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여행]매력 만점 '경남 한 달 여행하기'
경남도는 ‘경남에서 한 달 여행하기’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숙박비와 체험비 일부를 지원받아 한 달 동안 자신이 원하는 여행을 자유롭게 할 수 있다.
지역을 알리고 여행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획기적인 기획!
스치고 지나는 여행보다 어쩌면 한 곳에서 지내며 익숙해지는 경험을 갖는 것이 진정한 여행이 아닐까?
글 백지혜 사진 해당 시·군 동영상 이솔희
제주 한 달 살이가 붐을 일으킨 지 오래, 전국 각지에서 한 달 살이가 유행하고 있다. 2020년 5개 시·군으로 출발했던 ‘경남에서 한 달 여행하기’는 현재 18개 시·군 전체로 늘어나 인기몰이 중이다. 지난해에만 모두 1218명이 다녀갔고, 총 1만 6375개의 SNS가 게시됐다. 서울·경기지역 사람들의 반응이 매우 좋다. 긴 일정의 여행이 녹록지 않은 사람들을 위해 3박 4일과 같은 짧은 여행도 지원하고 있다. 시·군은 신청자의 여행 동기, 여행 계획, 홍보 효과성 등을 고려해 참가자를 선정하고 있으며, 참가자는 인스타그램·페이스북·유튜브 등 개인 SNS(누리소통망서비스)에서 관광 후기를 올리고 인증하면 된다.
‘2023 밀양 방문의 해’ 맞아 신청자 몰리는 밀양시
2023 밀양 방문의 해를 맞아 평일에도 관광객이 몰리고 있는 밀양시에는 ‘살아보소 밀양’을 주제로 한 달 여행하기 신청자를 모집 중이다. 지난 3월 첫 공고가 나간 후 한 달 만에 40여 팀이 몰렸다. 타지역 거주자 중 SNS 팔로워 100명 이상인 사람을 선정해 1팀당 숙박비 1박 5만 원, 체험비는 숙박 일수에 따라 5~8만 원까지 지원한다. 선정된 참가자들은 밀양시의 영남루, 표충사, 얼음골케이블카, 위양지 등의 관광명소는 물론, 밀양 3대 신비 중 하나인 얼음골과 우주천문대 등 신비하고 색다른 경험들로 여행 일정을 꽉 채우고 있다.
자연·역사·체험까지 막힘없이 즐길 수 있는 곳
경기도 성남시에서 여행을 온 김현수 씨는 밀양시립박물관부터 우주천문대, 기상과학관, 대형 놀이터 등 아이들과 함께 갈 수 있는 곳을 위주로 여행을 즐겼다고 했다. 거주지와 거리가 멀어서 경남 여행은 꿈도 꾸지 못했다는 현수 씨는 “경남에서 한 달 살기를 통해 첫 경남 여행을 시작할 수 있었고, 그후로 경남의 5개의 시·군도 여행했다”고 말했다. 전북 익산에서 온 문성영 씨는 “여행지를 고르던 중 영남루 야경 사진을 보고 한 눈에 매료됐다”고 말했다. 월연정, 위양지 등 조상들의 지혜와 자연풍경이 곁들여진 장소를 좋아하는 자신과 달리, 여자 친구는 딸기 체험, 미리미동국 공방, 트윈터널과 같은 ‘체험’ 위주의 여행을 좋아해 “어느 곳 하나 국한되지 않고 두루 즐길 수 있었다”며 만족스러워했다.
눈물겨운 인생 고갯길도 흥겨운 아리랑 장단에 맞춰 사뿐사뿐 웃으며 넘어갈 것만 같은 밀양시에서 아늑함과 소소한 재미를 누려보길 권한다.
거창 한 달 여행하기로 스며듦
글 김미화(거창군 명예기자)
지리산, 덕유산, 가야산 3개의 국립공원으로 둘러싸인 거창은 누려보지 않고서는 알 수 없는 곳이다. 아름다운 갈계 숲, 동호 숲, 용산 숲, 장풍 숲 등등 사통팔달 소나무 숲이 있고, 동계 정온 선생 종택과 황산 전통 한옥마을에서 고즈넉한 한옥의 멋을 누리는 한옥 체험도 할 수 있다. 전국 유일한 Y자형 출렁다리가 있는 거창 항노화힐링랜드와 거창 감악산, 거창 창포원, 명승 수승대에서는 쉼을 하며 힐링할 수 있다. 군 단위 최초로 건립한 거창박물관에서는 거창의 역사와 전통을 배울 수 있고, 거창 근대 의료박물관에서는 거창의 근대 문화유산을 경험할 수 있다.
어디 이뿐이랴! 각 면 단위 체험휴양마을에서는 숙박과 다양한 체험활동을 할 수 있고, 월성계곡에서부터 거창 창포원까지는 자전거와 트레킹을 즐길 수 있도록 길이 마련돼 있다.
인스타그램 timothy님은 잘 알려지지 않은 조용한 곳을 여행하는 편인데 거창에서 머무는 10일 동안 우연히 알게 된 그림 전시회와 공연 관람이 가장 좋았다며, “지방 소도시에서는 만나기 어려우리라 생각했던 문화를 누릴 수 있어 더욱 기억에 남았다”고 말했다. 경기도 포천시에서 온 윤민영 씨는 거창에 머무는 4박 5일 동안 거창의 서원과 향교, 항노화힐링랜드, 목재체험장 등에서 체험활동을 즐겼다. 민영 씨는 “세 아이에게 자연으로 배움을 얻는 여행을 경험하게 해 주기 위해 거창에 방문했는데, 항노화 힐링랜드 숲 프로그램이 너무 좋아서 아이들과 또 거창에 놀러 오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요즘은 단순히 먹고 즐기는 여행이 아닌, 현지인처럼 직접 살아보고 체험하는 여행이 대세다. 자연과 사람이 더불어 살고, 전통과 역사 그리고 문화가 깃든 거창에 스며들기를 추천한다.
내 삶에 쉼표, 숨은 보석 함안에서 한 달 여행하기
글 황복희(함안군 명예기자)
잘 알려지지 않은 남쪽 끝 농촌, 전국적으로 유명한 관광지도 없는 함안을 한 달 여행지로 선택한 이유는 생각보다 다양했다. “가족과 추억을 만들고 싶었어요”, “새로운 경험이 필요해서요”, “새로운 인생을 생각해 보려고요”, “도시에서만 살아 시골에서 살아 보려고요” 등 그야말로 각양각색.
낯섦에 대한 두려움으로 온갖 걱정이 앞섰지만, 4~5시간을 달려온 참가자들은 다양하게 함안을 즐겼다. 악양둑방이나 봉성저수지에서는 생각지 못한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무진정에서는 직접 만든 낙화 봉에 불을 붙이고, 함안 승마 공원에서 말을 타고, 함안 군립공원에서는 짜릿한 하늘자전거를 타고, 가야 사람처럼 수곡도예에서 토기도 만들었다고 했다. 김정옥 참가자는 “서울, 경기에서 20년을 살았던 제가 한 인터넷 플랫폼 작가가 된 지 20일 만에 함안 한 달 여행하기를 하게 됐다”며, “첫날 쓴 ‘함안 여행 첫날 스펙터클하다’란 게시글은 무려 2일 만에 1만 조회를 달성했어요. 일생일대에 이런 일이 다시 있을까 싶어요”라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함안을 여행한 덕분에 아들과 좋은 추억도 쌓았지만, 무엇보다 함안에서 만난 사람들의 따뜻한 정에 큰 감동을 받았다는 정옥 씨다.
사람들은 여행을 통해 낯선 곳을 찾아서 자신을 정비하는 시간을 갖는다. 한 달 여행하기 참가자들에게 함안은 아름답고 이야기가 풍부한 곳이기에 더욱 진한 감동으로 다가간 여행지로 남을 것이다.