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은 김형수 트리플래닛 대표의 말대로 “점점 심각해지는 대기오염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답”이다. 이산화탄소를 들이마시고 산소를 내뿜는 나무의 정화라는 기능적인 측면에서도 그렇지만, “나무가 푸르다는 건 심리적으로 다르다(편안해진다)”는 배병우 작가의 말처럼 시각적인 면에서도 그렇다.
또 하나, 나무가 인간에게 주는 선물은 ‘피톤치드’다. 피톤치드는 몸을 움직일 수 없는 식물이 미생물이나 벌레가 공격해올 수 없도록 뿜어내는 화학적 방어물질이다. 냉장고가 없던 시절, 우리 선조들이 솔잎을 깔고 송편을 찐 것도 피톤치드로 음식이 변질하지 않게 하기 위함이었다.
이처럼 미생물이나 벌레에게는 치명적인 피톤치드지만, 사람에게는 오히려 몸에 좋은 역할을 한다. 동양대 산림비즈니스학과 신준환 교수는 저서에서 “우선 상쾌한 느낌을 주고 마음을 진정시키는 작용이 있어 집중력과 기억력을 향상시켜준다. 또 피톤치드가 우리 몸에 들어가면 고혈압이 개선되고 스트레스호르몬인 코르티솔이 낮아지며, 심폐기능과 장기능이 강화된다. 그래서 숲에서 걷기만 해도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두통이나 불면증을 몰아낼 수 있는 것”이라고 말한다.
한편 산림이 주는 시각적 치유는 이미 ‘산림치유’라는 이름하에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일본에서는 대학생에게 편백나무 재질 벽과 흰 벽을 제시하고 실험한 결과, 편백나무 벽에서는 우울과 피로 등의 감정 척도가 줄고 활기가 증가했다고 느끼는 경향이 있었다는 연구 결과를 도출해내기도 했다.
이 밖에 일반 산림 경관을 볼 때는 마음을 진정시키는 효과가 있고 혈압이 내려가며 뇌의 활동이 저하되는 반면, 벚꽃이 활짝 핀 동영상을 볼 때는 맥박 수가 증가하고 뇌활동도 증가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신준환 <다시, 나무를 보다> 참고
이처럼 나무와 숲이 우리에게 선사하는 즐거움과 혜택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누군가에게는 예술적 영감 또는 재료로 활용되는가 하면, 누군가에게는 기분 전환의 휴식처로도 작용한다. 식목일을 맞아 보다 올바른 나무 심는 법부터 가볼 만한 전국의 국립자연휴양림, 식목일 관련 행사들을 모아봤다.
피톤치드 풍성한 전국 8도 국립자연휴양림
1. 대관령 자연휴양림
소나무 숲과 계곡, 바위가 어우러진 대관령 기슭에 1988년 전국 최초로 조성된 자연휴양림. 50~200년생 아름드리 소나무는 1922년부터 6년간 인공으로 소나무 씨를 뿌려 조성한 것으로 학술적 가치가 높다. 숲속수련장에는 강의실과 숙박시설, 잔디광장 등이 구비되어 있다.
장소 강원 강릉시 성산면 어흘리 문의 033-644-8327
2. 검마산 자연휴양림
태백산의 지맥이 백암산으로 뻗어가는 중간에 검마산자연휴양림이 위치한다. 대부분 침엽수와 활엽수 중경목 이상으로, 구역 내 소나무 숲은 미림(美林) 보존단지로 지정될 만큼 아름답다. 잘 조성된 숲 탐방길과 삼림욕장이 인기다. 주변에 수하계곡과 죽파계곡이 위치한다.
장소 경북 영양군 수비면 신원리 문의 054-682-9009
3. 남해편백 자연휴양림
한려해상국립공원 북단에 위치한 이곳에는 피톤치드가 다량 함유되어 있는 편백나무가 울창한 숲을 이룬다. 육상과 해상 관광자원에 둘러싸여 있는 것이 장점. 전남 여수와 경남 남해 앞바다를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 이순신 장군이 일본 수군을 물리친 역사적 자취를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장소 경남 남해군 삼동면 봉화리 문의 055-867-7881
4. 백운산 자연휴양림
백운산 기슭에 자리한 이곳은 삼나무, 편백나무 등으로 조성된 인공림과 천연림이 조화를 이룬다. 650여 종의 약용식물이 자생하는 휴양림 내 식물생태숲은 청소년들의 자연환경학습장이 되어준다. 매년 3월부터 11월까지 숲 해설가가 자연의 이모저모를 해설해주는 ‘숲유치원’과 ‘녹색문화 산림학교’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장소 전남 광양시 옥룡면 추산리 산 115-1 문의 061-763-8615
5. 덕유산 자연휴양림
무주 구천동 계곡 입구에서 약 4㎞ 떨어진 곳에 덕유산 자연휴양림이 위치한다. 낙엽송 및 잣나무가 울창하고 휴양림 내에는 자전거를 즐길 수 있는 임도가 마련되어 있다. 100명이 이용 가능한 규모의 야영장과 산림문화유양관이 있고, 인근에 무주리조트, 덕유산 국립공원, 나제통문, 적산산성 등 관광명소가 즐비하다.
장소 전북 무주군 무풍면 삼거리 문의 063-322-1097
6. 속리산말티재 자연휴양림
속리산국립공원에 가기 위한 첫 관문으로 열두 굽이나 되는 가파른 고갯길이 이어진다. 속리산은 천황봉, 비로봉, 관음봉 등 수려한 연봉이 북쪽으로 뻗어 충북과 경북의 도계를 이룬다. 말티고개의 숲은 침엽수와 활엽수로 등산과 산책 등 심신 수련과 휴양에 적합하다. 가족 단위 방문객이 사용하기 적합한 숲속의 집이 16동 마련되어 있다.
장소 충북 보은군 외속면 장재리 산 5-1 문의 043-543-6282
7. 오서산 자연휴양림
충청남도 서부 최고 명산으로 불리는 오서산에 위치한 자연휴양림. 오서산 명대계곡에 울창하게 자란 천연림 사이로 맑은 물이 군데군데 소폭포를 이루며 흐른다. 오서산 정산(왕복 2~3시간)에 올라 탁 트인 서해바다 경치를 감상하는 것도 추천한다.
장소 충남 보령시 청라면 장현리 산 52-2 문의 041-936-5465
8. 유명산 자연휴양림
서울 근교에 위치한 유명산 자연휴양림은 타 휴양림에서 볼 수 없는 자생식물이 집단으로 식재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2만4천 평 규모의 자생식물원은 자연교육과 생태교육을 병행하는 전국 유일의 자연휴양림이다. 청평호수를 끼고 달리는 길은 드라이브 코스로 최적이다.
장소 경기 가평군 설악면 가일리 문의 031-589-5487
9. 제주 절물 자연휴양림
제주 봉개동 화산 분화구 아래 조성된 제주 절물 자연휴양림은 1997년 처음 개장했다. 40~45년생 삼나무가 수림의 90% 이상을 차지한다. 바다에서 불어오는 해풍과 절묘한 조화를 이뤄 한여름에도 시원한 한기를 느낄 수 있다.
장소 제주 제주시 봉개동 문의 064-721-74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