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브로드밴드 하청업체 노동자,
직접고용에 대한 노동조합 입장
노동조합과의 논의를 통한 직접고용 진행 -
노동조건 개선을 통해 좋은 일자리 창출이 원칙!
1. 우리는 유령이었습니다!
우리 동네를 배회하는 유령이 있습니다! IPTV, 케이블TV, 인터넷, 집전화를 설치하고 유지보수 하는 노동자들이 바로 유령입니다. 기술서비스 기사라 불리며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CJ헬로비전, 티브로드 등 대기업 마크가 선명히 새겨진 근무복을 입고 가가호호, 동네 곳곳을 돌아다니며 전봇대를 오르거나 옥상을 넘나들고 건물 외벽을 타며 설치, AS 서비스를 제공하는 노동자들. 동네에서 종종 얼굴을 마주치는 그들은 대기업에서 근무하는 노동자가 아니라 원청에 의해 1년 단위로 위수탁 계약을 체결하는 외주업체 소속의 비정규직노동자들입니다. 그동안 원청과 외주업체가 서로 책임을 떠넘겨 아무도 고용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았습니다. 통신방송 가입자들은 공신력 있고 믿을만한 사업장이 아니라 하도급 외주업체로부터 서비스를 제공받고 있는 것입니다. 속고 있었던 것입니다.
2. 그동안 많이 힘들었습니다.
2014년 노동조합을 만들기 전까지 통신 외주업체 노동자들은 끔직한 노동환경에서 일해야 했습니다. 주당 60∼70시간의 장시간 노동을 강요받았습니다. 토요일은 정상근무, 일요일은 당직으로 최소 월 2번 이상 근무해야 했습니다. 명절, 공휴일도 제대로 쉬지 못할 때가 많았습니다. 실적 압박에 점심도 거르기 일쑤고 저녁이 있는 삶은 아예 생각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시간외수당, 4대 보험, 퇴직금 등 근로기준법은 대부분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위험한 작업에 내몰려 다쳐도 제대로 치료받지 못했습니다. 차량유지비, 통신비, 작업 공구 등 업무비용도 노동자가 부담해야 했고 원청의 평가 지표에 의해 급여가 차감되기도 했습니다.
3. 노동조합을 통해 조금씩 노동조건을 개선하였고 직접고용을 요구하였습니다.
그간 만족스럽지 않지만 조금씩 노동조건을 개선해왔습니다. 건 by 건 실적급 도급 기사들을 100% 업체 정규직으로 전환하였고, 토요일 격주 근무 전환 등 노동시간을 단축하였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업체교체 시 마다 고용불안이 반복적으로 발생하였고 근속 불인정 등 노동조건 저하와 불이익을 감내해야 했습니다. 열악한 노동조건과 고용불안으로 통신케이블방송 노동자들의 이직률은 20%에 달하였고 이러한 상황에선 긍지와 자부심, 책임성을 가지고 이용자들에게 질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기는 어려웠습니다. 이에 근본적인 해결책인 진짜사장 원청으로의 직접고용을 지속적으로 요구해왔습니다.
4. SK브로드밴드의 직접고용 방침을 환영합니다.
열악한 노동조건 개선과 고용불안 해소, 고객에게 질 좋은 서비스 제공을 위한 직접고용은 매우 긍정적입니다. 이용자(고객), 회사, 노동자 모두를 이롭게 하는 매우 의미 있는 일입니다. 환영합니다.
외주업체 사장들은 결과적으로 SK그룹 계열사를 하나 더 만들기 위해 100여개 중소기업의 생존권을 빼앗는 꼴이라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참 어이가 없습니다. 그간 외주업체 사장들은 재하도급, 개인도급으로 다단계하도급 구조를 만들고 장시간노동, 저임금, 근로기준법 위반 등 온갖 부조리한 행태를 자행해왔습니다. 노동자를 중간착취하며 고통으로 몰아넣은 외주업체가 염치가 있는지 묻고 싶습니다. 핵심은 부조리한 행태를 바로잡는 것입니다. 비정상의 정상화입니다. 그간 업무는 사실상 원청에 의해 관리ㆍ감독 됐고 복장, 명찰, 명함도 원청에 의해 기본 내용이 확정되었습니다. 원청이 외주업체와 해당 노동자들을 실질적으로 지배해 왔음에도 사용자 책임은 지지 않았던 것을 직접고용을 통해 책임을 지겠다는 것입니다.
5. 당사자를 대표하는 노동조합과 논의를 통하여 직접고용 진행이 원칙이며 조합원이 주체적으로 판단할 것입니다.
직접고용 정규직화에 있어서 원칙은 『(1) 당사자와 논의를 통하여 진행 (2) 노동조건 개선을 통해 좋은 일자리 창출』 하는 것입니다. 희망연대노동조합 · SK브로드밴드 비정규직 지부는 그간 지속적으로 직접고용을 요구해왔고 그 주체적 실천의 결과물이 도출되고 있습니다. 당연히 노사 협상을 통하여 세부 내용을 진행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노동조건 개선이 전제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고용만 보장된 중규직이라는 소리를 듣게 될 것입니다. 노동조합은 회사와 적극적인 대화, 협상을 통하여 직접고용을 진행 할 것이며 그 모든 것은 조합원이 주체적으로 판단, 결정할 것입니다.
다시 한 번 SK브로드밴드의 직접고용 방침을 환영하며 노사 힘을 모아 원만하게 잘 진행되길 바랍니다.
담당 : 희망연대노동조합 조직국장 윤진영 (010-3482-2460), SK브로드밴드 비정규직지부 이해조 지부장 (010-7282-68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