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신문에서 소개한 바래길 7코스.유튜부 클릭해서 보세요.
국제신문 기사내용
자연의 일부로서 인간이 가진 위대함은 어디까지 일까. 조금만 관심을 기울여 주위를 둘러보면 자연의 경이로움 못지않게 인간 또한 한 없이 위대한 존재 임을 확인할 수 있는 현장들이 널려 있다. 이번 주 '근교산&그 너머' 취재팀이 찾아간 경남 남해군 창선면 동부지역의 야산을 뒤덮고 있는 수백만 평의 고사리밭 또한 인간의 위대함을 발견할 수 있는 최적지 중 하나다.
◇ 노동의 기적·환상 풍경 보여준 15㎞ 둘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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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교산&그 너머' 취재팀 이창우 산행대장(왼쪽)과 남해바래길 부대표 김삼권 씨가 남해군 창선면의 고사리밭길을 걷고 있다. 수백만 평 고사리밭은 농민 소득 주 수입원과 명품 트레킹 코스로서의 1석 2조 역할을 하고 있다. | 그저 별달리 쓸모 없는 땅으로 여겼던 바닷가 야산이 농사 짓고 물고기 잡던 사람들의 땀과 열정에 의해 30여 년만에 연간 200억 원대의 수익을 가져다주는 '노다지'로 변모(별도 박스 기사 '떠나기 전에' 참조)한 곳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주민들에게 놀라운 소득을 얻게 해 준 땅일 뿐 아니라 환상적인 풍광까지 연출함으로써 길 걷기를 즐기는 사람들에게도 커다란 선물이자 축복이 됐다. 이름하여 '남해 창선 고사리밭길'. 이 길을 걷는 사람들은 "대관령 목장길이 이 보다 더 장관일까"라며 감탄사를 연발하기 일쑤다. 이미 전국의 걷기꾼들에게 알음 알음 입소문을 타고 있는 '고사리밭길'은 이국적 멋과 한국적 맛을 동시에 안고 있는 명품 걷기 코스다. 13개 코스로 구성된 남해 바래길의 제7코스에 해당하면서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문화생태탐방로로 지정된 길이기도 하다.
취재팀은 '봄맞이 둘레길 시리즈 제4탄'으로 환상적인 풍광과 인간 노동의 위대함을 한꺼번에 맛볼 수 있는 이 길을 답사했다. 창선면 적량마을 주민이자 남해바래길사람들 부대표를 맡고 있는 김삼권(61) 씨가 동행, 기꺼이 길 안내의 수고를 아끼지 않았다. 이번 코스는 바닷가에 자리 잡은 동대만휴게소에서 출발해 창선도의 동쪽 끝인 적량마을에서 마무리한다. 고사리밭 사이 사이로 휘감아 돌고, 공룡발자국 유적도 볼 수 있으며, 심지어 임진왜란 당시 다급했던 전황까지 간접 경험해볼 수 있는 해안 성터까지 아우르는 알짜 코스다. 전체 길이는 15.7㎞, 휴식 시간 포함 4시간30분~5시간 걸린다. 창선면 동대리 동대만휴게소~동대방조재~오룡방조재~전망대~식포마을 입구~고사리밭길 입구~고갯마루~가인리공룡발자국~천포마을 위 갈림길~전망대 겸 쉼터~적량마을 순. 전체 코스의 절반 정도가 고사리밭 구간에 속한다.
◇ 남해 바래길 제7코스… 문화생태탐방로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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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룡방조재 옆의 드넓은 갈대숲이 운치를 더한다. | 들물과 날물을 코 앞에서 볼 수 있는 3번 국도변 동대만휴게소에서 남해 본섬 방향으로 길을 잡고 출발, 100m쯤 가다가 왼쪽으로 차도를 살짝 벗어난 임도를 따라 걷는다. 10분 후 굴다리 앞 이정표(7-49)에서 '식포 3.1㎞'가 표시된 왼쪽으로 꺾어야 한다. 사실 코스 거의 전구간에 걸쳐 이정표가 (다소 과하다 싶을 정도로)잘 갖춰져 있어 길 찾기는 어렵지 않다. 들길을 지나 동대방조재 위를 걷는다. 왼쪽에는 동대만의 푸른 물결이, 오른쪽에는 드넓은 갈대숲이 그림처럼 펼쳐진다. 저 갈대숲에도 가슴 검은 도요새가 있을까. 왼쪽 바다 저 편에 창선·삼천포대교도 아스라히 눈에 들어온다. 방조재 끝 수문 앞에서 왼쪽으로 돌아간다. 이윽고 또 하나의 방조재인 오룡방조재. 마찬가지로 왼쪽으로 꺾어 방조재 위를 통과한다. 좌 동대만, 우 갈대밭의 풍경은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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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리밭 사이로 오르는 길은 이국적 멋의 극치다. | 오룡방조재 끝 수문을 지나자마자 이정표를 보면서 왼쪽 언덕길로 오른다. 곧바로 전망대. 발 아래 푸른 물결이 넘실댄다. 한 무리의 산악회원 수십 명이 재빠르게 지나가며 인사를 건넨다. 이곳 고사리밭길을 걸어보겠다는 일념으로 전날 밤 늦게 강원도 태백에서 전세버스를 타고 출발했다는 사람들이다. 첩첩산중 강원도 땅에도 걸을만한 곳이 부지기수일텐데 이곳까지 오다니…. 고사리밭길의 유명세를 실감케 된다.
살짝 계단을 내려서니 조금 전 태백 손님들 중 일부가 갯벌을 가로지르며 만면에 미소를 띠고 있다. 5분 후 아스팔트 도로를 만난다. 식포 방향인 왼쪽으로 도로를 따라 걷는다. 10여분 뒤 식포마을 입구를 지나고 고갯마루를 살짝 넘어서다 보면 주변이 온통 고사리밭이다. 10분쯤 더 가면 오른쪽에 본격적으로 고사리밭길로 진입하는 이정표(7-41)가 있다. 아스팔트 도로를 버리고 우측 고사리밭 사잇길로 오른다.
◇ 제주올레길·대관령길 부럽잖은 이국적 경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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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방이 탁트인 천포~적량 사이의 고사리밭길 구간. | 고사리밭 사이로 오르는 길은 지그재그형으로 이뤄져 재미가 특별하다. 10여분 오르막을 타고 나면 능선 마루에 갈림길(이정표 7-40)이 나온다. 마치 대관령 목장 같은 광활한 풍경에다 푸른 파도 넘실대는 남해바다까지 함께 볼 수 있으니 그 풍광이 기막히다. 우측으로 휘돌아 가는 길을 따르면 30여분 이상 제대로 된 고사리밭길 걷기를 즐길 수 있다. 다시 독립가옥이 있는 아스팔트 도로와 합류, 오른쪽으로 휘돌아서 10여분 내려가면 가인리공룡발자국 유적지 표지판을 만난다. 일단 왼쪽으로 들어서서 세심사를 지나 바닷가의 공룡발자국 유적지를 둘러보고 다시 나오는 데 걸린 시간은 15분 정도.
◇ 공룡발자국·적량성터 등 유적지도 즐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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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군 창선면 가인리의 공룡발자국화석 유적지. | 다시 길을 재촉, 도로를 따라가면 가인리를 지나고 천포마을 위 버스정류소까지 지난다. 버스정류소에서 50m쯤 가다가 담장밑에 노란 수선화를 곱게 피운 주택 앞에서 왼쪽으로 꺾은 후 다시 50m가량 이동, 도로를 버리고 왼쪽 숲길로 들어선다. 한적한 숲길 주변에 어느새 연분홍 진달래와 분홍노루귀, 산벚 등이 꽃망울을 터뜨리고 있다. 10분 후 고사리밭 사이 7-14 이정표에서 우측 오르막으로 치고 오르면 또 한번 주변이 탁 트이며 고사리밭 아래 바다 건너 삼천포항 일대가 시야에 들어온다. 적량 방향 이정표를 참고해 계속 되는 임도길을 따르면 20여분 후 2개의 벤치가 있는 쉼터 겸 전망대다. 사량도, 수우도, 신수도, 삼천포, 고성군 일대가 시원하게 펼쳐진다. 이곳에서 종착지인 적량마을까지는 40분쯤 걸린다. 왼쪽 편에 줄곧 바다를 끼고 걷는 운치 만점의 길이다. 종점인 적량마을에는 임진왜란 당시 조선 수군의 중요 거점 역할을 했던 적량성 터가 일부 성벽 흔적과 함께 남아있다.
# 떠나기 전에
- 고사리 채취철 4월~6월 중순 일부구간 통제 - 남해바래길 산파역 김삼권 씨 길 안내 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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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삼권 씨가 적량마을 적량성우물을 설명하고 있다. | 남해군 창선면의 고사리밭은 지역민들이 서부와 동부로 나눠 부르는 2개 지역 가운데 동부 쪽에 집중돼 있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고사리는 국내에 유통되는 토종 고사리 시장의 약 40%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절대적이다. 그만큼 주민들의 주수입원 역할을 한다. 따라서 고사리밭길 트레킹도 4월부터 6월 중순까지는 일부 구간에 대해 출입제한 조치가 내려진다. 직포마을과 가인리 마을 사이의 도로변 7-41번 이정표에서부터 가인리 독립가옥 앞 도로까지의 구간이다.
취재팀과 동행하며 길 안내를 맡아 준 남해바래길 부대표이자 적량마을 주민 김삼권(61) 씨는 "면민들이 30년 가까운 세월 동안 야산을 고사리밭으로 일구기 위해 말로 다 할 수 없는 고생과 노력을 했다. 말 그대로 기적적인 일이다. 4월1일께부터 6월 중순까지는 주민들이 고사리를 본격적으로 채취하는 기간이다보니 외지 여행객들에게 양해를 구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초록으로 물드는 6~8월, 살짝 단풍이 드는 가을 등 어느때나 멋진 길"이라고 덧붙였다. 적량마을에서 하모 요리 전문 적량횟집을 5월~10월까지만 운영하고 있기도 한 김 씨는 고사리밭길이 탄생할 수 있도록 산파 역할을 한 지역 일꾼이다.
한편 종점인 적량마을에는 조선시대 수군 진지인 적량성의 식수 역할을 했던 우물과 먼 바다에서 왜적의 감시와 파도를 피하도록 피선 장소 역할을 한 굴항터도 남아 있다.
# 교통편
- 창선·삼천포대교 건너 남해 방향 8㎞ 가야
남해고속도로 사천IC에서 내려 우측 삼천포 남해 방향으로 3번 국도를 따른다. 약 22㎞가량 이동해 대방교차로에서 창선·삼천포대교를 건넌다. 대교에서 지족·남해 방향으로 3번 국도를 타고 8㎞쯤 가면 도로 왼쪽에 출발지인 동대만휴게소 주차장이 있다. 종착지인 적량마을에서는 오후 6시에 나오는 버스를 타고 창선면 소재지인 수산리까지 가서 출발지까지 약 2㎞를 걷거나 삼천포행 버스나 택시(창선택시 055-867-1917, 제일택시 창선영업소 055-867-3696)를 이용하면 된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부산서부버스터미널에서 삼천포행 시외버스(오전 6시~오후 8시30분, 약 50분 간격 하루 21회 운행, 1만100원)를 이용한 후 터미널에서 남해 지족행 버스(오전 7시50분, 9시50분, 11시20분)를 타면 된다.
문의=생활레저부 (051)500-5151 이창우 산행대장 010-3563-0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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