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원은 프로음악인들이 되기 보다는 동호인에 가까운 음악모임에서 시작을 했으나 '김창완'에 의해 음반이 발표되고 알려진 밴드로 요즘으로 본다면 직장인 밴드의 형태였다.
그러나 이들의 열정과 감성은 직업으로 활동하는 음악인들 못지 않았고 유명해졌다.
특히 노래와 함께 각자 다루는 악기들이 있었고 공연을 할 때 외부에서 연주자를 모셔오지 않아도 되었기에 더 융통성이 있었고 획일적이지 않았으며 가수도 여럿이라 색깔도 조금씩 달랐다.
2집에서는 더 강해진 연주도 있고 여럿이 함께 부른 곡들 또 있었다.
80년대 그 이전도 그렇지만 실제 공연장을 가면 연주와 가수의 노래가 음향설비의 부조화로 잘 들리지 않고 현장의 음악이 음반과 차이가 많이 나서 이해를 못하는 경우도 있었고 그 조차도 실제 공연을 보는 건 쉽지 않았다.
오죽하면 그냥 콘서트가 아니라 라이브콘서트라 했다.
동물원의 음악은 실제 공연을 하고 음반과 다소 차이가 있더라도 직업연주자를 부르지 않아도 되었고 2집 음반에서는 녹음을 할 때도 당대에 유명한 기타 함춘호, 김광석(가수 김광석의 동명 이인), 베이스 송홍섭, 키보드 이호준, 변성룡, 드럼 김희현 같은 세션 전문가들의 참여가 거의 없었던 것 같다.
물론 그 뒤 3집 부터는 다시 프로 연주자들이 참여를 하고 화음에도 알려진 이들이 참여를 하지만 실제 공연장에서 음악을 듣는 사람들에겐 어색하지 않았다.
2집에서는 고 김광석이 부른 ' 흐린 가을 하늘에 편지를 써'를 전면에 내세웠었고 훗날 다시 혼자 부른 이 노래는 사람들의 귀에 남아 있다.
그리고 잔잔한 연주로 시작했던 ' 혜화동' 도 사랑을 받았었다.
B면 머릿곡 ' 별빛 가득한 밤에' 는 박기영이 만든 곡으로 공연을 할 때도 본인이 부르고 피아노 연주를 하는 장면이 연출된다.
서울음반은 80년대 당시 좋은 음질의 음반을 많이 내놓았고 동물원의 음반도 이에 포함된다고 생각한다.
보통 대학생일 때나 20대 초년 밴드를 결성하고 활동하다 군문제와 진로로 해체되었던 경우가 많았던 당시 동물원은 대부분 군을 다녀온 군필자거나 직장인이었기에 활동을 하는데 지장을 덜 받았던 것 같다.
또한 이 당시 나온 동물원의 음반디자인은 ' 김숙이' 라는 디자이너가 담당을 했고 보통 가수의 사진이 나오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들의 경우는 가사지에만 등장을 한다.
가사지엔 동물원 2집의 악보가 다 실려 유명한 노래의 악보만 노래책에서 보거나 별도의 악보집을 구하려 크게 애쓰지 않아도 된 점 또한 특이한 경험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