육류 시장은 급성장 추세입니다. 미국 비욘드 미트(Beyond Meat)는 지난 2020년 5월 대체육류 업체로는 처음으로 나스닥 시장에 상장해 전 세계 식품업계를 놀라게 했습니다. 주당 25달러로 시작한 비욘드 미트 주가는 상장 첫날 80달러까지 뛰었고, 7월 말에는 주당 234.9달러로 치솟았습니다. 비욘드 미트의 경쟁사인 임파서블 푸즈(Impossible Foods)는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와 테니스 스타 세리나 윌리엄스, 팝스타 케이티 페리와 제이 Z 등 유명인들이 투자자로 참여하면서 화제를 모으며 7억5000만달러(약 9000억원)를 투자받는 데 성공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